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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지나가고 밤꽃은 지고

밤꽃은 지고 꽃자리도 지네

오 오 나보다 더 그리운 것도 가지만

나는 남네 기차는 가네

내 몸 속에 들어온 너의 몸을 추억하거니

그리운 것들은 그리운 것들끼리 몸이 먼저 닮아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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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근처에 살 때에는 강이 낯설어서

강가에 서기가 두려웠다

강가에 가면 강의 깊이와 만날 수 있을까

강을 찾아 가다가

중도에서 포기하기가 여러 번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강을 생각하면

강은 참으로 보고 싶다

강가에서 멀리 이사를 오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하나 얻었다

그러나 강은 아직도 낯설고 두렵다

이제 강을 찾아가도 될 때라면

한 번 용기를 내야 하겠다

두려움은 피할수록 커지는 것

어서 강과 만나 늦은 이유를 말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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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12-03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는 강을 모른다.
하지만 강을 만나야 한다.
한 번도 만난적 없는
하지만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그 강을
강을 만나
늦은 이유를 말하기보다
만남의 세상을 이야기하리라.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 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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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12-03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영화 <편지>가 아니었다면, 더욱 오래 이 시를 좋아했을 것이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이 부분이 나는 너무 좋았다.
지금도...

물만두 2005-12-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합니다.
 

사면은 잡초만 우거진 무인지경이다

자그마한 판자집 안에선 어린 코끼리가

옆으로 누운 채 곤히 잠들어 있다

자세히 보았다

15년 전에 죽은 반가운 동생이다

더 자라고 둬 두자

먹을 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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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눈부신

어느 날 아침

 

하늘에 닿은 쇠사슬이

팽팽하였다

 

올라오라는 것이다.

 

친구여. 말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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