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 반 녀석 넷이 사고를 쳤다.(무슨 사고인지는 짐작만 하시라....)
이런 일이 있을경우 아이들에 대한 대처는 상황과 아이에 따라 다르다.
달래야 할 경우, 감싸줘야 할 경우, 길길이 날뛸경우(사실 이런경우는 그다지 없지만), 아주 단호해야 할 경우 뭐 하여튼.....

하지만 원칙은 있다.
첫째, 아이들을 나무랄때는 반드시 그 사건에 대해서만 나무래야 한다는 것.
지난 일이나 평소의 느낀 거 이런거 구구절절이 달게되면 어느새 잔소리로 전락하게 되고 정말 잘못한 건 흐릿해져 버린다.
둘째, 되도록이면 말을 아껴야 한다는 것.
내가 지나치게 말이 많아지다보면 아이의 마음을 다치는 말까지 나도 모르게 나오게 되고, 따라서 아이들의 반발심이 자신의 잘못을 가려버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셋째, 하지만 잘못에 대한 책임과 해결은 아주 분명하게 스스로 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책임과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고 도울뿐 결국 아이 스스로가 감당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사고를 친 녀석들 넷을 불러 일단 사실 확인부터 하고...
아이들 모두를 모아놓고 내가 느낀 감정과 아이들이 한 일이 어떤 의미인지 이런 것들을 얘기했다.
그리고 책임을 질 방법까지...
근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나 역시 울고있는 녀석들한테 원리 원칙 다 따져서 모질게는 안되더라...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것도 아이들에게는 작은 문제가 아닌지라,
학생부에 넘기는건 관두고 내가 책임지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인정했고, 서로 좋게 헤어졌다.
토일 이틀동안 시간을 줘서 스스로 부모님께 얘기하도록 했으나,
오늘 전화확인을 한 결과 두녀석은 결국 말을 못했더군.....

그런데 오늘 부모님들께 모두 전화를 돌렸다.
원칙적으로 모두 학교호출을 해야 했으나 바쁜 부모들 오라가라 하는것도 힘들겠다 싶어 서로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전화로만 상담을 해도 괜찮을 듯 싶었다.
부모님들의 반응은 가지가지다.
어떻게 그렇게 4명이 모두 다른지......

첫째, 가장 마음에 드는 인정형. - 우리 아이가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그 정도의 벌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도 네가 책임을 지는건 당연하다고 얘기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아이를 잘 타이르겠습니다..... 구구절절.....

둘째, 읍소형 - 아이가 정말 잘못한 건 맞지만 그래도 어떻게 선처가 안될까요?
셋째,  망연자실형 - 우리 아이가 어떻게 그런 일을.... 정말 죽고만 싶습니다.(이런 이건 내가 되려 위로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까진 상식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넷째, 발뺌 + 협박형 - 아이 말 들어보니까 현장에서 바로 잡힌게 아니던데 어떻게 그런 처벌을 내릴수가 있나요? 고자질한 애가 우리 애를 미워해서 일부러 그런거 아닌가요? 진짠지 어떻게 알아요? (자기 애가 인정한걸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도저히 알수가 없다.) 이런 식의 처벌은 부당한거 아닌가요?

이건 교육관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를 넘어선 문제다.
그냥 억지다. 그리고 아이를 망치는 길이다.
아이들은 언제든지 잘못을 할 수 있다. 그게 아이 아닌가?
하지만 어른은 잘못 자체로 아이를 매도하거나 또는 자기 아이만 무조건 감싸는 것이 아니라, 그 잘못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네번째 학부모에게는 길게 얘기하기도 싫었다.
내 선에서 계속 해결하기를 고집했다가는 나중에 무슨 말이 나올지도 모르고, 가끔 심지어는 촌지를 안줘서 우리 아이를 차별하느니 어쩌니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냥 내가 제시한 방법을 수긍하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든지, 아니면 정식으로 학생부에 올려서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거기서 학보모님이 항의를 하든지 둘중에 하나 택일하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전화 이후 하루종일 찝찝하다.
정말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을까?
부모의 권위, 교사의 권위, 어른의 권위가 모두 사라지는 시대 - 아마도 아니 분명히 책임은 어른에게 있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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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6-07-1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여러모로 힘드시겠군요....ㅡ.ㅜ
힘내시라는 의미에서 추천을....!

조선인 2006-07-1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사고인지 대략 간파해버린 뒤... 마지막 부모는 아마 치마바람도 극성인 유형일 듯. 아, 선생님에게 인정받는 부모가 되어야 할텐데요. 꺼이꺼이.

sooninara 2006-07-1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번 부모일까 생각해 보고 있어요.
부모님이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을 존경해야 아이들도 학교 생활을 잘 할텐데..
우리때완 다르죠?
고생하셨구요. 저도 추천으로 힘을 실어드립니다.

