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가부장들


성서에서 나타나는 가족구조는 가부장적 가족이다. 최초기에는 가부장이 그의 가족에 대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며 부인은 남편은 '바알' 혹은 '주인님'이라고 불렀다. 모세의 십계명에는 부인은 하인들, 가축과 함께 남편의 소유물 중 하나여으며,아버지는 딸을 노예나 매춘부로 팔수도 있었다. 군주제 시대가 되면서 가족구성원의 생사에 대한 아버지의 권력은 제한된다.

그러나 당시의 재산 소유구조는 씨족중심이었으며, 이는 당연히 이 재산의 유지와 보존 책임을 가부장에게 위임했고,이는 가족 내에서 가부장의 권력을 강화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지위는 당대의 메소포타미아보다 더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바빌로니아 여성들은 재산 소유, 매매계약 체결, 법률행위의 권리가 있었고 남편의 유산에 대해 지분을 가질 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어머니로서의 여성에 대한 존경과 강조는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좀 더 강력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닌 여성에 대한 이야기 - 롯과 레위의 이야기에서 롯과 레위를 손님으로 맞은 집주인들은 손님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딸과 첩을 제시하면서 그들을 마음대로 해도 되니 손님은 그냥 두라는 말을 너무도 당연하게 한다. 

또한 유대교에서 여성들은 제례기능에 있어서도 극히 적은 기회만을 부여받는데, 이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여사제들이 여성신을 모시고, 남사제들이 남성신들을 모신던 것과 대비된다. 왜냐하면 유대교의 하느님은 아버지 하느님으로 불리우는 유일신이기 때문이다. 전능한 하느님 아래 세워진 이 새로운 질서는 히브리인들과 성서를 그들의 도덕과 종교지침으로 삼은 모든 사람에게 여성들은 하느님께 직접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였다.



제9장 언약


창세기는 유일한 창조자 야훼가 당시 주변의 어떤 신들과도 달리, 어떤 여성신과도 제휴하지 않고 절대적 창조자로 자리매김한다. 따라서 이제 생명을 위한 모성적 원천이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야훼는 아담을 창조하고 그에게 이름짓는 권력을 부여하였으나, 이브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여자라는 이름 역시 아담에 의해서 명명된다. 

창세기의 상징적 의미 중 아담은 땀흘려 일해야 하는 벌을, 이브는 출산과 양육의 고통을 부여받는다. 부과된 처벌이 남성에게 일을 부담으로 만들지만, 여성은 타고난 섹슈얼리티의 자연적 결과인 여성의 출산하는 몸에 대해서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성을 존재 자체로 죄의 결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한다. 


하느님에 대한 남성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화는 언약에 대한 이야기에서 일어나며, 여성을 주변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언약의 의례, 즉 할례는 개별 남자아이와 각 가족의 언약 의무에 대한 재헌신을 상징화한다. 

하느님이 대지와 그 자손에 대해 아브람과 한 약속에서 아브람의 '씨'에 대해 축복하는데 이는 생식력이 여성으로부터 남성으로 옮겨짐을 승인하는 의미가 된다. 또한 남자의 재생산 능력과 하느님의 은총의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남성에게 가장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서 할례가 위치하게 된다. 결국 할례에 함축된 상징성은 강력한 가부장적 여운을 갖게 된다. 그것은 이제 생식력이 하느님 안에 그리고 인간 남성 안에 있다는 것을 말할 뿐 아니라, 토지와 권력을 그것과 연결시킨다. 

또한 에덴동산에서 쫒겨나면서 아담은 여자에게 이브라는 이름을 주고 명명한다. 이는 이제 그녀가 뱀(다산의 여신 또는 자유로운 여성의 섹슈얼리티 그 자체)과의 관계를 끊고 남편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대 일신사상의 혁명적 측면은, 유일하며 보이지 않고 말로 나타낼 수 없는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에 있었으며, 이 사상은거룩함의 증거인 의례를 거부하고 대신 윤리적 가치에 충실하고 이를 실천할 것을 요구하였다. 종교집회를 위한 장소로서 유대교 회당(synagogue)이라는 대단한 발명을 해낸 것과, 한 분파의 사제들에 의해독점된 제의의 실천 대신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면 누구든 성서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유대인들의 종교를 이동성 있고 전파 가능하고융통성 있는 공동의 것으로 만들었다. 동시에 이것은 유대인들의 생존을가능하게 만든 이 종교의 특성이기도 하였다. - P293

