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식씨의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를 읽고 우키요에에 대해 좀 알아보고 싶어 일본인 오쿠보 준이치의 <우키요에>를 읽었다. 

부제가 모네와 고흐를 사로잡은 일본의 판화인데 책 내용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 책을 선택한건 일본인이 보는 우키요에의 역사와 관점인데 한국인인 이연식씨가 쓴 책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그다지 도움이 되거나 한건 없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일본인이 쓴 책이다보니 일본식 용어들이 해석되지 않고 굉장히 많이 그대로 쓰인다.

예를 들면 자시키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건 뭐지 하고 찾아보니 다다미다. 

문제는 이런 단어가 너무 많이 그대로 나와서 읽다가 단어검색을 해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 

이건 사실 역자나 출판사에서 한국 독자를 배려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세심함이 좀 많이 부족했달까?

책 속에서 나름 좋았거나 인상적이었던 우키요에 몇가지 기록만 남기기로 한다.


우키요에에서 흔한 소재였던 미인도는 각각의 시대에 존재했던 여성미의 이상향을 그렸으므로 여성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우키요에 화가가 일단 그 시대 여성에 대한 이상적인 미인화 양식을 만들어내어 화단의 총아가 되면 당대의 다른 우키요에 화가들도 그 양식을 따라서 미인화를 그리는 것(52쪽)

그러나 어디에나 반항하는 인간은 있게 마련인것.

기타가와 우타마로라는 화가는 모델이 된 여성의 용모의 특징을 구분해서 그리고 있다. 또한 인물 표정의 미세한 차이와 손, 손가락의 움직임, 상반신의 동작 등의 차이를 통해 인물과 인물이 자리잡은 공간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림의 모델은 당대 최고의 오이란(상급유녀)인 오기야 하나오기의 막 목욕을 마친 모습이다.

흐트러짐없는 우아한 포즈, 아주 은밀하게 드러나는 유혹의 빛 등 미인화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역시 우타마로의 작품인데 이 인물은 하급유녀의 모습이다. 앞의 최고 오이란과 다르게 목욕을 마친 뒤 뭔 가 칠칠치못한 모습, 고혹적이기보다는 뭔가를 계산하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 이쑤시개로 입을 찌르는 모습 등이 앞의 미인도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어쩐지 정감이 가지 않나? 하급유녀로서의 삶이 평탄할리 없을테고, 그 힘든 삶을 헤쳐나가는 어떤 의지와 힘같은게 배어나오는 분위기라 전형적인 미인도보다 오히려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마 위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올들조차도 자기 주장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우타마로 이후에 이런 미인도는 사라졌다. 

역시 거장은 따로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부키 배우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야쿠샤에라고 한다.

이 부문에서는 도슈샤이 사라쿠와 우타가와 도요쿠니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사라쿠는 한 때 우리나라의 김홍도였다는 얘기도 나왔던 그 화가다. (물론 신빙성은 그다지 없어보인다)

지금은 사라쿠가 도요쿠니라는 화가보다 훨씬 뛰어난 화가로 인정받지만 당대에는 오히려 반대였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야쿠샤에라고 하는 장르는 요즘으로 치면 인기 배우의 브로마이드라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개성을 과장하면서도 미화라는 조작을 절대 잊으면 안되는 것.

그런데 사라쿠는 '너무 닮게 그리려다 보니 오히려 진실이 아닌 모습이 되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배우를 그린 아래 그림을 보면 둘 중 어느 것이 사라쿠가 그린 그림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풍경화에서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와 우타가와 히로시게가 쌍벽을 이룬다.

둘의 그림체는 상당히 다른데 이 책에서는 호쿠사이의 풍경화를 구축적이고 이지적이라 표현하고, 히로시게의 작품은 스냅사진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서정적이라고 표현한다.

대체로 이 표현은 맞다고 생각하는데 아래 그림들을 보면 그렇다. 




둘 중에 어느 것이 호쿠사이의 것인고 어느 것이 히로시게의 것인지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구분하실 수 있을 듯.....

다만 나는 히로시게의 그림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것은 색감때문이다.

그라데이션 기법을 굉장히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서정적인 색감을 자랑하는 히로시게의 그림은 우키요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느낌이다. 


