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신부 2
사쿠라노 미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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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이 학교 선생님과 비밀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모자라 선생님의 아들이자 같은 반 남학생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막장 스토리로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만화 <사자의 신부> 2권이 나왔다. 


주인공 유아는 학교에서 선생님과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선생님의 아들인 스바루와 사귀는 척하게 되는데, 스바루가 유아 앞에만 서면 얼굴을 붉히지 않나 갑자기 키스를 하지 않나, 유아로서는 당황스러운 행동을 연발해 마음이 복잡하다. 한편 스바루가 며칠째 집에 돌아오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걱정하는 유아 앞에 무슨 사연이 있는 듯한 여자가 나타난다. 여자의 정체를 알게 된 유아는 선생님을 빼앗기게 될까 두려워지고, 그런 유아를 곁에서 지켜보는 스바루의 마음은 답답하고 불안하다. 


줄거리는 질척질척하지만, 전개가 빠르고 그림체가 예뻐서 부담스럽지 않다. 아무리 힘들고 걱정스러운 일이 있어도 언제나 밝고 솔직하게 행동하는 주인공 유아의 모습은 만화의 톤을 밝게 유지하는 데 있어 큰 몫을 한다. 무엇보다 불우한 가정 형편 탓에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그림 같은 따뜻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제1목표로 삼게 된 소녀가 진정한 사랑에 눈뜨고 어른으로 성숙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어서 결말이 걱정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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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MANMACHINE INTERFACE-
시로 마사무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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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의 개봉과 작품 탄생 26주년, 한국어판 출간 20주년을 기념해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 <공각기동대 THE GHOST IN THE SHELL> (1991)과 <공각기동대 2 MANMACHINE INTERFACE> (2001), <공각기동대 1.5 HUMAN ERROR PROCESSER> (2008)가 동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공각기동대> 시리즈는 원작사인 고단샤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아래 원서의 그래픽 요소를 98% 이상 보존하고 작가의 손글씨로 쓰인 해제, 표지 날개 원문 등을 실어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공각기동대 2 MANMACHINE INTERFACE>는 1권에서 쿠사나기 모토코가 인형사와 융합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때는 2035년 3월 6일. 쿠사나기 모토코의 열한 번째 동위체이자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얼사(社)의 고사부장인 '아라마키 모토코'가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얼사의 클론장기 배양시설 습격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쿠사나기 모토코의 다른 동위체들을 만나게 된다. 줄거리 요약만 보아도 인형사, 동위체 등 낯선 용어와 개념들이 많다. 그러나 1991년에 출간된 <공각기동대> 1권에 나오는 인공지능, 사이보그, 클론, 넷 등의 개념이 당시에는 낯설었지만 이제 널리 쓰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형사와 동위체 같은 낯선 개념도 불과 몇십 년 후에는 보편화, 일상화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예감이 든다.


1권이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와 다르게 코믹한 요소도 많고 비교적 가벼운 터치로 그려졌다면, 2권은 애니메이션의 무게감을 넘어 난해함의 영역으로 치달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작화부터가 일반적인 만화와 다르고(20세기 말의 3D 애니메이션을 지면에 그대로 옮긴 느낌?), 내용도 1권이 첩보물의 형식을 따르는 SF 물이라서 SF 팬이 아닌 사람도 이해하기 수월한 편이라면 2권은 SF를 뛰어넘어 종교 또는 철학의 세계로 초월한다. 일부 장면에서는 영화 <인셉션>을 연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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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HUMAN ERROR PROCESSER-
시로 마사무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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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의 개봉과 작품 탄생 26주년, 한국어판 출간 20주년을 기념해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 <공각기동대 THE GHOST IN THE SHELL> (1991)과 <공각기동대 2 MANMACHINE INTERFACE> (2001), <공각기동대 1.5 HUMAN ERROR PROCESSER> (2008)가 동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공각기동대> 시리즈는 원작사인 고단샤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아래 원서의 그래픽 요소를 98% 이상 보존하고 작가의 손글씨로 쓰인 해제, 표지 날개 원문 등을 실어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공각기동대 1.5 HUMAN ERROR PROCESSER>는 <공각기동대> 1권과 2권의 중간시점을 배경으로 1권에서 채 다루지 못한 공안 9과의 일상을 심도 있게 그린다. 1991년부터 1996년 사이에 연재한 작품들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작화는 2권보다 1권에 더 가깝다. 1권이 공안 9과의 에이스인 쿠사나기 모토코를 중심으로 그녀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면, 1.5권은 쿠사나기 모토코를 제외한 공안 9과의 인물들을 고르게 다룬 후일담 내지는 소품집 같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화와 내용 모두 2권보다 1권 쪽이 더 좋았기 때문에 1권에 가까운 1.5권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만족도를 기준으로 굳이 순위를 매긴다면 1권>1.5권>2권).


