뿡뿡이의 모험 - 전4권
매튜 프라이스 지음, 스티브 오가드 그림, 황윤정 옮김 / 달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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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반가워한 어느 님의 페이퍼를 보고 냉큼 주문해 버렸다.  조카 녀석이 생각나서.

조카는 이제 다섯 살인데 아무래도 사내 아이니까 자동차가 주인공인 책을 기뻐할 것 같았다.

책은 어제 도착했고 조카는 일요일에나 볼 수 있으니 내가 먼저 열어 보았다.  가방처럼 생긴 비닐 백에 책 네권이 담겨 있고, 사은품으로 주는 자동차 역시 작은 비닐 가방에 들어가 있다.  책도 자동차도 예상보다는 모두 작았지만 앙증맞은 귀여움이 있다.

이 책은 입체북인데 꼬마 자동차 뿡뿡이의 모험과 선행과 욕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정성들여 만든 입체북의 손길이 참 신기하고 또 놀라웠다.

다만, 책을 너무 급하게 만든 티가 난다.  접착제가 주변에 남아 있는지 책장이 잘 안 떨어지고, 딱 한 부분이었지만 입체북 나오는 곳의 종이가 꺾여서 작동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기름 칠해 주듯이 몇번 조심스레 손으로 당겨주어야지 아니면 책들이 다 입체북인 지도 모르게 잠잠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어린 애들이 거칠게 당기면 책이 상할 수가 있으니, 먼저 어른이 넘겨보면서 손질해둘 필요가 있겠다.

외형적 실수가 좀 보이지만 그럼에도 책의 교육적 가치라던가 창의력을 높이 사서 기꺼이 별 다섯 개를 준다.   조카도 나만큼 기뻐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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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10-2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로 참 좋을꺼 같애요,,,어디보자,,주변에...다섯살배기 사내녀석,,,없능가?????????ㅎㅎㅎ

마노아 2006-10-25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지금 할인 쿠폰 발급 중이라서 얼른 샀어요. 선물하면 좋아라 할 것 같아요. 생각보다 부피가 작은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6^^
 
어설픈 경쟁
장 자끄 상뻬 지음, 이건수 옮김 / 미메시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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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거창한 꿈이 소박하고 따뜻한 내음을 풍겼다면 이 책은 좀 더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난 나를 모욕한 자들을 항상 관대히 용서해 주었지.  하지마 내겐 그 명단이 있어.


이 문장을 보고서 몹시 크게 웃었더랬다.  그리고 씁쓸한 미소를 지어야 했던 것은 내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이다.  겉으로는 용서하는 척, 관대한 척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끝내 꺾지 못하는 고집에 가까운 불편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이다. 


당신이 이토록 그림을 좋아하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창고 안에는 거장들의 그림이 상자 안에 고이 포장된 채 감시 카메라의 세례를 받으며 보관되어 있었다.  이 그림이 보여주는 풍자, 그리고 꼬집고자 하는 세태 역시 우리의 일상 속에서, 내 모습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우리는 얼마나 치레적으로 소모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체스판 위의 말들은 테이블 모서리 끝에 아슬하게 달려있는 왕을 일제히 공격한다.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 사회 소외된 사람들, 흔히 ‘왕따’라고 지칭되는 그들 불쌍한 영혼들이 떠올랐다.  벼랑 끝까지 몰아낸 것도 모자라서 끝내 추락하는 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못된 심사들,  그 그릇된 군중 심리에 혹 나는 동의한 적은 없는지... 방관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커다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사다리까지 타고 올라갔던 사내는, 그림을 진행시키기 위해 사색을 하고 산책도 하고 방황도 하면서 그렇게 공을 들여 그림을 완성해 갔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완성한 그림은 그 어떤 것도 아닌 그 자신의 자화상이었다.


결국 우리가 긴 시간 투자하고, 또한 소모하여서 찾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 아닐까.  우린 우리 자신을 찾기 위해서 그렇게 오래도록 방황도 하고 교제도 하고, 삶을 소비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또한 정작 돌아와야 할 곳도 내 자신이지 않을까......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편집증처럼 모두 기억해야만 하는 사내.  그가 하루 종일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의 내용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9월 16일 월요일.  혼잡, 소음. 비.


