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나도 환경지킴이 이렇게 해봐요 세트 - 전4권 - 이렇게 해봐요! 이제부터 나도 환경지킴이
J. 안젤리크 존슨 글, 카일 폴링 그림, 해밀뜰 옮김 / 꿈터 / 2011년 10월
절판


환경을 생각하는 훌륭한 기획의 책이다.
네 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졌는데, 첫번째 이야기는 '초록 지구를 만드는 친환경 우리집', 두번째 이야기는 '우리 학교', 세 번째는 '쇼핑',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동네'다. 우리 집부터 시작해서 행동반경이 주변으로 넓어진다. 집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환경지킴이 노력이 동네까지 커지면 결국 국가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좋은 바이러스가 될 것이다.

작은 전구가 달린 전등을 켜고 책을 읽는 것이 좋은 습관이라고 했는데, 책 읽기에는 어둡지 않을까 모르겠다. 전기료보다는 눈 건강이 더 중요한 것이니까.

날씨에 맞는 옷차림은 당연한 것! 아파틍서 겨울에 반팔 입고 생활하는 사람들 싫다. 실내 오도가 너무 높으면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은 법. 겨울철엔 난방비도 아끼고 피부 미인으로 거듭나자구요!

책은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참 잘했어요!와 안돼요, 안돼!라는 지시어로 환경지킴이에 청신호와 적신호를 함께 보내주고 있다.

온도조절장치 옆에 전등을 두면 실제보다 높게 온도가 잡힌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저 장치가 바로 센서일까? 그렇다면 각별히 주의해야겠지만.

노트북이 데스크탑보다 전력을 1/4만 사용한다는 걸 몰랐다. 그렇다고 당장 노트북을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다음 번 컴퓨터를 바꿔야 할 일이 생긴다면 노트북도 고려해봐야겠다. 개인적으로는 데스크탑을 훨씬 편해하지만....

내복 입기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실천하며 살았다. 멀티탭도 쓰고 있고, 컴퓨터 앞을 떠날 때는 꼭 모니터 전원을 꺼둔다. 창문엔 커튼이 있고, 종이도 꼭 앞뒤로 재활용해서 쓰니 이 정도면 대충 나쁘지 않은 점수다.

친환경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무궁무진하다.
인터넷과 컴퓨터로 수업을 진행하면 종이를 아낄 수 있다고 제시해 두었는데, 그렇긴 하지만 이러다가 종이책이 사라질까 걱정이다. 아무리 자원을 아끼고 디지털이 편리하더라도 적정선에서 조율이 되었으면 한다.

연필 하나로 56.3km의 선을 그을 수 있다니 대단하다. 몽땅연필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면 어떨까? 그거 은근히 뿌듯하고 경쟁심도 갖게 한다. 누가 더 조그마해질 때까지 연필을 쓸 수 있나... 뭐 이런 내기 말이다.

새학년이 되었다고 새가방을 사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니라고, 학생들도 같이 동의해 주면 좋겠다. 노스페이스 파카가 교복이 되어버린 씁쓸한 세태를 살면서, 어제는 언니가 어느 고등학생 네 명이 단정하게 교복 위에 평범한 코트를 입고 지나가는데 F4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고 감탄을 하며 이야기했다. 유행도 가려서 분별하는 지혜를 갖기를!!

초등학교 시절에는 새학기 되기 전에 교과서를 받으면 달력이나 비닐로 책 표지를 싸는 일부터 시작했다. 비닐은 친환경 소재는 아니니까, 예쁜 달력 그림 등을 활용하면 좋겠다. 고등학교 가서는 좋아하는 만화책의 한 페이지를 복사해서 그것을 붙이고 다시 비닐로 쌌다. 그렇게 해서 레드문의 사다드 표지로 절친을 하나 만들었더랬지. ^^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환경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만 그것을 숙제나 점수 따기용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습관으로, 생활로, 그리고 지구와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 다듬어줘야 할 것이다.

