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미술관 -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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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여행을 가든지 항상 가는 곳은 그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이다.

그런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라는 곳은 왠만큼 규모가 있게 되면 소장품의 양이 엄청난지라 도대체 뭘 봤는지도 모르겠고, 뭘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하여튼 당황스럽다는 것이 주된 감정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해외의 경우에는 가기 전에 대부분 현지 미술관 가이드 투어를 신청한다. 

돈이 좀 더 들더라도 복불복 가이드를 피하고, 공신력 있는 곳에서 투어를 신청하기 위해 엄청나게 검색을 해대는 것.

그런 일일 가이드 투어는 사전 조사로 가이드분을 엄청 신경써서 선택한 덕분인지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적이었다.


이 책 <기묘한 미술관>은 실제 프랑스에서 문화해설사로 일하고 계시는 분이 지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정말 딱 미술관 가이드 투어하면서 이야기 듣는 느낌이 물씬 난다. 

코로나로 여행을 못다닌지 좀 있으면 2년이 될 터인데 모처럼 이 책 덕분에 미술관에 가 있는 기분을 물씬 느꼈으니 기분좋은 여행을 한 느낌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재밌다. 

아마도 재밌는 이유는 누구나 알만한 화가와 그림이 대부분이어서일테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의 목록을 보면 앙리 루소, 마네, 드가, 페르메이르, 다빈치, 도미에, 렘브란트, 라파엘로, 고흐, 제리코, 고야, 벨라스케스, 밀레 등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봤을 만한 화가들이다.

그외의 작품들도 화가 이름은 생소해도 그림을 보면 아 이 그림 할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금 익숙하지 않을 화가래봤자 한스 볼롱기에르나 조토, 만테냐 정도?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의 뒷 이야기들이나 얽힌 사연들을 읽는 것은 익숙함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라 더 쉽게 흥미롭게 읽힌다.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페르메이르의 그림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그림에서 여인이 들고 있는 월계관, 트럼펫, 책은 그리스 신화의 아홉 무사이 중 역사의 여신 클리오를 상징한다고 한다. 

월계관은 영광, 트럼펫은 영광을 널리 퍼지게 하는 명성을 의미하며, 책은 모든 내용을 기록하는 역사 자체라고(67쪽).

그런데 이 그림을 가장 좋아한 이가 히틀러라네.

히틀러는 이 그림을 너무 좋아해서 기존 소장자로부터 거의 강탈하다시피 구입했고, 이후 전쟁의 패배가 다가오자 이 그림을 영원히 소장하기 위해 비밀장소에 숨기는 노력까지 했다는데 작가는 아마도 히틀러가 이 그림을 통해 독일 민족정신과 역사를 강조하는 자신의 모습을 동일시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어 그럴수도 있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음 페이지를 보다가 정말 깔딱깔딱 넘어가는 에피소드를 발견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이후 네덜라드의 한 판메이헤런이라는 화가가 국가 반역죄로 기소되었는데 , 그 이유가 나치의 2인자 괴링에게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판매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화가는 자신이 판매한 것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복제한 자신의 그림이었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실제로 증명해보임으로써 무죄판정을 받았지만, 웃기게도 그림값으로 괴링에게서 받았던 돈이 바로 위조지폐였다는 것이다.

아 이거 진짜 있었던 일이라기엔 너무 코믹해서 책 읽다가 혼자서 낄낄거렸다. 


조토의 그림을 예로 들면서 중세말 황금보다 비쌌던 청색물감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울트라 마린으로 불리우는 이 색은 청금석이라는 암석을 갈아서 만드는데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수입해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색깔을 수입해 썼는데 조선시대 청화백자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이 색깔은 너무 귀하고 비싸서 원래 조선시대에 청화백자는 왕만 쓸 수 있는 도자기였다.

뭐 권세있는 양반들은 몰래 숨겨서 소유하고 했겠지만 원칙적으로 그러했다.

12세기부터 유럽에서는 푸른색이 성모 마리아의 색이 되면서 인기가 치솟는데 이 색깔을 둘러싸고 염색업자들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것도 흥미롭다.

붉은 색 염료를 생산하던 이들이 푸른색에 대항하기 위해 교회에 악마를 푸른색으로 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니, 역시 예술에도 돈의 간섭은 어쩔수 없다보다. 저 종교가 지배하던 중세에도 말이다. 성모의 색으로 악마를 칠해달라니....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순식간에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고한다.

아 뭔가 무료하고 심심하다싶을 때 읽으면 딱 좋을 재밌는 책이다.


앗 이 책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다.

