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경제학 - 위기의 시대, 유쾌하게 푼 경제의 진실
조준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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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어려운 경제학 지식, 몰라도 된다.
 
 
  모두가 경제, 경제를 외친다. 하지만 경제학은 어렵다. 한계효용의 법칙, 희소성의 원칙, 최고가격제, 파생금융상품 등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건 체감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인 저자는 일반인은 경제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외친다. 경제는 경제학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사는 지혜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말한다. '돈 버는 기술', '세상의 대세'가 아닌, 삶을 바라보는 지혜를 경제학을 이용해서 말하겠다는 저자의 세상에 대한 접근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19금 경제학이라는 제목 속에는, 19세 미만이 볼 수 없는 경제학이 아닌, 마음의 19금 이라는 의미가 숨겨져있다. 한 몫 잡아보기 위해, 남보다 잘 살기 위한 마음이 아닌, 일상의 삶 속에 스민 경제의 원리를 알고 픈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 자본주의에도 최소한의 윤리는 있다?
 
 
  각자의 이기심에 따라 변화하는 세계, 그 안에서는 돈을 위해서라면 몸도 팔고, 장기도 팔고, 사람도 파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드러난다. 하지만, 저자는 시장경제의 자본주의에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최소한의 윤리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벼락부자가 되는 비법, 그런 건 없다는 말로, 경제학의 환상을 깨는 발언을 하는 그는, 경제학이란 인생의 다양한 선택의 고뇌속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선사한다고 이야기한다. 자본주의의 윤리에, 이익을 위하여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타인을 괴롭히지 않는 정당한 경쟁, 누구에나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사회는 건강해지고, 사람들이 도전해 볼, 살아볼 의욕이 생긴다고 할까. 하지만, 현실은 가진 사람들은 쉽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무언가 움켜지고 있는 자가, 윤리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내 놓기에는 너무나 놓칠게 많다고 할까. 물신화된 사람들을 비판하면서도 그를 미워할 수 없는 현실, 사회가 이미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단체와 사람 사이의 분쟁들을 살펴보다 보면, 그 근원에는 돈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 내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인간은 하려 하지만, 게임 이론의 죄수의 딜레마처럼, 합리적 선택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와 사교육을 하지만, 결국 모두의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는 이유를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서 저자는 쉽게 설명한다. 다 공교육만 하고, 내 자식만 사교육을 했을 때, 내 자식의 성적이 오를 수 있지만, 모든 부모가 사교육을 시키기에, 경쟁만 더욱 가속화될 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경제학이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변화의 원인을 알려주고, 세상을 현실을 해석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그 범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다 보니, 장기매매 허용, 성매매 허용 등의 비윤리적인 답안을 찾게 될 수 도 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인간은 합리적이려 애쓰지만, 감정과 정서 등의 사회적 동물이기에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비합리적인 윤리가 잘 자리잡은 사회에서 경제가 더욱 잘 운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의 글을 읽으며 새삼 깨닫는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을 뽑은게 문제가 아니라,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지 못했기에 문제라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인다. 경제학의 비밀이나, 놀라운 재테크의 비결 등을 찾는 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매번 어려운 경제적 용어에 지쳐있었는데, 경제가 매우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욕망을 합리적으로 조절하려는 노력이라는 점, 공정한 윤리가 자리잡은 시장에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올바른 윤리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특권과 반칙이 없어야 한다. 결국 경제가 잘 자리잡으려면, 그 이면의 정치와 행정부가 심판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할까. 경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 역시, 사람이 결정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경제는 정해진 룰에서 움직이지만, 그 룰을 바꿀 수 있는 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문학은 세상살이의 마음을, 심리학은 모든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기에, 경제학이 문학과 심리학에 가까워져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세상살이의 마음과 대중의 마음을 아우르는 좋은 정책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회가 많은 시장이 좋은 시장이라는 말, 경제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 가장 가진 것 없고 능력이 없는 이도, 기회를 얻고 살아볼 만하고 느껴지는 사회가 가장 행복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돈은 필요하다. 돈을 경시하지 않고, 돈을 경배하지 않고, 좋은 수단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과 지혜가 필요하다. 욕망을 권하는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건, 욕망을 극복한 해탈도, 욕망에 지배당하는 탐욕의 삶, 둘 모두가 아니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하고,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결정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광고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숨겨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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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위기 - 글로벌 동시불황이 왔다
가네코 마사루.앤드류 드윗 지음, 이승녕 옮김 / 지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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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가혹한 불황의 시기, 쉽게 끝을 예상하기 힘들다. 원인을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다.
 