고기보다 채소 위주로 장을 보라는 얘기에 뜨끔!
내가 장을 보지 않으니 내 입맛대로 고기를 더 사거나 하지는 않지만 육식을 줄이라는 얘기엔 늘 뜨끔해진다.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다가 회원 기간이 끝나서 더 이상 가지 않으니, 식비가 파격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언니의 증언이 떠오른다. 대용량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값은 싸지지만, 따지고 보면 그 바람에 과소비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치여서 다 먹거나 쓰지도 못하고 버리는 일도 자주 있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반값에 현혹되어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사게 하는 소셜 커머스와, 읽고 싶었던 책이 지금 싸게 나왔다고 냉큼 지르고 마는 책지름신도 계속 반성할 일이다. 사실, 반성은 늘 하는데 고쳐지지 않는 걸 보면 역시 반성이 모자란 것 같다..ㅜ.ㅜ

벌레를 죽이기 위해 공기를 오염시키는 살충제를 쓰지 말고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식물 '파리지옥'을 키워보면 어떻겠냐고 얘기한다. 오오, 그런 게 있단 말인가? 안 그래도 뚜러뻥! 같은 제품은 너무 독해서 아주 가끔 쓰더라도 굉장히 죄책감이 든다. 하수구 막히지 않게 늘 조심조심!!

전기를 이용한 공구보다 수동 공구를 쓰라고 권하기도 하는데 이건 좀 지키기 어렵겠다. 수동 드라이버로 되지 않는 것도 분명히 있으니 말이다.

싫증난 옷, 장난감, 책 등등 모두 교환하고 바꿔보고 선물하고...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조카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잘 읽지 못하는 습관이 들어 있어서 책을 항상 사서 읽게 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라도 습관을 좀 바꿔야 하는데, 책을 너무 많이 선물한 게 탈일까???

도서관의 책을 깨끗이 읽지 않았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공공의 물건을 내 것처럼 깨끗이, 소중히 다루는 습관과 인식이 필요하다. 두고두고 부끄럽지 않으려면 더더욱!

음식을 먹을 만큼만 가져오는 것, 또는 요리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이런 건 철저한 훈련만이 방법일 듯!

가급적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는 것은 지금도 실천 중이다. 그런데 내려갈 때는 무리해서 걷지 않으려 한다. 무릎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칼로리 소비하려다가 무릎 나가서는 안 되지!

1권의 마지막 장에는 미로 찾기가 있고, 정답은 2권의 앞부분에 나온다.
2권과 3권의 마지막 장에는 서로 틀린 그림 찾기가 있고, 정답은 3권과 4권의 앞머리에 나온다.
소박한 재미를 주는 부분들이다.

책이 외국에서 만들어진 탓에 제시된 사례 중에는 우리나라에선 흔치 않거나 별로 해당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친환경'이라는 주제로 걸러서 본다면 무리 없이 읽힐 것이다.

초록 지구를 간절히 열망하며, 나 역시 환경지킴이라는 자각을 갖고서 살도록 하자. 당신만의, 그들만의 지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구니까. 게다가 우리 후손들로부터 빌려서 쓰고 있는 지구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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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옆에 직업 옆에 직업 - 생생 직업현장 들여다보기 교실 밖 지식 체험학교
파트리시아 올 지음, 권지현 옮김, 세바스티엥 무랭 외 그림, 김나라 감수 / 미세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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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조카가 열살이 된 올해 초에 '10살에 꼭 만나야 할 100명의 직업인'이란 책을 선물했다. 100명이나 되는 직업군을 모두 읽느라 꽤 오래 걸렸는데, 같은 기획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직업군을 몇 개로 나눈 뒤, 그 안에 세부 직업으로 들어가서 역시나 많은 직업을 소개하지만(230개다!) 덜 피곤하게 느끼는 구성을 이루고 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이렇다.

 

 기업
웹마스터 10
패션 디자이너 11
제품 개발 엔지니어 12
회계 담당자 12
해외 영업 담당자 13
인사 담당자 14
기업 변호사 14
비서 15
홍보 담당자 16
컴퓨터 시스템 관리자 17
 병원
의사 20
약사 21
간호조무사 21
외과 전문의 22
마취 전문의 23
수술 전문 간호사 23
의학 생화학자 24
응급 구조사 25
영양사 25
소아 청소년과 간호사 26
조산사 27

 공항
항공 교통 관제사 30
전기 기술자 30
비행기 조종사 31
세관원 32
비행기 승무원 32
항공기 유도사 33
항공기 정비사 34
예약 담당자 34
구호 물품 물류관리사 35


 

 항구
선장 38
해군 장교 39
도선사 39
어부 40
선적 대리인 41
항만 물류 전문가 41
수상 인명 구조원 42
해양학자 42
요트 강사 43

