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어 측정기 나의 한국어 측정 1
김상규 외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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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한국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이제 퀴즈로 언어상식을 높여보자.
 
 
  다양한 한국어에 관한 책들이 나온다. 한글맞춤법에 관한 이야기, 유의어와 바른 사용에 관한 책, 잘못 사용되어 있는 표현, 사용했으면 하는 표현까지, 최근 1년간 한국어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나와 기분이 좋다.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건, 편지 형식과 글의 서두를 공감가는 이야기로 풀어가는 책이었다. 언어에 관한 책은 백과사전처럼 알아두면 좋지만, 당장 절실하게 다가오지는 않기에 꾸준히 오래 볼 수 있는 포멧이 필요하다고 할까. 지금껏 나온 책들에 만족하면서도, 새로운 형식의 책이 나오기를 원했다. 퀴즈프로를 즐겨보는 편이다. 상식도 높이고, 도전자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며, 응원하는 재미에 기회가 되면 놓치지 않는 편이다. 퀴즈는 질문자가 있고, 답변자가 있다. 혼자서 할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퀴즈 형식, 독특한 형식이 게으른 독자의 마음에 흥미를 던져주었다.

 

 

# 똑같은 포멧, 10개의 질문을 한 미션으로, 60개의 미션이 존재한다.
   

 
  형식이 일정하다. 두 페이지에 10개의 질문을 한 미션으로, 60개의 미션이 총, 600문항이 수록되어 있다. 알맞은 것과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객관식문항도 있고, 연상되는 어휘와 제시문을 통해 익히는 주관식 문제 등 퀴즈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게 되는 다양한 형식으로 한국어에 관한 정보를 알려준다. 갑,을,병으로 나눠 서로 얼마나 맞추었나 체크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눈에 보였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놀이를 제공했다고 할까.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지 않는 지인과 함께 문제를 풀어보며 상식을 겨뤄보는 일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추억과 함께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똑같은 포멧이기에 20-30문항을 풀게 되면 쉽게 지치게 된다. 언어에 관한 책은 백과사전 형식이라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서두에 이야기를 했다. 반복되어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형식을 이용해서, 하루에 한 호흡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10문항을 하루로 잡아, 일주일에 3개씩, 20주를 보는 것도 좋고, 하루에 10문항식, 2달에 끝내는 것도 책에 소개된 정보를 활용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보통의 경우, 지루해지거나 반복되면 지치기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편인데, 언어의 경우에서는 이런 불편함이 마음에 들었다.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게으른 독자에게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엿보았다.
 
  책을 읽다보면, 하나의 표현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와 한 번 더 글을 쓸 때 고민해 보게 된다. 고민하게 하는 힘, 어쩌면 퀴즈를 풀 때 한 번 더 숙고하는 그 긴장감이, 퇴고처럼 자신의 글을 더욱 밝고 빛나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점, 만점을 맞으려 애쓰지 않는, 작은 지식에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는 독자에게는 자신의 언어상식을 높일 수 있는 괜찮은 책이라 생각한다. 퀴즈형식을 싫어하거나, 점수에 민감한 독자에게는 다른 책들이 많으니, 그 책을 권하고 싶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친해지는 계기로 이 책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이가 문제를 내고, 답해가면서 서로 정보를 나누고 편해진다고 할까. 그가 언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퀴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만 해도 즐거워진다. 만남 속에서 색다른 시도를 할 기회를 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알찬 책의 내용과 함께, 독특한 포멧이 책 외적인 많은 생각을 안겨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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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 - 인터넷언론의 게이트키핑 구조
구본권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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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과 사설을 이용한 교육이 새 교육법이었는데... 10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고등학교 때, 사회탐구영역 시험공부 대비로 나온 방안이 NIE 학습이었다. 신문의 기사와 칼럼, 사설을 통해, 사회에 나오는 의제를 예측하는 방법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이전이라 신문의 영향력이 막대했었다. 10년이 지났을 뿐인데, 지금의 초등학생 이상의 학생들은 인터넷이 일상화 되었다. 택배가 등장하면서 우체국 독점에서 택배회사의 경쟁체제가 된 것처럼, 새로운 무언가가 도입되면, 생활방식도 그에 맞게 변화된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포털을 통해, 뉴스를 함께 보는 세대가 늘어나고, 신문 스스로 신뢰성과 독자를 잃어가면서 인 터넷 언론이 대안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기사를 수정할 수 있고, 독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인터넷 언론은 신속과 접근성의 편리의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훈련된 기자보다 신뢰도가 떨어지고, 기사가 수정이 가능하기에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 언론이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오프라인 신문의 기사가 그대로 인터넷으로 서비스 되기에 신문의 위기라기보다, 오프라인 신문의 광고판매의 위기가 더욱 어울려 보인다.
  