성서적 이야기에서 주로 나타나는 가족구조가 가부장적 가족이라는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295

최초기에는 가부장이 그의 가족에 대해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다. 부인은 남편에게 ‘바알‘ 혹은 ‘주인님‘ (master)이라고 불렀으며, 이와 비슷하게 그는 그의 집과 밭의 ‘바알‘로도 불려졌다. 모세의 십계명에는 부인이 하인들, 황소, 그리고 당나귀와 함께 남편의 소유물 중 하나로 목록에 올라 있다. - P295

이 시기에는 아버지가 딸을 노예나 매춘부로 팔 수도 있었는데, 이후 금지되었다. 군주제 시대가 되면서 가족구성원의 생사에 대한 아버지의 권력은 더 이상 무제한적이거나 무제약적이지 않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이전에 비해 딸들의 위치가 나아졌음을 알 수 있다. - P296

우리는 구약성서 내용이 유대 부족들이 연합체에서 국가형성기로 넘어가면서 여성들의 공적·경제적 역할의 점진적 제한, 종교적 기능의 축소, 섹슈얼리티에 대한 규제 증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 P308

나는 다음 장에서 언약의 시초부터 그 공동체는 남성공동체로 정의되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공동체의 남성적 성격은 제례기능에 있어서 극히 적은 기회만을 여성들에게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는데, 그 이유는메소포타미아의 전통에서 여사제들은 여성신들을, 남사제들은 남성신들을 섬겼기 때문이다.  - P310

전능한 하느님 아래 세워진 이 새로운 질서는 히브리인들과 성서를 그들의 도덕과 종교적 지침으로 삼은 모든 사람들에게 여성들은 하느님께 직접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였다. - P311

창세기의 창조설화는 그 지역에 살았던 다른 부족들의 창조설화와는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주와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유일한 창조자는 야훼다. 이웃부족들의 주요 신들과 달리, 야훼는 어떤 여성신과도제휴하지 않으며, 가족적 연대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제 우주의 창조와 지구상의 생명을 위한 모성적 원천(maternal source)이라는 것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와 전혀 반대로, 하느님의 창조행위는 인간들이 경험할 수 있는 무엇과는 완전히 다르다. - P316

성서에서 성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은유는 남자의 갈비뼈로 창조된여자에 관한 은유와, 신의 은총에서 인간의 타락을 초래한 유혹자이브에 대한 은유이다. 이 두 은유는 여성의 종속을 신이 승인했다는 증거로써 2천년 동안 인용되어왔다. 동시에 이들 은유는 그 자체만으로 성별관계에 관련된 가치와 실천을 정의하는 데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다.  - P318

창세기 이야기의 상징적 의미는 둘 다 야훼의 개입을 통해 신성한 물질들이 스며들었지만, 흙에서 창조된 아담과, 인간 몸의 일부에서 창조되었으며 고대 다산 여신들의 후계자인 이브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이분법은 야훼가 벌로써 노동의 성별분업을 명한 타락 이야기 속에서강화된다. 아담은 그의 이마에 흐르는 땀 속에서 일할 것이며, 이브는 고통 속에서 생명을 낳고 후손을 키울 것이다. 부과된 처벌이 남성에게 일을 부담으로 만들지만, 여성을 고통과 괴로움에 빠지도록 한 벌은 여성의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자연적 결과인 여성의 출산하는 몸에 대해서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323

하느님에 대한 남성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화는 언약에 대한 이야기에서 일어나며, 여성을 주변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언약과 함께 인간들은 역사시대로 들어가게 되고 그 이후로는 그들의 집단적 불멸성이야훼와 맺은 언약의 한 측면이 된다. 시간과 역사를 통한 인간들의 변천은 야훼의 약속을 수행하는 표시이며, 그들의 행위와 활동은 언약에 있는 그들의 의무에 비추어 해석되고 판단된다. 언약은 또한 글자 그대로,
12개의 흩어진 부족들을 하나의 국가로 뭉치게 하는 것이다. 사원건물에앞서, 언약의 성궤는 그들의 종교생활의 중심이다. 언약의 의례, 즉 할례(circumcision. 남성 성기의 포피를 절제하는 것 -옮긴이)는 개별 남자아이와 각 가족의 언약 의무에 대한 재헌신을 상징화한다.1) 이런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언약에서의 여성부재는 결코 우연한 것도,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 P328