쿠사나기 모토코가 카메오 정도로 나올 뿐이기에 쿠사나기 모토코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쿠사나기 모토코 못지않은 카리스마와 매력, 요염함 등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 등장하기에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하지 않다. 무엇보다 쿠사나기 모토코의 활약과 고뇌가 아닌, 공각기동대로 불리는 공안 9과의 역할과 의미를 심도 있게 설명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원작자 시로 마사무네가 구상한 근미래의 모습과 인간과 사이보그의 관계, 그의 세계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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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에 간 고양이 - 화묘·몽당(畵猫·夢唐), 고양이를 그리고 당나라를 꿈꾸다 화묘 시리즈
과지라 지음, 조윤진 옮김 / 달과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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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사는 '본말 전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게 다 알라딘 굿즈 때문이다. 최근에는 알라딘에서 새로 제작한 파우치를 받기 위해 책을 샀다. 파우치야 집에 굴러다닐 만큼 많지만 이 파우치는 달랐다. 꽃길 사이를 노니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다정하고 아름다운지. 안 사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받자마자 그동안 커버 없이 썼던 크레마를 넣어보니 딱 들어간다(뺄 때 지퍼에 걸리기는 한다). 이 정도면 득템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고양이 그림은 이 책 <당나라에 간 고양이>에 나온다. 이 책은 중국의 일러스트레이터 과지라가 중국의 SNS '시나 웨이보'에 연재한 '역사 고양이 시리즈'의 일부를 엮은 것이다.

당나라는 중국이 자랑하는 태평성대다. 정치가 평안하니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웠고 문화와 예술도 발달했다. 당나라 사람들은 시, 노래, 춤 같은 여가 오락을 즐겼으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말타기, 격구, 축국 등 운동을 즐겼다. 밤이 되면 무서운 이야기를 했고, 어른에게서 아이로 온갖 동물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양귀비를 비롯해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 절세미인들의 이야기도 장안을 즐겁게 했다. 농경 사회답게 철마다 세시 풍속을 지키며 풍작을 기원했다.



책을 펼치면 각 장마다 당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글이 실려 있다. 각 장을 넘기면 오른쪽에는 그림, 왼쪽에는 그림에 대한 짤막한 해설이 나온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아름다운 그림에 정신이 팔려서 그림만 보았고, 한참 후에 다시 이 책을 펼쳤을 때는 각 장의 세시 풍속을 해설을 찬찬히 소개 글과 그림을 보았다. 

위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는 고양이들이 춤추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인 줄만 알았는데 해설을 읽고 나서 보니 이원(梨園)에서 기교를 뽐내는 선녀들의 모습이었다. 아래 두 그림은 각각 민간에서 전해지는 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그림의 배경과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나서 그림을 보니 아름다운 것은 더 아름답게 보이고, 아름다움 속에 스며있는 슬픔도 보였다.



당나라 시대에 있었던 세시 풍속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당나라 때는 야간 통행금지 제도가 있어서 백성들이 밤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었는데 정월대보름에는 밤에 외출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등불이 켜진 밤거리를 사람들이 줄지어 걷는 모습을 중국 드라마 <랑야방>에서 봤던 것 같다.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에게도 있는 명절인데, 당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 조상들은 묵은 나물을 먹고 부럼을 깨물고 더위를 팔고 귀밝이술을 마시고 달 구경을 하며 명절을 났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당나라 사람들은 음력 2월에 '화조절'이라는 명절을 쇠었다. 화조절에 사람들은 교외로 나가 꽃 구경을 하거나 꽃나무에 색지를 오려 붙이며 봄맞이를 했다. 오늘로서 음력 2월 하고도 열흘이 지났는데, 적어도 날씨만 보면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아이고 추워). 언제쯤 봄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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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2017-03-0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에 파우치에 눈길이 가서 사게 되었네요. 그런데 책 정말 좋죠.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singri 2017-03-0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이쁜 책이네요 눈이 즐겁다 갑니다 ㅅㅅ
 
대포와 스탬프 2
하야미 라센진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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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 졸업 후 병참군에 배속된 마르티나 M. 마야코프스카야 소위. 병사들은 병참군을 '종이 부대'라고 부르며 조롱하지만 마야코프스카야 소위는 병참군이야말로 군대를 배후에서 지휘하는 핵심 부대라고 굳게 믿는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신입 딱지를 겨우 뗀 마야코프스카야는 소위는 <대포와 스탬프 2>에서 중위로 진급하고 새로 부임한 부하를 맞이한다. 새로 온 부하의 이름은 코스챠 K. 키류시킨 소위. 명문 군인 가문 출신의 대공국군 대위이자 마르티나와 '썸을 타는' 키릴 K. 키류시킨의 친동생이다. 


엘리트임에도 허세 부리지 않고 부하들을 끔찍이 아끼는 키릴과 달리, 코스챠는 여차하면 총을 꺼내 들고 전투를 일으키려고 한다. 병참군의 본분은 후방에서 전투를 지원하는 것이거늘, 전투에 뛰어들려고만 할 뿐 책상 앞에 앉으면 잠들기 일쑤인 코스챠 때문에 마르티나는 머리가 아프다. 설상가상, 보급품에 상한 고기 통조림이 섞인 것에 화가 난 병사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마르티나가 해야 할 일을 산더미가 된다. 성질 급한 코스챠 때문에 마르티나는 병사들에게 인질로 사로잡히고, 이제 갓 중위가 되었을 뿐인 마르티나는 병사들의 반란을 평화롭게 수습하고 병참군에 돌아가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되는데... 


자나 깨나 오로지 병참만을 생각하는 마르티나. 비록 자기 뜻과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고 문제에 봉착하지만 언제나 슬기롭게 해결해내는 모습이 늠름하고 멋지다. 계급은 '중위'이지만 군대 내에서는 여전히 낮은 위치이고 군대 내에서 무시 당하기 일쑤인 병참군에 속해 있는 데다가 여자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마르티나에게 '봄날'은 언제 올는지. 쥐꼬리만한 월급이나마 올랐다고 기뻐하고 단팥죽만 먹으면 입이 헤벌쭉 벌어지는 착한 심성을 가졌으니 매일이 봄날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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