그게 전부였다.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또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우리 때로 삶의 여러 과정들 중에서 너무 크고 대단한 것만 추구하고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아주머니를 도와준 예쁜 아가씨, 여태 나 몰라라 했던 행인들이 그녀의 짐을 서로 나눠지고자 한다.  그녀가 모든 짐을 덜어내고 자신의 갈 길로 들어서자 당황하는 행인들의 표정.


역시 우리의 세태를 꼬집는 해학적인 풍자였다.  크게 기분 나쁘지 않게, 조금 쓰게 웃게 만드는 적당한 매력.


어설픈 경쟁은, 정말 ‘경쟁’의 원리와 도리를 알지 못하는 우리들 모두의 어설프기 짝이 없는 경쟁적인 삶을 쏙쏙 집어서 꼬집고 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만들게......  한 번 더 나를 돌아보도록 만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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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꿈
장 자끄 상뻬 지음, 윤정임 옮김 / 미메시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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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로 알게 된 작가 장 자끄 쌍페.  그의 작품을 더 접하고 싶었지만, 절판된 책들이 있어 아쉬워했던 차, 도서관에 꽂힌 책을 보고 무척 반가워 했더랬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동화적 감수성에 따뜻한 미소가 번지는 그런 내용일거라고 짐작했는데, 책을 읽어보고는 조금 뜻밖이었다.  물론 앞서 한 권, 두 권의 책을 읽어본 내가 작가의 성향을 지레 짐작하는 것은 몹시 오만한 일이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기에 적잖게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뭐랄까.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은 아니라고 본다.  청소년들조차도 이 책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어른이 된 나도 작가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바로 찾을 수가 없어서 한참을 헤맸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작가의 저작 의도를 다 파악했다고 자신하지도 못하겠다. 

 

또 이 그림책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를 긴 줄거리로 쭈욱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장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배경으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더 당황스러운 것은 그러면서도 하나의 통일성을 갖고서 내용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나의 느낌은, 도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메마른 감성과 도식적인 생활에 지쳐 있다가 문득 느끼는 시골의 풍경, 어릴적 추억 같은 옛 냄새에 대한 향수와 비슷한 색깔이다. 


모든 변화에는, 설사 몹시 바라 마지않던 것일지라도, 우울함이 배어있다는 작가의 고백, 떠난다는 건 조금씩 죽어 가는 일이니까....


이 문장이 주는 느낌이 꼭 그런 것이다.  바다 끝 해안 가에는 호텔과 같은 큰 건물이 있고, 모래사장엔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구두를 두 손에 들고 바닷물에 발을 적신 채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그림도 역시 같은 느낌으로 사무친다.  나 역시 도시에 살고 있고, 가끔은 그 생활에 지쳐서 풀내음 나는 시골 풍광이 그리워지니까 말이다.  열려진 창문으로 내가 보낼 편지가 담길 우체통과, 내게 도착할 편지가 닿을 편지함이 보이는 작은 방, 그 안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정겨운 모습.


이 책은 그렇게 너무나 많은 그리운 내가 묻어 있다.  그렇다고 그 ‘그리움’만이 책의 내용 전부도 아니다.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만들고, 한 번 더 곱씹어 보게 만드는 그림과 글들...

그렇게 장자끄 상뻬는 내게 동화작가에서 소설가로, 시인으로 다시 만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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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 라울 따뷔랭
장 자끄 상뻬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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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만난 것은 나름대로 횡재였다.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미술 관련 책꽂이에 꽂혀 있었으므로 찾았다는 게 신기한 책^^


장 자끄 상뻬 책은 매번 참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라고 느낀다.  그의 책이 동화적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고, 이 책을 즐길만한 연령대도 어린이보다는 어른이 더 적합할 것이다.  (그림이 있는 소설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지만^^;;)


 

