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양장)
이케다 가요코 구성, C. 더글러스 러미스 영역,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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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글로 익히 알고 있던 글인데, 책으로 보면 더 내용이 있을 줄 알았다며 언니가 책을 샀다.  알고 보니 우리가 본 그대로였지만...^^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60억이 넘는 세계의 인구를 100명으로 비교해서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모든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교육적, 문화 예술적 혜택을 한눈에 보니,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너무도 불합리한 구조, 너무도 불평등한 사회... 그 안에서의 계층 구조는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이다.

흔히 선진국으로 불리우는, 대자본을 앞세운 나라들은 거의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지만, 소위 후진국이라 말해지는, 가난한 나라들은 너무도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앞의 줄에 서지도 못했지만, 아주 뒷쪽 줄도 아니다.  그걸 생각하면 한편으로 다행이기도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감사할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도 뒷쪽 줄에서 허덕이며 살았던 시절이 있거니와, 그것이 단지 개인의 노력으로, 혹은 국가 차원의 애씀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검색해 보고 알았는데, 이 책의 2,3편도 나와 있다.  검색해 보면 이 역시 내용이 다 뜰 것 같은데...(아마도 짧을 게 분명하므로) 그렇게 볼 것인지 책으로 볼 것인지 잠시 고민이 필요하겠다.

짧은 내용을 생각하면 페이지 비교 책 값이 다소 비싸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이 책은, 아이들이 교육에도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숫자가 너무 커지면 그게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 감이 잘 오지 않으니... 우리가 피부로 확 와닿게 알아차릴 수 있는 숫자로 100보다 안전한 게 어디 있겠는가...

그나저나 이 100명의 마을을 월드컵 지수로 비교해 보아도 재미있을 듯.(ㅡㅡ;;;;;)  체체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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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밭에 무얼 심지?
최영순 지음 / 해토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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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도구로 사용한 에세이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게 중에 잘 알려진 작가는 물론 꼽을 만 하지만, 각기 다양한 개성과 스타일로 무장하여 많은 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책으로 내가 처음 만난 것은 광수생각이었다.  그가 재미있는 만화 밑에 한마디씩 놓아주는 일침이 압‚이었던 터라, 한동안 조선일보를 꽤 좋아하기도 했다.  광수생각만 따로 오려서 모아두었는데, 어제 책상 정리하다가 수년이나 지난 그 파일들을 찾았다.  이미 책으로 다 본 거기 때문에 그냥 버렸는데 조금 아깝기는 했다.

그 다음에는 아마도 포엠툰, 그리고 문스 패밀리, 마린 블루스, 파페포포 시리즈 등등이 있을 것이다.

또 있는 것 같은데 언뜻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책들 가운데 그림은 그닥 독특하지 않지만, 꽤 신선했던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 책 "마음밭에 무얼 심지?"였다.

그림과 짧은 에세이는 익숙한 형식이지만, 이 책은 남들과 차별성을 두었다.  바로 에세이 대신에 짧은 경구를 남기는 것인데 불교 에세이라고 분류가 정해진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기독교를 믿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불교에 관한 것은 그닥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특별히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써 찾아 읽어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짧게나마 문구를 되새김질 해보고 의미를 생각하려 애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짧은 한문장 때문에 옆자리에 자리한 그림들이, 그 속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니, 역시 지혜가, 철학이, 교훈이 담긴 글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그러니 제목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밭'이란 말은 내가 가끔 사용하는 말이기도 한데, 그 마음밭의 중요성을 새삼 더 각인시켜주는 책을 만난 것이다.  여운도 길게 남지만, 그 한 문장 한 문장으로 내 삶에 대한, 우리 사회에 대한 더 깊고 긴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 책이 사람을 만드는 게 확실히 맞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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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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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나는 그닥 신뢰하지 않는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문이 난... 이름을 떨친 데에는 분명 그에 맞는 이유가 꼭 존재했다.  이 책이 그러했다.

