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
레인 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01/pimg_787603133757423.jpg)
아주아주 옛날, 우리 증조할아버지가 태어났을 땐 컴퓨터나 휴대 전화는 물론 텔레비전도 없었던 시절!
농장에서 살았던 할아버지는 돼지도 치고 옥수수와 당근도 길렀대요.
닭도 기르고요. 나무로 표현한 할아버지의 닭이 아주 늠름해요. 마치 날개를 펼치기 직전의 공작새 같아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01/pimg_787603133757424.jpg)
할아버지는 4학년 때 수두에 걸려 온몸에 물집이 생겼대요. 나무에 마치 앵두가 가득 열린 것 같은 모양새예요.
새도 빨간 열매를 입에 물고 있어요. 재치 넘치는 그림이죠.
할아버지는 학교에도 못 가고 집에 있어야 했답니다. 그때 비밀 정원과 마법사와 꼬마 기관차 이야기를 읽었대요.
할아버지 안에서 쌓이는 문화적 감수성은 이렇게 나무 가꾸기로 다시 탄생했겠지요? 멋진 재능이에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01/pimg_787603133757425.jpg)
중학생이 되었을 때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생겼답니다. 귀밑 머리 나풀거리는 앳된 소녀였을 거예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요. 원예사가 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세계대전이 일어나서 전쟁에 나가야 했답니다.
빨간 꽃잎같지만 저것은 피흘리는 전쟁의 참상을 떠올리게 하네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01/pimg_787603133757426.jpg)
어느 날 작은 카페에서 만난 아가씨와 할아버지는 사랑에 빠졌어요. 어쩌면 그 카페 종업원이었을지도 몰라요.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나고 결혼했대요. 웨딩케이크로 분한 나무 케이크가 웰빙 녹차 케이크로 보여요.
두 분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대요. 싸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지만 그건 할아버지 말씀이고요. 진실은 아무도 몰라요!
두분은 아들딸도 많이 두셨어요. 손주는 훨씬 많이 생겼지요. 증손자도 생겼는데 그게 바로 저예요.
저 속에서 월리를 찾아라!도 가능하겠어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01/pimg_787603133757427.jpg)
증조할아버지는 기억력이 참 좋으셨어요. 지금은 많이 늙으셔서 밀집모자를 머리에 쓰고서도 찾게 되는 일이 생겼지만요.
하지만 괜찮아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정원이 모든 걸 기억하니까요.
이 정원은 할아버지 그 자체예요. 할아버지의 인생, 거기서 파생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01/pimg_787603133757428.jpg)
그리고 아마도, 이 귀여운 증손자도 할아버지를 엄청 닮을 것 같아요.
이야기 정원의 이야기 숲은 앞으로도 계속 오래오래 푸르를 거예요. 대를 이어, 역사를 담아, 이야기를 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