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굴렁쇠 과학동화 - 전42권
두산동아 편집부 엮음 / 두산동아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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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카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서 기다리는 동안 보게 된 동화책이다.  짧게나마 리뷰를 요약해 왔는데 책이 없어서 섭섭하려 했다.  그런데 찾아졌다.  전집이어서 검색이 안 되었던 건가?  설마 절판이어서 책이 안 나온 것은 아닐 테지?

내가 읽은 것은 두권이다.

5번의 "아기새 꾸루 이야기"와 11번의 "또또와 뚜뚜의 지구 여행"이다.

아마도 다른 시리즈도 모두 그러리라 여기는데, 이 책의 매력은 사진과 그림의 적절한 조화에 있다.

'과학동화'라는 타이틀에 알맞게 그에 관한 적절한 자료도 첨부되어 있다.

아기새 꾸루 이야기에선 어린 백로가 주인공인데 여러 새들을 탐방(?)하는 것이 줄거리이다.  새들에게 날기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새들 중 가장 크다는 타조도 보고, 또 새들 중 가장 헤엄을 잘 치는 펭귄도 알게 된다.  그러나 두 새는 모두 날개가 퇴화되어 날 수가 없다.  꾸루가 질문을 던진다.  크기 때문에 날 수 없냐고.  그건 아니라고 한다.  펠리컨 같은 새는 크지만 날 수 있으니까.

타조는 무려 시속 90km로 달린단다.  그렇게 빨리 달리다 보니 날개의 필요성을 잊게 되었노라고.

맨 뒤 보조 자료에서 조류는 파충류에서 진화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왜 나는 금시초문일까..;;;;

큰 파충류(공룡 등등)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빨리 도망치다 보니 날게 되었다고 책은 설명한다. 
흠. 공룡은 멸종되었지만 새들은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또또와 뚜뚜는 외계인인데 우주선이 망가져서 지구에 불시착했다.  지구를 두루 돌아보는데, 지구의 나이가 45억년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사실, 어른인 내게도 45억년이라는 숫자는 너무 거대해서 잘 감이 안 오는데, 어린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서 이 수치를 어찌 이해할까 싶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태양계의 9행성이 나오고 지구의 공전까지 나오는데, 이건 너무하지 싶다.  구색 맞추기가 아니었다면 이런 내용은 좀 걸러둘 필요가 있으니까.(그남 명왕성이 출연하는 것을 보고 감개 무량했달까...;;)

지진과 화산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겠지만, 난데 없이 땅이 갈라지고 용암이 분출되어 다칠 위기에 처했는데 구급차가 달려와서 구해줬고, 친절한 지구인에 감동 받아 지구에 더 오래 있기로 결정했다는 결말은 너무 작위적이었다.

나머지 시리즈를 제목만 쭈르륵 훑어본 편이라 어떨 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만족하는 수준이었다.  요새는 아이들 책이 워낙 잘 나와서 이 책의 절판을 아쉬워할 이는 별로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꽤 공을 들인 삽화와 사진이던데 내가 조금 아쉽다. ^^

덧글)헌데 백로와 고니와 백조는 어떻게 다른 새지?  펠리컨이 부리에 아이를 담아 온다고 말해지는 그 새이던가???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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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1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바로 추천들어갑니다.

마노아 2006-11-10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

씩씩하니 2006-11-1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도서구입비 갑자기 2천만원이라 부담중인대..지금 바로 구입하라고 추천했지요,,,지금 소장중이 아니라면 너무 큰 도움에요~~~

마노아 2006-11-1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절판인데, 출판사 통해서 구할 수 있을까요? 구해지면 좋겠어요^^;;;
 
소년왕 - 제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18
조은이 지음, 유준재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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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경표는 불안정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 보면 어느새 자기 전에 입지 않았던 옷을 입고 있고, 밤 중에 거실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온종일 오디오만 끼고 계시고, 엄마는 보지도 않는 텔레비전에만 몰두하며 두 분은 서로 대화하지 않은 채 각방을 쓰신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낙인' 이론에 따악 맞게, 아이를 다그치기 일쑤고, 경표는 이래저래 시달리고 있다.  그러던 중, 꿈인지 환상인지 모를 공간을 통해 경표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달온'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거울왕의 세계를 다녀온다.  어린 아이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 그곳에는 노인들만이 살고 있을 뿐이고, 거울왕은 비밀의 방 등등 알 수 없는 얘기만 한다.

경표는 순식간에 현실로 돌아오고 다시 순식간에 이 세계로 빠져든다.   아이의 혼란스러운 의식은 현실 세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둑이 아닌데 도둑으로 몰리고, 열심히 공부해 놓고도 이혼을 얘기하는 부모님께 반항하는 마음으로 시험을 엉망으로 보았더니 담임 선생님께 반항한다고 무섭게 맞기도 했다.  누구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누구도 자신의 입장을 고려해 주지 않는다.  매를 든 선생님은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었노라고 자신을 항변할 뿐이다. 