때로는 굉장히 장난스럽고 독특한 그림도 있다. 



앞에서 미인도로 유명했던 기타가와 우타마로의 <요괴가 나오는 꿈>이라는 작품인데 만화의 말풍선이 벌써 저때부터 활용되고 있는게 재밌다. 

심지어 저 말풍선의 내용은 "밤에 또 가위에 눌리게 해주어야지." " 어머니가 깨우지 않았더라면 더 괴롭힐 수 있었을 텐데."란다. 

이 그림은 단품이 아니고 꿈에 요괴를 보고 무서워하는 아이를 주제로 다룬 <악몽집>이라는 시리즈물 중 한 점이라고 하니 우키요에의 소재 범위가 정말 광범위했음을 보여준다.



우타가와 구니요시의 <보기와 달리 좋은 사람>이라는 작품이다. 사람의 인체로 사람을 표현한 발상이 정물로 사람을 표현했던 이탈리아의 화가 아르침볼도와도 닿아있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이런 독특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고, 그로써 예술이 풍부해지고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이런 우키요에 작품들은 대량생산성으로 인해 그렇게 비싸지 않아 일반 서민의 집에도 우키요에 한두점쯤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에도에 다녀오는 사람들은 우키요에 여러장을 사서 기념품으로 다른 선물과 함께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하니 그 대중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예술이 에도 시대가 끝나고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카메라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 역시 근대화로 인해 얻은 것과 잃은 것들이 있을 테고 그 잃은 것 중의 하나가 우키요에인듯하다. 

서양에서 인상파들이 우키요에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과는 별도로 일본에서는 우키요에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마지막 보너스 그림은 아리따운 고양이 아가씨다.



우타가와 구니요시, <고양이의 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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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6-25 22: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시키가 다다미군요. 상급유녀와 하급유녀 그림이 한눈에도 대비되네요. 햐아. 우타마로.
“보기와 달리 좋은 사람”도 흥미롭네요.
다른그림도 모두 소개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2-06-25 23:16   좋아요 5 | URL
이 책 살짝 좀 재미없어요. 이연식씨의 우키요에 유혹하는 그림이 저는 더 좋더라구요.
두 책이 내용이 거의 겹치는데 그래도 또 서술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보니 보충정도의 의미로 봤어요.
도판이 좋으니까 그림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

그레이스 2022-06-25 23: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호쿠사이의 우키요에는 여기저기서 많이 봤어요. 주로 파도! 두 작가를 비교해주시니 구분이 가네요^^

바람돌이 2022-06-27 09:31   좋아요 2 | URL
저도 두 사람을 같이 보니 확 비교가 되면서 쉽게 구분이 가더라고요. 요즘 우키요에 관련 책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건 역시 재밌네요. ㅎㅎ

mini74 2022-06-27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연식작가님 책은 도서관에 있어서 우키요에만 샀어요. 글씨가 커서 좋네요 바람돌이님 ㅎㅎ 오이란 관련 영화나 만화책들도 많더라고요~ 고양이가 역시 최곱니디 ㅎ

바람돌이 2022-06-27 09:33   좋아요 2 | URL
산다면 전 이연식씨 책을 추천하겠지만.... ㅎㅎ 금방 읽어요. 저도ㅠ지금 다른 책들을 또 찾아보고 있습니다. 미니님 같이 읽으신다니 더 힘이 뿜뿜... ^^

레삭매냐 2022-06-27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웅 저도 에도에 갔을 적에
우키요에 한 점 땡길 걸 그랬
습니다.

근데 어디에서 파는지 모르니...

바람돌이 2022-06-27 11:51   좋아요 2 | URL
저도 몰라요. ㅎㅎ 그래서 우키요에 미술관에서 엽서랑 츠타야서점 가서 호쿠사이 화집만 사가지고 왔다죠. ㅎㅎ

희선 2022-06-28 0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으로 사람을 그리다니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이 보이는군요 가위 눌리는 아이 그림도 재미있네요 아이는 무서울 테지만... 마지막 고양이도 좋네요 이런 그림이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그때 그림이 남아 있기는 하겠지만...


희선

바람돌이 2022-06-28 10:30   좋아요 1 | URL
지금은 이런게 일본 만화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문화는 사라지는듯해도 그 영향력은 항상 오래 가더라구요.
 