바람돌이 2006-07-1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힘이 되어요. 좀 있다가 그 학부모님 만나야 되거든요. 아자 화이팅!!!
새벽별님/맞아요. 전화상으로 그런 경우는 차라리 낫죠. 가끔 교무실까지 와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은 정말.... 뭐 오늘은 그러기야 하겠습니까? 그냥 의견차이라고 생각해야겠죠.
조선인님/글의 내용상 약간의 눈치만 있으면 간파가 될것같아요. 부모들이 저리 난리를 부리는 거야 사실 한가지 경우 뿐이잖아요. ^^ 근데 이 부모님은 치마바람은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오신 적이 한 번도 없으니....
수니나라님/저는 1번 적극 추천입니다. 수니나라님은 당연히 훌륭한 엄마이자 어른일것 같은데요. 힘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실 2006-07-16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요즘 엄마들 무대뽀도 많죠...저는 아무래도 두번째 유형일거 같아요....
이런 네번째 유형때문에 선생님들이 참 힘드실것 같아요...
저두 바람돌이님 힘 내시라고 추천 눌러드립니다.

바람돌이 2006-07-1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두번째요? ^^ 네번째 유형의 엄마는 그 다음날 만났습니다. 솔직히 만나고 나서 더 기분 나빠 졌어요. ㅠ.ㅠ
 

며칠전 아침 조례 시간에 한 녀석이 학교엘 아직 안왔다.
순간 가슴이 섬뜩 내려앉는다.
다른 녀석이면 별 걱정 안하겠지만 두번이나 가출한 전력에다 그 가출 기간이 거의 2개월에 달하는지라,
더 이상 결석이 생기면 아예 유급이다.
바로 집으로 전화했더니 다행이 엄마가 받아서 늦잠을 자서 그러니 지금 바로 보내겠단다.
다행히 1교시 마치고 녀석은 왔고....

근데 전날 밤에 저희 집에서 다른 반 친구랑 같이 잤다는데 저만 오고 그 녀석은 아예 학교를 안왔다.
이유를 물어본 즉슨 그 반 담임이 머리를 해결해 오랬는데 그걸 못해서 혼날까봐 무서워서 안왔다는 것.

녀석의 머리 가히 폭탄이다.
나 역시 그녀석의 머리꼴을 좋아하지 않는다.
도대체가 사자머리 + 안 빗어서 부스스 + 머릿결 엉망진창 + 이상한 파마로 부풀어 오를 대로 오른 그런 머리다.
교사들은 물론이고 아이들조차도 이해가 안간다고 하는 머리다.

그러나 어쩌랴!
녀석은 그런 자신의 머리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걸....
머리모양을 바꾸느니 학교를 안다니겠단다.
사실 담임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교사들도 포기상태다.
한쪽은 목숨걸고 머리모양을 사수하겠다는데 좀 보기싫어 거북한 정도인 사람들이 참아야지 어쩌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학생부다.
학생부 역시 교사개인이라면 그냥 인정해주고 말지 싶지만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두발 단속때마다 이녀석은 봐주고 다른 아이들은 잡는다는게 불가능한 것.
그러니 아이는 계속 학교오기 싫다하고, 학생부는 학생부대로 난감하다.

그래서 내 생각은 이런 소모적인 두발단속은 아예 없애버리면 좋지 않을까?
우리 학교의 경우 지난 번에 있던 학생부장 선생님이 전교조 조합원이었던 관계로 아이들의 규제 조항을 참 많이 완화시켜놨었다.
그래서 여학생들의 경우 몇 녀석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두발 단속에 안 걸리는 편.
그냥 파마나 염색의 경우만 단속하는 정도다.
그럼에도 아이들과의 숨바꼭질은 늘 계속된다.
아무리 규제를 풀어줘도 그것마저도 벗어나고자 하는 아이들은 늘 있기마련....

담임으로선 참 할짓이 아니다.
죽어도 아침에 컬 넣어서 예쁘게 하고 싶다는 아이들이랑 티격태격하는 것!
그 속에서 내가 택한 전략은 그렇게 하고싶으면 뒷감당도 알아서 해라라고 내버려두는 것이다.
아이들과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안하고싶은게 제일 크다.
일면 무책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냥 완전히 두발자율화를 시켜버리면 큰 일이 날까?
파마를 하든 염색을 하든 뭐 그리 큰일이겠나 싶다.
근데 사람 생각은 참 많이 다르다.
학교의 교사들도 반반쯤 된다.
더 이상의 자율화는 안된다는 쪽과 그냥 다 풀어주자는 쪽이...
근데 문제는 안된다는 쪽이 대부분 권력을 가진 쪽이라는게 문제지...
거기다 완전 자율로 하면 학부모들의 반대도 만만찮을테고....

항상 머리모양과 학업분위기를 일치시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머리를 어떻게 하든 공부 안하는 애들은 여전히 안하고,
또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냥 그대로 다닐텐데 말이다.