 
  추락했다가 상승했다를 되풀이하는 경제. 경제가 롤러코스터의 궤도열차라는 생각이 든다. 속도를 받아, 쾌속으로 정상으로 올라가다 보면, 결국 정점에서는 내려올 수 밖에 없다. 정상에 오를 때도 언제 떨어질까 하는 불안과 함께 올라가듯이, 한 번 떨어질때도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공포감을 동반하며 찾아온다. 천천히 동산을 산보하는 기분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사람들의 욕망과 경우의 수 계산들,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맞물려, 경제라는 롤러코스터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게 만든다.
 
  등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위험한 일은 당황하는 일이라 한다.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모를때가 가장 난처하다고 할까. 그 상황을 노숙하는 즐거움으로 전환하던지, 아니면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국제적인 초저리와 주택버플, 금융상품으로 인해, 한동안 경제가 호황의 시기를 보냈다. 잔치는 끝나 버리고, 이제 잔치상을 치우고, 새로운 잔치를 준비해야 한다. 먹을 때는 좋지만, 치울 때는 귀찮고 의욕이 생기지 않아 절망하게 된다. 여유있는 자들은 버틸 수 있지만, 당장 잔치에서 나오는 떡고물이 없는 이들은 굶어 죽게 생겼다. 게다가 잔치에서 한 몫 챙기기 위해 빚까지 내어, 입장권을 산 이들은, 더욱 곤란해진다.
 
  원인을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다. 원인을 이해해야, 다음에 꿈을 꿀 수 있고, 현실을 견딜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저소득층의 신용위기의 붕괴가, 금융회사, 은행의 도산을 이끌고, 미국정부가 구제금융을 하여,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경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연쇄사태는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에 큰 타격이다. 주가의 폭락과 환율의 상승, 미국국채와 은행을 매입한 국내 은행의 적자는, 적자를 만회하려 대출금리를 올리고, 주택으로 한 몫 잡으려는 투기성 중산층들을 파산의 위기로 몰고간다. 국내투자자의 위기는 국내경기의 위기로, 투자의 감소로, 경기침체, 소비둔화로 악순환이 된다. 이 책은 미국에서 발생한 위기의 원인과 정부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해서 각광받은 책이다. 진단과 해결책이 명쾌하고 직설적이다.
 
 
# 위기의 원인은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붕괴.
 
   
  은행이 신용을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가지고 대출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돈보다 빌린 돈이 더욱 많아지면, 은행은 파산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은행은 자기가 지닌 돈으로 장사를 하게 마련이다. 미국에서 벌어진 저축보다 투자라는 모토와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로 증권사에 돈을 투입해서 다양한 파생상품을 운용하였다. 은행이 본 업인 저축을 버리고, 대출과 이자로 수입을 버는 금융시스템으로 이익을 취하기 시작했고 성과도 있었다. 미국에서 다각도로 벌어진, 자동차 론, 소비자 론은 저소득층도 쉽게 집과 자동차를 사게 만들었고, 경기를 호황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주택버블의 거품이 빠져나가자, 은행들은 신용도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엄격하게 유지하려 노력하였고, 그게 소비자 파산에 이어, 은행의 파산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물경제와 주택버블의 동반 추락, 세계 경제의 동시 경기침체를 만들었다.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함께, 석유연료부족과 지구온난화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석유의 양이 일정량 공급될 수 없기에, 각국들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려 노력하였고, 곡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연료부족 사태는 해결이 불가능하기에, 하루 빨리, 환경 규제정책과 대체에너지 개발 산업에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미국의 부시의 정책을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감세정책과 구제금융과 같은 정부의 세금낭비는 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없고, 불황의 시기를 장기화 한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  명쾌한 진단, 이상적인 대안.
 
