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비룡소의 그림동화 7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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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토끼 형제가 주인공이다.  형의 이름은 에르네스트, 아우의 이름은 빅토르

에르네스트와 빅토르는 책을 보고 있다.  어린 동생은 책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질문도 많다.

어리기 때문일까? 빅토르의 질문은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의 질문으로 마냥 순수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대답해주는 형 에르네스트의 대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래서 나는 딱딱하기만 한 에르네스트의 대답보다 엉뚱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하고 또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 상황을 즐길 줄 아는 동생 빅토르가 더 멋지고 부럽게 느껴졌다.

글씨를 모르면 그림을 보지~라는 빅토르의 대답에서 오히려 삶의 지혜가 느껴진달까^^;;;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두 형제에게 갑작스레 위험이 닥쳤다.

책 속에서처럼 토끼에게 혼이 나는 여우가 아니라, 토끼 형제를 덮치려는 여우가 나타난 것!

두 형제는 한껏 힘을 모아 여우를 혼내준다.

바로 두꺼운 책을 여우의 입에 콱! 박아 놓은 것.

여우는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책을 빼지도 못한 채 결국 도망쳐버린다.

이 책의 제목은 "아름다운 책"이지만, 바꿔서 "쓸모많은 책"이라고 써도 될 것 같다.

엄숙한 독서 읽기보다 자연스럽게 자유스러운 독서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매번 느끼지만, 독서 연령대가 아주 어린 책이라 할지라도, 이미 성인이 된 내게도 늘 도움이 되곤 한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책이고, 쓸모많은 책일 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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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나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42
존 버닝햄 글 그림, 고승희 옮김 / 비룡소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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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존 버닝햄 동화는 대부분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아이들 동화라고는 하지만 그리 가볍게 읽히지 않았다.

환경 문제든, 장애인 문제든, 모두 뼈있는 메시지를 갖고 있었는데, 유독 이 작품은 그 중에서 가장 밝고 경쾌한 느낌을 갖고 있다.

심지어 존 버닝햄 맞아? 라고 다시 한번 저자 이름을 확인해볼 만큼^^



제목에서 나오듯이 구름 나라의 이야기이다.  부모님과 산에 간 우리의 주인공은 산에서 그만 발을 헛디뎌 떨어지고 말았다. 떨어지는 아이를 구름 나라 아이들이 발견하고는 자신들의 구름 위로 불러냈다.



아이는 구름 나라에서 신나게 놀이를 즐긴다. 천둥 번개 치는 날엔 락음악이라도 연주하듯 신나게 놀았고, 비오는 날엔 물놀이를 했고, 다시 해가 뜨면 무지개를 보며 예쁜 그림을 그렸다.



모든 것이 즐겁고 아름다웠지만 뭐가 허전한 게 있음을 아이는 깨닫는다.  그것은 가족이었다.

한 번 떠올리기 시작하자 그리움이 사무쳤고, 아이는 돌아가기를 원한다.  구름나라 여왕님은 바람을 섭외(?)하여서 아이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집에서 눈을 뜬 아이는 가족의 얼굴을 보고  기뻐한다.  이후 아이는 구름나라에서 들었던 주문을 다시 떠올려 보려고 노력했지만 주문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주문 저런 주문 모두 해보지만 좀처럼 맞아 떨어지질 않는다.  친구들은 소근소근 대며 아이가 이상하다고 하지만, 구름나라의 기억을 갖고 있는 아이는 주문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멋진 구름나라에 대한 기억을 어찌 잊겠는가.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은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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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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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카는 기러기다.  가족 모두와 다를 바 없는 물갈퀴와 부리를 가진 기러기이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깃털이 없다.  엄마 기러기는 보르카를 위해 회색 털옷을 정성스레 떠 주셨다.

추위에 힘들어하던 보르카는 큰힘을 얻고는 형제들에게 자랑을 한다.  그러나 형제들은 그런 보르카를 보고 비웃기만 하고 같이 놀아주지도 않는다.

형제들이 물속에 들어가 헤엄을 칠 때 보르카는 그 자리에 낄 수 없었다.  털옷은 한 번 젖어버리면 말리는데 너무 애를 먹기 때문이다.  형제들처럼 나는 연습도 하지 못하고 보르카는 점점 외톨이가 되고 만다.

그렇지만 가족 중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보르카가 홀로 방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날씨가 추워졌다.  식구들은 모두 따뜻한 곳을 향해 날아갔지만 그 자리에 보르카가 끼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혼자 남겨진 보르카는 지붕 있는 곳을 찾다가 어느 배에 들어간다.  그 곳에서 개와 친구가 되고 선장과도 친하게 지낸다.  런던까지 도착해서 그곳 공원에 놓여진 보르카는 다양한 새들과 동물들이 있는 그곳에서 놀라움을 맛본다.  거기서는 누구도 보르카를 보고 신기해하거나 혹은 놀림감으로 여기지 않았다.

