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이 딸꾹
마저리 퀼러 지음, 엄희정 옮김, S.D. 쉰들러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3월
절판


최근에 읽은 아주 유쾌한 그림책이다. 애석하게도 현재는 '절판'이다. ㅠ.ㅠ

어느 날 잠에서 깨어 보니 딸꾹찔이 멈추지 않는 해골군!
침실 머리 맡의 '이곳에 평화로이 잠들다'라는 문구가 피식 웃게 만든다.



딸꾹질 하면서 씻다 보니 뼈가 막 튕겨나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딸꾹질로 고생해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난감하고 괴로운지 다 알 것이다.
고등학교 때 딸꾹질을 하면서 학교에서 돌아가자 엄마가 다짜고짜 뺨을 때렸다.
놀라서 딸꾹질은 멈췄지만 어찌나 분하던지.... 엄마는 울어버린 나를 보고 마구 웃었다. 나빴다..ㅜ.ㅜ



딸꾹질을 하면서는 작업이 순조로울 수가 없다.
삐뚤삐뚤해진 호박의 구멍들을 보시라.
낙엽들도 죄 날려버리고 말았다.



유령친구와 공놀이를 해도 공을 놓치기 일쑤!
딸꾹질을 멈추기 위한 갖은 시도를 해본다.
숨을 참아보기도 했고,




양치질도 하고 눈도 감아 본다.
물이 줄줄 새는 저 몸 구조를 보시라.
해골은 심각하지만 보는 독자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물구나무를 선 다음 물을 마셔보기도 했다.
아아, 해골의 속이 다 보인다. 어머 야해라!!



무서운 얼굴로 나타나보기도 하고 놀래켜 보기도 했지만 어느 것도 소용이 없었다.




보다 못한 유령 친구가 묘수를 짜낸다!
여기까지 다 얘기해 버리면 재미가 없으니 여기서 멈추겠다.
해골 친구는 딸꾹질을 끝내 멈췄을까?
그에게 다시 '평화로운' 잠이 찾아왔을까?
앞서 아주 유쾌한 그림책이라고 얘기했다. 난 유령이 뭘 했을지 맞췄다. 어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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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1-0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난 책이네요
마노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올해는 제가 많이 못 찾아뵙고 인사도 더디 드렸던것같아요.
점점 예뻐지시는 님 보면서 부러워했답니다.
님 어렵고 힘든 일 다 이겨내고 새해엔 복 많이 건강하게, 그리고 힘차게 나가기로 해요

마노아 2012-01-01 01:40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하핫, 덕담 고맙습니다. 우리 함께 2012년을 멋지게 시작해 보아용~

카스피 2012-01-0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해골이 참 유쾌해 보이네요.
마노아님 2011년 서재의 달인 등극을 축하드립니다.2012년 흑룡의 해,좋은일만 계시길 바라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마노아 2012-01-01 01:40   좋아요 0 | URL
소심하지만 유쾌한 해골입니다~
카스피님도 연속 서재의 달인 되신 것 축하해요~
흑룡이라니, 참 멋진 이름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2012-01-01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골이 무섭기보다 재밌어 보여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모르겠지만.ㅋㅋ

2012-01-03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4 03:03   좋아요 0 | URL
이 책 중고에 나왔길래~ 살까? 하다가 그냥 넘겼어요.
사실 딸국질을 멈추게 했는지가 궁금했거든요.ㅋㅋ

마노아 2012-01-05 16:06   좋아요 0 | URL
한 권 더 갖고 싶어서 중고 알람 설정해 놓았는데 엄청 비싸게 붙여놓은 책이 문자로 알려와서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사실 컴이 망가져서 쳐다볼 수도 없었지만요.^^ㅎㅎㅎ

2012-01-01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3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4 03:03   좋아요 0 | URL
오늘 책을 받았어요~~~ 감사!^^

마노아 2012-01-05 16:07   좋아요 0 | URL
헤헷.(^_____^)

mira 2012-01-01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궁금타 해골은 무엇을 했을까? 궁금해요. 그림도 너무 재미있고 해골도 귀엽고, 딸국질에 대한 기억도 나고 ㅎㅎㅎ

2012-01-03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2-01-0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딸꾹질 나온다 그러면 이 책 떠올리면서 처방을 하지요. 저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고, 아이들에게 즐겨 읽어주는 책이랍니다.
마노아님, 새해 복 담뿍 받으세요. 좋은 일만 잔뜩 생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살아요, 우리!

