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물들의 기분
모쟈 쿠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기분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만화가 모자 쿠키의 일러스트 코믹 에세이 <동물들의 기분>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동물은 모두 일곱 마리. 조금 사랑이 무거운 병아리 씨, 조금 가시가 있는 고슴도치 씨, 조금 자학적인 다람쥐 씨, 조금 서투른 토끼 씨, 조금 마이페이스인 햄스터 씨, 조금 긍정적인 물벼룩 씨, 조금 말이 없는 잉꼬 씨 등이다.
이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동물 캐릭터는 조금 사랑이 무거운 병아리 씨다. 병아리 씨는 고슴도치 씨를 사랑하는데, 그 사랑이 아주 조금 무겁다. 혼자 있는 시간보다는 단둘이 있는 시간이 좋고, 같이 있지 않을 때에도 보고 싶어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고슴도치 씨가 너무나 신경이 쓰인 나머지 고슴도치 씨도 그만큼 자기를 생각해줬으면 좋겠고, 무엇을 보든 무엇을 듣든 고슴도치 씨에게 제일 먼저 말하고 싶다.
병아리 씨의 이야기는 온통 고슴도치 씨에 대한 병아리 씨의 무한 애정에 관한 이야기인 반면, 고슴도치 씨의 이야기를 그린 '조금 가시가 있는 고슴도치 씨' 편에는 병아리 씨 이야기가 1도 나오지 않는다(이거 이거 가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이 있는' 거 아닌가요...). 부탁하지 않은 친절은 필요 없다, '인생은 유한하다'고 말할 거면 남의 시간부터 낭비하지 말아달라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고슴도치 씨만 바라보는 병아리 씨를 한 번쯤 돌아봐줬으면 좋겠다.
이 밖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전하지 못하고 꾹 참고 삼킨 말, 사소하지만 힘을 주는 말, 용기를 주는 말 등 다양한 말과 말이 담고 있는 기분을 귀여운 동물 캐릭터로 재미있고 따뜻하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