도판이 굉장히 훌륭하다.

미술책이면서 도판 엉망인 책도 많은데 이 책은 도판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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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21-10-12 05:5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도판이 꽤 중요하더라구요. 실제로 볼 확률이 낮은 우리같은 사람은 책에서 보는게 전부일 수 있거든요~~~

바람돌이 2021-10-13 00:15   좋아요 2 | URL
미술관련 서적에서는 정말 도판이 중요하죠. 물론 실제로 보는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그림을 실제로 볼수는 없으니 도판이라도 제대로 보고 싶어요. ^^

coolcat329 2021-10-12 06: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괴링과 네덜란드화가 넘 웃겨요. 괴링이 군인으로 자부심과 또 허영심, 과시욕이 심했다고 하는데 저런 저열한 수법까지 ~놀랄 일도 아니지만 넘 웃겨요.

저는 미술 전혀 모르지만 가끔 그림 설명 책 보면 재미있더라구요.. 이 책 꼭 보고싶네요.

리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바람돌이 2021-10-13 00:16   좋아요 1 | URL
나쁜 놈들은 어쩜 그리 똑 닮았을까요? 그래도 나쁜 놈들끼리 서로 사기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착한 사람이 피해를 보면 마음아프잖아요. ^^
저도 미술 잘 모르지만 그림이야기는 왠지 항상 재밌더라구요. ^^

새파랑 2021-10-12 06: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파랑색에 저런 역사가 있군요 ㅋ 그리고 위조에 위조라니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사기치는 건 비슷한거 같아요 ^^ 해외가셔도 미술관을 가누 바람돌이님의 열정은 👍

바람돌이 2021-10-13 00:23   좋아요 2 | URL
해외가서도 미술관을 간다기보다는 미술관 보려고 해외를 가는 입장이라서요. ㅎㅎ 제 첫 유럽 여행지가 스페인이었는데 이유는 단 하나 고야 그림을 실물로 보고 싶다는거였어요. ㅎㅎ
이 책에서 사기꾼들 얘기를 보다가 이런 얘기도 영화로 만들어질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누가 안 만들어줄까요? ^^

mini74 2021-10-12 07: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책 읽고 리뷰 쓰고 있어요 ㅎㅎ 반가워요 바람돌이님. 정말 그림들이 좋아요 *^^*

바람돌이 2021-10-13 00:25   좋아요 1 | URL
앗 미니님 리뷰도 기다릴게요. 기대 잔뜩하고 있습니다. ^^

초딩 2021-10-12 07: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출장가면 항상 그 도시의 미술관을 갔었는데 ㅜㅜ 이제는 해외를 못 가니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참 좋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1-10-13 00:25   좋아요 1 | URL
아 진짜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책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직접 보고 듣는것만 못하잖아요. ^^
저도 출장 해외로 가고싶어요. 가능성 제로....ㅠ.ㅠ

프레이야 2021-10-12 08: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디 가면 그곳 미술관 꼭 찾는 편
이에요. 소소한 미술관도 의외로 좋구요. 이런 책은 진짜로 도판이 중요하지요. 멋진 책 같아요. 저 이야기 어디서 읽은 적이 있어요. 지나고 보면 참 우습죠 욕망이란 게 ㅎㅎ
당시 나치당은 위조지폐를 엄청 찍어댔다죠.
울트라 마린, 김훈의 화장 생각납니다.
오 상무가 추은주를 생각하며 병원에서 하는 독백의 편지 같은 문장에서. 김훈은 저런 사실을 알고 그 색을 썼군요. 로얄블루네요 그래서.
바람돌이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바람돌이 2021-10-13 00:27   좋아요 1 | URL
작은 미술관에도 꼭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쯤은 꼭 있더라구요. 아니라도 작은 미술관들은 대형 미술관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어 좋은 곳이 더 많구요.
김훈의 화장은 안읽었어요. 예전 김훈선생의 글들을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책들은 좀 실망스럽달까 그래서 지금은 조금 관심이 줄었어요. ^^

잘잘라 2021-10-12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재밌는데 도판도 훌륭하다구요?!!! 🤩🤩🤩

바람돌이 2021-10-13 00:28   좋아요 1 | URL
넵 도판에 신경 많이 썼어요. 좋더라구요.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잘잘라님께도 추천합니다. ^^

붕붕툐툐 2021-10-12 2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와~ 완전 필독서네요! 미술관마다 공신력 있는 투어를 신청하신 정성과 노력이 너무 멋진데요? 저는 돈 없다는 핑계로 한국 가이드 말을 일행인 척 얻어듣곤 했었는데~ㅎㅎ 이제 해외 나가게 되면 진짜 이런거엔 아끼지 않을래요!!

