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상 / 90분 / 멜로,판타지,드라마 / 홍콩
감 독 : 관 금붕
출 연 : 장 국영(첸 팽), 매 염방(플루어)
1930년대 홍콩의 유곽지역. 신문사에서 근무하는 원영정은 차가운 느낌을 주는 미인의 구인 광고를 부탁 받게 되는데 "도련님, 3811.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여화"라는 내용이었다. 원래 여화는 유명한 기생으로 부잣집 도련님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신분의 차이로 인해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집을 뛰쳐나온 그녀는 동거를 하게 되는데 그때 도련님은 여화에게 정표로 연지 상자를 선물한다.
결국 두사람은 주위의 압력에 견디다 못해 음독자살을 하여 내세에서 만날 것을 기약한다. 여화는 저승에서 노심초사하며 도련님을 기다린다. 그가 나타나지 않자 기다리다 못해 다시 인간 세상으로 환속한다. 이때는 50여 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러 세상이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있었다. 우연히 고물상에서 그 당시의 기사를 발견하게 된 여화는 그때 도련님이 사람들에게 구조되어 다시 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이미 70세의 노인이 되어 촬영장의 스턴트맨으로 몰락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화는 온갖 고초를 겪으며 사망한 사람이 겨우 위험 앞에서 도망가버리는 비겁자에 지나지 않는 사람임을 알고 낙담하지만 모든 것을 운명의 장난으로 헛되이 목숨을 버린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정표인 연지상자를 돌려주고는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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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장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미술상 수상작품.
현재와 미래 그리고 내세의 기막힌 인연을 그린, '영혼환속'을 다룬 공포 코미디 영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홍콩 최고의 '시네 아티스트'로 불리는 관금붕 감독의 두번째 작품으로 특유의 영상미가 뛰어나다. 홍콩의 과거와 역사를 찾으려는 감독의 주체성 있는 노력과, 우아한 시각적 스타일이 홍콩적 중국 화면에 수놓아져 있다. 장국영은 이 작품에서 매스터 12역을 맡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장국영 초기작 중 예술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 영화이다. 상대역인 매염방은 이 작품으로 87년 대만-금마장에 최우수여자 주연상을 수상하므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홍콩뿐만 아니라 프랑스 비평가들에게도 동양의 신비함을 세련되게 표현한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둔 몇 안되는 홍콩 영화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