  
  과욕이 화를 부른다고 할까. 명쾌한 버블에 대한 진단과 방향성에 박수를 치면서도 이상적인 대안에는 공감하기 힘들었다. 의료와 고용, 연금 등의 사회보장 제도의 재정립과 소득 재분배의 강화, 공공산업에 대한 지원대신, 지식산업인 만큼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대안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 할까.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현실이 그렇지 없음을 알기에, 답답하다. 얼치기 신자유주의자와 무책임한 관료집단이 경제를 엉망으로 만드는 건, 한국이나 일본 모두 달라짐이 없다고 할까. 정부의 정책에 의지하지 말고, 은행에 대한 상식마저도 바꾸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이다. 다양한 생각과 수단이 많아지면서, 정부의 정책만으로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다.
 
  개인이 똑똑해지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을 대처하려면 그 원인을 명쾌하게 알아야 한다. 대안을 찾을 수 없지만, 원인을 명쾌하게 알 수 있었던 것만으로 책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이론에 길들여지지 않고, 현실을 통해 미래를 조망하는 명쾌한 경제학자의 도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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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섹스 - 일하는 뇌와 사랑하는 뇌의 남녀 차이
앤 무어.데이비드 제슬 지음, 곽윤정 옮김 / 북스넛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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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다르기에 더욱 더 끌리는 남과 여.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 생물학적인 외적인 모습도 그렇고, 생각과 사고방식도 서로 다르게 작동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남자를 토라지게 하는 말 여자를 화나게 하는 말』은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발언하는 남녀의 차이를 잘 설명해주는 책들이다. 서로 다르지만, 인격적으로 사회적으로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생각한다. 차이가 차별을 낳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남성중심의 사회가 오랜시간 작동되면서, 여성의 일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고정관념처럼 굳어졌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여성운동을 중심으로 소수와 권력의 희생자위치에 있는 여성과 소수인들의 인권에 관심을 기울인 점은 문명은 바른 판단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권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조건으로 취급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남과 여, 인종과 성별을 넘어서 인류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해제에서 언급되었듯이 "차이에 대한 언급은 곧 차별을 정당화하는 음모"라는 시대정신을 거스르며 나온 책이다. 뇌에 대한 연구결과를 활용해서 뇌속의 호르몬이 우리가 왜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는지의 의문을 풀어준다.
  
 
# 신체적 성, 성적취향, 성역할은 뇌 속의 호르몬이 결정한다.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저자들은 뇌속의 호르몬에 의해 남녀의 역할 차이와 선천적 동성애자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원인을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인식되는 공격적이고, 목표지향적인 남성의 특징과 관계지향적이고 친밀성,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여성의 역할은 성별이 결정되는 6주사이의 호르몬 노출과 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역할들을 설명한다. 선천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사회적으로 남성이 우월하다, 여성이 우월하다는 공격을 지지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에, 연구자들은 연구를 하면서도 공개를 꺼려왔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이 풍부해 공간적 능력과 특정 기능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과, 좌우뇌가 고르게 발달해서 언어와 감정, 정서에 민감한 여성의 특성은 하나의 성의 우월성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는 이해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생각한다. 왜 곤란한 상황이 생겼을 때, 남성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집중하고, 여성은 곤란한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위로와 격려의 방향으로 가는 선택이 용이한지, 호르몬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유전자가 인간의 성적취향과 역할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뇌, 뇌를 자극하는 호르몬에 의해 우리의 행동은 남성과 여성의 역할의 범주 속에서 자리잡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이성의 행동을, 자신의 잣대로 나쁘다, 옳지 않다, 왜 저럴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고 호감에 빠질 수 있구나하고 생각한다면, 하루에도 수없이 부딪치는 성적차이에 의한 복잡한 생각들을 여유롭게 넘길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생물학적 차이에 집중한 책이여서, 사회적 역할에 관한 부분은 중점적으로 조명되지 않았다. 차이를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남성과 여성, 모두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발전시킬 것인가는, 사회분야에서 많이 고민하고, 시대정신을 재정립해야 한다 생각한다. 똑같은 교육을 하는 방식부터, 남녀의 성적 차이에 더 친화적이게 교육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성별로 인한 성적의 차이도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획일적으로 하나를 강요하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일수록, 문화와 사회의 성숙도가 더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권위의 뿌리와 기운이 넘치는 한국사회, 그 속에서 성적차이가 성적차별이 되지 않게, 남성과 여성, 모두 노력해야 한다 생각한다. 인간은 하나의 성으로 살 수 없다. 가정만 하더라도, 이성은 내 아버지이자, 내 어머니이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입각해서 유리한 쪽으로 주장을 몰고가지 않고, 서로 다른 성도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 모두가 함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남녀는 다르다. 다르기에 매력적이고, 차이를 인정하면 더욱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 그 사실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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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방진 우리말 달인 - 달인편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 2
엄민용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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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에도 7년이 넘게 걸렸는데...
 