이것도 내 생각일뿐인걸까?
하지만 한쪽은 그놈의 머리에 목숨을 걸고 있다잖은가?
그러니 덜 절실한 쪽이 그냥 양보하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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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7-0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왜 그리 절실하게 단속해야 하는지 이해 못하겠어요.

세실 2006-07-09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자유롭게 키웠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처럼 촌스러운 것보다는 낫잖아요.
초등학교때 자유롭게 내버려 두었다가 중학교 되어서 통제하는 것도 좀 그렇고...
외국애들 자유로운 스타일이 부럽기도 해요.

바람돌이 2006-07-1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절대적인 가치관의 차이예요. 그러다보니 이게 타협이나 설득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죠. 더구나 학교일의 결정권을 거의 다가진 권력자 교장이 있는 한은 민주주의 원칙 개뿔입니다.
세실님/근데요. 그녀석의 폭탄머리보다는 단발머리 촌스러운게 나아요. ^^ 초상권 침해우려에 의해 사진을 못 올림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제가 그녀석 부모라면 아마 그 머리 갖고 난리가 났을겁니다. ^^ 요즘 여학생들은 사실 거의 자율화가 되었다고 봐야죠. 그래서 두발에 대해서도 여학생들의 불만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 남학생들이 문제죠. 두발자율화에 대해 목소리 높이는건 모두 남자애들이예요. 요즘 남자애들 덥수룩한 머리에 구레나룻 기르는게 유행인데 그걸 못하게 하니..... ^^

푸하 2006-07-22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 생각에는 학생이 '도무지 이해불가능 한' 그 순간을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갈까? 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학교에서는 너무나 쉽게 학생의 개성이 무시되는 것 같아요. 저번에 처음 댓글 다네요... 안녕하시죠? 고민많으신 선생님이라 학생들이 많이 행복할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6-07-22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안녕하세요. ^^ 고민은 많지만 아이들이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
학교라는 곳이 군대같은 면이 워낙에 많은 곳이라 그 다양한 아이들의 개성을 다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죠. 하지만 님의 말대로 그 개성이 부딪힐때 어떻게 상대방을 이해하느냐가 중요한데 한쪽은 너무 중요하고 한쪽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부딪힘이 커지는 것 같아요. 별거 아닌걸 왜 못바꾸냐 하는 식으로.... 가치관의 차이죠. 어쨌든 전 이런 경우는 무조건 한살이라도 더 먹은 사람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나잇값이죠. ^^

푸하 2006-07-22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주제네요...^^;

저는 정말 어려운 주제는 문제를 둘러싼 구성원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 교육제도는 '어려운 문제'를 우회하거나 피하거나 '있는 걸 없다고' 하거나 하면서 중앙집권적으로 해결을 해왔던 거 같아요.
제 생각은 이래요. 어려운 문제는 피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질문이 뒤따라야 할 것이거든요. '그건 결국 내 문제다.' 그리고 '네 문제다.' 이런 방법뿐이 없다고 생각해요. 외부의 어떤 전문가가 나타나서 함부로 말 할 수 없는 것이죠. 고민의 결들과 모순이 중첩되는 상황에서 그러한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당사자이거든요. 저는 여기서 학생들 편이에요. 특히 문제아라고 불리는 학생들이요. 좀 이상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우리 교육제도(학교로 대표되는)는 ‘적지 않은 부분’의 폭력적 성향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애초에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않은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면서 부딪히는 현실 중 ‘폭력의 영역’은 결코 적지 않거든요. 이렇게 보면 아이들은 날 때부터 원죄를 지닌 ‘피해자’의 측면이 있지요.
이런 배경 하에 학교는 무엇일까? 하고 저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많아요. 아이들에게 ‘문제아’라는 타이틀을 주는 학교는 무엇일까? 저는 이렇게 물어봐요. 문제아라고 규정하는 학교 측이 더 문제인 거죠.(일률적으로 말하는 건 횡포인데 제가 지금 그러고 있네요 감안해주세요...^^;) 어쩌면 문제아 학생이 폭력에 더 안주하지 않는 자신의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는 그런 ‘건강한 반항아’가 아닌가? 하고 잠정적으로 생각하거든요.





바람돌이 2006-07-22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건 학생들 맞죠. 그리고 학칙이나 규정 같은걸 학생들 스스로가 만들고 지킬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도 맞긴 한데, 그게 참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 교육이란게 아시잖아요. 성적이란 거 하나로 딱 재단되는거.... 교사도 학부모도 누구도 그런 교육을 시키지 않았으니 요즘 아이들은 자기 얘기를 제대로 할 줄 모릅니다. 아주 사소한 불만 하나도 불평은 많고 뒤에서 욕은 하지만 정작 스스로 풀어나가게 했을때는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이건 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디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갑갑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님이 말하는 문제아는 요즘 학교에서 말하는 문제아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가끔 님이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얘기와 주장을 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대부분이 공부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이죠. (어떤 면에서는 특별한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학교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문제아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 아이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대화까지 거부되는건 아니거든요.(인문계 고등학교는 근데 이런면에서는 좀 뒤쳐지죠.)