어떤 우키요에 화가가 일단 그 시대 여성에 대한 이상적인 미인화 양식을 만들어내어 화단의 총아가 되면,
당대의 다른 우키요에 화가들도 그 양식을 따라서 미인화를 그렸다. - P52

호쿠사이의 풍경화가 구축적이고 이지적인 것과 달리 히로시게의 작품은 스냅 사진과 같은 느낌을 주며 서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 P79

하지만 우키요에 초상화는 이런 초상화들과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우키요에에서는 모델의 외양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에 눈코입과 같은 부분의 특징을 강조하여 인상으로 모델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의미로 보자면, 헤이안 · 가마쿠라 시대에 발달한 니세에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니세에가 모델인 덴노나귀족의 용모에서 반드시 아름답다고는 말할 수 없는 개성을 거리낌 없이 과장한 것과 달리 우키요에는 얼굴의윤곽 속에 조화를 이루어 그려 넣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 P66

샤라쿠가 두꺼운 화장으로 얼굴을 가리고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맨 얼굴을 까발렸다면, 도요쿠니는 어디까지나 당시 사람들이 인기 배우들에 관해 떠올렸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화를 빠트리지 않았다. 우키요에루이코』에서 샤라쿠에 대해 "너무나 닮게 그리려고해서 오히려 진실이 아닌 모습이 되었다"라는 부분의
‘진실이 아닌 모습‘이란 당시 가부키 팬들이 배우에 대해 지녔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배우 초상화는 오늘날 인기 배우의브로마이드와 비슷한 구실을 했으니 샤라쿠와도요쿠니 중 어느 쪽의 그림을 사람들이 더 좋아했을지는 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 P77

또한, 구사조시의 삽화나 야쿠샤에에 묘사된 서민의집에는 마쿠라에 병풍에 야쿠샤에 따위가 곧잘 붙어 있다(도판 58>), 조난을 비롯한 에도의 서민, 혹은 그날그날 먹고 살았던 하층민도 우키요에 판화를 살 수있었다. 오늘날 영화배우의 브로마이드로 방을 꾸미는것처럼 에도의 서민들은 우키요에 화가가 인기 배우를그린 니가오에로 집을 꾸몄다. - P190

가에이 원년에 나온 우타가와 사다히데의 <후지산 기슭에서 행한 몰이사냥>(<도판 51>과 같은 히트작은 단기간에 장당 8천 매를 팔았다. 『세이추기시덴은 한 장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물이니 합계40만 8천 장이나 팔았던 셈이다.
오늘날 기준으로는 그리 대단한 숫자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대부분 에도 안에서 판매한 수치이다.
당시 에도 인구가 백만 명이었으니 오늘날 도쿄도의 인구로 환산하여 계산하면 판화 한 점을 약 백만 장이나찍어 판매했다는 터무니없는 노릇이 된다. 이전 장에서에도 말기의 우키요에 판화가 보도적인 성격을 강화했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팔렸던 것은 활발한 시장과 여기에 신속하게 대응했던 호리와 스리의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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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5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5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 우키요에를 따라 일본 에도 시대를 거닐다
이연식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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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가와 구니사다의  [사농공상] 시리즈 중 <우키요에 판화 공방의 모습>


위의 그림은 우키요에에 대해서 꽤 많은 것들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그림이다.

일본의 다색판화그림인 우키요에는 사실상 화가 한명의 것이 아니다.

지금은 저렇게 구니사다라는 화가의 이름만 대중에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우키요에는 위의 그림처럼 밑그림을 그리는 에시(이 사람이 이름이 가장 알려지는 화가), 에시가 그린 밑그림을 목판에 새기는 호리시, 호리시가 만든 목판에 물감을 얹어 찍어내는 스리시가 있다.

이 과정은 에시가 그림을 그려내면 끝이 아니고 이들은 목판을 만들어내는 과정 내내 계속 협의하며 많게는 수십장이나 되는 목판의 선을 맞추고 색깔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프로듀서의 역할을 하는 한모토가 있다. 

저 그림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재밌을 법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우키요에 작가 중 여자화가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저 공방에서 일하는 이는 왜 다 여자일까?