바람돌이 2021-10-13 00:30   좋아요 2 | URL
필독서까지는..... 그냥 심심할 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죠. 전 해외에서 뭔가 비싼 미술관이나 건물 이런데 들어갈 때 돈 안아껴요. 그때마다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뭔가 생각하고 들인 비행기값 생각하면 소소한 금액이 돼버리더라구요. ㅎㅎ 요즘 가이드분들은 모두 수신기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옆에서 얻어듣기에는 소리가 잘 안들리던데요. ^^

페크(pek0501) 2021-10-13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들고 여행하면 유익하고 즐거울 것 같아요. 두 마리의 토끼 잡기네요.
위조지폐로 혼자 낄낄거리는 기분 잘 알지요. 저도 책 보면서 혼자 웃을 때가 더러 있어요.
누구는 너무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졌다고 썼던데 서머싯 몸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 ㅋㅋ

바람돌이 2021-10-17 12:37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들고 가기에는 여기 그림들이 온갖 미술관에 흩어져 있다는 문제가 있죠. ㅎㅎ 책 들고 가도 좋으니까 빨리 어디든 좀 편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게되면 좋겠어요. ^^ 저같은 평범한 독자 말고 서머싯 몸같은 이들도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지는군요. ㅎㅎ

그레이스 2021-10-13 1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도판 색이 다른 경우도 많고, 작가도 잘못 달리는 경우도 많죠.
도판이 훌륭하다니 관심이 가네요~^^

바람돌이 2021-10-17 12: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회화에 관한 책은 도판부터 눈이 가더라구요. 요즘이야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도판이 훌륭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책읽는게 조금 시들해질 때, 너무 어려운 책 읽어서 지쳤을 때 읽으면 좋은책이에요. ^^

희선 2021-10-14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르메이르도 그림에 청금석을 자주 써서 빚을 많이 졌다는 말이 있더군요 조선 시대에 청화백자에 들어가기도 했군요 네덜란드 화가와 괴링 서로 속였다니 재미있네요 그림을 보는 것도 좋고 그림과 얽힌 이야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10-17 12:40   좋아요 0 | URL
청금석은 황금보다 비쌌다는데 그런 색을 써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면 빚더미에 올라않는건 순식간일 듯합니다. ^^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저는 언제나 재밌더라구요. ^^
 

빙켈만이 그리스를 질병 없는 낙원으로 그린 데에는 그리스 대리석조각에서 보이는, 티끌 하나 없는 순백색 표면이 좋은 근거가 되었을 겁니다.  - P26

15~16세기 이탈리아 사람들이 황금비를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삼기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고대 그리스미술까지도 모두 황금비를 따랐다는 억측이 퍼져나가게 된 거죠. 우리나라 미술 교과서에도 황금비에 대한 서술이 사실인 것처럼 지난 수십년간 실려 있다가 최근에야 빠지게 되었습니다.
황금비와 관련된 사람들의 믿음은 아름다움이 특정한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는, 미의 결정론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 P47

고대 그리스미술에서 보이는 군국주의적 분위기, 다시 말해 그리스 남성 조각들이 보여주는 육체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은 그리스미술에 드리워진 신비를 한꺼풀 걷어내면 드러나는 어두운 그림자입니다. 사실 그리스 남성 조각상은 크게 보면 전사 아니면 은동선수였습니다. 그리스 사회에서 스포츠가 전사의 신체 단련과 관계된다.
는 점을 고려할 때 운동선수조차도 군국주의적 함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단독 조각상들이 전사자를 위로하기 위해 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스 고전미술의 고유한 목적은 바로 전쟁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간 고전주의자들이 애써 외면하려 했거나 간과했던 점입니다.
- P65

고전미술로 집약되는 절대적인 ‘미‘
의 세계가 있다는 신념하에 그 세계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것이 르네상스 이후 서양 근대미술의 전통이었습니다. 그것이 18세기부터 한층 더 강화되면서 급기야 ‘벌거벗은 나폴레옹상‘까지 제작된 것입니다.
- P70

이 시기 아테네는민주주의의 실현과 정치적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초상의 제작을 엄격히 금지했습니다. 인간을 표현하더라도 특정 개인을 결코 연상시켜서는 안 되었기 때문에관념화, 이상화된 인간 형상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 시기 미술은 육체의 아름다움을 통해 인간의 위대함을 표현하는데 지향점을 두었지만, 이것이 특정 개인을 이상화하는 것은 극히 경계했습니다. - P90