오히려 지금 중학교나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얘기되는 문제아는 이런 거예요. 일방적인 폭력, 왕따, 삥뜯기, 절도, 가출 - 일반 사회라면 범죄라고 얘기될 수 있는 것들이지요. 이정도 돼야 '문제아'라고 얘기하지 두발이니 교복이니 이런것 갖고는 문제아 명함 달기 힘듭니다. 이런 아이들의 사연이나 상황들을 보면 다른 두발이니 교복이니 갖고 얘기하는 아이들의 고민은 사치스러워 보입니다. 학교와 가정 사회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 아이들이니까요. 거기다가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입장 바꿔서 나라도 들어가기 싫을 것 같은 집에 늘 들어가야만 하는 아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그냥 아이들을 생각하면 갑갑합니다. 어떤 아이들이라도...

푸하 2006-07-22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들의 '일방적인 폭력, 왕따, 삥뜯기, 절도, 가출'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처입은 동물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린다는 하지요. (흑백논리를 경계해야하지만) 으르렁거리는 것은 ‘결과’의 측면이고 원인은 ‘상처’라고 생각해요. 저는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말에 공감하고 ‘악으로 선을 이룰 수 없다.’ 동의해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범죄와 같은 일을 저지르는 아이들이 날 때부터 그러한 ‘폭력성’을 타고 낳을까? 하는 의문이에요. 저는 아이들은 ‘사회가 감당하기 힘든’폭력성을 갖고 태어나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뒤틀린 사회관계’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폭력적 셩향을 발현하기 쉬울 것 같아요. 폭력적 환경에서 민감한 아이들은 그러한 것들을 배우기도 쉽다는 것이죠. 아이들을 성적하나로 재단하는 교육의 ‘실제’목적이 문제의 핵심 같아요. 물론 문제의 본질은 자본주의적으로 구성된 인간관계 아닐까? 하고 의심하고 있어요. 한 4~5개월 전에 도서관 가는 길의 어느 고등학교에 ‘학교폭력 예방 100만인 서명’을 촉구하는 플랜카드를 본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 옆에는 ‘스카이대학 합격자’플랜카드가 붙여져 있었지요. 저는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폭력을 막으려고 서명을 받는 것은 참 웃긴 일 같아요. 서명을 받기보다는 학벌지상주의의 상징인 옆에 그 플랜카드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문제아/모범생/평범한 학생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꼴찌도 자신의 존엄을 확인하는’그런 교육이 최선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이상적이지만, 저는 그러한 판단이 더욱 진실과 가깝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대하지만, 한 가지 잘 못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인간이 인간을 평가하는 것이에요. 특히 사지선다와 주관식 같은 것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더욱 그렇지요. 물론 ‘현재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논술도 저는 의심해요.(많은 가정에 기초해 상상력을 덧붙여 말씀드리고 있어요. 이건 정말 제가 공부해서 해명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해요.)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은 반대로 사람은 정말 위대한 측면이 있다는 의미에요. 제가 모든 개인이 위대하다고 하는 이유는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과 조금 상관있어요...^^; 아무리 알아도 전혀 모르는 개인의 측면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면들이 현실에 표현되는 것보다 적지 않을 것이라는 심증을 가져요. 요약하면 모든 개인은 일률적인 평가기준보다 너무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성적이 대부분이죠. 그럼에도 그 성적은 ‘개인의 지성을 어느 정도는 드러내는 것 아닐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어요. 저는 그러한 의견도 진실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학교 성적이 분명 능력을 키우는 측면이 있어요. 그 방식이 최선일까? 라는 의혹이 떠나지 않거든요. 현대 사회가 좀 복잡해져서 ‘일정부분 정형화된 지식을 빠르게 학습시키는 것’이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요. 그렇지만 그러한 부분은 아이의 ‘지성적’인 능력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성을 어떤 개념을 다루는 능력이고 문제를 쟁점화 시키는 능력이라고 보는데요. ‘사색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낼 수 있어요. 중등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면 잘 할수록 대학에서 페이퍼를 쓰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아시겠지만 요새 학부생의 기본은 빠르게 답이 될 것만 공부하고 페이퍼는 모델이 되는 ‘어떤 것’에서 많이 차용하며(대부분 베낀다고 봐야합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그랬어요.ㅜㅜ) 마지막 졸업논문도 그냥 무사히 통과하면 되는 그런 것이거든요. (지성에대해서 조금 쓴 거 있어요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917680) 삼천포로 샜었네요. 다시 돌아오면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은 분명 그들의 ‘주체적 판단’과 결정에 따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부인할 수 없어요. 학생이 책임 져야할 일이죠.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어요. 과연 사회(학교가 주된 담당자임)가 학생을 ‘어느 방향으로’기르는가? 하는 것이에요. 이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항상 서울대 플랜카드에서 한숨짓고 선생님의 눈빛(차별의 시선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요.)에서 ‘자신은 누굴까?’하는 의문을 가지며 몇 가지 차별에서 어려워하지요. 그렇다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은 괜찮을까?라는 의문도 들어요. 그렇지도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전에도 페이퍼에 썼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부를 잘하면 잘 할수록 엘리트이고 그 엘리트는 합리적인 인간이 되어서 자신에게 별 필요 없는 존재에 대해서 함부로 대하거든요. 그렇게 된 이유는 물론 교육 탓이라고 생각하고요.
 