창세기에서 일어난 일은, 가부장적 의미를 강화하도록 오래된 은유를 변형시켰다는 것이다. 아브람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생식력이 여성으로부터 남성으로 옮겨짐을신이 승인하는 것이다. - P329

할례에 함축된 상징성은 강력한 가부장적 여운을 갖고 있다. 그것은이제 생식력이 하느님 안에 그리고 인간 남성 안에 있다는 것을 뜻할 뿐만 아니라, 토지와 권력을 그것과 연결시킨다.  - P334

따라서 이브를 다시 이름짓는 것 혹은 그녀 이름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것이 바로 타락한 아담의 첫번째 행위이다. 타락한 이브는 어머니로서 그녀의 새로운 구속적(的) 역할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그녀의 선택폭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둘 다 하느님에 의해 부과된 조건으로서, 그녀가 뱀과 관계를 끊고남편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 P341

성서적 이야기의 무게는 하느님의 뜻에 의해, 여성들은 오직 남성들의 중재를 통해서만 하느님의 언약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어머니-여신이 죽고 그녀가 하느님 아버지와가부장제 아래에서 은유적 어머니 (metaphorical Mother)로 대체된 역사적 순간이 있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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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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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건 외롭고 쓸쓸한 일이라고 작가는 계속 얘기하지만, 그런데 막상 그 외로움을 읽다보면 나의 외로움이 치유되는 역설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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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순양함 무적호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정인.필리프 다네츠키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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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우주순양함 콘도르호가 레기스 3 행성에 착률 후 실종된다.

무적호는 바로 그 콘도르호를 찾고 레기스 3행성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우주 순양함이다.


소설은 굉장히 영화적이다. 물론 헐리우드 감성과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나라면 솔라리스보다 이 우주순양함 무적호를 더 영화화하고 싶었을 듯한데...

첫 장면 레기스 3 행성에 도착한 우주선의 선내가 깨어나는 장면의 묘사는  sf영화의 시작 장면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승무원들은 동면 상태에 있고, 중앙 모니터의 제어 콘솔 불빛들이 하나 둘씩 깜박이기 시작하고, 프로그램들이 구동되는 소리가 웅웅거리기 시작한다. 온갖 기계들이 슬슬 작동을 시작하며 갖가지 진동과 소리들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동면상태의 승무원들이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하는..... 진짜 영화에서 많이 봤던 장면인데 이 소설이 1964년 출간된 작품이니 아마도 영화들이 그의 소설에 빚졌다고 보는게 맞을 듯하다.


레기스 3 행성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콘도르호는 왜 행방불명이 되었으며 100여명의 승무원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불안감을 안고 레기스 3에 도착한 무적호는 서서히 이 알 수 없는 행성에 대한 탐사를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오토마톤 기계들이라든가, 로봇이라든가에 대한 묘사들, 새로운 행성의 모습에 대한 묘사, 무적호 내부의 각양각색의 구성원들의 역할과 생각 등등이 종횡무진으로 펼쳐지는데 작가의 천재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순간이다.

스타트렉이 처음 방영된게 1966년, 아폴로 11호가 달착륙에 성공한게 1969년, 스타워즈가 처음 나온게 1977년이니 우주에 대한 상상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와 맞물리고 있다.

그러면 뭔가 묘사가 어색하거나 촌스럽거나 하는거라도 있었는데 어찌나 세련된지 이 소설이 1960년대 작이라걸 도저히 실감할 수가 없다. 


탐사대원들은 드디어 콘도르호를 찾아내고 승무원들까지 찾아내지만 진실은 더더욱 미궁이다.

발견된 승무원들 중 일부는 살아있으나 기억과 지능을 모두 잃어버리고 완전히 갓 태어난 어린아이 수준으로 돌아가있다. 

일부 승무원들은 우주선 내에 식량을 산처럼 쌓아놓고도 굶어죽었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바다쪽에만 약간의 생명체가 존재하고 육지쪽에는 생명체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누가 콘도르호를 공격한걸까?