 

 

 

 


 

 공연장
연주가 46
음향 기사 46
가수 47
무대 감독 48
공연 기획자 49
에이전트 49

 

 

 

 

 

 

 


 

 도시
정육 전문가 52
미용사 53
목수 53
객실 매니저 54
음식점 직원 54
요리사 55
우편집배원 56
조경 기술자 56
소방관 57
수질 환경 기사 58
환경미화원 59
행정 공무원 59
경찰관 60
은행원 61
배달 기사 61

 농촌
농부 64
농학자 64
임업 기술자 65
환경 컨설턴트 66
수의사 66
말 사육사 67
승마 체험 강사 68

 

 


 

 법원
변호사 72
법원 서기 72
검사 73
교정 사회 복지사 73
판사 74

 

 

 

 


 

 건설 공사 현장
도시 계획가 78
부동산 중개인 79
콘크리트 기술자 79
고고학자 80
측량사 81
지질학자 81
크레인 운전기사 82
거푸집 기술자 82
건축가 83
건설 현장 소장 84
건축 시공 기술자 85

 학교
선생님 88
생활 지도 교사 89
사서 89
진로 상담 교사 90
사회 복지사 90
언어 치료사 91


 

 출판사
작가 94
아트디렉터 94
편집 디자이너 95
사진작가 96
기획 편집자 97
자료 담당자 97
원고 교정자 98
제작 담당자 98

 스포츠 센터
운동선수 102
운동 감독 103
스포츠 매니저 103
생활 체육 지도자 104
물리 치료사 104
스포츠 전문 기자 105

 

 미술관
예술품 복원 기술자 108
미술품 경매사 109
예술가 109
큐레이터 110
전시회 기획자 111
관광 통역 안내사 111

 방송국
진행자 114
배우 114
촬영 기사 115
방송 연출가 116
방송 제작자 117
스크립터 117

 

 

각각의 직업에 대한 소개, 해당 직업군의 인물과 가진 인터뷰, 그 사람의 하루 일과를  잘 정리해 주었다. 또 해당 분야에서 꿈을 이룬 전문가에 대한 소개도 짤막하게 다루고 있는데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았다.

 

장 폴 고티에는 현대적이고 도발적인 스타일 때문에 '패션계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프랑스 의류 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답니다. 남자들에게 치마를 입히기도 하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옷감을 사용하기도 했어요. 장폴 고티에는 연극과 영화를 위한 의상도 만드는 팔방미인이 랍니다.

 

기술 재활용 전문가

폐기물을 분해하고 재활용한 뒤 여기서 나오는 유독 물질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사람이에요. 폐기물은 경제적 손실과 함께 환경 오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테크놀로지 리사이클러(Technology Recycler)'라고 부르며 각광받고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이 직업을 미래의 유망 직업 중 하나로 전망하고 있어요.

 

르 코르뷔지에 (1887-1965)

2차 세계 대전이 끝났을 무렵, 많은 사람들이 물도, 전기도 없는 더러운 집에서 살았어요. 르 코르뷔지에라는 건축가는 기존의 방식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건축 방식을 이용해서 안락하면서도 값싼 아파트를 설계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이 상점과 학교까지 한 건물에 같이 있는 파격적인 아파트 '유니테’를 만들었지요. 르 코르뷔지에는 평생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어울리는 건축을 설계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우리나라의 유명한 건축가 김중업이 그의 제자예요.

 

아룬 타지에프 (1914-1998)

위대한 지질학자인 아룬 타지에프는 화산 연구와 화산 폭발을 예상하는 일에 일생을 바쳤어요. 탐사 여행을 할 때면 용암 표본을 얻으려고 분화구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그는 연구 팀과 함께 화산의 활동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측정 및 분석 도구도 개발했어요.

 

김중업(1922-1988)

국내 건축계의 거장 중 한 사람인 김중업은 건축과 자연이 조화롭게 호흡하는 공을 꿈꿨어요. 서구의 근대 건축이 갖는 기능성과 기술은 적극 수용하고 전통의 아름다움은 살려서 건축에 생명감을 불어넣으려 애썼어요. 한국 전통 건축에 숨겨진 의미와 전통 사상을 새롭게 해석해서 현대 감각에 맞도록 구현하고자 했지요. 근대 건축의 거장인 프랑스인 르 코르뷔지에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평화의 문, 주한 프랑스 대사관, 육군 박물관, 서강 대학교 본관, 유엔 묘지 정문 등이 그의 작품이에요.