고대 조각상에 보이는 무표정성은 고전의 얼굴로 자리매김했고,
이에 따라 고전적 아름다움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절제와엄격함으로 특징지어졌습니다. 이렇게 고전미를 한정하다보니 감정이 격하게 표현된 예외적인 작품에 대해서도 결코 그 표현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라오콘 군상 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18세기에 이 조각상의 주인공인 라오콘의 표정을 놓고 심각한논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 P95

이렇듯 17세기에는 유쾌함과 방종의 한편에 참회의 모습이 자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극배우처럼 화려한 옷과 모자를 걸치고 자신의 경제적 번영을 자신 있게 드러낸 그림과 그 옷을 모두내던지고 초라한 행색으로 참회하는 말년을 보여주는 그림의 대리는 르네상스시대와 다른 문명의 깊이를 느끼게 하죠. 특히 박물관에전시된 「돌아온 탕자는 관객의 눈높이가 탕자의 발에 닿게끔 걸려있는데요. 더러운 맨발과 뒤축이 전부 해진 신발을 눈앞에서 마주한관람객은 그 앞에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 P131

이 칙령의 다른 대목을 보면 혁명에 성공한 프랑스는 위대한 국가인 반면 봉건 체제에 머물러 있는 이탈리아는 나약한 국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탈리아 대신 프랑스가 ‘자유의 조국을 수호하면서 미술을 통해 그 위대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 ‘국립 박물관‘, 즉 루브르가 있으며 이곳을 인탈한 미술로 채워나가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P154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요? 누가 고진을 중심으로 세기의 명작을 차지하는가는 곧 누가 유럽의 정신적 뿌리를 차지하는가의 문제, 즉 유럽 전역에서 권위를 발휘할 정통성 문제와 직결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폴레옹이 벌인 이같은 약탈극은 고전의 지위를 한층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자유라는 혁명의 이름이 약탈의 정당한 근거로 둔갑한 걸 보면 조금 무시무시한 반전이라는 느낌도 들죠.
- P155

이렇듯 오늘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럽의 미술관 중 여러 곳이프랑스혁명과 이후 등장한 나폴레옹 시대에 세워지거나 크게 확대됩니다. 이 과정에서 나폴레옹의 의도는 결코 선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럽 각지에 박물관과 미술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과정에서 나폴레옹의 역할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참담한 정복 전쟁 속에서 벌어진 부당한 미술품 갈취가 결과적으로 박물관의 시대를 열었다는 것에서 우리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 P164

영국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같은 공공 박물관과 미술관은 세계의주인공이 귀족과 소수 엘리트 집단에서 시민사회로 교체되는 것을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입니다. ‘내셔널 갤러리‘의 명칭을 그대로풀면 ‘국민의 미술관‘이 되는데, 소수 지배층과 대다수 국민 사이의오래된 투쟁의 추가 국민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뚜렷한증거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 P184

이런 점에서 저는 미래의 박물관이 ‘인간성‘을 더욱 추구하리라예상해봅니다. 패권주의는 제국주의든, 그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든, 인간은 결국 그 공간에서 인간의 창조물을 감상하고 즐거움을 느끼며 새로운 감싱을 발견해왔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저는 형식은 인간성을 따른다‘Fern FollowsHumanity 라는 말로 박물관의 미래적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 P206

흑사병은 서양미술의 흐름을 크게 뒤바꿔놓은, 미술의 역사에서가장 중요한 계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흑사병은 미술의 양식이나도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무엇보다도 미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자체를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 P226

화면 속에 그림을 주문한 사람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들어가는 예가 이제부터 더많아지거든요. ‘그림을 통한 개인의 기억‘ 또는 이미지를 통한개인적 구원‘이라는 세속적 열망은 흑사병이라는 대혼돈 속에서 서양미술의 중요한 표현방식으로 안착하게 됩니다.
- P231

즉 흑사병 시대에 들어서면 중소 상인이나 노동자, 농부, 가난한과부도 미술을 통해 사후 자신의 추모를 기획하게 된 것이조, 이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소품을 구매했고, 따라서 이 시기 작품의평균적인 가격은 이전보다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처럼 흑사병 시기에 미술의 수요층이 확대된 것은 개인 추모에 대한 열망의 결과였는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흑사병은 미술의 대중화에 상당부분 공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234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완벽함과 위대함이 아니라 인간적인 고민과 그것에 대한 도전으로부터옵니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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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0-04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찜 해 두었는데. 어떤가요?! 추천하십니까?