계속 조사를 계속하던 중 불행히도 콘도르호의 승무원들에게 일어난 일과 똑같은 일이 무적호 승무원들에게도 나타난다.

순간적으로 지능을 잃어버리는 사태.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사태에 대해서 무적호 내의 과학자들의 가설 싸움이 벌어진다.

과학자들의 의견 전쟁, 행성탐험에서 고군분투하는 승무원들, 미지의 적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인간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동시에 우리가 아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보여준다. 

책에서는 은하계 중심설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는 우리 은하계를 우주의 중심으로 여기는 우주관이라고 설명된다. 

바로 딱 감이오는게 인간 중심설의 우주판이다. 

이 세계의 중심을 인간으로 보는 세계관의 폐해가 지금 지구를 죽이고 있는걸 목도하는 이 순간, 그 우주판 쌍둥이인 은하계 중심설을 만나는 마음은 착잡하다.

하지만 작가 렘은 은하계 중심설에 대해 단호하게 비판한다.


인간과 비슷하거나 이해 가능한 것만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 인간의 몫이 아닌 일, 즉 인간과 관계없는 사안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우주의 빈 공간은 차지해도 무방하지만, 수백만년 동안 이미 생존의 균형을 이루어 실재하는 대상을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방사력과 물질력을 제외하고 누구한테도,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는 이 행성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존재는, 동물이나 사람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복합체와 비교해서 월등하지도, 그렇다고 열등하지도 않다. (253쪽)


이 행성의 주인은 오래전에 멸망한 생명체들이 버리고 간 기계들.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들이 스스로 진화하고 변신하면서 이 행성에 거주하게 된 것이다.

기계의 진화라니? 인간의 도움없이 어떻게 기계가 진화한다는거지?

이 황당한 가설을 또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것은 역시 작가의 능력이다. 


렘은 기계의 진화와 존재를 통해 인간 역시 따지고 보면 단백질 복합체 아니냐고? 다른 존재와 비교해서 뭐가 그리 월등하냐고 인간 중심주의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이런 주제의식은 <솔라리스>의 주제의식과 닿아 있다.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는 엄청나게 넒고 깊게 펼쳐져있고, 그것은 이 지구안에서도 마찬가지다.

SF의 공간을 현실로 가져온다면 결국 타인과 자연세계에 대한 우월성을 기반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대한 경고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적호의 항해사 로한의 마지막 읊조림


모든 것이, 모든 장소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야. 그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면서 생각했다. (316쪽)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어쩌면 이것이 다일지도.....

인간의 오만이 닿을 수 있는 비극의 순간을 실감나게 그리며, 다른 세계의 존재를 손에 잡일 듯 보여주는 렘의 세계의 다른 번역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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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26 16: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뭔가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의 리뷰네요 ~!! 이 책이 쓰여진 시기룬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2-06-27 10:20   좋아요 1 | URL
책 자체가 굉장히 영화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다만 헐리웃 액션 느낌이 아니니까 영화로 만들어도 돈은 안될듯요. ㅎㅎ요즘 요 책 모티브로 게임도 만들어졌더라구요. 렘 책은 읽을수록 이 사람은 지금 사람이 아닌가 착각하게 돼요 ^^

페넬로페 2022-06-26 2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뭔가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기묘한 느낌이 드는데요. 이 작품이 1964년에 씌여졌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솔라리스도 읽고 싶은데 책이 차곡차곡 쌓여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겠어요 야호!

바람돌이 2022-06-27 10:22   좋아요 1 | URL
굉장히 신비스럽고 기묘해요. 페넬로페님 정확하게 읽으셨네요. ㅎㅎ 인간이 전혀 알지 못하는 행성의 묘사가 굉장히 디테일해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솔라리스보다는 쉽게 읽혀요. 재밌기로는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가 최고고요. ^^

그레이스 2022-06-26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상상이상의 sf소설이 막 쏟아짐요
작가들의 능력이 대단합니다.