웃기게도 이 그림은 우키요에의 제작 공정과 함께 미녀들의 모습도 같이 감상하라고 일하는 이들의 성별을 죄다 바꿔놓은 것이다. 즉 실제 공방은 모두 남자들의 역할이다.

여기서 또 시장과 절대 뗄레야 뗄 수 없는 우키요에의 성격이 드러난다.

에도 시대 경제력의 향상과 대체로 상인들인 조닌 계층의 성장은 문화향유의 욕구를 가져왔고, 그런 상품성에 재빨리 화답한 미술계는 저렴하게 찍어낼 수 있는 판화에 주목하여 우키요에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러므로 태생부터 우키요에는 시장에서의 판매와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의 내용도 에도 시대의 풍속이 주를 이루게 되는데 - 가부키공연과 가부키 배우들, 유곽거리와 유녀들의 모습, 춘화, 일본의 망가의 기원이 되는 각종 괴물들의 그림, 그리고 여행의 붐에 따른 풍경화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다채로운 소재들인데 이런 점이 우키요에가 힘을 가진 큰 요인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비슷한 시기 그림으로 우키요에와 비슷한 역할을 했던 것을 고르자면 나는 풍속화보다는 민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민화의 경우 일본의 우키요에만큼의 시장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 민화영역의 다양화가 보다 폭넓게 이루어지지 못했던게 아닐까? 

서양으로 가면 네덜란드쪽에서 발전했던 정물화가 우키요에와 비견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역시 우키요에만큼 다양한 소재와 영역으로 확대되지는 못했으니 우키요에의 발전은 독보적이라고 할만하겟다.


- 우타가와 히로시게, [도토 명소] 중 <벚꽃이 만발한 신요시와라>


초기 우키요에의 소재로 가장 인기있었던 것은 가부키와 유곽거리, 유녀들이다.

가부키의 장면 배우들의 얼굴은 요즘으로 치면 브로마이드였던 것.

하지만 이쪽 우키요에들은 한국인의 감성에 맞기는 좀 힘든듯하다.(물론 나만 그럴수도..... )

정형화된 얼굴과 몸이 지극히 일본적이고 아주 미묘하게 표현되는 성격이나 감성이 일본 가부키를 잘 모르는 내가 파악하기는 힘들다고나 할까?

그에 반해 유곽의 풍경은 엿보는 재미와 당시 유행을 선도하던 유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소재였다.

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 관심을 끈건 풍경화에 가까운 유곽지역의 그림이었다.

실제로 유곽이란 곳은 엄청 비싼 곳이어서 왠만큼 돈이 많지 않고는 가기 힘든곳.

일반 서민에게는 그저 환상의 세계일뿐일텐데 그런 곳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저렇게 그림을 팔아먹을 수 있는....

저곳이 어딘가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곳이고 그림의 색감과 거리의 모습이 예뻐서 눈길이 가는 우키요에이다.

예전에 딸과 둘이서 도쿄 여행갔을 때 아사쿠사 지역에서 숙박을 햇었는데 그곳이 바로 저 신요시와라라고 한다.

내가 자던 곳이 옛 유곽지역이었다는걸 그때는 몰랐었다. 

일본의 유곽문화는 역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데 굉장히 연극적이다.

손님이나 유녀나 절차화 되어 있는 연극적 상황을 모두 겪어야 합방에 이를 수 있는데 뭐랄까? 

뭔가 현실같지 않은, 마련되어 있는 무대에서 배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을 많이 준다.

이 또한 일본 문화의 독특함이겠지만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는 잘 모르겟다.

일본 여행 때 본 오이란(유곽에 소속된 상급 유녀)이 손님을 만나러 가는 행차 재현을 본적이 있는데 이 역시 정말 연극의 한장면 같았다. 



유곽이 있는데 미인도가 빠질 수 없다.

이 책에는 역시 여러 종류의 우키요에 미인도가 등장하는데 내 마음을 움직인 그림은 아래이다.


-스즈키 하루노부, <밤의 매화>


미인인지는 모르겠다. 실제로 우키요에의 여인들 그림을 보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그래서 설마 사람얼굴을 실제와 비슷하게 그릴 줄 몰랐을리가 없는데 왜 그럴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며 궁금증을 풀었다.

미인도를 그릴 때 우키요에 화가들은 실제 얼굴이 아니라 이상화 된 미인형을 그린것이다.

