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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첫마음 빼앗길까봐

해가 떠도 눈 한번 뜰 수가 없네

사랑했던 첫마음 빼앗길까봐

해가져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네

 

                                  - 정호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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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무엇인가?

문득 돌이키어 존재의 꼬리를 쫓는

보일듯 보일듯

그러나 희뿌연 연기만이 허공에 가득차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가야금 소리

더듬더듬 걸어가는 저 길가에

노파가 앉아서 가야금을 켜는데

줄없는 가야금에서 나는 소리라

여보게 나그네

여기 와서 앉게나

뭐 그리 바삐 걸을 이유라도 있나

세상 끝이라도 가려는 것인가?

내 가야금 곡조 한곡 들어보게

이게 바로 내 인생이라네

곡조 소리에 눈을 감고

선율을 타고 깊이 깊이 내려가는데

아, 무엇인가?

온우주가 그 선율 하나로 가득차는데

그 천상의 선율을 따라

우주가 춤을 추네

문득 주위 고요해지고

눈을 뜨고 보니

노인도 가야금도 간 곳 없네

가슴은 아직도 가야금 선율에 떨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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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푸른 나무 그늘진 뜨락에서 이따금 새가 지저귄다.

부채를 들어 책상을 치며 말했다.

"이것은 내 날아가고 날아오는 글자이고, 서로 울고 서로 화답하는 글이로다. 오색 채색을 문장이라고 한다면 문장으로 이보다 나은 것은 없을 것이다. 오늘 나는 책을 읽었다."

 

                                                                                                    - 박지원,  答京之之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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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와 사슴의 무리

쑥대로 이은 집.

창 밝고 사람은 고요한데

배고픔을 참고서 책을 보노라.

 

 

                               - 송시열,  書畵像自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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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9-2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쩍 마른 몸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
글을 쓰지도 세상에 나아가 이름을 떨치지도 못하는 나.
이렇게 평생 글이나 읽으며 살리라.

파란여우 2005-09-27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소와 개구리만 친구로 있는 집
그러나 가만 보면 하늘도, 벼 이삭도, 귀뚜리도 있는 집이라네
달은 없어도 별이 있어 풍족하고
저녁먹고 뜨신 숭늉 한 사발로도 뱃속이 따듯해져 오면
읽던 책을 덮고 고양이처럼 잠을 자리라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부싯돌 번쩍이듯 찰나에 맡긴 이몸.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입을 벌려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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