 

이 책의 저자는 외국 사람인데 번역 과정을 거치면서 몇몇 인물들은 우리나라 사람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안창남이나 김중업 등등!

 

안창남의 비행기 사진과 김중업이 설계한 건물들 사진이다.

 

망아지가 경주마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설명해 주었고, 출판사에서 책이 만들어져서 유통과정을 거쳐 독자의 손에 거치기까지, 그리고 제본가의 작업도 짧게나마 설명해 주었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가 생각나서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찍어보았다.^^

 

레고 느낌의 아주 간단한 그림체이지만 컬러를 화려하게 써서 시각적으로 눈이 즐겁고, 생각지 못했던 직업까지 소개가 되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책의 맨 뒤에는 자신의 성향을 테스트해서 어떤 직업이 어울리는가 도출해내는 결과지가 있다. 호기심에 해 보았는데 MBTI 검사만큼은 아니어도 꽤 재밌게 해볼 수 있었다. 내 안에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내가 있었다고 할까...^^

 

세상이 얼마나 넓고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다채로운 곳인지 어린이 친구들도 미리미리 알아야 한다. 그런 과정에 이 책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제목처럼 직업 옆에 직업 옆에 또 직업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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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야, 미안해!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68
원유순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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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동화집이다. 모두 서로 다른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아이다운 천진함과 철없음, 순수한 마음과 모난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바로 우리 주변의,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적 모습들이다.

 

첫번째 이야기에는 도도라는 이름의 진돗개가 등장한다. 순종 진돗개가 흔치 않기 때문에 잡종으로 의심을 받고 있지만 따스한 마음으로는 누구보다 순종인 도도였다. 오소리가 잠깐 등장했는데, 오소리가 어찌 생긴 동물인지 퍼뜩 떠오르지 않았다. 언뜻 '너구리'가 떠올랐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검색을 해보니 족제비 과에 속했다. 음, 오소리 아저씨 그림책을 먼저 읽었으면 바로 알았으려나...

 

두번째 이야기에선 앙심을 품은 학급 친구에게 복수를 하려고 벼르던 녀석이 너무 쉽게 마음이 풀어지는 나름의 '반전' 드라마가 연출되었다. 그런데 그 마음이 아주아주 이해가 잘 되었다. 못 견디게 미운 녀석이라도 나를 필요로 하거나 뭔가 친절한 모습이 보이면 금세 마음이 풀어지는 그런 상황 말이다. 내 경우에는 가족 사이에서 좀 자주 있었던 일이다.^^

 

세번째 이야기가 표제작인 '고양이야, 미안해!'다. 아파서 끙끙대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지만 무섭고 더러워서(꼬리에 똥이 묻어 있었다.) 차마 만지지 못한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다. 동물병원에 신고했지만 데리고 오라는 소리에 식겁했고, 동물을 사랑한다고 자랑하는 절친에게 부탁해 보았지만 역시 찬 바람만 쌩쌩. 친언니조차도 신경쓰지 말라는 소리만 듣는다. 마음은 쓰이지만 몸으로 움직일 엄두가 안났던 그 모습에 언니가 제대로 한 방을 먹인다. '죽은 휴머니스트'라는 것이다. 어려운 표현일 수 있는데 친절하게 아이의 목소리로 설명도 해준다. 행동은 하지 않고 동정만 하는 사람! 문득, 가슴 한켠이 서늘해진다. 많은 경우 죽은 휴머니스트가 되곤 하니까. 고양이야, 미안해!라는 말은,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많은 사례에서 자주 하게 되는 말이었다. 나야말로 정말, 미안한 일이다.

 

네번째 이야기는 미국 사람과 결혼한 작은 아버지의 아들, 그러니까 사촌동생이 한국에 오면서 부딪치는 문화충격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서로의 진심이 전달되지 못하고 사소한 오해가 마음의 금이 된 이야기. 그렇지만 역시나 사소한 반전으로 훈훈하고 재밌게 끝나버렸다. 더불어 재채기에 대한 나라별 반응이 다른 현상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또 재밌었다. 오호라, bless you!!!