마노아 2012-01-03 21:59   좋아요 0 | URL
희망찬샘님, 새해에는 복이 담뿍, 가득가득 멋진 일들만 생기기를, 또 만들기를 소망해요. 열심히 달려봐요. 유후~

차좋아 2012-01-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책이 탐날 정도로요 ㅎㅎ 절판이라 아쉽기만 합니다 ㅋ
답은 모르겠어요 ㅎㅎ


2012-01-03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2-01-04 01:43   좋아요 0 | URL
와하하 멋져요 멋져 ^^^ 쫌만 더 생각해 볼껄~ 아쉽다 ㅋ

마노아 2012-01-05 16:06   좋아요 0 | URL
하하핫, 재밌지요? ^^ㅎㅎㅎ
 
작은 기적 - 글 없는 그림책
피터 콜링턴 지음, 문학동네 편집부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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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콜링턴의 글 없는 그림책이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날, 할머니는 잠에서 깨어났다.
불기 없이 추운 집은 바닥이 꺼져 있다.

연료도 없고, 식량도 없다.
가진 거라곤 할머님가 애지중지하는 아코디언 하나 뿐.
할머니는 눈길을 걸어 시내로 나갔다.
불빛이 번쩍이는 화려한 거리에서 할머니는 오래오래 연주를 했지만 누구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서서 있던 할머니가 주저앉게 되고, 마침내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때, 할머니의 눈에 들어온 것은 골동품 가게의 '물건 삽니다'라는 글자!

아끼던 아코디언을 팔고서 받은 돈은 지혜 판장이 전부.
눈물어린 입맞춤으로 정든 악기와 이별을 한 할머니.
그런데 소매치기에게 돈을 넣어둔 상자를 빼앗기고 말았다.
범인의 뒤를 쫓는 할머니!
이 나쁜 놈은 심지어 교회까지 털어서 모금함을 갖고 나오는데,
할머니는 결사항전으로 덤벼 모금함을 빼앗는데 성공한다.
소매치기범은 서둘러 도망을 갔고, 교회 문을 잠그고나서야 안심하는 할머니.

그렇지만 교회 안은 온통 난장판이었다.
이날 도착했던 예수 탄생을 이야기하는 인형들이 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정성껏 교회를 정리하고 인형들을 제자리에 놓는 할머니.
마지막으로 아기 예수를 마리아 앞에 놓아두고 모금함까지 제대로 세워둔 할머니가 천천히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하루종일 굶고 소매치기범과 싸우기까지 하느라 기력이 쇠해진 할머니는 그만 눈밭에 쓰러지고 만다. 이대로 할머님가 눈과 함께 사라질까 걱정되던 때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았던 인형 한 무리가 달려온 것이다.
이들은 서둘러 할머니에게 온기를 전하고 할머니를 집으로 옮겼다.

이미 날은 저물었고, 이들의 발길은 바쁘기만 하다.
골동품 가게에 가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예물을 돈과 바꾼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내민 이들은 누구? 바로 동방박사 세사람 되겠다!
이들은 할머니가 팔아버린 아코디언을 되찾았고, 할머니의 주방을 맛있는 냄새로 채울 장보기에도 바쁘다.

낡은 통나무 집이 순식간에 아늑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구멍난 바닥을 메꾸는 목수가 직업인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의 저 힘찬 어깨짓을 보시라!
양치기 목자도 트리를 장식하고 있고, 성모 마리아는 할머니의 손에 계속 온기를 불어주고 있다.

마침내 정신이 든 할머니는 자신의 집에서 일어난 기적같은 변화에 화들짝 놀란다.
생전 이렇게 멋진 크리스마스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누가 이런 선물을 주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할머니는 이 고마운 기적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아코디언 연주도 하면서 기쁜 성탄을 노래하는 할머니.
그리고 문밖에는 자그마한 발자국이 무수히 찍힌 채 별빛 아래 빛나고 있다.
이보다 더 근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또 기적이 있을런가.
한 글자도 쓰지 않고서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펼쳐낸 작가의 솜씨에 크게 놀랐다.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꺼내들었지만, 그냥 나에게 선물하는 책이 되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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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2-26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기적의 크리스마스였군요.
마노아님도 행복한 클스마스 보냈나요?^^

마노아 2011-12-26 17:28   좋아요 0 | URL
헤헷, 근사한 기적이지요?
저는 공장장님과 함께 하는 멋진 크리스마스를 외롭게 보냈어요.^^ㅎㅎㅎ