바람돌이 2021-10-04 20:57   좋아요 0 | URL
음.... 뭐라 말할지 좀... 관점도 괜찮고요. 책도 쉽게 읽혀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으신분들한텐 좀 심심한 느낌일듯하고요. 특별한 임팩트가 없달까?
미술관련 서적을 별로 안 읽으신 분이라면 강력 추천하겠으나 유부만두님이라면 딱히..... ^^
 
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 도발하는 건축가 조진만의 생각노트
조진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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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는 유난히 퇴직후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지, 아니면 내 주변이 특별히 많은지 그건 알 수 없는데, 어쨋든 그 지인들은 주말농장도 하고 나름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아직은 말뿐인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나는 시골 섬마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시골생활에 대한 로망이 일도 없다.

내 꿈은 차도녀! 현실은 찌질도시월급쟁이... ㅠ.ㅠ


어쨌든 공간에 있어 나의 주요 관심사는 도시와 도시를 이루는 건축물들이다.

도시를 걷고 아름답고 멋진 건물들을 보고 그 건물들의 역사를 생각하고 어쨌든 이런 것들이 참 좋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좋다. ^^

그래서 도시에 관한 책이나 건축에 관한 책들이 나오면 전문서적이 아닌 이상 손길이 가게 되는데, 그 선택의 결과를 성공과 실패로 본다면 보통 반반이다.

이 책은 성공작!


일단 저자의 시선이 참 좋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건축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관계를 만들고 사회를 형성하는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남, 자연과 인간, 개인과 사회, 안과 밖 등 다양한 관계성을 통해 우리 문화와 사회는 발전했습니다. - 7쪽


여기서 저자의 관심이 건축물 자체가 아니라 건축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좀 더 나은 사회, 좀 더 나은 인간관계,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은 이후에도 반복 제시되어 지는데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다.


건축은 우리의 생활과 주변과의 관계, 나아가 생각하는 방식 전반을 바꾼다. 좋은 건축 속에서 살면 좋은 사람이 되기 마련이고좋은 도시공간에서 살면 보다 공감하며 소통하는 개방적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마련이다. -100쪽


저자 스스로가 던진 질문이 이 책에서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고민을 따라가다보면 수긍할 수 있는 의견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건축에서 특정한 기능을 가지지 않는 중정이나 넓은 복도와 같은 공용공간의 쓰임새를 저자는 옹호한다.

이런 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아이디어에 의해 무한하게 가능성이 확장되는 시작이라고 얘기한다.

한옥에서 비워져 있는 마당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망중한의 사색의 공간이 되고 또는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열고 교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는건 바로 그 비워져 있음으로 인해서이다.

서양의 옛 건물들을 보면 흔히 중정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중정으로 인해 밖으로 폐쇄적으로 보이는 건물이 안으로 사람들을 품어내고 주택의 곳곳에 빛을 보내는 역할을 하며 공공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린 시절 때때로 생각했던게 아이들의 창의성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것은 정말 어떤 장난감도 없을 때였다는거였다. 그럴 때 아이들은 결코 가만있지 않는다. 자기 주변의 뭐라도 찾아내서 새로운 놀이를 만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놀이들은 매번 새로웠다. 

건축과 공간 역시 이렇게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는 정해져 있지 않은 어떤 공간, 여백을 품을 때 비로소 창의성이 샘솟고, 사람들의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일테다. 


한동안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서 우리나라는 랜드마크 열풍에 휩싸였던 것 같다.

스페인의 쇠락한 탄광도시인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관광도시가 되는걸 보면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던 조류다.

그러나 랜드마크가 진정한 도시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준비와 지역주민들의 공감과 그것이 가지는 주변과의 연계성과 도시구조의 개선에 들인 지속적인 노력까지 많은것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정의한다.

이 대목에서 딱 서울의 동대문 야구장에 들어선 DDP를 둘러싼 논쟁들이 생각났다.

거대한 우주선 같은 DDP건물이 랜드마크로 기능할 수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과연 동대문 지역의 주변환경에 걸맞는 건축인가 등등....

내가 본 DDP는 건물 자체만으로는 굉장히 훌륭하고 내부의 동선 구조도 효율적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을 밖에 나와서 봤을 때 뭔가 홀로 동떨어져 있는 섬인듯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나홀로 외로이 동동 떠있는 DDP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그냥 멋진 건물로 잠시 스쳐가는 관광코스였다는 느낌이 더 든다.

오히려 서울에서 더 기억에 남는 건물은 승효상씨가 설계한 대학로의 쇳대박물관이었다.

내가 여길 갔을 때는 이게 누구 작품인지도 몰랐다.