 

다섯번째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우아하고 고상한 우리 할머니'라는 제목인데, 어려서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꿈을 접어야 했던 외할머니가 노년에 작품 전시회를 갖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딸인 엄마도, 그리고 손녀딸인 주인공 아이도 모두 할머니가 무슨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며, 할머니의 꿈과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우습게 여겼다. 다행히 그런 시각은 수정되지만, 이런 실례를 우리들도 많이 저지를 것이다. 편견을 갖지 않고 존중하는 법을 책을 통해서 어린이 친구들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에는 이주 노동자가 등장한다. 우리한테 익숙한 풍경은 악덕 고용주에게 실컷 이용당하고 급여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거나 몸이 상하는 모습이지만, 여기서는 반대로 선의를 등쳐 먹은 그런 노동자가 나온다. 물론, 그에게는 사정이 있었고, 그 사연은 참으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딱히 어떤 해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야기도 그래서 조금은 어정쩡하게 끝난다. 무책임하다기보다는, 그 다음 문제에 대한 생각은 각자의 몫이라 생각했다. 저럴 수 있지. 저럴 경우 어찌 해야 하는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담다 보니 통일성은 없다. 그래도 주변에서 마주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내었고, 부족함이 많지만 거기서 한 걸음 성장해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인물들이 나와서 마음이 편했다. 나라면 어땠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질문을 줄 수 있어서 또 좋았다. 답을 내리기 어려워도, 때로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묻는 것을 마다해서는 아니 될 테니까.

 

덧글) 27쪽에 오타가 있다. 밑에서 네번째 줄에 '지호은 반에서 싸움짱이다.'>>>>지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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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 엄마와 행복한 미술 시간
바오.마리 지음 / 진선아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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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동물을/사람을 잘 그려요 시리즈를 재밌게 보았다. 똑같이 그림을 쉽게 그리고 즐겁게 그리게 하는 안내 책이지만 이 책은 미술 지도가 왜 필요한지,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무척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책을 시작한다. 좀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크게 공감이 가서 옮겨 보았다.

 

미술을 지도할 때 창의성이나 EQ,감성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시는 분들이 흔히들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안 보고 그려야 창의성이 생긴다?

코알라를 보지 못한 아이가 코알라를 잘 그릴 수 있을까요? 어떤 모양인지 모른다면 그림으로도 표현할 수 없겠지요. 오랜 경험으로 사물의 모습을 외워 버린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그런 경험이 많이 부족하니까요. 아이들의 눈을 가리기보다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사물을 자유롭게 관찰하고 특징을 발견하는 시간이 아이에게는 또 다른 행복과 즐거움이 됩니다.

 

실물을 보고 그려야지, 또래의 그림은 도움이 안 된다?

아이들은 아직 화가가 아니랍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처럼 실물을 보고 그리는 것은 아이들에게 너무 힘들고 어려운 방법이에요. 미술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놀이가 되어야겠지요? 아이들은 실물을 똑같이 그려 낼 수 없기에 대상을 단순화하여 표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동화를 그리는 시기에 가장 좋은 참고 그림은 바로 또래 친구들의 멋진 그림입니다.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친구들의 재미있고 행복한 모습은 그림을 보는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남의 그림을 보고 그리면 다 같은 그림이 된다?

같은 노래를 불러도 다 다르게 들리듯이,같은 그림은 참고해도 아이들은 서로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배워 갑니다. 아이들은 본 것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하기 때문이지요. 무엇을 더하거나 빼기도 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싣고 얹어서 독특한 그림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미술은 실기력보다 창의력이다?

'미술'이란 어떤 뜻일까요? 아름다울 '미’와 재주 ‘술'이 합쳐진 '미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미적 감성과 이를 드러내는 표현력,이 두 가지가 하나가 되어야 하지요. 따라서 마음속의 넘쳐나는 창의력을 마음껏 표출하기 위해서는 실기력을 튼튼하게 기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미술이라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게 하려면,하늘을 날 수 있도록 멋진 날개를 먼저 달아 주세요. 행복하게 날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대되지 않나요?