2011-12-26 0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6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6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1-12-2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호호호호 나한테 기적은 따로 있지롱 으호호호호호

마노아 2011-12-26 17:29   좋아요 0 | URL
기적의 주인공 네꼬님! ㅎㅎㅎ

희망찬샘 2011-12-27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글자없는 그림책 넘버 원 되겠습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글자없는 그림책을 관심있게 보기 시작했지요. 희망이 서너 살 때, "엄마, 감동적인 책 있잖아. 그거 읽어줘."했었지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그림읽기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이 책으로 시작합니다.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사려고 검색해 보았었는데, 구할 수 없더라구요. 절판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같은 책 읽으신 거 너무 반가워 주절주절~

마노아 2011-12-27 10:40   좋아요 0 | URL
글없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어렵지도 않고 게다가 감동적이기까지 하니 얼마나 마음에 들던지요.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왔어요. 저도 다른 책을 구할 수 없어서 무척 안타까워요. 작품 자체도 많지 않아서 속상하구요. (>_<)
 
친구들아, 도와줘!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10
자넷 스티븐스 글, 수잔 스티븐스 크러멜 그림, 최제니 옮김 / 꿈터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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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빨간 펜은 아이들의 시험 답안지를 채점하느라 아주 바쁘다.
꼬마라지만 안경까지 쓰고 있는 모습이 꼭 할아버지처럼 보인다.
책상 서랍 속 친구들은 그런 빨간 펜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빨간펜의 생각은 이렇다. 답안지를 채점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공부를 못 하고,
그럼 학교가 문을 닫게 될 테고, 담장이 허물어질 것이고,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면서 세상이 끝나버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랍 속 친구들은 불만이 한가득이다.
스테플러는 자기 등을 쾅쾅 눌러대서 아프다고 하소연을 했고,
몽당연필은 제 몸이 너무 닳아서 안 되겠다고 했다.
가위는 날이 무뎌지는 게 두려웠고, 뚜껑을 닫아놓지 않은 채 방치되어서 잉크가 바짝 마르고 말았다.
이러다가 그대로 쓰레기통에 처박히게 될까 봐 모두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친구들의 외면 속에서 홀로 밤새 일하던 빨간 펜은 기운이 빠져서 비틀거리다가 데구르르 굴러 그만 쓰레기통에 떨어지고 말았다.
빨간 펜이 사라지자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공포를 느낀 서랍 속 친구들!
저마다 달려나와서 빨간 펜 대신 일해 보려고 하지만 오히려 일을 그르치고만 말았다.

그래서 다시 머리를 모으고 힘을 모아서 빨간펜 구출 작전이 벌어진다.
자신들이 가진 재주를 동원하고 지혜를 끌어모았다.
마침내 빨간펜을 구출하고, 이제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책상 위에서 제 할일을 하며 이야기는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협력에 대한 메시지는 알겠는데, 이야기가 너무 과장된 느낌이다. 시험지를 채점하지 않으면 학교가 무너질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불편했다. 공부와 시험을 강조하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꽤나 과장된 몸짓과 언어로 이야기를 했지만, 친구들이 지혜를 끌어모아서 도움을 주는 광경은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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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은 어때? 생각나누기 2
엘레 판 리스하우트.에리크 판 오스 글, 박선주 옮김, 미스 판 하우트 그림 / 아라미 / 2011년 10월
구판절판


바다 속 아늑한 집에 문어 한 마리가 살았어요.
모두가 부러워하는 예쁜 집이었죠.
맛있는 요리도 해 먹을 수 있고, 아름다운 바깥 풍경도 한 눈에 보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문어네 집에 불청객이 들어왔어요.
커다란 꼬리가 문앞을 막고 있는데 문어는 화들짝 놀라서 얼른 도망쳤지요.

문어는 소라게를 찾아가 물었어요.
"어떡하지?"
소라게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게 좋겠다고 충고했어요. 바다는 충분히 넓으니까요.
하지만 문어는 집을 옮기고 싶지 않았어요.
해파리 떼들은 문어에게 침입자를 얼른 쫓아내라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문어는 커다란 꼬리를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어요. 자신이 없었거든요.
문어는 이번에 고래를 찾아갔어요. 커다란 몸집만큼 생각도 커다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고래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고래는 집도 없었고, 집이 필요하지도 않았거든요.
바다 깊은 곳에 있는 곰치는 문어에게 가장 현명한 조언을 해주었어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생각해 보자고 했거든요.