보르카는 그곳에서 다른 이들과 어울리며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해마다 자신을 찾아주는 친구 개와 선장을 만나며 즐거이 인사를 나눈다.

작가 존 버닝햄은 이 책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가족 안에서도 소외 당하기 일쑤인 장애우를, 결국 그를 구원해 주는 것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도움은 아니었다.  다양함을, 남과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속에 스스로 부딪혀 섞일 때 스스로를 위한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족으로부터의 외면을 보여준 것은, 이 책이 어린 아이를 상대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몹시 잔인하게도 들리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솔직하고 보다 근원적 문제에 접근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역시 존 버닝햄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디 우리 모두에게 깃털 쯤 없어도 무슨 상관이야? 우린 친군데... 라는 자발적인 다짐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덧글... 그런데 기러기는 원래 추운 데서 사는 조류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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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이 생일에 누가누가 올까요? - 반대말 여행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4
기도 반 헤네흐텐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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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녀석이 다녀간 자리에 두고 간 동화책이 남아 있다.

"하양이 생일에 누가누가 올까요?"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조카 선물로 내가 준비해 준 책이었다.  조카는 이제 5살이 되어서 이 책을 읽을 연령대는 조금 지난 셈이다.

무심코 책장을 들춰보니 찬란한 원색이 눈을 사로잡는다.

아무래도 전공을 했었기 때문에 더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겠지만 검은 바탕에 원색이 이토록 도드라지게 이쁘게 만들 수 있는 작가의 실력에 감탄했다.

하양이는 말 그대로 하얀색 물고기다.  두살이 된 하양이 생일에 친구들이 와서 축하를 해준다.

친구들은 모두 둘씩 짝을 지어 왔고, 같은 종이지만 서로 대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를 테면 작은 성게와 큰 성게, 뚱뚱한 문어와 날씬한 문어, 긴 물뱀과 짧은 물뱀,  똑바로 선 새우와 구부러진 새우들이다.  (분홍색 새우는 정말 이쁘다>_<)  여기에 더러운 불가사리랑 깨끗한 불가사리가 합류하는데 더럽다고는 하지만 귀여운 무늬정도로만 보인다.

이들 모두가 하양이의 생일을 축하해주며 한자리에 모였다. 아, 우는 돌고래와 웃는 돌고래도 빠져선 안 된다.

하늘빛과 파랑색을 골고루 그라데인션으로 갖춘 돌고래의 색감 역시 탁월하다^^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하양이는 행복한 생일을 보내고 있다.

아직 두살박이 하양이에겐 선물보다도 친구들의 '축하해' 한마디가 더 행복할 듯 싶다.

유아기의 어린 아이에게 아주 좋을 책으로 손꼽을 수 있겠다.

그러고 보니, 이제 한달 반 정도 지나면 조카 녀석의 생일이 돌아온다. 금년엔 어떤 책을 선물할 것인가 고민을 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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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만약... 비룡소의 그림동화 112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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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영어 교과서에는"If"가정법을 배우면서 "네가 만약 뭐뭐 했더라면..."하는 식의 문장이 줄줄이 나온다.  그때는 참 재미 없었던 이 문구가, 이 동화책에서는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경쾌함과 엉뚱함으로 완전 무장하고 있다.

존 버닝햄의 다른 책들이 대개 '교훈'을 주면서 시사점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보다는 훨씬 가볍게, 그저 즐거운 상상만을 가득 떠오르다가 마지막에 한 번 더 웃으면 충분할 그런 책으로 보인다.

그런다고 책의 값어치가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오늘도 역시 별 다섯 개다.

네가 만약... 혹은 만약에... 이렇게 시작하는 문장들은 모두 엉뚱하고 기발하고 때로 엽기적인 상상들이다.

벌레 쥬스, 유령집에서 밤새기, 코끼리가 목욕물을 다 마셔버리기, 기구 타고 하늘에서 식사하기 등등...

때로 무서울 법한, 혹은 끔찍할 법한 상상도 간혹 있지만, 대체로, 이런 일이 정말 있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은 상상들이 가득하다.   정말로 아이 때에는 그런 상상들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건 과대망상에 가깝기도 했지만, 아이이기에 가능한, 혹은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했다.

마지막의 엔딩은 더 유쾌하다.  이 모든 상상력 대신 그저 꿈자리에 드는 것이 더 좋을 거라는 이야기는, 이 모든 상상들이 꿈속에선 가능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만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 같지만,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약이 발명된다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성공할 수 있다면 벼락부자가 될 거라고 잠시 허튼 생각을....;;;;;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네가 만약~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더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언제나 예측불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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