 

요새 조카들은 미술 학원에 다닌다. 언니의 말로는 초등 저학년 때는 상장의 대부분이 미술 관련이라나. 그래서 뒤늦게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그리고 둘째 조카 다현이는 워낙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직 집중력이 부족한 편이라 일주일에 두 시간을 가지만, 내년에 일곱살이 되면 일주일에 세 번으로 늘어난다고... 아무튼, 화목 이틀을 다니는데 이것저것 그리고 만들고, 아주 신나하고 있다. 손이 잔뜩 지저분해져서 돌아오지만 아이의 상기된 표정에서 그림 그리기에 푹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나도 꼭 그랬다. 공책마다 그림을 그렸고, 엄마 따라 교회에 가면 예배 시간 내내 찬송가 뒤쪽에 그림을 그렸다. 나중엔 낙서하지 말라고 엄마가 아예 스케치북을 갖고 오시기도 했다. 그게 늘 나의 놀이가 되다 보니 나중에는 만화가를 장래 희망으로 삼기까지...^^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뚜렷한 까닭에, 계절에 따라 나무들도 옷을 바꿔입는다.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차분히 설명해 주고 있다. 여러가지 꽃과 곤충, 그리고 동물과 바닷속 생물까지도... 오른쪽 면은 사진을 못 찍었는데, 어린이 친구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같이 실었다. 어린이의 솜씨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꽤 수작들이 많았다. 마지막 사진의 열대어 그림이 참 탐난다!

 

 

여러가지 교통수단, 여러가지 과일과 야채, 또 여러 가지 표정과 얼굴 방향, 그리고 몸의 방향까지 무척 디테일하게 접근한다. 오른손잡이인 나는 항상 사람의 얼굴을 그릴 때 약간 비틀어서 오른쪽을 보고 있는, 즉 왼쪽 뺨이 드러나는 여자의 얼굴만 그렸더랬다. 방향을 바꾸서 그리면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고, 정면으로 그리면 같은 얼굴로 보이지 않았다. 늘 얼굴만 그렸으니 몸통이 어색했고, 어쩌다가 그려도 입체감이 살지 않았다. 디자인 감각도 전무하여서 따라 그리지 않으면 당최 입을 옷 수준이 되질 못했다. 그래서 무척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만화가는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이십 대 초반에 깨달았다. ㅠ.ㅠ

 

  다양한 그림 그리기의 실례와 색상을 이해하는 법을 같이 설명해 주었는데, 미술학원 광고할 때 꼭 등장하는 그림들을 보는 것 같았다. 포스터 물감으로 그리곤 하던 저 선명한 경계들의 그림을 참 좋아했다. 저렇게 그려본 적은 없지만...

 

 

1부가 소재 그리기라면, 2부는 주제 그리기이다. 다양한 주제들이 소개되어 있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진 그림들이 나올 수 있게 되어 있다. 즐거운 명절은 단골 소재이지만, 아프리카 원주민이라니! 왜 나는 이런 그림들은 못 그려본 것일까!

 

 

시화 만들기 과정은 무척 흥미로웠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서 도화지에 대강 칠하고, 그 종이를 구기는 것이다! 그리고 반쯤 말랐을 때 다리미로 다려준 뒤 그 위에 시를 쓰고 장식을 한다고! 오오오, 파스텔을 동원하지 않고도 저런 은은한 그림이 연출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문자 꾸미기는 나도 많이 했었다. 중학교 때 같은 교회에 다닌 언니가 저런 쪽으로 무척 재능이 좋았는데, 그 바람에 입체적으로 글씨 쓰는 거랑 동그라미와 네모가 많은 한글의 자음 꾸미기 등등을 좋아했다. 아, 카메라가 있으면 하나 해서 사진을 찍었을 테지만, 여전히 휴대폰으로 찍고 있기 때문에 힘들어서 패쓰..;;;;;;

 

비 오는 날은 정말 빗줄기가 흐르는 효과를 연출해 내었는데, 이 또한 신기했다. 유치원 시절에 크레파스 칠해 놓은 것 위에 새까만 크레파스로 다시 덧칠하고 칼로 긁어냈을 때 나오던 오묘한 색에 환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마지막 사진은 기억을 더듬어서 찾아낸 앨범이다. 초등학교 2,3학년 무렵일 거라고 여겼는데 연도를 보니 무려 6학년 때 그림이다. 열 셋에 저 정도밖에 못 그렸구나...;;;;;; 샹카? 그런 이름이었나보다. 무슨 국제 미술 대회였는데, 동상이라고 해서 무척 기뻐했다. 그러면서 그림 표구 값으로 얼마를 걷어갔는데, 내 그림을 액자에 담아준 게 아니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왔다. 헐! 국제대회라고는 했지만, 참가비만 내면 누구나 다 입상하는 그런 대회가 아니었을까 지금 막 의심 중이다.