바람돌이 2022-06-27 10:22   좋아요 0 | URL
전에는 안 읽던 sf장르까지 읽어야 하니 읽을 책이 진짜 막 쏟아지네요. 세상에는 훌륭한 작가가 왜이리 많은지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6-27 0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렘은 일찍부터 미래를 내다본 작가같아요~ 생각할수록 경이롭고 신기합니다. 얼마 전 구입한 우주일지 읽어볼 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ㅎㅎ 재미날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6-27 10:23   좋아요 1 | URL
우주일지 실망하지 않으실거에요. 진짜 재밌어요. ㅎㅎ
렘 아이큐가 180이라는데 아이큐가 저정도 되면 이런 책을 쓸수도 있구나하고 그냥 수긍해버릴렵니다. ㅎㅎ

mini74 2022-06-27 0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타니스와프 램 전도사 바람돌이님 ㅎㅎ 전 바람돌이님따라 우키요에랑 우주일지 읽고 있어요 ~ 재미있네요 *^^*

바람돌이 2022-06-27 10:25   좋아요 1 | URL
와 저 진짜 램 너무 좋아서 이제 다 읽은 3부작 말고 오래전에 출간된 다른 책들 찾고 있어요. 다행히 우리 동네 주변 도서관들에 다 한권씩 있네요. 절판된 책이 도서관에 있을 때 기쁨이란...... ㅎㅎ 미니님 같이 읽어주셔서 완전 완전 감사해요. ^^

레삭매냐 2022-06-27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나온 렘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은 안 샀네요.

다다음달에 중고책으로 풀리게
되면 땡겨 올라구요 :>

<솔라리스>는 예전에 읽었고,
다른 책은 사두긴 했는데 못 닐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2-06-27 11:50   좋아요 2 | URL
좋은 책은 넘쳐나니 어떤 책을 먼저 읽을까 항상 고민이지요. ㅎㅎ
이욘 티히는 솔라리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서 처음 읽을 때는 이거 같은 작가 맞아 했었어요. 하지만 가장 재밌다는....
우주순양함 무적호는 솔라리스와 같은 계열인데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었어요.

희선 2022-06-28 0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계가 스스로 진화했다고 하다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마란 법은 없겠지요 지구에서도 사람이 가장 대단한 건 아닌데, 그렇게 생각해서 지금 이렇게 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기후변화가 너무 심해졌어요 몇해 사이 더 그런 것 같아요 이러다 인류만 사라지는 거 아닐지...


희선

바람돌이 2022-06-28 10:28   좋아요 1 | URL
우주는 넓고 넓으니 무슨 일인들 못일어날까요. 그걸 또 문학으로 상상해내는 작가들도 대단하고 과학자들도 대단하고요. 또 한편으로 우리가 살아갈 이 지구를 계속 망가끄리는게 또 우리라서 슬프고 그렇네요. ㅠㅠ
 















이연식씨의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를 읽고 우키요에에 대해 좀 알아보고 싶어 일본인 오쿠보 준이치의 <우키요에>를 읽었다. 

부제가 모네와 고흐를 사로잡은 일본의 판화인데 책 내용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 책을 선택한건 일본인이 보는 우키요에의 역사와 관점인데 한국인인 이연식씨가 쓴 책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그다지 도움이 되거나 한건 없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일본인이 쓴 책이다보니 일본식 용어들이 해석되지 않고 굉장히 많이 그대로 쓰인다.

예를 들면 자시키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건 뭐지 하고 찾아보니 다다미다. 

문제는 이런 단어가 너무 많이 그대로 나와서 읽다가 단어검색을 해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 

이건 사실 역자나 출판사에서 한국 독자를 배려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세심함이 좀 많이 부족했달까?

책 속에서 나름 좋았거나 인상적이었던 우키요에 몇가지 기록만 남기기로 한다.


우키요에에서 흔한 소재였던 미인도는 각각의 시대에 존재했던 여성미의 이상향을 그렸으므로 여성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우키요에 화가가 일단 그 시대 여성에 대한 이상적인 미인화 양식을 만들어내어 화단의 총아가 되면 당대의 다른 우키요에 화가들도 그 양식을 따라서 미인화를 그리는 것(52쪽)

그러나 어디에나 반항하는 인간은 있게 마련인것.

기타가와 우타마로라는 화가는 모델이 된 여성의 용모의 특징을 구분해서 그리고 있다. 또한 인물 표정의 미세한 차이와 손, 손가락의 움직임, 상반신의 동작 등의 차이를 통해 인물과 인물이 자리잡은 공간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림의 모델은 당대 최고의 오이란(상급유녀)인 오기야 하나오기의 막 목욕을 마친 모습이다.