 
  글 잘쓰고, 말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가 왔다. 의사소통의 가장 중요한 부분, 비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로 사람들은 빨리,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욕구를 많은 이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충족시키려 노력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 말을 부모와 제대로 의사소통하는데에도 십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스무 살 정도 되면, 어느정도 경험이 쌓여 말은 자신의 특성에 맞게 소통할 수 있지만, 글은 사람의 능력과 꾸준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글쓰기도 단시간내에 잘쓰는 방법이 나오기보다는 바른 방향으로, 꾸준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잘 알 고 있다. 빨리 알려주는 비법보다 지루하지 않게,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할까. '한국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 바른 표현을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출간되었다.
 
 
#  한국어문교열기자 부협회장의 열정의 흔적이 담긴 책.
     
    
  한 권의 책, 매일 발간되는 신문에는 출간되기 전에 교열이라는 작업을 거치게 되어있다. 단어가 적확하게 사용되었는지, 표준어 규정에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아나운서와 일간지 교열기자의 모임인 한국어문교열기자 협회의 부협회장인 저자의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열정이 담긴 책이다. 일상 생활에서 잘못 사용하는 단어와 바르게 써야 하는 표현, 쉽게 사용하지만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해 틀리게 사용하는 우리말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간중간 일부러 잘못 사용된 표현을 집어넣어, 마지막에 바른 표현을 알려주는 부분에서는, 적확한 표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국어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간이기에 모든 문장을 처음 썼을 때 맞춤법에 어긋나지 않고 적확하게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더 건방진 우리말 달인>>과 스스로 자신이 없는 단어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통해, 꾸준히 오랜시간을 두고 자신의 언어지식을 쌓아가야 한다고 할까. 머리로 알고 있기만 하는 것보다, 자주 사용해보면서, 손으로 눈으로 익히는 일이 중요하다. 3부에서 소개되는 띄어쓰기 잘하는 방법과 4부의 우달이의 글쓰기 비법은, 자주 글로 표현하면서, 국어사전을 자주 확인하려는 노력이 쌓여지면서, 1년이나 2년, 10년의 긴 시간을 두고 확인했을 때 자신의 글 솜씨가 훌쩍 자랐음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7살때의 키와 17살의 키는 매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인간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10년의 세월을 한 번에 느낄 수 없다. 매일매일 잘 먹고, 활동을 잘 하였기에, 의식하지 않고도 키가 성장한 것처럼, 글솜씨 역시, 많이 써보고, 생각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을 때, 어느 순간 일정 수준에 오른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 문제는 빨리 달성하려는 초조함을 이겨내는 것이다.
   
  우달만의 특징 중 하나는, 현행 표준어 표기의 문제점을 잘 지적한다는 점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만 채택되지 않는 한국어, 표준어이지만, 사양길레 접어드는 글을 지적해서,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고 할까. 수학 공식처럼 한 번 정해지면 고칠 수 없는게 아니라, 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표준어가 표준어로 채택되기도 하고, 표준어인 말이 비표준어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늘 꾸준히 흐름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정되지 않은 언어의 변화를 인식할 수 있어 좋았다.
  
  우리말 달인이 될 수 있는 첫걸음의 계기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만으로 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계기로 꾸준히 우리말에 관심을 가진다면, 저자를 넘어서는 우리말 달인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시간을 내어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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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갤러리 한 장으로 보는 지식 계보도 2
김영범 지음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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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서양철학은 어렵다.
 