우리 아파트 경비실!
그 좁은 공간이 뭐가 그리 신기한지 우리집 아이들은 거길 지나칠때마다 한 번씩 빼꼼 들여다 봅니다.
요즘은 인사도 깍듯이 잘하고요.
경비아저씨도(아이들한테는 할아버지지만) 늘 우리 아이들 귀엽다고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시지요.

근데 며칠전 쓰레기 버리러 갔던 옆지기
쓰레기 버리다가 경비아저씨랑 마주쳤습니다.
근데 우리 쓰레기 중에서 예린이 샌달을 보신 아저씨
잘 붙이면 쓸 수 있는데 왜 버리냐고....
작년에 예린이가 신던건데 밑창이 다 떨어져서 너덜 너덜!
워낙에 떨어진 부위가 넓은지라 그냥 버리려고 한 거거든요.
근데 경비아저씨 하시는 말씀이 자기가 30년동안 신발일 했다고 잘 붙여주겠다고 하셔서 감사히 맡기고 왔습니다.

그래도 아저씨가 고마워서 오늘 저녁에 식사하면서 드시라고 깐풍기랑 입가심용 자두 몇알을 갖다 드렸어요.
그리고 그릇과 함께 오늘 건네받은 신발이예요.



밑창도 예쁘게 붙었고 아세톤으로 닦으면 된다고 얼룩까지 깨끗하게 지워주셔서 완전히 새신발이 되었습니다.
한 3일정도 있다가 신으라하시는군요.

거기다 보너스까지!
아이들이 좋아할거라며 예린이 신발을 정말 멋지게 그려주셨어요.



전문가라는 게 확 느껴지는 신발 디자인!
너무 멋진 그림이죠?

경비 아저씨 고맙습니다.
내일부터는 더 예쁘게 인사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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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6-07-0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져요,,

울보 2006-07-0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오늘 새벽별을 보며님 따라 다니면서 추천을 누르고 있는 울보입니다,

바람돌이 2006-07-09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울보님 정말 그렇죠! 앞의 상태가 어땠는지를 못보여 주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저도 지금 새벽별님과 울보님 서재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요. ^^

바람돌이 2006-07-0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둘의 애정표현은 딴데 가서 하시라구요. 각자 서재에서.... 흥!!!
왜 남의 서재에서 애정행각을.... ^^;;

조선인 2006-07-0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한편으로 감동의 물결이, 또 한편으로는 전문가들도 은퇴 후에 구할 수 있는 직장은 경비실이라는 것에 안타까움이...

세실 2006-07-0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경비아저씨네요~~~ 와 예린이가 좋아하겠어요~

국경을넘어 2006-07-0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산이군요. 한때 신발하면 부산. 참 좋은 경비 아저씨를 두셨군요.

바람돌이 2006-07-0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그렇죠! 우리들 역시 더 나이가 들면 다르지 않을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나이가 들더라도 전문성은 살려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뭐 그래요.
세실님/당연히 좋아라 하죠. ^^
폐인촌님/오랫만에 들어오셨네요. 요즘 바쁘시죠? 신발산업은 이젠 여기서는 완전 사양산업이고 거의 없다고 봐야죠. 한때 옛 신발공장들 한 가운데 있는 학교에서도 있었는데 주변 환경 정말 끝내주게 열악했었습니다. 학부모들도 보면 사연한자락씩 없는 사람들이 없었고....
 

어제 간만에 TV를 켰더니 김광석 10주기 특집이다.
아이들이 온갖 소란을 떨어대는 통에도 옆지기와 난 빨려들듯이 TV앞에 앉았다.

옆지기의 김광석 사랑은 유난스러울 정도였다.
나도 꽤 그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옆지기에 비한다면 뭐... 한 반쯤 될까?

그가 죽기 전...
한창 날리던 시절.
그는 힘들던 우리 젊은 날의 든든한 친구였다.