 

하여간, 저 시절에 무슨무슨 그림 대회는 모두 나갔다. 그게 추천 받아 가는 게 아니라 지원하면 누구든 갈 수 있는 대회였으므로...^^

 

까마득하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런 것도 모두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오랜만에 떠올려 보니 그립고 재밌다.

 

이 책의 제목은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이다. 엄마 아빠와 함께 집에서 얼마든지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그런 책이다. 가족과 함께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 얼마나 낭만적인가. 여유로워지면 피아노 학원을 다시 가고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어른을 위한 미술 학원을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도 뭉게뭉게 피어난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하나 소장해야지 싶다. 탐나는 그림이 많다. 조카들이 상장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겁고 재밌어서 미술학원을 열심히 다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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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니? - 다문화 시대의 재미있는 이주 이야기 더불어 사는 지구 17
리비아 파른느 외 지음, 이효숙 옮김, 윤인진 감수 / 초록개구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어제 '못 말리는 까미 황마훔'을 읽은 뒤라서 얼핏 다문화 가정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문화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보다 폭넓은 '이주'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책이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인간의 역사가 유럽으로, 다시 아시아로 퍼져 나간 모습을 지도로 표현해 놓았다. 저렇게 붙여 놓으니 우리 사는 지구가 지구 같지 않고 무슨 세포 같아 보인다.

먼저 자연 환경적인 이야기를 했다. 이주를 하면서 인류는 지구 곳곳으로 퍼져 나가 살게 되었고,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김새도 달라졌다. 주로 피부색, 얼굴 생김새, 그리고 체격이 달라졌다. 책의 곳곳에는 퀴즈 형식으로 질문하는 일이 많았는데, 문제를 주고, 해당 되는 인물이 지도의 어느 지역에서 살고 있는지를 맞추는 게 위 그림의 내용이다. 여섯 명의 인물들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몽골 사람, 이뉴이트족과 폴리네시아 사람, 또 스칸디나비아 사람과 피그미 종족이다. 그들의 생김새, 사용하는 도구, 피부색과 키 등등에 이유를 부과했다.

정보를 알려주는 퀴즈들이 참 좋다. 제왕나비는 해마다 캐나다에서 멕시코까지 머나먼 여행을 떠나는데, 석 달 동안 무려 4000km를 날아간다고 한다. 비행실력이 가히 '제왕' 감이다.

 

철새들이 V자를 그리면서 나는 이유, 또 베링 해협을 어떻게 건넜을 지에 대한 질문을 하기 전에 철새들이 나는 모습도 좀 보여주고, 베링 해협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확인해 본 뒤 질문을 한다면 좋겠다. 도시에서만 내내 살았다면 철새들이 떼지어 날아가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도 TV에서나 보았지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책 속에는 역사 속에서 등장한 다양한 사례의 이주 이야기가 나오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이주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1880년부터 유럽 곳곳을 누빈 이주자는 연평균 100만을 넘겼다고 하는데, 당시의 인구 규모 등을 떠올려 보면 아주 역동적인 흐름이었다고 보여진다. 19세기 말이면 제국주의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고, 산업혁명도 절정에 이른 때였으니 그 기운이 눈에 선하다. 그러한 때에 조선의 운명이란 참으로 바람 앞의 등불 같았다는 느낌에 한숨부터 나온다. 문을 안 열수도 없지만, 여는 것도 쉽지 않았던, 내 스스로 안전하게 열기란 더 어려웠던 그 시절의 분위기 말이다.

 

첫번째 사진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모습이다. 쿠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무척 다른 느낌의 건물들이어서 한 컷 찍어보았다. 두번째는 캐나다. 저 사진의 집을 보는 순간 빨강 머리 앤이 바로 떠올랐다. 초록 지붕은 아니지만 다락방이 있는 전경이 금세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서 에펠탑이 보이는 프랑스 파리의 모습과, 호수에 그림자가 예쁘게 비친 벨기의 사진이, 또 오페라하우스가 정면으로 보이는 호주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의 모습이다.

 

이 사진들에는 해당 지역으로 이주한, 혹은 이주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각각의 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 이주민들이 많이 오는지, 어떠한 이유로 오게 되었는지, 그렇게 떠나온 사람들이 어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서로 떨어진 지역이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데에서 과거 식민 지배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도 더불어 알아차릴 수 있다.