흐트러짐없는 우아한 포즈, 아주 은밀하게 드러나는 유혹의 빛 등 미인화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역시 우타마로의 작품인데 이 인물은 하급유녀의 모습이다. 앞의 최고 오이란과 다르게 목욕을 마친 뒤 뭔 가 칠칠치못한 모습, 고혹적이기보다는 뭔가를 계산하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 이쑤시개로 입을 찌르는 모습 등이 앞의 미인도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어쩐지 정감이 가지 않나? 하급유녀로서의 삶이 평탄할리 없을테고, 그 힘든 삶을 헤쳐나가는 어떤 의지와 힘같은게 배어나오는 분위기라 전형적인 미인도보다 오히려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마 위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올들조차도 자기 주장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우타마로 이후에 이런 미인도는 사라졌다. 

역시 거장은 따로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부키 배우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야쿠샤에라고 한다.

이 부문에서는 도슈샤이 사라쿠와 우타가와 도요쿠니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사라쿠는 한 때 우리나라의 김홍도였다는 얘기도 나왔던 그 화가다. (물론 신빙성은 그다지 없어보인다)

지금은 사라쿠가 도요쿠니라는 화가보다 훨씬 뛰어난 화가로 인정받지만 당대에는 오히려 반대였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야쿠샤에라고 하는 장르는 요즘으로 치면 인기 배우의 브로마이드라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개성을 과장하면서도 미화라는 조작을 절대 잊으면 안되는 것.

그런데 사라쿠는 '너무 닮게 그리려다 보니 오히려 진실이 아닌 모습이 되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배우를 그린 아래 그림을 보면 둘 중 어느 것이 사라쿠가 그린 그림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풍경화에서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와 우타가와 히로시게가 쌍벽을 이룬다.

둘의 그림체는 상당히 다른데 이 책에서는 호쿠사이의 풍경화를 구축적이고 이지적이라 표현하고, 히로시게의 작품은 스냅사진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서정적이라고 표현한다.

대체로 이 표현은 맞다고 생각하는데 아래 그림들을 보면 그렇다. 




둘 중에 어느 것이 호쿠사이의 것인고 어느 것이 히로시게의 것인지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구분하실 수 있을 듯.....

다만 나는 히로시게의 그림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것은 색감때문이다.

그라데이션 기법을 굉장히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서정적인 색감을 자랑하는 히로시게의 그림은 우키요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느낌이다. 


때로는 굉장히 장난스럽고 독특한 그림도 있다. 



앞에서 미인도로 유명했던 기타가와 우타마로의 <요괴가 나오는 꿈>이라는 작품인데 만화의 말풍선이 벌써 저때부터 활용되고 있는게 재밌다. 

심지어 저 말풍선의 내용은 "밤에 또 가위에 눌리게 해주어야지." " 어머니가 깨우지 않았더라면 더 괴롭힐 수 있었을 텐데."란다. 

이 그림은 단품이 아니고 꿈에 요괴를 보고 무서워하는 아이를 주제로 다룬 <악몽집>이라는 시리즈물 중 한 점이라고 하니 우키요에의 소재 범위가 정말 광범위했음을 보여준다.



우타가와 구니요시의 <보기와 달리 좋은 사람>이라는 작품이다. 사람의 인체로 사람을 표현한 발상이 정물로 사람을 표현했던 이탈리아의 화가 아르침볼도와도 닿아있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이런 독특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고, 그로써 예술이 풍부해지고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이런 우키요에 작품들은 대량생산성으로 인해 그렇게 비싸지 않아 일반 서민의 집에도 우키요에 한두점쯤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에도에 다녀오는 사람들은 우키요에 여러장을 사서 기념품으로 다른 선물과 함께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하니 그 대중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예술이 에도 시대가 끝나고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카메라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 역시 근대화로 인해 얻은 것과 잃은 것들이 있을 테고 그 잃은 것 중의 하나가 우키요에인듯하다. 

서양에서 인상파들이 우키요에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과는 별도로 일본에서는 우키요에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마지막 보너스 그림은 아리따운 고양이 아가씨다.