아니 여길 갈려고 갔던것도 아니고 대학로를 지나다가 우연히 들어갔던 건물이다.

쇳대박물관은 처음 지나갈때는 거기 있는지도 모르게 존재하나, 한 번 눈에 들어오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아! 저 건물 뭔가 심상치 않아하면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이 곳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집에 와서 누가 건축한건지 찾아봤었다.)

건축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정답은 없으나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삶의 공간으로서 주변환경, 사람들과 연결되는 공간을 좀 더 지향해야할 건축이라고 한다면 나는 DDP보다는 쇳대박물관에 손을 들어주겠다.


많은 건축가들이 지적하듯이 서양이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는 골목이 그 역할을 한다고 저자는 또한 얘기한다. 

사람이 만나고 어울리고 다양한 생활공간들을 품고 있는 길들를 살릴 수 있는 건축물들의 관계를 통해 내 것과 모두의 것간의 경계가 모호하게 될 때 전체적인 도시공간이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현재의 아파트 중심의 주거공간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점을 보완한다고 르 코르뷔지에가 그랬던 것처럼 도시 전체를 뒤집어 엎을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 내의 방치된 공간 유휴공간들을 활용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새겨들을만하다. 

동시에 어떤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을 채우고, 이용하고 소통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활동일 것이다.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좀 더 인간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아직 명확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고민을 만들어 주고 원칙을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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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3 18: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심에서 사는 것 보다는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어지더라구요. 시골섬마을이면 제주도인가요? ^^

바람돌이 2021-08-05 00:19   좋아요 1 | URL
저는 무조건 도시입니다. 시골은 놀러가고싶은 곳! ㅠ.ㅠ
제주도 아 좋죠. 하지만 아니고요. 경남 거제도 완전 구석진 시골마을 출신입니다. ^^ 집 마루에서 문열면 바다 선창이 보이는 곳요. ^^

페넬로페 2021-08-03 19: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의 남편의 로망이 나는 자연인입니다
저는 그런 생각 1도 없구요~~
근데 저의 지인중엔 시골에 땅을 마련해 주말마다 내려가 농사를 지으시는데 갈곳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의 여유가 있더라고요~~
저는 도시가 참 좋은데 서울의 새 시청사도, 롯데타워도 싫어요^^
좀더 좋고 아름다웠다면 하고 바랍니다^^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가 들어서는것도 싫어 나중엔 주거지를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봐요 ㅠㅠ

바람돌이 2021-08-05 00:27   좋아요 3 | URL
제 주변에도 시골에 땅 마련한 사람들 많아요. 근데 농사요. 손바닥만한 땅도 얼마나 많은 노동을 투여해야 하는지.... 저희집은 다행히 남편도 자연인 하겠다는 소리는 안하는데 자꾸 제주도 가서 살자해서 난감합니다. ㅎㅎ
우리가 사는 도시가 좀 더 사람이 살만한 곳이 되려면 이 책이 작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할 듯해요. 서울의 새 시청사는 어떤지 몰라서 잠시 검색해보고 왔습니다. 뭔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 봐야 알겠죠. ㅎㅎ 서울은 집값이 너무 비싸서 저도 살고싶은 생각은 없고요. 저는 안좋은 점도 많지만 그래도 제가 사는 부산을 사랑합니다. 여기서 계속 살고싶어요. ^^

붕붕툐툐 2021-08-03 23: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골목 너무 좋죠. 그 정겨운 것들이 사라져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요. 저희 옆동네만 해도 골목 천지 옛스럽고 정겨운 동네였는데, 도시재생사업(?)으로 다 때려부수는 중입니다. 다 똑같이 생긴 아파트 짓겠죠?ㅠㅠ

바람돌이 2021-08-05 00:28   좋아요 2 | URL
왜 도시재생사업은 다 아파트인걸까요? 이게 참 정부탓만 하기도 그런게 거기 사는 사람들도 다 똑같이 아파트죠. 왜냐하면 그래야 돈이 되니까.... 온 국민이 부동산투자자인 나라! 아마 앞으로도 좋아지긴 어렵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폐공장지대라든가 이런 유휴공간들 얘길 해요.

