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부녀지간 입니다만 2
초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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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나에는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 집에 얹혀살고 있다. 나에가 친척한테 갖은 구박을 당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단골손님이 나에를 증손녀로 입양하는데, 알고 보니 단골손님은 키류라는 대재벌의 총수였다. 총수는 나에를 자신의 손자이자 키류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카오루에게 맡기고, 나에는 카오루와 부녀지간으로서 공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서로 다른 성장 배경과 가치관으로 인해 충돌하기만 하던 나에와 카오루는 같이 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다 나에의 곁에 같은 반 남학생 미라이가 나타나고, 카오루의 곁에 먼 친척이자 카오루의 오랜 친구인 마리아가 나타나면서 나에와 카오루의 관계는 복잡해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법적으로는 부녀 지간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가까워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2권의 전반부가 나에와 카오루의 복잡한 심경을 그린다면, 후반부는 나에와 카오루의 오랜 인연을 그린다. 나에를 키류 집안에 입양한 단골손님, 즉 카오루의 할아버지는 원래 지금의 카오루처럼 일밖에 모르는 철두철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다 우연히 나에의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고, 나에 부모님의 따뜻하고 친절한 성품에 반해 몇 번이나 연락을 주고받았다. 


나에가 키류 집안에 입양되었을 때는 나에가 그저 운이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키류 집안과 부모님 대부터 이어지는 인연이 있었을 줄이야. 카오루의 할아버지가 나에 부모님을 만난 후 인생이 바뀐 것처럼, 카오루도 나에를 만난 후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여성 독자인 내가 보기에도 한없이 착하고 따뜻한 나에의 미소가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카오루의 삶에 새 싹[苗, 나에]을 틔워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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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자키에게 바친다 2
야마모토 사호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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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뒷전이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야마모토와 절친 오카자키. 두 사람은 파란만장했던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중학교에 진학한다. 오카자키가 교칙에 따라 머리를 자르고 안경 대신 렌즈를 착용하게 된 것을 빼면, 중학생이 된 두 사람의 생활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엉뚱한 놀이를 하고, 동아리방에서 교사들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하는 등 더욱 파란만장한 생활을 즐긴다. 


놀기만 좋아하던 이들의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여느 때처럼 오카자키의 집에서 게임을 하던 야마모토는 집안일 일체를 하지 않는 어머니 대신 살림을 돌보는 오카자키를 보며 새삼 자신의 어머니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오카자키가 자기한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기도 하고, 오카자키와 언제까지나 붙어지낼 수만은 없는 현실을 자각하기도 한다. 철부지 야마모토의 마음속에서 사랑이나 우정 같은 감정이 자라나는 것을 보니 내 마음도 간질간질했다. 


선생님들에 관한 일화도 재미있다. 불량학생들이 사고를 치자 그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기는커녕 그들의 사죄를 받아주지 않아 결과적으로 그들이 더 나쁜 길로 빠지게 만든 선생님이 있었는가 하면, 야마모토가 학급 게시판에 연재하는 만화의 내용이 불건전하다고 비난받자 야마모토가 끝까지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막아준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중 한 선생님은 전근을 가기 전 야마모토에게만 크로키 북을 선물하며 '언제까지나 즐겁게 그림을 그리길 바란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 선생님이 이 만화를 본다면 얼마나 뿌듯하고 대견할까. 부디 이 소식이 전해졌으면... 


이 만화는 작가 야마모토 사호가 절친 오카자키를 위해 실화를 바탕으로 그렸다. 작가는 오카자키 몰래 이 만화를 일본의 SNS '노트(note)'에 연재했는데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더니 급기야 최단기간 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초 화제작이 되었다. 자랄수록 점점 더 깊어지는 야마모토와 오카자키의 사이는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을까. 어서 3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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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오리지널 박스판 6~11 세트 - 전6권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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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을 보면 마음이 애잔해지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 <H2>를 읽고 한동안 마음이 애잔했다. 틈만 나면 히로와 히카리를 떠올렸고, 네 사람의 엇갈린 사랑을 생각했다. 겨우 1권부터 5권까지 읽었을 뿐인데도. 


며칠 동안 잠을 쫓아가며 11권까지 읽었다. 중학교 시절 같은 야구부에서 활약한 히로와 히데오. 히데오는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야구 명문 메이와에 입학해 단숨에 4번 타자가 되지만, 팔꿈치 부상을 입어 선수 생활이 힘들다는 말을 들은 히데오는 야구부가 없는 센카와 고교에 진학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히로는 센카와 고교에 야구부를 만든다. 이제 막 야구부를 만들어 실력을 쌓기 시작한 히로와 명문 야구부의 강타자로서 탄탄대로를 밟는 히데오. 두 사람은 과연 염원하던 고시엔에서 맞대결을 할 수 있을까. 