워낙 유명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는 안 읽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이다.

소설적 구성을 보이지만 사실은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그가 실제로 은사로 모셨던 모리 선생님, 그 선생님이 루게릭 병에 걸려서 돌아가시기까지 모두 열 네번에 걸친 화요일의 만남.  그 시간동안 주인공은 인생의 변화를 겪는다.  그리고 그 변화는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그가 만나는, 그가 거치는 사람들에게도 두루 퍼질 영향력을 갖고 있다.  바로 모리 선생님이 그렇게 만드신 것이다.

모리 선생님이 해 주시는 말씀들은 모두 약이 되는 말들이었다.  단순히 '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수사학적 교훈이 아니라, 인생의 참맛을 아는, 그리고 죽어가고 있기에 더더욱 삶의 귀함을 알고 있는 사람의 참 교훈이 담겨 있다.  그는 나약해진 육신, 혼자 힘으로 운신하기 어려운 제 몸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도움을 청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미안해해야 할 것이 아니라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워해야 함을 자연스레 전해 주었다.

나는 그가 스스로 장례식을 주관하면서 자신이 직접 쓴 유언장을 모두가 들을 수 있게, 그 자신도 청취자로 듣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장례식의 주인공은 죽은 사람이지만,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정황을, 그는 너무도 가볍게 바꿔버린 것이다.  금세라도 죽을 수 있는 사람의 장례식을, 당사자와 함께 치룬다는 것은, 그를 아는...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꽤 잔인한 형벌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모두들 미래의 시간을 준비할 수 있었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모리 선생님께 꼭 하고 싶은 말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조심스런 얘기지만, 나도 머언 나중에 해보고 싶은 일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꿈과 이상, 그것들이 현실과 부딪치면서 좌절도 하고 방황도 하고 있을 때에 모리 선생님을 만났다.  가장 필요한 때에, 그는 최고의 스승을 만난 것이다.  그는 옛 시절을 다시 회고했고, 성인이 되어 자신이 포기한 꿈과, 자신이 내세운 변명들을 스스로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모리 선생님과 만난 시간이 쌓여가면서(동시에 모리 선생님은 죽어가면서) 그는 자신의 삶이 변화되어가고 있음을 인지했다.  가슴 아픈 것은, 그 달라진 삶을 모두 보여주기도 전에 모리 선생님과 이별해야 했던 것...

놀랍고 아름다운 스승이었다.  작가는 내비치지 않았지만, 그런 스승을 만난 제자 역시 좋은 스승의 제자될 자격을 갖추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모리 선생님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뿌린 씨앗은 이제 전세계의 독자들을 울리며, 삶에 여운을 주고 감동을 주며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나의 삶 속에서, 모리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날 수 있을까.... 나는 그런 선생님을 만날 제자의 자격을 갖추었을까... 나는 그같이 아름다운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머리 속을 맴돈다. 부러움과 부끄러움을 동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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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 양장본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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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표지도 참 정갈했다. 워낙 유명한 책이었고, 수능 공부하던 시절에는 모의고사 예문에도 곧잘 나오던 편이어서 잊을 수 없는 책이었는데, 우연히 내 손에 들어왔다.

친한 지인에게 책을 왕창 빌렸는데, 그때 내가 고르지 않은 책이 딸려왔으니 바로 이 책 '무소유'였다.

너무 유명해서, 마치 다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사실은 읽지 않고 제목과 저자만 알았던 책이었다.

그래서 제대로 읽기로 했다. 차분히 읽으려고 펴들었는데, 이 책이 70년대에 첫출간된 책이고, 게 중에는 50년대에 쓰여진 내용도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흠, 고전에 속하는 편인가... 중얼거렸다. ^^

그리고 두번째 놀라기. 작품의 내용 중 여럿이 어디선가 읽었다는 것이다.  범인(?)은 뻔하다. 분명 수능 대비 모의고사나 문제집의 예문에서 보았을 것이다.  다만 그때는 이 글을 쓴 사람이 '법정' 스님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심코 넘어갔거나 아니면 보고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그때는 단순히 '입시용'으로만 보았을 테니까.