일종의 전형을 그린 셈인데 이 역시 화가의 개성보다는 대중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는 그림의 목적이 우선인 것이 이유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어쨋든 우키요에의 미인도는 그래서 얼굴이 아니라 미묘한 분위기로 표현된다는 느낌이다.

낮이 아닌 한밤에 굳이 등을 켜서 벚꽃구경을 하는 저 여인의 마음이 애잔한 포즈속에 잡힐듯하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함께 애닳게 한다. 


우키요에에는 춘화도 많고, 또 알다시피 요괴도 굉장히 많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여 굉장히 충격적인 우키요에가 있는데 이 그림을 나는 딸과 같이 갔던 도쿄의 여행에서 실제로 봤었다. 

도쿄에 있는 우키요에 전문 미술관인 오타 기념미술관에서 우키요에 괴수전을 개최하고 있어 그걸 보러 갔다가....

당시 딸이 중3이었는데 너무 적나라해서 민망하다기 보다 오히려 웃겼다고나 할까? 


-가쓰시카 호쿠사이, [기노에노고마쓰] 중 <해녀와 문어>


우키요에 화가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호쿠사이다.

우키요에 하면 떠올리는 후지산 그림이나 파도가 역동적으로 몰아치는 풍경화를 그림 바로 그 사람.(그림은 너무 유명해서 일단 생략)

그런 호쿠사이는 각종 요괴, 괴수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아 늘 괴물 스케치를 하고 다녔다는데 이런 요괴춘화도 그렸다니.....

아 그런데 너무 잘 그려서 참 뭐라 하기도 애매한..... ㅎㅎ


이렇게 다양한 우키요에 중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풍경화다.

도시를 그렸던 자연을 그렷던 우키요에의 풍경화들은 첫눈에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림을 볼 때 여러가지를 볼 수 있지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색감이다.

그 색깔을 쓰는 능력이 풍경화 우키요에에서 너무 환상적으로 펼쳐져 아름답다.


-우타가와 히로시게, [도카이도 53 역참] 중 <고유>


에도시대는 의외로 여행이 발전했던 시대란다.

이것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전근대시대에 일반 서민까지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고 실제 여행을 가는건 거의 일본밖에 없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그런 분위기에는 일본 에도막부의 독특한 제도인 산킨코타이(지방의 봉건영주인 다이묘들이 1년씩 번갈아가며 에도에 와서 생활해야 하는 제도, 일종의 지방세력 견제정책)로 인해 다이묘들과 그 일행들의 여행이 일상적이었던 것에 영향받지 않았을까싶다.

위의 그림은 책의 도판을 보면 색감이 정말 아름다운데 그걸 다시 나의 똥손으로 찍었더니 너무 탁한색이 되어 버렸다.

우키요에의 아름다운 색감을 보려면 음.... 책을 봐야겟구나. 지금 이거 보러 일본으로 갈수는 없으니....


우키요에가 색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대담한 구도와 각도로 이런 시야가 가능해?라는 신선한 통찰을 주기도 한다.


-우타가와 히로시게, [명소 에도 100경] 중 , <후카가와 스사키 십만 평>


역시 책보다 너무 색감이 안 살아서 속상한 그림이지만 구도는 보이니까.

하늘을 나는 매의 시점에서 바라본 평원의 모습이라니... 저런 대담한 구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게 우키요에의 힘이 아니었을까?

대중적으로 판매되어야 하는 그림으로서 유행에 민감하지만,

그럼으로 해서 도덕적인 규제나 전통의 압박 이런 것에서 충분히 자유로웠던 그림이기에 어떤 실험적인 시도도 해볼 수 있었던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런 그림을 낳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키요에는 에도 막부와 운명을 같이 한다.

막부가 무너지고 서구문물이 들어오면서 같이 들어온 사진들이 우키요에가 담당하던 역할들을 대체해버리니 가부키극장을 기반으로 하던 우키요에 외의 다른 우키요에들은 순식간에 몰락해버린다.

대중 예술이 어떻게 대중의 관심에 의해서 꽃피고 시드는지를 너무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우키요에를 좋아하기만 했지 실제에 대해서 잘 몰랐었는데 이 책을 통해 초보자수준에라도 겨우 오를 수 있어 감사한 일이다.


