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寓畵箱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외수를 연상하면 '기인'이나 '도인' 뭐 이런 느낌이 먼저 떠오른다.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많이들 그리 생각지 않을까...^^;;;

그림이 들어가 있어 책 페이지에 비해서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여백을 좀 느끼면서 읽어야 할 텐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지라 읽히는 대로 빠르게 넘겨버렸다.  

작가는 한글 표기법을 부러 파기하며 딴지일보 같은 말투로 세상을, 비정상적인 사회를 씹었다.  냉소적이기는 하지만, 그 냉소라는 것도 이 사회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애정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하니까.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 유희가 유머러스하고 재치있게 보였다.  때로 재밌게, 때로 유쾌하게.  그러나 생각보다 큰 감동은 전해지지 않았다.  뭔가... 흔하다고 할까. 

사실, 그건 작품이 별로였다기 보다, 내 감정이 획일화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무딘 감정과 정서 뿐이니, 정말 도깨비라도 등장하면 놀라서 뒤로 넘어갈지도... 아니, 어쩌면 도깨비를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원하는 것 다 내놔!라며 협박을 하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요새는 도깨비가 안 등장하는 건가?  이뻐해줄 수 있는데 좀 나와보지.. 대신 무서운 도깨비 말고 상냥하고 예쁜 도깨비로^^;;;;(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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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8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저도 이외수하면, 기인, 도인부터 떠올라요..;;;

마노아 2006-08-28 0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저만 그런 게 아니군요^^;;;;
 
살며 생각하며 범우문고 4
미우라 아야코 지음, 진웅기 옮김 / 범우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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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아야코가 참 유명한 것은 알았지만 정작 작품은 잘 알지 못했다.  오래 전에 이미연 주연의 '빙점'이란 드라마가 있었던 것은 기억한다.  내용도 얼핏 생각나고^^;;;

집의 책꽂이에서 오래된 이 책을 발견하고는 꽤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언니가 고등학교 시절 구입한 책 같은데 오래도록 손을 타지 않은 책은 이미 빛바래진 채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즈넉한 시간의 향기를 느끼게 했다.(뭐, 먼지 냄새일 테지만...;;;;)

특별히 시간 내어 책을 읽은 것은 아니고 지하철 타고 다니며 조금씩 읽었다.  일상의 소생활을 적어놓은 그녀의 글도 꼭 그렇게 읽어야 맛이 나는 거라고 내게 말하는 듯 했다.

그녀가 말하는 일상은 특별하거나 놀라운 일이 아닌 우리의 일상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재밌게도,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들도 내가 느낄 수 있는, 혹은 느끼곤 했던 감정과도 닮아 있었다.  사실, 우리의 일상이 평범하다지만, 그 속에 특별함을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가 아닌가.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녀의 독특함 때문인 것 같다.  어찌 보면 자존심 강하고 고집 세고 억척스러울 것도 같지만, 또 솔직 담백하고 욕심 없이 사는 모습이 그녀 글의 향기를 닮은 것 같아 편안하게 느껴지면서도 또 대단해 보이는 기분도 들었다.  평범해 보이면서 특별해 보이게 하는 것이 그녀의 재주인 듯.

신앙에 대한 자세에서도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았다.  아, 그리고 지금 생각난 건데, 내 서재의 페이퍼 제목들이 그녀의 책 제목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냥 머리 속에 들어있던 제목이었을 뿐이었는데, 은연중 그렇게 나왔나 보다.  (난 왜 레오 버스카글리아 책 제목이라고 생각했을까.ㅡ.ㅡ;;;;)

내가 본 책은 1978 인쇄던데, 몇 년 전에 나온 이 책이 벌써 절판이라니 의외다.  그만큼 잘 팔린 건지, 그럴 만큼 안 팔린 건지.ㅡ.ㅡ;;;;;

범우사 책은 문고본이 많은데, 그 자그마한 책 속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 때가 많았다.  가격도 아주 착하다.  조각 시간을 내어 자주 만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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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7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보신 책이 1978년.. 휴......;;;;;;;

마노아 2006-08-27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제 나이더라구요.ㅡ.ㅡ;;;;

마노아 2006-08-2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지금 보니 레오 버스카글리아 책 제목도 같네...;;;;
 
우정을 위한 사색
M.T.키케로 / 서교출판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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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키케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로마인 이야기 때문이었다.  카이사르 옆에 세워두면 솔직히 많이 비교되지만, 그건 상대가 너무 뛰어났기 때문이지 당대의 시각으로 볼 때 키케로도 못지 않게 유명인사였고 인재였다.  그는 우리와 비슷할 만큼 평범한 인격의 사람이었고 그래서 질투도 많고 욕심도 많고 그만큼 또 꿈도 많이 꾸었다.  그래서 그를 보면 지극히 인간적인 범인이란 생각이 든다.