'몽유'를 통해서 다시 이 세계로 빠져든 경표는 행복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분리 보관하고 있는 달온이 사실은 가면을 쓴 거울왕임을 밝혀낸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달온.  그리고 거울왕의 행세를 하고 있는 달온.  경표는 행복 속에 잠적하고 싶은, 슬픔을 분리해 내고 싶은 자신을 깨닫지만 그게 문제의 해결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작품은 환타지 소설처럼 현실같은 환상을, 환상같은 현실을 교차해서 어지럽게 보여주는데, 그러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경표가 열에 들떠서 제 정신이 아니었을 때 제일 먼저 아버지의 오디오를 부순 장면은 그 날카로운 한계의 끝을 보여준다.  아버지를 돕고 싶은 마음에 오디오를 청소하다가 망가뜨렸을 때 아버지가 보여준 그 차가운 모습, 엄마가 집을 나갔는데도 걱정마라 한마디로 끝냈을 때 경표는 오디오가 고장 났어도 저리 말할까 생각한다. 

경표가 도둑질한 게 아니라고 항변할 때, 선생님은 "증명해 봐!"라고 잘라 말했고, 어머니는 믿어달라는 애원에 "믿게 해야 믿지!"라며 아이를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버렸다.  자칭 타칭 범생이 미진이가 도둑질의 주범이었고, 컨닝을 했고, 경서를 이용해 먹은 것을 알면서도 선생님은 방치 했고, 미진이는 자신만의 논리로 자신의 잘못을 은닉하고 또 합리화 한다.  경표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화가 나고 답답하다.

자신의 폭주 이후 부모님은 냉전은 끝냈지만, 재결합의 의지를 보여주진 않았다.  작품은, 어설픈 해피엔딩을 도모하지 않는다.  현실은 늘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으니까.

선생님이 찌질이 게임유저였다는 작은 반전은 이미 예상된 것이었으므로 크게 속시원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어 쓴웃음을 짓게 했다.

깔끔한 흰색 표지에 알록달록 왕간, 그리고 번쩍이는 제목(독특한 소재를 썼는데 뭔지 모르겠다.  각도에 따라서 다르게 반짝인다.), 또 환타지를 보여주는 재미난 그림들이 몹시 인상적이다.  작품은 꽤 거칠게 쓰여졌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진솔한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  초등학교 5,6학년 이상 권장 소설인데, 아이들은 이 책에 비쳐진 어른들의 모습과 자신들의 내면이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아마, 크게 공감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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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5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11-0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덕분에 재밌게 읽었어요. 아마 논스톱으로 읽은 것 같아요. 신나던걸요^^(선생님 너무 미웠어요ㅡ.ㅡ;;;)
 
금단 현상 -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5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보냈던 시간의 터널을 지나오면, 그 터널 속의 내 모습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도 그랬었지만, 내가 그랬다는 것은 잊기 쉬워진다.

어린 학생들을 대할 때, 무수한 경우에 화가 치민다.  너무 예의가 없어서, 너무 버릇이 없어서, 너무 말을 안 들어서... 이런 식으로 이유를 붙이다 보면 끝이 없을 만큼 왜 야단을 쳐야 하는지 꼽을 수가 있다.  누군가는 야단을 맞음으로 태도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귓등으로도 안 듣기도 한다.  가끔은, 뉴스에서 보는 학생이 선생 쳤네.. 라는 기사가 남의 얘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상당히 비극적인 일이다.

그러나 또 많은 경우, 아이들은 역시 아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철이 없고, 다만 예의가 부족할 뿐, 그 나름의 순수함은 가지고 있다고... 내 마음은 상했던 감정을 다독인다.  그리고 또 다시 말썽을 일으키고 속을 뒤집으면 '철이 없다고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것은 아니야!'라는 입장이 머리를 쳐든다.

어느 쪽이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배려해 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데, 내가 그맘 때였을 때가 잘 기억이 나지 않거나, 나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게 크기 때문에(사실이 그렇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공감이 안 될 때가 많다.  나의 이해는 '관념적'이기 일쑤다.

그런데, 이금이씨의 동화를 보면, 정말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의 언어로, 아이의 입장에서 얘기를 이끌어 나간다.   전작 유진과 유진을 너무 인상깊게 보았던 터라, 이 작품이 나왔을 때 많이 기뻤다.

금단현상이란 제목을 보고 단번에 '인터넷?'이란 단어가 생각났는데, 이 작품은 여러 동화의 모음집이며, 금단은 꼭 인터넷만은 아니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평범한 소재를 특별하게 이끌어 나가는 그녀의 재주를 여실 없이 보여준다.   아이들 사이의 우정과 오해, 나름대로의 자존심 싸움, 또 약간의 성숙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뿐아니라, 부모님과 조부모, 가족 사이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막연하지 않고 관념적이지 않고,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이야기 구조가 어른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선다. 