우타가와 구니요시, <고양이의 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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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6-25 22: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시키가 다다미군요. 상급유녀와 하급유녀 그림이 한눈에도 대비되네요. 햐아. 우타마로.
“보기와 달리 좋은 사람”도 흥미롭네요.
다른그림도 모두 소개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2-06-25 23:16   좋아요 5 | URL
이 책 살짝 좀 재미없어요. 이연식씨의 우키요에 유혹하는 그림이 저는 더 좋더라구요.
두 책이 내용이 거의 겹치는데 그래도 또 서술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보니 보충정도의 의미로 봤어요.
도판이 좋으니까 그림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

그레이스 2022-06-25 23: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호쿠사이의 우키요에는 여기저기서 많이 봤어요. 주로 파도! 두 작가를 비교해주시니 구분이 가네요^^

바람돌이 2022-06-27 09:31   좋아요 2 | URL
저도 두 사람을 같이 보니 확 비교가 되면서 쉽게 구분이 가더라고요. 요즘 우키요에 관련 책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건 역시 재밌네요. ㅎㅎ

mini74 2022-06-27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연식작가님 책은 도서관에 있어서 우키요에만 샀어요. 글씨가 커서 좋네요 바람돌이님 ㅎㅎ 오이란 관련 영화나 만화책들도 많더라고요~ 고양이가 역시 최곱니디 ㅎ

바람돌이 2022-06-27 09:33   좋아요 2 | URL
산다면 전 이연식씨 책을 추천하겠지만.... ㅎㅎ 금방 읽어요. 저도ㅠ지금 다른 책들을 또 찾아보고 있습니다. 미니님 같이 읽으신다니 더 힘이 뿜뿜... ^^

레삭매냐 2022-06-27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웅 저도 에도에 갔을 적에
우키요에 한 점 땡길 걸 그랬
습니다.

근데 어디에서 파는지 모르니...

바람돌이 2022-06-27 11:51   좋아요 2 | URL
저도 몰라요. ㅎㅎ 그래서 우키요에 미술관에서 엽서랑 츠타야서점 가서 호쿠사이 화집만 사가지고 왔다죠. ㅎㅎ

희선 2022-06-28 0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으로 사람을 그리다니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이 보이는군요 가위 눌리는 아이 그림도 재미있네요 아이는 무서울 테지만... 마지막 고양이도 좋네요 이런 그림이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그때 그림이 남아 있기는 하겠지만...


희선

바람돌이 2022-06-28 10:30   좋아요 1 | URL
지금은 이런게 일본 만화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문화는 사라지는듯해도 그 영향력은 항상 오래 가더라구요.
 

이해하시겠지요, 선장님? 즉 무생물진화가 시작되었다는 뜻이지요. 기계 장치의 진화 말입니다. - P175

함교에 있는 어느 누구도 움직이거나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복수심에 가득 찬 만족감을 느꼈다. 그 감정이비이성적이라고 해서 강도까지 약한 것은 아니었다. - P224

만일 호르파흐가 앞에 서 있었다면, 지금 당장 모두 말해 버렸을 것이다.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른 정복‘이나 ‘용맹스러운 인간의 생존‘, 사지로 보내져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위한 복수심, 이것들이 얼마나 웃기고 황당한지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는 그냥 경솔했고, 우리가 가진 캐넌포와 센서에 대한 자만으로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대가를 치르고있을 뿐이다. 우리의, 순전히 우리만의 잘못이다. - P252

인간과 비슷하거나 이해 가능한 것만을 추구하라는뜻이 아니라, 인간의 몫이 아닌 일, 즉 인간과 관계없는 사안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우주의 빈 공간은 차지해도무방하지만, 수백만 년 동안 이미 생존의 균형을 이루어 실재하는 대상을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방사력과 물질력을 제외하고 누구한테도,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는 이 행성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존재는, 동물이나 사람이라고 불리는단백질 복합체와 비교해서 월등하지도, 그렇다고 열등하지도 않다. - P253

모든 것이, 모든 장소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야. 그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면서 생각했다.  - P316

 흐릿한 하늘을 배경으로 쏟아지는 불빛 속에서자기 자리를 지킨 채 우뚝 서 있는 우주선은 너무도 장엄하였으므로 단연 무적호라고 할 만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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