그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우정 예찬론자가 되어 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하고 가치있는 것은 그야말로 우정뿐이라고 입이 닳도록 외치고 있다.  그 자신이 얼마만큼 우정을 잘 지켰는 가는 예외로 생각하자.  모든 사람이 진리를 알고 있어도 그 진리대로 살지는 못하는 거니까.

웅변가이자 정치가였고, 철학자이기도 했던 키케로의 화술은 단연코 좋을 수밖에 없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보면 카이사르가 변호사로 나섰을 때 첫 상대가 키케로였고, 단번에 깨질 수밖에 없었다!라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다만, 너무 유창하여서 어쩐지 현실과는 괴리된 듯한 느낌마저 자아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글이 2,000년 전에 쓰여졌음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 주장하는 바,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지금도 통한다고 하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고금에 통하는 진리의 속성이며, ‘우정’이 가진 풍부한 미덕일 것이다.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어로 쉽게 잘 읽히는 것이 라틴어의 장점인지, 그의 뛰어난 필력 때문인지, 역자의 수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 모든 이유가 복합된 것일 지도 모르겠다.  ‘키케로’라는 이름에 비하면 좀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러나 속 깊은 의미까지 모두 곱씹기 위해서는 좀 더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는 책, “우정을 위한 사색”이었다. 

그런데 품절이네. 게다가 이미지도 나와 있지 않다...;;;; 표지 이야기도 더 하려고 했는데 해봐야 아무도 모르므로 관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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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이 나는 집
좋은생각 편집부 엮음 / 좋은생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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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 이런 책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도서관 밖에 없다.

부러 찾은 것은 아니고 우연히 눈에 띄었다.

월간 좋은 생각에서 10년 동안 만든 책 중에서 좋은 내용을 발췌해서 만든 책인데, 십년 간 그들이 밟아온 여정이 보이는 것 같아 괜히 내가 더 으쓱해지는 기분이었다.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비슷비슷한 소시민의 삶, 그 자그마한 이야기들 속에 숨어 있는 따스한 이야기들이 모아져 있다.  너와 내가, 우리가 사는 모습이어서 보고 있으면 나의 이야기 같아 더 깊은 공감이 갔다.

그러고 보니 전에 지하철 안에서 한 외국인과 장애인 아저씨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좋은생각 편집부에 보낸 적이 있었는데, 좋은 생각이 아닌 '좋은 친구들'에 실렸던 적이 생각난다.  그 책은 이제 폐간되었지만...;;;;

선물로 시계도 보내줬었는데 너무 의외였다.  책이 얼마나 잘 팔리는 지는 모르지만 너무 저렴한 책값에 적자는 아닐까 걱정도 되었는데 말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많다.  대개 경제적 보상이 클 것 같지도 않은데 꾸준히 작업하고 열의를 보여주는 것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감사하게 여긴다.

좋은 생각이 나는 집... 내 마음밭이, 늘 그랬으면 좋겠다.  좋은 생각이 머물고, 좋은 생각이 씨를 뿌리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아름다운 집.  그래서 내 마음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게도 전염이 될 수 있다면... 꿈같은 이야기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다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테지.

예쁜 이야기를 읽고 나서 마음이 해맑아졌나 보다. 음... 유통기한이 오래 갔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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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행복을 파는 곳
정근표 지음, 김병하 그림 / 삼진기획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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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소설처럼 옮겨 놓았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가족이 가장 큰 재산이었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책 표지의 빛바랜 느낌 마냥 옛 분위기 잔뜩 느낄 수 있는 내용도 한겨울의 군고구마 같은 따스함이 느껴진다.(이 더운 날씨에 적당힌 비유는 아닌듯 하다..ㅡ.ㅡ;;;)

5남매중 둘째인 저자는 그야말로 천하제일 악동이었다.

그가 저지른(?) 여러 일들을 활자로서 보는 나는, 매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때로 이건 좀 심하다 싶은 일화들도.ㅡ.ㅡ;;;;

제3자인 나는, "이 놈의 자식을!"하며 야단이라도 쳐주고 싶지만, 그래도 피보다 진한 혈육의 식구들은 그 억척스러운 극성마저도 따스하게 보듬어 준다.

가난했지만 가족애로 넉넉해 보이는 그들의 시간이, 풍족하지만 너무도 멀어진 가족애를 느끼는 현대인보다 부자로 보였다.  어쩌면,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상대적인 가난함을 느끼는 그때가 덜 부족하고 덜 가여운 것일 지도 모르겠다.

구멍가게는커녕 편의점조차 대형쇼핑몰에 밀리고 살아남기 힘든 요즘을 보면, 우리가 추구하는 편리함과 합리적인 생활이 과연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행복은 고사하고 덜 불행하게만 만들어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도, 우리를 둘러싼 사회도, 우리가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씁쓸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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