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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만약...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12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9월
평점 :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영어 교과서에는"If"가정법을 배우면서 "네가 만약 뭐뭐 했더라면..."하는 식의 문장이 줄줄이 나온다. 그때는 참 재미 없었던 이 문구가, 이 동화책에서는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경쾌함과 엉뚱함으로 완전 무장하고 있다.
존 버닝햄의 다른 책들이 대개 '교훈'을 주면서 시사점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보다는 훨씬 가볍게, 그저 즐거운 상상만을 가득 떠오르다가 마지막에 한 번 더 웃으면 충분할 그런 책으로 보인다.
그런다고 책의 값어치가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오늘도 역시 별 다섯 개다.
네가 만약... 혹은 만약에... 이렇게 시작하는 문장들은 모두 엉뚱하고 기발하고 때로 엽기적인 상상들이다.
벌레 쥬스, 유령집에서 밤새기, 코끼리가 목욕물을 다 마셔버리기, 기구 타고 하늘에서 식사하기 등등...
때로 무서울 법한, 혹은 끔찍할 법한 상상도 간혹 있지만, 대체로, 이런 일이 정말 있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은 상상들이 가득하다. 정말로 아이 때에는 그런 상상들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건 과대망상에 가깝기도 했지만, 아이이기에 가능한, 혹은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했다.
마지막의 엔딩은 더 유쾌하다. 이 모든 상상력 대신 그저 꿈자리에 드는 것이 더 좋을 거라는 이야기는, 이 모든 상상들이 꿈속에선 가능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만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 같지만,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약이 발명된다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성공할 수 있다면 벼락부자가 될 거라고 잠시 허튼 생각을....;;;;;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네가 만약~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더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언제나 예측불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