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2005년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권장도서
문경보 지음, 윤루시아 그림 / 샨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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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의 스승의 날은 우울한 색채였다. 사회 곳곳에선 교권이 무너졌다고 호들갑이었고, 연일 학교와 학생 교사 학부모의 불화를 보도했다. 스승의 날, 전국 대부분의 학교는 알아서 휴교령을 내렸고, 그 취지가 무색할 만큼 몸사리는 풍경의 스승의 날을 연출하였다.

더 우울했던 것은,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여러 님들의 학창시절 일화가 블로그를 도배하는데, 그들이 만났던 놀라운 선생님들의 일례들이 경탄을 넘어 경악의 지경에 이르렀으니 정말 그런 선생님을 안 만나고 지난 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었다.

솔직히, 돌아보면, 내게 있어서 좋았던 선생님도 손 꼽을 정도였다.  굳이 숫자로 따진다면 안 좋았던 선생님이 좋았던 선생님보다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부끄러운 고백이다.

그래서, 좋은 선생님을 일생동안 단 한 분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생의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 그런 선생님이 한 분 계시다.

내가 교생실습을 다녀왔던 학교였기에 더 애착이 가는데, 문경보 선생님은 당시 실습 중에는 만나뵙지 못했었다. 아마도 내가 담당했던 학급이 아닌 다른 학년을 가르치셨을 거라고 짐작된다.

앞서 "너는 나의 하늘이야"를 몹시 감동 깊게 읽었더랬다. 사실, 읽으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뜨겁게 감동적이었고, 서럽게 아픈 아이들의 삶이 버거워서 페이지를 연달아 넘기기가 어려웠다.

이 책은, 솔직히 앞서의 책보다는 덜 감동적이었다. 그래도 여전한 것이 있다면 바로 문경보 선생님의 학생들을 향한 애정과 교육자적 정신이었다.  사실, 학교 현장에 있지만 그런 '경지'의 선생님을 나 역시 아직 뵙지 못했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ㅠ.ㅠ 더더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이 부럽고, 다행이고, 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이 악물고 해 본다.

흔들리며 피어도 꽃은 꽃이다. 세상이 뭐라고 야유를 퍼붓건, 꽃은 그 자체로 향기롭다. 우리의 아이들이 그런 굳센 의지로 피어나서 열매 맺기를 바란다. 더 좋은 선생님이 늘어나고, 그런 선생님께 교육 받는 학생들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매번 소망한다.  나 역시 그런 사회에 일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서로에게 축복이 되는 그런 만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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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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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좋은 책이란 소문을 두루 듣다가, 작년 말 생일 선물로 이 책을 받아 들었다.

읽고 있던 여러 책들에 밀려 조금 늦어졌지만 이 책을 제대로 읽게 되었고, 예상했던 대로 흠뻑 빠지고 말았다.

저자 장영희는 문학의 숲을 거닐었지만, 난 문학의 숲을 헤매다가 아예 길을 잃어버린 듯 하다.

장영희씨 본인이 부지런한 문학소녀였고, 또 현재 영문학 교수이기 때문에 이 책은 전문성을 두루두루 갖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선일보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것인데, 문학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일상 소사와 문학작품의 내용을 절묘하게 조합 시켰다.

소개해준 내용에는 익히 알려진, 그래서 나 자신도 이미 읽어본  문학작품도 있고,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어리둥절한 책도 있고, 호기심만 있었지 미처 손대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내가 이미 읽었던 책들도 다른 각도로 다시 접해보고 싶어졌고, 아직 보지 못한 책들은 빨리 챙겨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게 바로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독서의 길로 독자를 이끄는 힘은 매력이지만, 자칫 '지름신'이 강림할 수가 있다ㅡ.ㅡ;;;;

이 책을 읽으면서 보고 싶은 책 목록을 적어보았는데, 죽 나열해 보니 꽤 되었다. 아마 같은 책을 읽더라도, 장영희식의 독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독서가 될 테지만, 그것 역시 좋은 만남이 될 것이니 지극히 기대가 될 뿐이다.

책은 양장본으로 아주 고급스런 질감과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내가 선물 받았을 때 그런 것처럼, 남에게 선물하기도 아주 '뽀대'난다. 게다가 할인율도 꽤 높다^^;;;;

여러모로 독서하고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가끔은 이렇게 문학의 숲을 거닐고 또 헤매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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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날이선물 2006-06-0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추천하고 갑니다.~!

마노아 2006-06-0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고맙습니다^^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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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류시화는 기인으로 보인다. 몇달씩 인도를 여행하고 돌아오고, 그 속에서 희한한 사람들을 만나고, 별난 경험들을 하고, 많은 작품들을 번역하고 창작하고, 하여간에 매우 독특한 삶의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꽤 성공한 듯 보이고, 그러나 연연해하지 않는 것처럼도 보이고, 하여간 알 수는 없으나 평범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인상으로 보면 '말끔'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나, 그가 사용하는 시적 언어는 맑고 순수하고 깨끗하다.