히로와 히데오의 맞대결이 가까워지는 만큼 히로와 히데오, 히카리와 하루카, 네 사람의 관계도 복잡해진다. 네 사람의 관계에서 중심은 히로와 히카리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처럼 가깝게 지낸 히로와 히카리. 히로는 중학생이 되자마자 히카리를 야구부 친구인 히데오에게 소개하고, 미남미녀인 히데오와 히카리는 바로 연인 사이가 된다. 뒤늦게 키가 크고 성에 눈을 뜬 히로는 그제야 히카리를 여자로 느끼고 좋아하게 되지만, 그동안 남매처럼 지낸 히카리와의 관계를 바꿀 자신도, 절친인 히데오의 애인을 빼앗을 용기도 없다. 그렇다고 애써 품은 연정을 버릴 수도 없는 상황. 히로와 히카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히로와 히카리가 어떻게 되는지 결말을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자로서 히로보다 히데오에게 더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까. 나는 히로와 히카리, 히데오의 삼각관계가 흔한 남녀 관계로 보이지 않았다. 성장이 유난히 느렸던 히로에게 히데오와 히카리는 유사 부모와 같은 존재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빌리자면, 히데오는 닮고 싶고 뛰어넘고 싶은 아버지, 히카리는 아버지를 제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어머니 같은 존재인 것이다(친한 친구의 애인을 빼앗는 사람의 심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발현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히카리가 히로와 히데오 사이에서 헷갈리는 것도, 히데오는 처음부터 여자 대 남자로서 만났지만, 히로는 여자 대 남자로 만나지 않고 남매처럼 대하다가 나중에야 여자 대 남자의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즉, 성장에 따라 히로와 히카리의 관계가 바뀌었을 뿐, 히카리에게 있어 히데오와 히로의 지위가 달라질 일은 아니었다. 히카리가 히로와 다 자란 상태에서 만났더라도 히로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아니, 애초에 히카리는 히로를 남자로서 좋아한 적이 있긴 했을까. 


이야기가 더 진행되어야 알겠지만, 히데오가 없었다면, 히데오를 이기면 히카리가 자신을 좋아할 수도 있다는 히로의 믿음은 지나친 것 같다. 흘러간 유행가의 제목을 빌리자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히로는 몰랐다. 결과적으로 지나친 믿음이 히로를 성장시키고 훌륭한 야구인으로 만들었지만 '사랑 아닌' 사랑의 상처가 과연 잘 아물는지. 오래전에 나온 이 만화가 내 마음을 계속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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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루 오페라 1
사쿠라코우지 카노코 지음, 이지혜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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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도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유명한 아사쿠사에는 오래전 '요시와라'라는 대형 유곽이 있었다. 요시와라는 막부의 허가를 얻은 에도 유일의 사창가로, 이곳에 속한 유녀만 3~5천 명, 많을 때는 7천 명에 달했다. 


요시와라에 열다섯 살 소녀 아카네가 제 발로 걸어들어 간다. 무사가문 출신으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아카네는 하룻밤 사이에 부모를 잃었다. 혈혈단신이 된 아카네는 요시와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게인 아케보노 기루에서 타유(최상급 유녀)가 되겠다는 꿈을 품는다. 그런 아카네에게 현재 아케보노 기루의 간판인 아사케노 오이란이 지금 당장 밖에 나가서 손님을 끌어오라는 명을 내리고, 손님을 찾으러 나선 아카네는 우연히 젊은 고리대금업자이자 바람둥이로 유명한 소스케를 만난다. 


요시와라가 배경인 작품으로 일본 영화 <사쿠란>과 일본 드라마 <진>이 있다. <청루 오페라>는 여자아이가 요시와라에 팔려가 상급 유녀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고 그 과정에서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쿠란>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아카네는 무사가문의 여식답게 교양도 있고 기개도 높으며 정혼자까지 있을 만큼 몸도 마음도 성숙한 상태라는 것. 자기만의 목적을 가지고 요시와라에 들어간 아카네가 과연 그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지옥인지 극락인지 모를 요시와라에서 무사히 지낼 수 있을지. 어서 2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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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씨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다 2
사토 히로히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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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은 킬러 스즈키 씨는 옆집에 살던 소년 진스케를 데리고 도주 중이다. 아빠가 죽은 후 엄마와 단둘이 살던 진스케는 자신의 생일날 눈앞에서 엄마가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변을 당했다. 아빠를 죽인 일당이 엄마와 진스케를 죽이러 왔다가 엄마만 죽인 것이다. 일당에게 쫓기는 진스케를 옆집에 살던 처녀 스즈키 씨가 발견했고, 두 사람은 도주 길에 오른다. 과연 이들은 도주에 성공할 수 있을까. 

1권이 범죄 영화의 전반부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기 때문에 2권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2권을 읽어보니 역시 재미있다. 옆집에서 나는 자잘한 소음에도 신경을 곤두세울 만큼 성질이 곱지 않았던 스즈키 씨가 어린 진스케를 가엾이 여겨 함께 도주하게 되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진스케의 부모를 죽음에 이르게 한 '5억엔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밝혀져 한 장면 한 장면을 주의 깊게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스즈키 씨가 죽은 아빠와 엄마의 원수를 갚게 위해서라도 킬러가 되고 싶어 하는 진스케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특히 짠했다. 스즈키 씨 또한 어린 나이에 킬러가 되었기에 진스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진스케의 선택을 말리고 싶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당의 손길이 어린 진스케에게 뻗쳐, 진스케의 인생이 스즈키 씨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니 어찌할까. 어서 다음 3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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