그래서 새삼스러웠다.  이미 읽은 내용을 다시 읽을 때에도 느낌이 새로왔다. 와, 이래서 사람이 환경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구나... 싶었다.  어려서 읽은 책을 나이 들어 읽었을 때 똑같은 감동을 받기는 어려울 테니까. 또 그 사람의 성장배경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 또 다르게 느껴질 테니까.

그래서, '난초'를 키울 때의 에피소드가 마음에 남았다. 이 글이 바로 수능공부하던 시절에 예문에서도 보았던 글인데, 그때는 '무소유'의 의미를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지금이라고 내가 그 깊은 뜻을 다 좇아갈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그로부터 십년 세월 지나고 보니 조금 더 남다르게 느껴지는 게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견물생심.. ^^

으, 지금도 내 주변엔 사놓고 미처 못 본 책들이 수두룩하건만, 지금도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다 보면 보관함으로 직행하는 책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가 할인 소식이 들리면 덜컹! 주문부터 하고 택배가 왜 이리 많냐는 어무이의 잔소리가 들리면 슬며시 후회도 한다.

단순히 책욕심만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지식욕이, 지적 욕구에 대한 탐욕이 들어차 있는 것이다.  좋은 책 많이 읽어서 나쁠 것 없지만, 머릿속만 채워가고(혹은 다른 것이 들어찰 여지를 주지 않은 채 문 걸어자금고) 더 중요한 마음은 비워있는 것 아닐까 순간 섬뜩해졌다.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러운 탓이다.  무소유의 소유. 비움의 채움, 조금씩 배워갈 수 있을까. 조금씩, 아주 천천히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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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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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씨 느낌표 선정 추천도서인데, 난 사실 읽으면서, 이 책을 청소년들이 읽을 때에 재미는 둘째 치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책이 어려워서라기 보다, 인생의 깊이, 아픔, 독재정권 시절의 탄압 등등... 여러 배경지식 없이 과연 소화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런 생각들이 부끄러웠다.  거추장스러운 형용사나 부사 모두 필요 없고, 거창한 명제나 구호도 다 필요 없었다.  그저 생긴 그대로, 자연에 기대어, 자연을 배우며, 더불어 사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인데...

나는 세상의 지식과 잣대에 기대어 '잘난 척', '아는 척'만 했던 것이다. 독재정권, 자유수호, 이런 단어들을 나열해 보지만, 그 시절을 몸소 체험해보지도 못했고,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이해해보지도 못했으면서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단어들을 주워삼키는 모습이 영 마뜩찮았다.  사진 속 전우익 선생님이 당장이라도 달려나와 호통이라도 칠 것 같은 기분.

그럼에도, 책이 빨리 진행되지는 못했다.  걸걸한 말솜씨, 투박하고 소박한 듯 보이는 생각들을 적어가고 있지만, 그 속에는 세상사는 모습들의 진면목들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것을 다 들춰내는 것이 내게는 무리였지만, 그럼에도 글 속에서 간간히 풍겨져 나오는 조금은 어두운 그림자들이, 당신께서 겪었던 고초와 좌절과 설움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은 '그런 소리 마!, 그냥 편히 읽고 느끼고 버려버려!'라고 걸걸한 목소리로 외칠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고인이 되셨는데, 그래도 세상에 족적을 남기셨으니 조금은 위안이 되실까. 아마도 그런 '명예'따윈 아랑곳 않으실 테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나도 나이 먹고 좀 더 성숙해지면 그리 말할 수 있을까.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고,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소 실천하며 살 수 있을까.

자신 없지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혼자 잘 살아서 무엇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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