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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먼 부락이다

몇 겹의 유리가 하나씩 벗겨지고 있었다

살 곳을 찾아가는 중이다

하얀 바람결이 차다

집들은 샤갈이 그린 폐가들이고

골목들은 프로이트가 다니던

진수렁투성이다

안고 가던 쉔베르크의 악기가

깽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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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30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한 것이 분명 얼마 전 이 전집을 읽었는데
처음 읽는 시 같은 것이 꽤 많다는 거죠.

달팽이 2005-11-30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은 좋은 것 같아요..
우리는 시를 접할 때 이전에 느낌에 사로 잡혀 있을 경우가 많거든요..
시를 좀 읽었다는 사람일수록..
처음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어요..
 

한 노인이 햇볕을 쪼이고 있었다

몇 그루의 나무와 마른 풀잎들이 바람을 쏘이고 있었다

바흐의 오보의 주제가 번지어져 가고 있었다

살다보면 자비한 것 말고 또 무엇이 있으리

갑자기 해가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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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3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면 자비한 것 말고 또 무엇이 있으리
정말 그래요.^^

달팽이 2005-11-3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비 한 단어 속에 하루가 담기는군요.
알고 보면 그 하루는 늘 같은 하루니까 인생이겠죠.
그러면 우리 삶의 의미는 자비, 불교적 의미에서든...
기독교에선 사랑이라고 하는 것. 그것이겠군요..
 

산마루에서 한참 내려다 보이는

초가집

몇 채

 

하늘이 너무 멀다.

 

얕은 소릴 내이는

초가집

몇 채

가는 연기들이

 

지난 일들은 삶을 치르노라고

죽고 사는 일들이

지금은 죽은 듯이

잊혀졌다는 듯이

얕은 소릴  내이는

초가집

몇 채

가는 연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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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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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게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왜 마지막에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로 끝을 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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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1-29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왤까요? ^-^;; 저도 궁금하네요. 여운을 남기고 싶어서 였을까요?

달팽이 2005-11-30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어제 오늘 날씨가 참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