옆지기는 마침 나온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면서 다 늦게 군대에 끌려갔고....
불투명한 미래에 시험준비에만 죽어라고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그럼에도 미역국을 두차례나 먹어야 했던 내게 김광석의 <일어나>는 한 번 더 용기를 내라는 속삭임이었다.
그래 뭐 그까이거..... 아직도 죽을려면 멀었잖아라면서.....

그가 죽던 날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만큼이나 꿀꿀한 청춘이었던 친구들과 후배들과 그날도 도서관이었다.
누가 전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김광석의 팬이었던 우리 모두에게 그날은 참으로 허망한 날이었다.
가까운 친구의 부음을 들은듯.....
가방을 주섬 주섬 챙겨 거리로 나온 우리들은 그냥 노래방으로 갔었다.
그날 몇시간이었는지....
목이 터져라 그의 노래만 불러댔던게....

지금도 그가 그립다.
녹두꽃을 부르던 앳된 그 모습과 목소리도,
뭐라 표현할 길 없이 마음을 달래주던 그 특유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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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7-0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랑이 차에서 듣는 CD에 '일어나'가 있어요.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 하더만 저두 그 노래 들을때마다 짠 하네요....김광석 좋아하셨군요...

로드무비 2006-07-0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10주기라니 그 사실에만도 놀랐지 뭡니까.
그의 노래는 아주 오래오래 남을 거예요.

바람돌이 2006-07-0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광석의 노래는 즐겁게 들으면 즐겁고, 슬프게 들으면 또 슬퍼지는 느낌이예요.
지금은 옛적 노찾사 시절의 첫번째 공연실황을 어디서 구할 수 없을까 고민중이예요. ^^

바람돌이 2006-07-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가 만약 살아있었다면 또 얼마나 위로가 되었을까요? 같이 나이먹어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호인 2006-07-0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어제 어는 TV에서 나왔데여???? 전 김광석 왕팬이랍니다. 애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넘 좋아여. 참 아까운 분이에여. 좀 더 좋은 노래 들려주셔도 될 것을.. 그분의 명복을 다시한번 빌어봅니다. 영면하셨죠?

날개 2006-07-03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10주기라니! 전 아직도 어제일 같아요..ㅠ.ㅠ

waits 2006-07-0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공연 실황 전체는 아니지만 '녹두꽃' 동영상은 어딘가에 있네요.
http://blog.naver.com/prismc/70000975255

바람돌이 2006-07-0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님/ 까~~아아아악~~~ 너무 너무 고마워요. 한마디 말에 이렇게 찾아주시다니.... 너무 좋네요. 오늘은 저보다 더 이 동영상에 목매는 옆지기한테 짜잔하고 보여줄래요. 간만이 능력있는 마누라님이 될거예요. 다 나어릴때님 덕분이예요. 감사합니다. ^^
날개님/저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게 안믿겨져요. ㅠ.ㅠ 그래도 시간이 이리 흘렀으니 그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거겠죠.
전호인님/KBS스페샬이었어요. 7월 2일 밤 8시 KBS1이었으니까 인터넷으로 다시 보기하시면 될 듯.... 저도 가끔 꿈을 꿔요. 제 젊은 날을 위로해주었던 김광석이 지금 살았다면 그의 마흔즈음에는 어떤 노래였을까 하구요.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키려면 일단은 하루로는 무리겠네요. ^^
아이들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곳은 해운대예요.
근데 해운대랑 자갈치 시장은 상당히 멀거든요.
지하철로 가도 그렇고 차로 가도 그렇고 거의 1시간 거리랍니다.
특히 자동차로 갈때는 시내 한복판을 지나야 하는지라 시간대에 따라서는 더 걸릴수도 있구요.

일단 첫날에 자갈치 시장을 들르는걸로 해서 짜보면요. (일정에서 괄호친데는 시간이 없을 경우 그냥 통과해도 될듯한 곳입니다.)
자갈치 시장 주변은 완전 번화가라 그리 좋은게 없어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지만 동선은 괜찮은쪽으로 생각해보면 첫날은,

