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인사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5
구드룬 멥스 지음, 욥 묀스터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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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평을 보고 고른 책이었는데, 막상 '죽음'의 이야기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접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어느날 갑자기 눈이 사팔이 되어버린 언니, 알고 보니 뇌종양이라는 날벼락 같은 소리.

죽음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체득되지 못할 나이에 '영원한 이별'이라고 하는 섬뜩한 상상을 해야 하는 아이의 심정이 딱 그 나이의 언어로 묘사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되도록 밝은 언어의 아름다은 이야기들을 많이 추천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때로 이런 이야기도 간절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 속 주인공과 같이 뜻밖의 이별은 누구에게든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일이니까.

그걸 어른의 언어와 사고로 아이에게 납득시켜 주는 일은 너무 어렵고 또 잔인한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비록 문학작품일지언정, 그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벅찬 슬픔의 강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프고 슬프고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교육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속 삽화도 지극히 만화적이지 않고 극화 스타일의, 현실적인 느낌이 나는 사진 같은 그림인데, 그런것도 글과 함께 아이의 이해를 돕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나중에 내 아이와 함께 이런 책을 두고서 '죽음'에 대한 공부(?)를 했으면 한다. 그런 일들이 필요할 거라 짐작된다. 혹, 함께 울어버리면 어쩌지???(별 걱정을 벌써부터 한다.ㅠ.ㅠ)

동화책을 읽고 나면, 재미나 감동보다도 교육적인 효과에 더 감탄할 때가 있다. 동화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너무 신기하고 고맙다. 내가 더 나이를 먹고난 뒤에라도, 동화책이 계속해서 나의 즐거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마음을 내가 유지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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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 1
르네 고시니 글, 장 자크 상페 그림, 신선영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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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내 아주 어렸을 적의 일들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유치원 시절 일들이 토막으로 기억나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도 단편적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 이후부터는 잘 기억이 나는데 그 이전은 드문드문 떠오를 뿐이다.

그래서, 유년시대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책들을 보면 신기하다. 그들의 일상생활을 그토록 리얼하게 만드는 작가는 분명 어른일 텐데, 그들은 그 아이들의 심리 상태와 사고 구조를 어떻게 그리 잘 파악하고 있을까?  물론,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더 많이 관찰할 테지만, 그조차도 어린 아이의 눈높이로 마음을 맞출 때에야 잘 들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니콜라 시리즈는 모두 재밌다. 일단 순수하고 맑고 어이 없기도 해서 더 재밌다. 딱 그만한 나이의 아이들이 가질 생각의 구조와 폭들이 배시시 미소짓게 만드는 것이다.

또 각 캐릭터의 성격과 설정들이 독특한데, 그래서 이 책이 연작으로 계속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장자끄 상뻬 그림을 좋아한다. 많은 선을 그리지 않음에도 필요한 움직임과 표정은 모두 들어가 있어서 마치 18세기 김홍도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익살스러움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니콜라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이 책에서 등장인물들의 기본 구조가 제일 쉽고 분명하게 설명되어 있다. 물론, 다른 책들도 캐릭터의 이름과 행동에 관련된 이유를 적당히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기왕에 순서대로 보는 것이 더 재밌지 않겠는가.

부이용 선생님의 별명이 참 안쓰럽긴 하지만, 불리워지는 별명도 없는 것보다는 '추억'이라는 이유 아래 별명이 있는 것이 더 좋다는 게 내 개인 생각.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그들의 마음밭이 궁금할 때, 이 책을 읽으면 잘 이해가 될 것이다. 아이와 부모, 그들의 관계, 그들이 이야기란, 동양과 서양의 구분 없이 모두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관계는 '사랑'으로 묶여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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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알지요 일공일삼 27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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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었던 동화책 중에서 몹시 감동적인 책이 있었는데 도무지 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겁니다.

달님 안녕? 아닌데... 요건 우리 조카 수준의 아가용 책이었는데... 비슷한 제목 뭐가 있더라????

 한 일주일 생각이 안 나 고생을 하다가, 에이 나중에 생각나겠지.. 하며 잠시 생각을 접었다.

오늘 우연히 헌책방의 책 목록을 살피다가 이 책을 보고는 아앗! 했다.

내가 찾던 그책, 바로 그 감동적이고 예뻤던 책을 찾은 것이다. 제목은 "달님은 알지요."

(이러니 달님 안녕?과 헷갈릴 수밖에..ㅠ.ㅠ)

주인공 향이의 눈과 마음으로 작품은 전개가 됩니다. 무당집 손녀라는 소리를 들으며 가슴에 멍울이 진 사춘기 언저리의 소녀가 주인공이지요.  작은 마을에는 저마다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그 상처를 서로 보듬으며 살아갑니다. 어린 아이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생각을 담는 마음의 창고가 있는데, 어른들은 가끔 그 사실을 잊을 때가 있습니다. 상처 받고 위로 받고 성장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했지요.