아 그리고 마지막 그림은 서비스 컷! 이곳에도 많은 집사들을 위한 냥이 그림


-가와나베 교사이, [교사이 화첩] 중 <괴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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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8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넘 재미있겠어요. 호쿠사이 그림에서 아가씨의 그 장면이 나온걸까요 ㅎㅎ 사라쿠 가 김홍도란 설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냥이 넘 귀여워요. 저도 이 책 찜합니다 *^^*

바람돌이 2022-06-18 09:40   좋아요 3 | URL
음... 분위기가 좀 비슷한거 같기도 하네요. ㅎㅎ 아가씨의 그 장면도 굉장히 연극적이잖아요. ㅎㅎ
사라쿠 김홍도설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도 나오더라구요. 뭐 일본에서는 완전 무시, 우리쪽에서도 근거는 딱히.... ㅎㅎ 오래전에 이 책 사놓고는 잊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눈에 띄어서 읽었는데 재밌었습니다. 내친김에 우키요에 관련 책들 좀 더 찾아보려구요.

단발머리 2022-06-18 1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우키요에에 관해 제대로 공부한 느낌이네요. 전 처음 보는데 그림이나 색감이 생동적이네요. 미인이 정형화된 모습을 갖고 있는 것도 그렇고 주제도 그렇고 당시의 요구에 맞춰서 ‘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역시 소비자의 요구란 이렇게 무섭군요.
스크롤 내리다가 깜놀했습니다. 아.... 참... (어떤 그림인지 아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6-18 23:42   좋아요 1 | URL
원래는 저도 우키요에 그림만 좋아했는데 이렇게 책보면서 공부하면서 보니 더 좋아지네요. ㅎㅎ
상업적이란게 약점이 될수도 있지만 이 시대에는 굉장히 역동적인 변화와 활기를 그림속에 넣을 수 있어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지 않을까 싶어요. 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
깜놀한 그림이 뭔지는 우리 다 알죠. ㅎㅎ

그레이스 2022-06-18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키요에 보면서 감탄했었습니다.
포장지로 사용된 우키요에 판화가 프랑스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
그럴만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오쿠보 준이치의 <우키요에> 갖고 있는데,,
이연식 작가! 출간알림 받고 구입할 정도로 선호해서 고민되요.

바람돌이 2022-06-18 23:46   좋아요 1 | URL
아 저 지금 다음 책으로 오쿠보 준이치 책 골라놨습니다. 일본인들은 우키요에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해서요. ^^ 이 책 역시 이연식씨가 번역했네요. 그러고보니 저는 몰랐는데 이분의 번역책들을 제가 꽤 많이 읽었네요. 그런데 정작 쓴 책은 이 책이 유일하고..... ㅎㅎ 그레이스님 덕분에 또 새로운 작가에 대해서 알게되었습니다. ^^

페넬로페 2022-06-18 2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키요에에 대해 잘 알려주신 페이퍼네요.
저 그림의 매력이 뭐길래 서양화가들이 그렇게 빠졌었는지 참~~
일본의 사무라이시대는 칼만 사용한 줄 알았는데 에도시대에 문화의 발전이 비약적이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바람돌이 2022-06-18 23:52   좋아요 2 | URL
이 책에서는 서양화의 일반적인 관습을 타파하는 면 - 화면의 중심이 꼭 인물이어야 한다는 관념, 사물의 명암구분을 분명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강박, 그림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나 사물을 그릴 때 그 전체를 화면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 등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어쨌던 서양화가들에게는 사물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해주었다는거겠지요. ^^
일본의 막부가 1,000년을 지속되는데 그 마지막 막부인 에도시대에 이르면 사실상 사무라이의 칼은 상징에 불과해집니다. 막부가 워낙 세서 칼들고 흔들다간 그냥 가는걸로..... ㅎㅎ 우리나라 18세기 영정조시대가 그랬던 것처럼 일본 역시 상업의 발달과 상인계층인 조닌의 성장, 서민들의 경제력 향상으로 새로운 문화가 막 꽃피는 시절이었죠.