태종대 - (용두산공원) -(부산근대역사관) -자갈치 시장 - (황령산 야경)쯤 되겠네요.
태종대는
일단 부산이니까 유명세도 있구요. 영도다리(뭐 옛날 한국전쟁때 영도다리 밑에서 사람들이 가족을 찾아 얼마나 헤맸는지 같은 얘기도 지나시면서 아이들하고 해보고요. ^^) 지나서 가는 운치도 있고, 경치는 정말 끝내줍니다. 특히 유명한 자살바위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은 최고예요.
그리고 태종대 안에 자갈마당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긴 물살이 세서 수영은  좀 힘들지만 바닷가 바로 앞에 회랑 해산물 파는 가게들이 있거든요.(가게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사실은 그냥 천막쳐놓은 정도죠) 가격이 싸거나 그렇진 않지만 태종대 앞바다를 바로 보면서 바닷바람을 쏘이면서 먹는 해산물은 분위기로 먹어져요. (근데 제가 마지막으로 태종대를 가본게 2년전쯤 되는지라 지금도 그대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용두산 공원과 부산근대역사관은 모두 자갈치시장과는 아주 가까운 곳이라 시간이 남을경우에 가보시라구요. 용두산 공원은 서울남산타워하고는 비교가 안되지만 어쨌든 타워가 있습니다. 부산 시내가 한눈에 보이지요. 부산근대역사관은 옛 식민지 시절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있었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부산 미문화원이었던 건물입니다. 유명한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의 현장이죠. 지금은 부산의 근대 역사자료를 발굴하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부산의 근대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은 색다른 박물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갈치 시장은 오후쯤에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후 5시쯤이 돼면 북적거리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한껏 나니까요. 그리고 저녁 식사는 자갈치시장에서 꼼장어를 드셔보세요.(혹 싫어하신다면 어쩌나요? ^^) 자갈치 시장 바닷가쪽으로 허름한 포장마차들이 주욱 줄지어 있습니다. 다 맛은 비슷하니 아무집이나 한 집 골라서 들어가시면 되어요. 자갈치 시장의 비릿한 바다냄새맡으면서 먹는 꼼장어 맛있어요. 양념을 많이 쳐서 굽기 때문에 아이들도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꼼장어 먹고나면 꼭 밥 볶아달래서 먹어야 해요. 그 밥이 맛있거든요. 아이들까지 4명이면 한 2-3만원 정도면 아주 배부르게 드실수 있을거예요.(혹시 차를 가져오시면 자갈치 시장에서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사설 주차장은 안돼요. 공영주차장도 주차비가 싸지는 않지만 여기 사설주차장 주차비 기절합니다. 대략 10분에 천원꼴...)

자갈치 시장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나면 잠은 해운대쪽으로 옮겨가서 주무시는게 아무래도 나을듯....
근데 그냥 숙소 들어가시기 서운하면요.
해운대 가는길에 대연동에 있는 황령산길 드라이브를 하시면 좋을 듯....
밤에 운전은 좀 힘든 곳이지만 야경이 끝내줍니다.
특히 좀 올라가다보면 차들이 서있는 곳이 있거든요. 거기서 차를 대놓고 바라보면 새로만든 광안대교가 바로 보입니다. 한 번쯤은 볼만한 풍경이예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커피 한잔 사서 먹으면서요. ^^(그런데 그놈의 포장마차는 단속때문에 있다 없다 합니다. ^^)

둘째날은 완전히 해운대에서 지내시면 될 듯...
(동백섬, APEC회담장) - 미포선착장에서 해운대 유람선 - 해운대 해수욕장 - (아쿠아리움)

아침에 더워지기 전에 동백섬 한바퀴 산책하시는건 어때요. APEC회담장도 있고요. 회담장은 건물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주변 전망이 주인공입니다. 해운대에서 가장 경치좋은 곳에 회담장이 있어요. 뭐 굳이 회담장을 안보더라도 동백섬 한바퀴 산책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는것도 아니니 돌아볼만합니다. (해운대 조선비치호텔 뒷쪽으로 길이 나 있어요. 섬이라지만 도로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섬기분은 안납니다.^^)

다음에는 유람선인데요. 동백섬에서 달맞이 고개쪽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다른 길도 있지만 달맞이 고개를 넘어가는 길을 권합니다. 가장 빠른길이기도 하거니와 전망이 죽이거든요.  달맞이 고개 가다보면 중간에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비 공짜!!)주차장에 잠시 차를 대고 해월정이라는 정자에 올라 바다를 바라봐도 좋습니다. 운이 좋으면 바다안개가 몽실 몽실 올라오는 풍광을 볼수도....(하지만 무지 운이 좋아야죠. )
미포선착장에서 해운대 앞바다를 일주하는 배를 타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건 요기요.  http://www.haeundae.busan.kr/culture/02/04_02.asp?anon=showList(
참! 미포선착장 근처에는 횟집이 즐비합니다. (부산에 왔으니 좀 비싸도 한끼정도는 회를 먹어보는것도 괜찮겠죠. )
그 중에서 선창횟집이라고 있는데 회도 맛있고 괜찮습니다.
가격은 1인분에 2만5천원정도에서부터 있었던 것 같은데 더 비싼 것 먹어봤자 비슷하니 그냥 제일 싼걸로 드시면 될 듯.... 아이들이 있으니 3인분만 시키면 됩니다. 아이들이 회를 잘 안 먹어도 여기는 딸려나오는 음식이 많으니 먹을게 없지는 않을듯....

그외에는 해운대에서 유명한 집으로 "금수복국"집이 있어요. 이집 복요리로 먹으려면 가격이 엄청나고요. 그냥 복국은 6000원인가 하는데 맛있습니다.