문어네 집에 침입자가 들어온 것에 대한 소문이 바다에 널리널리 퍼졌어요.
많은 친구들이 저마다 입을 모아 제 생각을 얘기했어요.
문어는 그 모든 이야기들을 듣고 곰곰히 생각했지요.
그리고 결정을 내렸어요.
자신의 집에 들어선 그 이에게 상냥하게, 아주 상냥하게 떠나달라고 부탁을 하기로 말이에요.
결심을 굳힌 문어가 커다란 꼬리의 주인에게 비켜달라고 말을 꺼내려는데, 조그마한 목소리가 흐느끼듯 말하는 거예요.
"도와줘요! 누구든 날 좀 잡아당겨줘요. 머리가 박혀서 꼼짝을 못하겠어요."
문어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힘껏 꼬리를 당겼어요.
조언을 구할 때처럼 친구들의 도움을 구한 거예요.

그리고 마침내 꼬리가 빠지자 아름다운 인어공주가 나타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무서운 침입자가 들어왔다고 내내 발만 굴렸던 거예요.
문어가 상대를 향해 화를 내고 공격을 하고 내쫓기부터 했다면 아주아주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을 거예요.
침착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상냥한 방법을 쓴 문어가 참 따뜻한 친구네요.

파스텔과 크레용의 느낌으로 그린 그림이 참으로 예뻐요.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묻는 자세도 훌륭하고요.
배울 점이 많은 문어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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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록의 크리스마스
아츠코 모로즈미 그림, 모 프라이스 글, 한강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품절


크리스마스의 아침이 밝아오던 날이면 산타 할아버지는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달리기 바빴어요.
사람들 눈에 띄게 되면 마법을 영원히 못 쓰게 되기 때문에 부랴부랴 움직여 보지만,
해마다 찾아가야 할 집은 늘어나고, 산타 할아버지는 배달 일이 점점 힘들어졌어요.
함께 선물을 배달하던 요정 엘윈도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 고민을 해주었죠.

그러다가 엘윈은 묘안을 짜냈어요. 다른 요정들의 도움을 받아 모두의 마음에 드는 설계도를 작성하고, 그 도면에 따라 멋드러진 썰매를 만든 것이지요.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는 여전히 걱정이 되었어요. 이 멋진 썰매를 누가 끌 수 있느냐는 거죠.
요정 엘윈이 다시 좋은 생각을 해내었어요. 썰매를 끌 수 있는 동물을 구하는 광고를 낸 겁니다.
많은 동물들이 산타 할아버지를 찾아왔어요.
이들도 모두 크리스마스에 어린이 친구들에게 선물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나봐요.
하지만 썰매를 끌 수 있는 동물을 찾는 건 쉽지 않았어요.
코끼리 아저씨가 저 육중한 몸으로 지붕 위에 올라앉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선물보다 더 큰 배상비를 지불해줘야 할 거예요.
굶주린 악어들은 또 어떤가요. 요정들이 오히려 악어들을 피해 도망가는 사태가 벌어졌답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던 어느 개는 땅을 내려다볻가 무서워서 그만 추락하고 말았고요,
그밖에도 많은 동물들이 도전했지만 결과는 모두 같았어요.

산타 할아버지의 고민이 컸음은 물론이겠죠? 그런 와중에 크리스마스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 순록이 할아버지를 찾아와 도움을 구했답니다.
친구 순록이 계곡에서 떨어져서 다리를 다친 거예요.
산타 할아버지는 썰매를 순록을 위한 구급차로 사용했어요.
순록도 힘을 모아 썰매를 끌었구요.
그리고 깨달았죠.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에 환상 궁합은 바로 순록이라는 것을요!
할아버지가 휘파람을 불자 썰매는 하늘을 날았어요.
이제 산타 할아버지와 요정들은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아무 걱정이 없어요.
하늘을 날아 척척 배달을 도와줄 순록떼들이 있으니까요.

그 순록의 이름이 루돌프냐고요?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저 많은 친구들 중에 하나는 분명 '루돌프'란 이름을 갖고 있을 거예요.
잠이 설핏 들었는데 산타 할아버지가 드나드는 기척을 느꼈다면?
센스 있게 모른 척 해주세요. 산타 할아버지가 들킨 것에 놀라서 다시 안 찾아오면 어떡해요.
오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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