scott 2022-06-19 0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년전에 영국 런던 테이트에서 우키요에 작품 전시회를 했었는데
엄청 인기였습니다(야간 특별 전시까지 연장 할 정도로)
서양화가들에게 사물을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 놓을 정도로 유럽에서 쟈포니즘 열풍을 불러 일으켰죠 ^^

바람돌이 2022-06-22 17:08   좋아요 0 | URL
우키요에는 서양인들이 좋아할만하다고 생각해요. 뭘 몰라도 예쁘잖아요. ㅎㅎ 일반적인 동양화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즉자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희선 2022-06-19 0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키요에가 여러 가지군요 저는 미인(우키요에에 그리는)을 그린 그림만 우키요에라 생각했던 것 같군요 미야베 미유키 에도 소설에 쓰인 그림도 우키요에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키요에는 한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하는 거였군요 그림이 있어야 나무에 조각하고 인쇄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 그림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6-22 17:09   좋아요 0 | URL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소설은 저는 안봤는데 배경이 에도라면 우키요에가 안나올 수 없을 듯해요. 당시에 정말 인기였대요. 가격도 판화니 싸고요.

레삭매냐 2022-06-20 1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서는 그렇게 왜색이라고
우키요에 그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나이가 들고 일본에 대한 책
들을 읽다 보니, 우키요에 한
점 정도는 가지고 싶다는 생
각이 들더군요.

올려 주신 그림들을 보다보니
8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이상
한 요괴물들이 어쩌면 호쿠사
이 같은 요괴춘화들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네요.

바람돌이 2022-06-22 17:11   좋아요 1 | URL
하하하 레삭매냐님 20대 어쩐지 정감가는..... 저 보는거 같아서요. ㅎㅎ
우키요에는 뭐 지금도 그렇게 비싸지는 않대요. 워낙에 많이 팔려서 분량 자체가 좀 많다보니요. ㅎㅎ
일본의 저 요괴들은 역사가 좀 많이 오래되어서 오히려 호쿠사이가 일본 전통에 영향받은거라고 보는게 맞을듯해요. 제가 딸하고 일본 갔을 때 츠타야 서점갔는데 와 진짜 요괴를 소개한 책의 분량이 진짜 장난 아니었어요. 딸래미가 그거 2권 사달래서 사줬는데 (비싸서 2권만...) 엄청납니다. ^^

coolcat329 2022-06-26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지난 번 재미있게 읽다가 다 못 읽고 나중에 다시 읽어야지했는데 깜빡했네요. 우키요에 전혀 관심없었는데 바람돌이님 글 읽으니 재미있고 급 관심이 생깁니다.

바람돌이 2022-06-27 10:38   좋아요 0 | URL
이 책 금방 읽어요. 우키요에에 대해서 진짜 기본적인 것들을 정리해놔서 기본 개념을 알기도 쉽구요. 우키요에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그림이 아니어서 쉽게 접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이치카와 단주로 집안이 장기로 삼은 아라고토의 대표작 18개는 가부키18번」이라고 불렸다. 자기가 가장 잘 부르는 노래, 또는 가장 자신 있는 장기 따위를 18번이라고 부르는 버릇은 한국에도 깊이 스며 있는데, 이는 원래 가부키 18번」에서 온 것이다. - P56

에도 문화의 본질을 연희성 혹은 연극성이라고 했다. 에도 문화는 무언가를 후세에남기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고,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이룬 아름다운 구성요소들은 시간이 지나면 흩어져 사라질 뿐이었다고 했다.  - P71

반면, 요시와라를 묘사했던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그림인 우키요에에서성매매에 담긴 비정한 성격을 종종 탈각시켰다. 우키요에 화가들은 요시와라와 유녀들의 모습에 동경과 몽상을 담아서는, 요시와라를 우아하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여기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 P73

미인화에서도 미녀들의 얼굴은 비슷비슷하다. 개성보다는 이상적인
‘전형‘을 좇는 시대였던 것이다.
이처럼 얼굴이 비슷비슷했던 것 때문에 다채롭고 현란한 머리 모양과 복색이 더욱 부각되었다. 또, 차갑고 투명하게 양식화된 얼굴이기에 미묘한차이와 변주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얼핏 비슷한 듯해도 실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 P93