자전거에 너무 정통하고 박식한 사나이 주인공 따뷔랭은, 자전거로 너무 유명해서 그 마을에서는 자전거를 아예 ‘따뷔랭’으로 부른다.  그러나 이 사나이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있으니, 바로 그가 두 발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것이다.(제목과 달리 세 발 자전거는 균형을 맞춰 주므로 탈 수 있다^^;;) 이거 참 황당한 고민이지만, 동시에 몹시 심각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 그리고 ‘당연’하다고 믿는 것이 사실은 아닐 때, 당사자는 이것을 감추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자연스럽게 혹은 당당하게 고백하기에는 그 자신이 너무 유명해져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주인공 따뷔랭씨는 이 고민을 고백했다가 오히려 반한 여자에게 딱지를 맞기도 하고, 후에 알게 된 사진 작가와의 우정 전선에 큰 위기를 맞는 지경에 이른다. 

 

그런데 여기서 더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진작가도 그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자였던 것이다.  그 자신의 실력으로는 제대로 된 사진을 포착하지 못하는, 실수 투성이였던 것이다.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기 직전까지 가게 되면서 작품은 끝을 맺는데, 책을 덮으면서 발그레 웃게 되었다.  그 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군상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상 내 모습도 전혀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그 타는 목마름도, 허영을 기반으로 한 명예욕도 말이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고 밉지 않은 것은,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런 우리네 사람 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 심정을 잘 포착해서, 그만의 언어로, 그만의 그림으로 잘 표현해낸 것이다.  예쁜 책이다.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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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18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 자끄 상뻬!!^^;;

마노아 2006-10-18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이름이에요^^

하늘바람 2006-10-1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자크 상페 하고 브르고 싶어요. 역쉬!

마노아 2006-10-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늘바람님! 하고 부르고 싶어요^^

비로그인 2006-10-1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를 빨리 부르면 마누라.

마노아 2006-10-1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핫, 댓글 브리핑에 '마누라' 보고 뭔가 했습니다. ^^ㅎㅎㅎ

짱꿀라 2006-10-25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주 괜찮습니다. 저도 여은이에게 읽어 주었습니다. 아주 좋아하던데요.

마노아 2006-10-25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도 크게 공감이 갔나 봐요. 저도 보면서 안심도 되고 위로도 되고 막 그랬거든요^^
 
괴테의 숫자가 마법에 걸렸어요 - 생각이 넓어지는 그림책 4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글, 채운정 옮김 / 산하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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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괴테가 쓴 <파우스트>를 보고 에를부르흐라는 화가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든 책으로 <파우스트>의 1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 그리고 마녀가 등장하는 <마녀의 부엌>에서 마녀가 하는 말이다.”..... 라고 책은 소개하고 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그 작가 괴테? 라는 놀라움에 학교 도서관 서가에서 집어든 책이다.  사실 다른 책을 찾다가 책이 너무 괴상하게 길어서 집어들었는데, 작가의 이름을 보고 의심 않고 펴든 것이다.


그런데...... 책장을 모두 넘기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헉... 이게 무슨 말이지?

마녀가 했던 말이라고는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이 4-7세 유아를 대상으로 만든 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머리 속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혹 파우스트를 못 읽어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일까?  하지만 아이들이 그 책을 읽고서 이 책을 볼 리도 없잖아?  이거 철학 쪽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책이 아니었을까?  갖가지 생각으로 머리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다가, 마침내 내린 결론은 아이들은 읽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의 나야 머리도 크고 생각도 많고, 내가 갖고 있는 사회적 경험과 지식의 총체로 책을 이해하려 들지만, 어디 아이들이야 그런가?  그네들은 정말 숫자가 마법에 걸렸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접할 것이지 않는가.  이해할 수 없는 숫자 놀이도 마법사의 주문처럼 그들은 단순하게 생각할 것이고,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그 놀이도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난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만든 책을 어른의 키와 눈높이로 읽어보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떼를 쓴 것에 불과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오는데...  솔직한 지금 심정으로 아이를 데려다 놓고 이 책을 읽게 한 다음에, 아이의 ‘해석’을 듣고 싶다.  왜냐하면 난 아직도 이해 불능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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