han22598 2021-08-04 03: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마당 있는 살구나무 있는 집에서 살았어요. 친구들이 와서 마당에서 많이 놀았고, 주인이 없어도 놀 친구가 없을땐 살구나무에 고무줄 묶어놓고 고무줄 놀이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살구가 익기도 전에 아이들과 함께 반 초록살구 따먹으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살구 따먹고 그랬던 기억도 있어요. 마당.골목 이야기 하니까 ....추억 돋네요 ^^ 건축이라는 건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쩌면 시골이든 도시든...장소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바람돌이 2021-08-05 00:32   좋아요 1 | URL
저 어릴 때 집은 쬐끄매서 마당이 없었어요. 대신 곳곳에 골목이 놀이터였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고향을 다시 가봣는데요. 제가 놀던 그 골목들이 어찌나 좁고 작은 골목이던지 기억과 달라 정말 너무 깜짝 놀랐어요. 아 집앞이 바로 바다여서 여름에는 아침부터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점심 저녁때 엄마가 문열고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이름 부르면 들어가서 밥먹었죠. ㅎㅎ
장소의 한계를 뛰어넘는 건축, 어렵지만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파이버 2021-08-04 16: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께서 성공작!이라고 명쾌하게 말씀하시니 엄청 재미날것 같아요.. 요즘 도시 아이들은 정말 자기들끼리 어디 나가서 안전하게 놀만한 곳이 부족하더라구요... 차도 너무 많고 세상도 흉흉하고 ㅠㅠ

바람돌이 2021-08-05 00:34   좋아요 4 | URL
아 파이버님! 저는 별점에 많이 후합니다. 이 책 엄청 재밌지는 않습니다. 건축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이 맘에 들어서 성공작이었는걸요. ^^ 이분 생각이 아이들은 조금씩 자주 다쳐야 한다입니다. 조금씩 자주 다칠만하게 맘껏 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이들은 정말 불쌍하죠. ㅠ.ㅠ

희선 2021-08-06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아파트가 많군요 새로 짓는 것도 거의 아파트네요 아파트가 아닌 데서 살면 이상하게 여기는 아이도 있을 정도라니... 그건 소설에서 봤지만, 실제로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서 산다 해도 이웃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듯합니다 층간소음으로 이런저런 문제가 많은 걸 보면... 아파트 지을 때 잘 지어야 할 텐데... 어쩐지 안 좋은 것만 말했네요 그래도 어딘가에는 서로 마음을 쓰고 사는 사람 있겠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06 02:00   좋아요 2 | URL
그래도 아파트의 장점은 있죠. 제일 좋은건 편한거요. 주택은 정말 관리, 청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아파트가 제일이에요. 안타깝게도요. ㅠ.ㅠ

하양물감 2021-09-10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대한 생각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점점 멀어져가는 내집마련의 꿈... ㅎㅎㅎ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9-10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당선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09-10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

초딩 2021-09-1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2관왕 축하드려요 ^^
좋은 주말 되세요~
 

여기서부터 두 예술가들은 즉각적인 끌림에서 벗어나 양가감정의 단계를 거쳐 독립성 - 우리가 ‘자기 목소리 찾기‘라 칭하는 활력적 창조 과정으로 나아가는 변화의 이야기를 펼쳐간다. 독립성, 즉 통합과 평등한협력을 갈망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정신적 구별 짓기는 진정한 창조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또한 독특함과 독창성을 획득하려는, 현대성을 향한 욕구와도 통한다. 위대한 성취를 위해 고독함과 독자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욕구 말이다.
따라서 내가 이 책에서 다루기로 마음먹은 예술가들이 위대함과 동시에 현대적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고독과 인정, 단독성과 소속감 사이의 이러한 역동성은 바로 모더니즘을 둘러싼 이야기의 핵심이다.
- P28

이러한 의미에서 미술사에 등장하는 라이벌 관계란 친밀함의 투쟁그 자체다. 누군가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꿈틀대는 투쟁이자, 어떻게든 자신만의 독특함을 지키려는 전투와도 균형을 맞춰야 하는 투쟁 말이다.
- P31

그는 시대의 예술을 덮어 감춰버리는 진부한 태도를 혐오했다. 그래서 살롱에 저항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헤라클레스의 과업이나 나폴레옹의 장엄함을 묘사하는 그림 같은 것엔 관심이 없었다. 또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혹되긴 했으나 당시 널리 유행하던 에로티시즘, 즉 도덕적 경건함이라는 얄팍한 껍데기를 두른채 체모도 없이 도자기처럼 반들반들하게 여체를 묘사하는 방식을 경멸했다. 무엇보다 그가 혐오했던 것은 어떤 식으로든 현실과 개인의 욕구, 현재시제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태도였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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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모차르트의 오페라에는 보수성과 급진성이 혼재한다. 무수한 여인들을 농락하다가 지옥으로 떨어지고 마는 전설적 호색한을 그린 <돈 조반니>가 대표적이다. 기독교적 윤리관에서는 참회를거부한 죄인이 마땅히 받아야 하는 최후의 심판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돈 조반니는 당대의 도덕과 가치관에 거스르는 반反영웅으로 재평가되기에 이르렀다. 예전에는 악인에 대한 심판이라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중시했다면, 주어진 운명에 대한 주인공의 반항과 거부로 강조점이 옮겨간 것이다.
최근에는 성적 충동과 폭력성 등 인간의 어두운 내면에 초점을 맞춘 심리적 해석도 늘고 있다. 이처럼 어제의 고전에 붙어 있는 묵은 때를 벗겨내는 순간, 작품속의 날카로운 급진성이 되살아난다는 점이야말로 모차르트 오페라의 매력이다. - P240