이 책 지구별 여행자는 표지부터가 깨끗함과 청순함으로 독자를 유혹한다. 여백의 미를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의 에피소드, 그 속에서 깨달은 지혜와 철학 등등이 적혀 있는데, 그 이야기조차도 매우 신비롭다.

강도를 만났다가 시 한수 짓고 무사히 풀려났던 이야기하며, 전생을 믿는 어느 명상가와의 대화, 그가 찾던 스승과의 우연이면서 필연적인 만남 등등...

마치 영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에피소드가, 그의 삶 속에서 일어났고, 다시금 글로 재현되어 독자를 만나는 것이다.

'인도'라고 하는 나라를 떠올리면 호기심이 승하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걱정되는 일들도 같이 떠오르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는 한 한달쯤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내 인생의 전환점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치가 생겼다.

뭐, 당장 인도에 가겠다!라는 결심을 할 수는 없지만, 긴 여행의 장소로, 인도가 단번에 꼽히는 것은 이 책의 영향이 클 것이다.

아마, 내가 간다면 류시화가 만났던 그 인도와, 그 인도인을 만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만난 인도와 인도인과의 영향으로 또 다른 지구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고운 이웃에게 추천하기에 안성맞춤인 책.

그래서 아끼는 후배에게 선물로 안겨주었던 책. 두고두고 여러 번 선물할 일이 또 생길 것 같다.

아낌없이 추천하리라. ^^ 함께 꿈꾸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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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수 야곱 - 복잡한 세상을 사는 소박한 지혜
노아 벤샤 지음, 공경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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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지만 내게는 두번째로 찾게 된 책이다. 처음 읽은 책은 야곱의 사다리였다.

이 책이 출간된 지 무척 오래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놀랐다.  그리고 기뻤다.  그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큰 깨달음과 더 큰 위로를 받았을 것 같아서 말이다.

지은이 노아 벤샤는 야곱의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가 독자들에게 해주는 말들이 야곱의 입을 빌려서 나올 뿐이다.  그래서 너무 감탄스러웠다.

세상에 재밌고 독특한, 뛰어난 책들이 많지만 상상력의 기발함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격이랄까.  작가 자신이 희대의 철학자, 명상가, 성인... 뭐 그런 의미로 느껴지니 말이다.

느리게 느리게... 천천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야곱처럼 욕심부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족하며,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그들의 상처를 위로해 주고, 그들의 문제에 누구도 해주지 못할 지혜로운 답을 주는 일.... 너무 놀랍고 이상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들리는데, 이런 글이 쓰여졌다는 것을 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테지.

그래서, 만약 내 주변에 이런 야곱같은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기꺼이 찾아가 야곱에게 내 고민을, 나의 문제를 털어놓을 용기는 있는가...

야곱과 같은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야곱의 이웃과도 같은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들의 깊은 깨달음과 동조, 그리고 변화까지, 내가 뿌듯하고 또 내가 더 부러운 기분이었다.

야곱의 지혜보다도 그의 겸손이 더 배울 점이 많았다.  그의 탁월함과 우수함보다 그의 따스함이 더 대단해 보였다.

신을 향한 그의 믿음이, 신념이, 기도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베푸는 선함이,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부지런함이 모두 놀랍고 부러워 부끄러운 마음도 가득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 야곱, 내 주위에도 야곱과 같은 사람이 분명 있을 진대...

그리고 야곱과 같은 이를 찾기만 할 게 아니라, 나 자신도 야곱과 같은 사람을 닮아가야 하는데...

너무 큰 일이라 엄두도 안 나고 '감히'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그럼에도. 어쩐지 미소가 지어진다.

마음을 넓혀주고 공허함을 사랑으로 채워주는 고마운 책이다. 

나는 오늘, 아름다운 사람 야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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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를 찾아서
정채봉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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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들을 찾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검색해 보았다.

오래 전에 선물로 받았는데 무척 감동깊게 읽었던 책. 누군가에게 빌려주었다가 다시 못 돌려받고 연락이 끊겨서 책도 못 찾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이 책이, 그런데다 절판이라니..ㅠ.ㅠ

어흑, 굉장히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밑줄도 긋고 별표도 했던 기억이 난다.

여러 이야기 사이사이 형이 동생에게 전해 주는 '잠언'이 나왔는데, 그 짧은 메시지들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역시 형만한 아우 없다고 혼자 고개 끄덕거리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정채봉씨는 내가 만난 첫번째 어른을 위한 동화를 쓰는 작가였다. 처음 오세암을 접했을 때의 그 놀라웠던 기억과 감동이 새삼 떠오른다.

선생님이 돌아가셨을 때 참 아프고 슬펐던 기억도 난다.

비록 많은 작품을 우리 곁에 남겨두시긴 했지만, 그토록 맑은 언어를 사용할 줄 알고 풀어낼 줄 알았던 분이 더 이상 이곳에 계시지 않다는 사실이 때로 먹먹해지기도 한다.

아마 선생님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질 것 같다.

비록 이 책은 지금 절판이지만, 나중에 다시 나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때는 다시 꼭 구비하리라 결심해 본다. 나의 책은 지금 어디메에 있을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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