우키요에 판화라는 출판물도 여행과 불가분의 관계였다. 우키요에 풍경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우선 에도 시대의 여행 문화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철도와 자동차가 도입되기 전에도 일본인들은 여행을 많이 다녔다. 서구적인 의미의 민주주의 국가가 성립되기 전, 봉건 시대에 일본인들처럼 농민과소시민 계급이 여행을 활발히 다닌 예는 달리 없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의사로서 일본에 왔던 독일인 엥겔베르트 켐퍼Engelbert Kampter, 1651~1716 는도시와 도시를 잇는 일본의 도로가 늘 사람들로 붐볐는데 이는 당시 유럽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기록했다. - P136

19세기 초에 이르러 여행은 모든 계층에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에도 사람들의 여행도 활발했지만 에도 자체도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가 되었다. 에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기념품으로 우키요에를 샀고, 출판업자들은 이 여행객들을 위해 가부키 극장과 요시와라의 모습을 담은 낱장 판화를 제작했다. - P142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호쿠사이와 히로시게 등의 풍경 판화, 등장하는 인물과 건축물은 에도시대의 분위기를담고 있지만 공간을 구축하는 방식은 동아시아의 전통회화와 닮지 않았고오히려 서구 회화 속의 원근법적 공간과 훨씬 닮았다. - P147

당시 프랑스의 비평가 에르네스트 셰Ernest Chesneau, 1833~90는 1869년에발표한 글에서 일본 미술의 특성을 ‘비대칭성, 양식화, 풍성한 색채‘라고요약했다.  - P187

특히 우키요에 판화를 본 프랑스의 화가들은 자신들이 그림 그리는 것과관련해 오랫동안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우키요에 판화를 통해 이들은 화면의 중심이 꼭 인물이어야 한다는 관념, 사물 명암 구분을 분명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강박, 그림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나 사물을그릴 때 그 전체를 화면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 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P188

왜 우키요에 중에서도 육필화가 아니라 판화에만 관심을 두었을까? 육필화에는 없는 두 가지가 판화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강렬한 장식성, 그리고 서양 미술의 원근법을 우키요에 화가들이 나름대로 소화하여 구축한 원근법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우키요에 판화의 강렬한 색채는 18세기 이래 서구에서 수입된 안료 덕분이 아니던가? 또 원근법또한 서구에서 수입된 회화나 판화 등을 보고 익힌 것이 아니던가?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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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요에는 고급 예술이자 값싼 정보매체였다. 또, 우키요에의 형식은시기에 따라 발전하고 쇠퇴하며 어지러울 정도로 모습을 바꿔왔다. 우키요에는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현란하다. 관능적이며 유치하고 저속하면서도탁월하고 로맨틱하다. 거기에 경쾌함과 기괴함까지 갖춘, 회고적이고 비장한 장르이다. 요컨대 우키요에는 팔색조 같다.  - P7

 우키요에는 일본의 도시 문명이낳은 산물이자 에도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형성되고 발전한 예술이기 때문이다. - P13

에도에서 ‘우키요‘는 구체적인 공간을 가리키기도 했다. 사람을 미혹하는가부키 극장과 유곽이 그것이다. 이 공간들과 절대적으로 결부되었던우키요에는 발생 초기부터 유흥가나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주된 소재로 삼았다. - P15

이렇듯 우키요에는 고급 예술과 상업매체로서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19세기 중반에 일본이 개항을 하고 서양의 근대 문물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우키요에는 실용적인 역할을 순식간에 잃어버렸다. - P23

한편, 우키요에는 에도 시대 말부터 일본 밖으로 대량 유출되었다. 우키요가 일회용 소모품에 가깝게 여겨졌기 때문에 쉽게 나라 밖으로 나갈 수있었던 것이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일본의 미술품은 유럽의 예술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이를 ‘자포니즘 Japonisme‘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키요에는 자포니즘의 중심이었다. 우키요에의 대담하고 파격적인구도와 강렬한 색채는 유럽, 특히 프랑스의 미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서인상주의 미술이 성립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 P23

반면 에도의 우키요에 화가들은 대중의 반응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우키요에는 철저히 상업적인 체제 속에서 제작 · 판매되었기 때문이다. 상업영화의 감독이나 배우의 위상이 영화 한두편의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우키요에 화가 역시 신작의 흥행여부에 따라 처지가 달라졌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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