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둑 호첸플로츠 - 꿈이 있는 책 43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하선미 옮김 / 글동산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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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책을 잠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는 학교 도서관에 바로 신청을 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동화책이었다.  그래서 실망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뜻밖이었고, 그래도 표지를 보는 순간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분홍색 표지에 개성이 강한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는데, 일본식 그림과 미국식 그림이 아닌 익숙치 않은 그림체라서 더 호감이 갔나 보다.(기존의 미국식 일본식 그림들이 너무 식상해진 탓이다.)

동화책의 내용들은 대개가 권선징악이고, 나 역시 그게 마땅하다고 여기지만 전형적인 특은 솔직히 재미 없지 않은가.  단순히 악당이 개심해서 착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차라리 착한 주인공이 꾀를 내어서 악당을 혼내주고 잠시 어긋났던 일상의 소중함을 바로 잡는 게 더 설득력 있다고 본다. 

이 책은 그런 내 기준과 바람에 아주 잘 맞았다.  앞서 제시했던 작은 복선들을 잊지 않고 모두 찾아서 써먹었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활약상은 꽤 진지하고 멋있었다.  백마 탄 왕자는 나오지 않지만, 그 못지 않은 매력적인 주인공이 이 책엔 등장한다.

호첸플로츠란 이름이, 우리 입에 익숙치 않은 발음이지만 자꾸 말하다 보면 이 이름조차도 익숙해져서 호감이 가게 된다.  어린아이들이 읽으면 아주 좋아할 책이지만, 나같이 어른이 되어서 읽어도 한바탕 웃을 수 있고 신나는 쾌감을 가질 수 있으니 두루두루 좋은 책이라고 하겠다.

대도둑 호첸플로츠, 어쩐지 루팡이 생각나지 않는가^^ㅎㅎㅎ 책을 통해서라도 멋진 모험담을 겪어 보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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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 가부와 메이 이야기 하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2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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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동화랍니다.
전6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폭풍우 치는 밤에
2. 나들이
3. 살랑살랑 고개의 약속
4. 염소 사냥
5. 다북쑥 언덕의 위험
6. 안녕, 가부

예쁘고 정겨운 그림체는 아니지만 주인공 염소 메이와 늑대 가부의 특징을 익살스럽게 묘사했어요.
서로 천적에 해당하는 두 동물이 폭풍우 치는 밤에 친구가 되어 그 우정을 어떻게 지켜나가는 지를 찡하게 그렸답니다. 폭풍우 치는 밤에는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지요.
(전체 이야기가 다 들어가 있지 싶네요. 워낙 짧으니까.)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책이지만, 전 이 책을 보면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되겠구나 싶었어요.
우리와 다른 사람(다르다고 규정되어지는 사람들)과의 우정, 친분, 관계 맺기...
거기엔 단순한 '정' 이상의 각오와 희생 등이 필요함을, 그럼에도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 첫 권 읽으면서 아주 조금 눈물 그렁그렁 했답니다.
책의 제본이 좀 엉성한 것이 한갖 흠인데 성인 버전으로 전체 분량을 다 묶어서 좀 더 튼튼한 책으로 만들어졌음 좋겠습니다. 그럼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을 텐데 말이죠.
생각해 보니, 가끔 동화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받은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조금 걱정도 되지만, 이미 아는 이야기 혹은 읽은 내용일지라도, 전 그런 뜻밖의 순간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가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도 동시에 적극 추천이에요~
요건 어린이 버전과 어른 버전이 따로 있는데, 앞서 가부와 메이 이야기의 주제와 상통합니다.
미운 오리 새끼의 한국판이라도 보아도 되겠구요.
문득, 동화를 쓰는, 쓸 수 있는 글쟁이가 참 위대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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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양장)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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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라고만 정의하기에는 몹시 깊고 심오했다.  어린 아이에게는 아이 나름의 교훈과 감동을, 어른에게는 또 그만큼의 몫을 내어주고 있다.  연령대별로 모두가 같고도 다른, 또 처한 입장에 따라 역시 같고도 다른 느낌과 생각을 전달해 줄 것이다.

암탉에게는 마당이라는 '세상'은 동경이었다.  그 마당을 나왔을 때 그것을 '성취'라고 불렀다.  그러나 세상은 짐작하고 바랬던 것과 너무 달랐다. 질시와 반목, 배척, 위험이 도사린 그곳은 유혹이 많고 아름다웠던 것 이상으로 무섭고 추한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돌아갈 길은 없다. 전진만이 허용될 뿐이다.

암탉은 여전히 용감했다.  알을 품으며 그 알이 깨어나길 기다리며 깨어난 새끼가 자라도록 헌신하는 모습은 우리의 어머니들의 꼭같은 자화상을 보여주었다.  엔딩의 자신을 희생하여 생명을 살려낸 모습은 웬만한 다큐멘터리 이상의 감동도 우리에게 선사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여러 화자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이 사회의 소외된 여러 사람들.  약자, 병자,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어두운 그림자일 테지만 유독 아프게 아프게 밟힌 것은 나 자신도 사회의 '주류'가 아닌 '비주류'라는 판단 때문일 것인가.  사람은 자신이 약자의 입장에 서보지 않으면 그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혹은 이해는 해도 올곧이 가슴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고, 백조가 될 미운 오리를 알아보지 못하고, 콩쥐를 구박하는 새언니마냥 우리가 혹 그렇게 살지는 않았는지,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우리 앞에 언제나 마당이 펼쳐져 있다.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동경했지만 결코 꿈의 세상이 아닌 그곳이 우리에게도 있다.  용기를 가지자고, 물러서지 말자고, 전진하자고... 우리가 아팠던 시간을 되물려주지 않는 마음을 갖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 좋은 책 읽고, 우리 같은 꿈 꾸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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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 숫자 여행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2
기도 반 게네흐텐 글.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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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아가들 사이에서 인기 좋다는 소문을 듣고 구입하게 되었는데 나의 조카에게서도 효과 만점이었다.

너무 자주 읽어달라고 해서 귀찮아질 정도로... ^^

아이의 눈높이에서 만든 책이랄까.

그 강렬한 무지개빛 색감도 그렇고 입체도를 높인 구성도 매우 창의적이었다.

구연 동화 수준의 책 읽기를 요하지만 그 또한 좋은 교육이고 경험이 되리라.

조카에게 선물을 해 주고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의 조카에게도 한 권 선물했다.

만족도 역시 200% 상승.

받는 이도 기뻐하고, 선물한 나도 뿌듯한 멋진 책. 꼭꼭 숨어라...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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