 

더 잘 살기 위해서 이주하는 사람들이 있고,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 안전한 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제 나라에선 펼치기 힘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활발한 이주는 가난한 나라들에게 재도약의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두뇌유출'처럼 기껏 키워놓은 인재가 선진국으로 빠져나가 자국의 손해로 남는 경우도 있다. 종교 때문에 어찌할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이주가 있는가 하면, 종교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진 이주도 있다. 이를테면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교를 믿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따지지 않고 자기 나라에서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역시 이스라엘 답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정보들을 적어보자.

 

미국의 루이지애나는 프랑스의 루이 14세 왕의 이름을 본떠 지은 이름이다.

뉴올리언스는 프랑스 말로 '누벨 오를레앙'이라고 하는데, 프랑스 왕족인 오를레앙 가문에서 나온 이름이다.

미시시피 강은 루이지애나를 가로질러 길게 흐르는데, '미시시피'라는 말은 어느 인디언의 이름에서 따왔다. '물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네덜란드'는 '땅이 낮은 나라'라는 뜻이다. 그래서 물을 퍼내기 위해 풍차가 발달하였다.

전 세계 망명자의 반이 여성과 어린아이다.

유럽에서는 집시를 '찌간' '보헤미안', '로마니셸' 따위로 부르는데, 집시는 스스로를 사람을 뜻하는 '롬'이라고 한다. 집시는 인도에서 출발하여 루마니아, 헝가리를 거쳐 유럽 여러 나라로 흩어졌다. 오늘날 유럽 대륙에는 집시가 800만~1200만 명 정도 있다. 그들은 인도를 떠난지 100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계속 떠돌아다니며 산다.

숫자는 인도에서 처음 발명되어 아라비아 상인들을 통해 아라비아에 전해졌고, 다시 유럽에 전해졌다. 그래서 오늘날 이 숫자를 '아라비아 숫자'라고 한다.

 

퀴리 부인으로 흔히 불리는 마리 퀴리는 여자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의 팡테옹에 묻히는 영광을 누렸다고 적혀 있다. 남경태의 타박타박 세계사에서 들은 바로는, 이 팡테옹은 죽은 뒤 최소 10년은 지나고 나서야 묻힐 수 있는, 아주 엄격한 검증을 거치는 곳이고, 묻힌 사람의 지위 여부를 따지지 않고 똑같은 면적을 제공한다고 했다. 삼총사의 작가 뒤마는 죽은 뒤 130년이나 지나고 나서야 팡테옹에 안치되었다고... 폴란드 출신의 퀴리 부인이 팡테옹에 묻힌 것은 정말 대단해 보인다. 우리나라 국립묘지에 묻혔다가 말썽을 일으키는 숱한 사례들이 떠오른다.

 

자기 나라에 돈을 가장 많이 보내는 이민자는 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 사람들이라고 한다. 가깝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프타 이후 멕시코 사람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거라는 생각에 앞이 깜깜하다. 남의 일이 아니라니까....

 

대한민국 국민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부모 중 적어도 한 사람이 한국인인 경우에는 출생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속인주의)

-부모가 모두 분명하지 않거나 국적이 없을 때,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경우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한다.(속지주의)

-외국인이 귀화하여 한국 국적을 얻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

 

얼마 전에 지구의 인구는 70억을 돌파했다. 늘어나는 인구가 확실히 세계 곳곳으로의 이주를 부추기지만, 앞으로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가 어쩔 수 없는 이주를 강요할 것이다. 투발루의 국민들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다. 남의 나라 일일 뿐이야~하고 느긋하게 생각하거나 무심하게 볼 일이 절대로 아닌다.

 

우리가 한참 어려울 적에 다른 나라에 가서 힘들게 일하며 고국의 가족을 부양했던 것처럼,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척 해서는 안 되겠다. 다문화사회로 가는 길은 점점 더 가팔라질 것인데, 정서적인 교화, 교감도 그만큼 속도를 붙여야 하지 않을까.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무척 큰 재미를 주지만, 그것말고도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여러 여지를 주는 점에서 기획이 돋보인다. 다만 출간된지 몇 년 지났기 때문에 숫자적인 부분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그리고 24쪽에 원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지폐를 사용했다고 적혀 있는데, 현재까지는 '송나라' 때 가장 먼저 지폐가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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