 
  철학을 모른다고 해서, 사는데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학교에서 잠깐 윤리와 수업시간에 책을 접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철학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생을 살아가는 데 큰 장벽을 느끼거나 곤란한 적은 없었다. 철학은 꼭 학창시절에 가까이 하고 싶지만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함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공통점도 없어 보이고 왠지 느껴지는 거리감이 다가서기 힘들게 한다고 할까. 그 친구가 절대 먼저 다가오진 않는다. 어떤 학문을 공부하더라도 그 정점에는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모든 학문은 철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철학과 달리, 많은 학문이 포괄적으로 포함되었다고 할까. 철학자의 이름과 유명한 일화들은 체면치레로 들은 기억이 나는데,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기억나지 않는다. 윤곽만이라도 크게 정리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기초 수준에서 핵심을 잡아주는 책은 만나기 어려웠다. 깊은 내용에서 더 깊이, 아니면 어느 정도 철학을 아는 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정도의 책은 보았지만, 가장 기초적인 철학적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보니, 머리속에서 생각이 떠돌리만 했다. 결국 역시, 서양철학은 어렵다로 정리해버리고, 읽으려 했던 책들은 서가의 눈길가지 않는 쪽에 모셔두었다.
 
  탈레스에서 시작된 서양철학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계보로 정리했다는 부제가 끌렸다. 부록으로 함께 온 계보도는 50명이 넘는 사상가들의 관계가 빨강과 파란 선으로 이리저리 뒤엉켜있었다. 계단을 타고 오르듯이, 모래를 모아 성을 만드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상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고, 때론 정치적 사건을 통해 철학 자체에 대한 논의가 없어지기도 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부딪치고 넘어지고 물러서기도 하면서 성장하듯이, 인간의 학문, 철학 역시 여기저리 부딪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할까. 1장을 펼치니, 그리스 에게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상가들의 얼굴과 숫자가 보인다. 101, 105 이런 숫자가 무엇인가는 읽어가다보면 자연스럽게 파악되게 된다.
 
 
# 한 줄로 사상가의 이론을 설명하는 포인트와 영향을 끼친 관계가 잘 설명된 책.
  
  
  340페이지의 책에 50명이 넘는 사상가가 소개되었다. 산위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았을 때, 특징적인 부분만 보이듯, 개괄적인 사상가의 포인트가 첫 시작글에 잘 설명되어 있다.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사상가 소개 첫 머리에 그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고, 누구에게 영향을 끼쳤는지가 기호와 숫자를 통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된 점이다. 포스트잇을 사용한 것처럼, 오른쪽 상단부터 차례로 체크되어 있는 숫자들은 빠르게 책을 찾아볼 수 있게 배려되어 있었다. 탈레스를 설명하는 글에서 니체가 나왔다. 니체의 이름에 파란색 바탕글과 함께 오른쪽 끝에 그를 바로 찾을 수 있는 페이지도 적혀있다. 철학에 문외한이여서, 바로바로 새로 등장한 사상가들을 살펴보면서 읽어보니, 저자가 정리한 사상가의 이야기가 쏙쏙 잘 들어왔다. 작은 배려에 감동과 함께 학습의욕도 고취된 기분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는데, 저자가 소개한 사상가들은 어떤 의미인지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이성을 가까운 거리에서 세밀하게 볼 수 없지만, 먼 발치에서 그의 특징을 알아챈 느낌이랄까. 기원전 육백년전 너머, 탈레스가 정의내린, 세계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외침에서 시작된 철학의 의문은 시대와 문화에 맞게, 기존의 지식을 발전, 한계를 반박하면서, 때론 독창적인 생각이 등장하며 다양하게 발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철학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지금 문명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지라는 감탄과 함께, 말하지 않았으면 철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하는 못된마음이 함께 떠오른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소장하게 되었는데,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많아 포기하고 말았다. 책을 읽고 나니,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자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친절하게 큰 틀에서 보여준 설명 덕분이다. 서양철학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고 싶은데, 너무 아는게 없어 주춤주춤하는 이에게, 한 권으로 큰 얼개를 잡아줄 책으로 추천할 만한 책을 만났다. 독자를 배려한 편집부의 노고의 흔적이 보여,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도 주목하게 될 것 같다. 서가에 두고, 철학자들이 소개되었을 때 어떤 이인지 살짝 맛보기에 좋은 책이다. 깊은 내용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연예인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찍는 프로필 사진처럼, 철학의 알갱이를 함께 모은 사진첩같은 책이다. 프로필로 그를 다 알 수 없다. 호감도를 체크한 후, 그를 이해하는 일은 다른 책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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