음악학자 랜던은 "모차르트의 삶에서 상류시민 사회와 쉬카네더의 극장이 서서히 궁정 오페라와 귀족의 살롱과 자리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실제 개막 이후 <마술피리)는 1년간 100여 차례 공연할 만큼 인기몰이를 했다.
- P262

궁정 귀족 사회에서 음악가는 요리사나 시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처지였다. 음아가를 독립적 예술가로 존중하는 시민 사회는 아직 멩아 상태에 머물고 있었다. 입장료를 내는 관객들을 위한 연주회나 인세를 지급하는 악보 출판사도 막 생겨나기 시작한 단계였다. 작곡가들이 홀로 서기 위한 물질적 기반은 취약했다.
- P271

흥미롭고도 비극적인 점은 모차르트가 자신의 운명을 인지하지못했다는 사실이다. 음악학자이자 작가 힐데스하이머는 모차르트가 "늦게까지 (너무나 늦게까지) 평생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고 말했다. "그의 고독은 가장 깊고 은밀한 고독이었고, 삶의 마지막 몇 달 전까지는 의식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선후배 작곡가와 비교해도 모차르트의 삶은 차이가 있다. 선배하이든의 삶은 평생 에스테르하지 궁정에서 봉직하다가 말년에 영국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유쾌한 희극이었다. 후배 베토벤은 치명적인 청력 상실의 고통 속에서도 불멸의 걸작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장엄하고 영웅적인 비극이었다. 모차르트는 빈에서 음악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성공하리라는 낙관적인 믿음을 버리지않았다. 그 가운데 음악적 성공이라는 절반만 실현됐다는 점에서그의 삶은 희비극에 가까웠다. 그 희비극은 어떤 결말을 맺었을까.
이제 스스로 포기하고 추락한 자‘의 마지막 순간으로 향할 때다.
- P272

그런데도 모차르트 이펙트가 열풍을 일으킨 데는 이유가 있다. 모차르트 자신이 도무지 믿기 어려운 기록을 두루 보유한 불세출의 신동이었기 때문이다. 세 살 반 무렵부터 연주를 시작하고, 다섯 살이되기도 전에 작곡했으며, 여덟 살에 교향곡을 쓴 천재의 신기神技를배웠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숨어 있다. 모차르트 이펙트는 과학과 합리성을 가장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기복신앙과도 흡사한 염원이 담겨 있다. 어쩌면 모자르트 이펙트는 냉철한 분석보다는 맹목적 믿음의 대상에 가까울지 모른다.
- P311

숨가쁘게 쫓아온 모차르트의 생애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그는
‘타고난 천재 보다는 ‘만들어진 천재‘에 가깝다. 그를 천재로 만든건 우선 아버지 레오폴트였고 그다음엔 ‘18세기 유럽‘이라는 드넓은 세상이었다. 아무리 타고난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평생 타고난재주로만 먹고사는 사람은 없다. 천하의 모차르트도 마찬가지였다.
모차르트의 원천 기술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재능이 아니라 오히려 거침없이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흡수력과 학습 능력에 있었다.
- P314

19세기에 낭만주의적인 모차르트가 있었고 20세기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가 있었던 것처럼, 미래의 후손들에게는 그들만의 모차르트가존재할 것이다. 우리 후손들과 미래의 모자르트‘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상상만 해도 즐겁고 유쾌하지 않은가. 빈의 공원 벤치에앉을 때마다 슬그머니 미소 짓는 이유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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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4-26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모차르트 ^^
정말 한 번 꼭 읽어 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1-04-27 21:40   좋아요 0 | URL
쉬운 글이고 사진이 굉장히 많아서 책장이 잘 넘어가요. 시간 나실 때 한번 읽어보세요. 저는 유튜브 틀어서 음악도 같이 들으면서 읽었어요. 모차르트 음악이 더 좋아지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