추천사에도 나오지만, 이 작품은 아이들이 읽고 또 어른들이 읽고 그렇게 가족이 함께 볼 때 더 의미깊은 책이 될 듯 싶다.  그렇게 보고 싶은데... 우리 집에선 내가 추천하는 책을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 그래도, 누군가에게 많이 많이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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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 세상의 빛을 밝히는 스위치, 철학이 있는 그림 동화
라우라 오르솔리니 지음, 박영선 옮김 / 아리솔(중앙교육진흥연구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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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주 따스하게 보이는 책이다.  약간 우둘툴한 종이 위에 목탄이나 파스텔 같은... 가루 성분의 재료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는데, 그래서 질감이 느껴진다.  빛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빛의 느낌도 아주 잘 묘사하였다.

주인공은 호기심이 많은 아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것은 엄마, 아빠, 그리고 빛이라고 했다.  헌데, 빛이 없을 땐 엄마 아빠도 보이지 않았노라고, 당연한 거지만 또 당연하게 의문을 갖지 않는 질문을 녀석은 던진다.

스위치의 존재를 알게 되니 궁금함은 한결 해소되었지만, 온 세상의 빛은 누가 끄고 켤까, 녀석은 또 궁금해진다.  하늘 높이까지 올라가 보아도 궁금함은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누구도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질문을 피하거나 다른 엉뚱한 질문을 던질 뿐이다.  그 사이 아이는 그가 원하던 대답 대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여기까지는 이 책이 표방하는 것처럼 뭔가 철학이 담긴 이야기 같았는데 그 다음 전개가 조금 느닷 없다.

아이는 질문을 해결해 줄 마법사를 만나는 것이다.  마법사 역시 질문에 원하던 대답을 해주진 않았지만, 아이는 원하는 것을 모두 만들어낼 수 있는 재주를 얻게 된다.  동화 작가가 되었다는 이야기일까?

제목도 마음에 들었고, 그림도 참 좋았는데, 내용은 좀 아리송에 엉뚱하고 또 식상하기도 했다.  그래서 야박하지만 별 셋으로 마무리 한다.  그림은 참 좋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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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공주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5
김승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비룡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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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 신화에서 바리 공주 이야기를 예전에 읽었지만, 그때도 난 바리공주 스토리가 그닥 좋지는 않았다.

의도하고자 하는 교훈은 알지만, 그래도 그건 좀 심하다 싶었다.

딸 내리 일곱에 아들 바라던 임금님이 일곱째 딸을 갖다 버리라고 한다.  더위먹어 죽으라고, 추위에 얼어죽으라고, 혹은 뱀을 풀기도...

그럼에도 우리의 주인공은 꿋꿋이 살아남고 바닷물에 던져졌어도 어느 노부부에게 구출 당해 자란다.

어느 해 임금님은 죽을 병에 걸리고, 고이 키운 여섯 공주는 아버지를 위한 약을 구하러 갈 엄두도 내지 않는다.

힘겹게 바리 공주는 부모님을 만나고,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찾으러 머나먼 길을 떠난다.  혹독한 시련 끝에 바리 공주는 명약을 찾아오고,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를 살려놓는다.

뿐이던가.  그 와중에 약을 얻어내기 위해서 혼인하여 일곱 아이까지 둔다. 허헛...

그래서, 이야기 구조만 보면 대단히 짜증날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이 책에 별 다섯을 기꺼이 줄 수가 있다.

일단, 책이 엄청 고급스럽다.  종이의 질감이 참 좋았다.  좀 두꺼운 편이었고.
그리고, 그림에 엄청 공을 들였다.  전통적 색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절대로 고루한 느낌이 들지 않고, 어린이들의 혼을 빼놓을 만큼 예뻤다.

그리고, 바리 공주의 이름의 유래라던가, 그밖의 상황 설명을 노래로 엮어냈는데, 그래서 이 책이 오디오 북으로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의 따스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정감있게 들려주면 분위기 너무 좋을 책.

그렇지만 요새 아이들은 약아서 바리 공주를 버린 임금님을 욕한다던지, 혹은 바리 공주 바보라고 하지 않을까? ^^

그걸 제대로 설명해 주는 것도 엄마의 몫! ^^ 이번에도 비룡소 책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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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재동 선생님도 <바리공주>애니메니션 만든다고 했는데 엎어진거 같은데..난 별루던데, 스토리로 자주 만들어지는 이유 모르겠던데요..
리어왕하고 비슷한가..

마노아 2006-10-2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뮤지컬인지 연극인지도 있었구요. 자주 회자되고 있어요. 좀 인위적인 내용이 많아 전 불편했어요. 그래서 책으로 보았을 땐 싫었는데, 그림이 있는 동화로 보니 좀 더 관대해졌나 봐요. 리어왕보다 더 심한 것 같아요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