다시 달맞이 고개를 넘어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오셔서 수영을....
근데 해운대 해수욕장 유명하거든요. 7월초면 좀 낫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정말 득시걸거립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바가지 요금도.... ㅠ.ㅠ
수영까지 즐기고 시간이 남으시면 해운대 백사장 바로 앞에 아쿠아리움이 있습니다.
규모는 어느정도 되니까 아이들데리고 보기엔 괜찮아요. 펭귄도 있고 상어도 있어요.
시간 잘 맞춰서 가시면 수중쇼같은 것도 아이들은 재밌게 볼것 같네요.
홈페이지는   여기요.   www.busanaquarium.com

이젠 잠자리가 문젠데....
해운대가 워낙에 바가지도 심하고 비싼 동네라서 휴가철에는 오히려 특급호텔이 더 쌀 정도입니다. 숙소는 만약에 호텔이나 콘도를 이용하시려면 인터넷 검색을 하셔서 방이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하고요. 그리고 예약은 필수입니다. 콘도 중에서는 유스호스텔 아르피나가 최근에 새로 지어 깨끗하고요. 하지만 가격은 호텔만큼은 아니지만 할인 안한 일반 콘도 가격과 비슷합니다.
아이들이 좀 커니 전 하룻밤 정도면 찜질방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일 괜찮은곳은 달맞이 고개에 있는 "베스타 찜질방"인데 바다가 바로 보이는 전망 때문에 늘 북적인다는게 좀 문제입니다. 일단 이곳에 가셔서 상황을 보시고요. 너무 붐벼서 안돼겠다 싶으면 해운대 신도시로 가셔서" 대하찜질방"에서 묵으세요. 넓고 깨끗하고 괜찮다네요.(저는 안가봤습니다.) 아니면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에도 찜질방이 있다는데 여기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가깝고 지은지 얼마 안되는 곳이니 괜찮을 듯해요.

쓰다보니까 길어졌네요. 대충 보시고 일정을 짜시고 난 다음에 다시 얘기해주시면 좀 더 자세한 건 제가 알아볼게요. 도움이 되면 다행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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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7-03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나도 덩달아 부산여행이 가고 싶어지네요. ^^;;

바람돌이 2006-07-0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올해 휴가는 부산에서? ^^

로드무비 2006-07-0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갑니다.
자갈치 꼼장어가 먹고 싶네요.^^

바람돌이 2006-07-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께는 그리운 맛 아닌가요? ^^

국경을넘어 2006-07-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꼼장어 스읍~~~

바람돌이 2006-07-0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도 꼼장어? 저도 뭐 꼼장어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회가 더 좋구만요. ^^

sooninara 2006-07-0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저도 꼭 그때 간다기 보다는...그때가 안되면 8월 중순으로..
올여름엔 부산을 가기로 했습니다. 대구에서 1시간 거리라는데 가줘야죠???
이렇게 긴 페이퍼..안습입니다. (안습이란 말 처음 써봤어요.ㅎㅎ)
감솨^^

바람돌이 2006-07-0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그래도 오시면 미리 얘기해 주세요. 혹시 시간이 맞으면 여기서 번개라도..... ^^ 근데 안습입니다가 무슨 뜻이예요?

조선인 2006-07-0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내년에나 가능하겠죠. ㅠ.ㅠ

바람돌이 2006-07-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도 아주 어린 백호를 델꼬 오기에는 좀..... 가끔은 저 이쁜 아기들이 족쇄가 돼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족쇄가 느슨해진다는건 괜찮은 현상인 것 같아요. ^^

sooninara 2006-07-0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댓글로 '안습'이 많이 오르더라구요.ㅋㅋ
눈에 습기가 찬다..정도의 뜻...감격했다. 감동 받았다 그런 의미인가 봐요.호호

sooninara 2006-07-0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부산 번개 가능하면 저도 좋아요. ^^

바람돌이 2006-07-0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알라딘에 부실했더니 새로운 유행어도 몰랐군요. 제가.... ^^
수니나라님이 오신다면 한 번 해볼까요? 근데 날짜상으론 시간이 얼마 안남았구만요. ^^

가시장미 2006-07-1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유용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 돌이언니. 부산에 계신거예요? 으흐흐 저도 가보고 싶은데.. 휴가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번개까지 할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텐데..

바람돌이 2006-07-18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휴가 보내기엔 여긴 너무 복작거려요. ^^ 참 아까 잠시 보고 나왔는데 새로운 직장 축하드려요. 뭔가 굉장한 것 같은데.... 축하드려요.^^

sooninara 2006-11-24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찾았어요.
전 제 페이퍼에 있는줄 알고 거기만 찾다가.ㅠ.ㅠ 지금 페이퍼 뒤지니 님의 댓글이 있더라구요. 서재에 페이퍼로 남기신다는..역시 전 치매증세라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