마지막에 할머니가 통일을 바라는 굿을 펼칠 때, 우리 고유의 '한'의 정서와, 그것의 슬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고통과 아픔과 상처를 승화시켜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과연 북한을 동족으로 잘 이해도 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이 책에서의 깊은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정말 수작인 동화는 어른들도 크게 감동시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지요.

게다가 이 작품의 큰 미덕 중 하나는, 표현이 몹시 참신하고 예쁘다는 겁니다. 너무 멋있는 문장은 따로 수첩에 적어 보관도 했었는데, 그 수첩이 어디 있더라...;;;;;

암튼, 그때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았는데, 이제 책의 제목을 찾았으니 새로 구입해서 소장하렵니다.

정말 멋진 책이니까, 나도 읽고, 또 기회가 되면 아름다운 이웃에게 선물로 줘야겠습니다.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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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5-2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보니 높임말과 반말이 섞여 있군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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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들은 '똥'에 열광한다. 뿐아니라 방귀나 그밖에 비슷한 단어들 응가 등등....을 너무 좋아한다.

나의 조카도 예외가 아니다.

어린이 집에서 방귀대장이라고 자랑질(!)도 해댄다.

아마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그 얘기를 하면 모두들 와락 웃어버리니까 그저 신이 나서 더 해대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런 특성에 착안해서 나온 책이 이 동화인데, 어느날 모처럼 땅 위로 올라온 두더쥐가 자신의 머리 위로 누군가 똥을 싸버리자 그 범인을 찾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이야기가 책의 줄거리이다.

길지 않은 내용에 여러 동물들과 그들의 '응가'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수작이라 할 수 있겠다.ㅎㅎㅎ

어른의 눈으로 보자면 에이 지저분해!하고 치부할 일이지만, 아이들 눈높이로 이 책을 들여다보면 아주 교육적인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뭐, 솔직히 냄새가 실시간으로 풍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저 귀여울 뿐이다^^ㅎㅎㅎ

아마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어릴 때도 분명 이런 이야기들에 열광하며 자랐을 것 같다.

상품의 리뷰수로도 짐작이 가지만 많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즐겁게 보고 재밌어 하는 책이다.

제목에서 선입견은 가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  추천 별 다섯 개. 쾅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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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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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고 쓰긴 했지만, 그림에서의 여우는 그닥 귀여운 이미지는 아니다. 다만 하는 짓이 귀엽고 정겹고 꼭 내 맘 같아서 공감이 간다^^

책이 너무 좋아서 책을 먹어버린 여우. 공공장소-도서관의 책도 몰래 훔쳐서 먹고, 꼬리가 길다보면 잡힌다고, 잔뜩 침 묻혀놓고 냄새를 묻혀버려서 결국 꼬리가 잡히고 말지만, 그래도 책 먹는 여우의 기이한 행각은 정겹게만 보인다.

사실 도서관에 가면 그 무수한 책들, 내가 보고 싶고 갖고 싶은 책들 때문에 어질어질할 때가 있다. (이거 일종의 중독이다ㅠ.ㅠ 치유가 힘들다...;;;;)

그것을 인간이 아닌 '여우'라고 하는 동물에 비추어 얘기를 진행하니 아이의 눈으로 보아도 재밌고, 어른인 내게도 너무 즐거운 책읽기가 되었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이 정도 책을 소화할 연령대가 된 꼬맹이가 아직 없다. 모두들 한글 떼기 전의 어린아이들. ^^

한글은 스스로 읽을 수 있을 때가 되어야 이 책이 제대로 빛을 낼 것 같은데 아쉽다.  그래도 여전히 내게는 좋은 책으로 남아 있고, 꼭 갖고 싶은 책 목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지나도 잊을 것 같지는 않다.  그때는 사서 내가 한 번 더 읽고 선물해 줘야지^^ㅎㅎㅎ

동화책은 분량도 짧고, 그림도 있고, 글자는 큼직하고, 종이도 두껍고 이래저래 기분 좋게 한다.  물론, 가격 대비를 생각하면 마냥 좋을 일은 아니지만....;;;;

어제도 전학을 간다는 학생에게 새로 주문한 책을, 읽어보지도 못하고 선물했다. (시집이었는데, 급히 알려온 터라 다른 선물을 준비할 새가 없었다ㅠ.ㅠ)  학생에게 어려운 시집일 지도 모르겠지만 만화가를 꿈 꾸는 그 아이에게 훗날이라도 좋은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선물하고 선물 받고... 값을 떠나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다.  내 조카가 어여어여 자라서 이런 책도 마구 선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글도 막 배우기 시작한 녀석이 "It's rainy"하고 외치는데, 너무 귀엽다. 어여 자라서 이모랑 책 많이 많이 읽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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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1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주문할까 말까 고민하는 책인데.. 흠.. 리뷰를 보니 아무래도 주문해야 할듯...;;;

마노아 2006-05-14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교육과 학생들을 위해 비치해 둔 책 목록에서 보고 낼름 집어 읽었어요. 읽고나서 갖고 싶어 혼났는데 이제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