 
# 신문은 어떻게 신뢰도를 구축했는가? 인터넷 언론의 게이트키핑은?
 
 
  저자는 오프라인 신문과 인터넷 언론의 신뢰도의 차이를 ’게이트키핑’, 기사의 편집능력의 차이로 규정한다. 현장에서의 기자가 하나의 기사를 취재하면, 각 부서와 데스크를 거치면서, 신문사의 편집방향에 맞는 글이 선택되는 과정을 통해 신문이 신뢰도를 얻게 되었다면서, 인터넷 신문에서는 전문편집위원은 적고, 마감은 없고 기사량은 많아져서 게이트키핑 과정이 느슨해지는 현실적인 이유와 신문은 한 번 발행되고 나면, 고칠 수 없기에 교열과 숙고의 과정을 거치지만, 인터넷에서는 즉시 수정이 가능하기에 컨텐츠의 가변성과 해커의 기사훼손 가능성으로 인해, 신뢰도가 상실될 수 밖에 없다 이야기한다.
 
  신문이 영향력을 잃게 된 점은 매체의 다양성과 이용자의 인터넷 포털이용의 환경의 변화의 원인도 있지만, 권위있는 기사를 내는 신문이 없는 신문사 스스로의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TV, 신문, 다양한 매체가 있지만, 특히 신문은 사주의 인사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신문들이 많고, 언론 스스로 권력과 유착하여 정파적 성격을 띤 기사를 많이 내거나, 대중이 알고 싶은 기사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선택적으로 외면하는 경향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그 대안의 틈을 인터넷 언론에서 잘 활용해서, 대중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자생력을 늘린점이 지금 인터넷 언론이 생존하고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인터넷의 등장을 ’냉장고’의 등장에 비유해서 기존의 요리와 유통방식의 변화처럼, 많은 변화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 포털은 어떻게 게이트키핑을 강화할 수 있는가?
 
 
   포털의 뉴스가 저널리즘인가 라는 문제는 포털의 독특한 위치를 결정짓는 요소라 생각한다. 신문사에서의 기사를 가져다 정보를 제공하는 포털을 유통업자로 봐야하는지, 언론이라고 봐야하는지에 관해, 저자는 언론은 기사의 보도와 논평을 해야 한다며, 포털은 논지가 서로 다른 두 기사를 동시에 보여주기에 언론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연예인 X파일’이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문제가 터졌을 때, 포털이 어디까지 책임을 지어야 하는가는 포털의 변화와 이용자의 방향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 생각한다.
 
  포털에 접속해서 뉴스를 클릭했을 때, 기사와 다른 기사가 화면에 보이는 경우가 있다. 책을 읽고나니, 페이지뷰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한 번 더 클릭하도록 설정되었기에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기사 역시, 진실을 보도하기 보다는, 기자의 주관성을 통해 재해석되고 의미부여된 ’구성’된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을 통해, 신문의 기사들이 때로 현실과 괴리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익명성의 문제와 ’게이트키핑’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원자료에 접근하는 하이퍼텍스트와 ’집단지성’을 저자는 대안으로 제시한다. 책이 출간될 때에는 인터넷과 오프라인 언론의 차이를 비교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인터넷 언론에 대한 권력기관의 통제가 강화되는 지금은,  ’집단지성’과 함께, 포털의 ’게시글 차단’를 막아내야 하는 혜안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자본과 권력에 오프라인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인터넷 언론에서의 지혜를 모으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에서 인터넷 언론이 신문보다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알고싶은 이에게 알맞은 책이다. 기사를 넘어 논평을 할 수 있어야 ’언론’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기존 포털과 달리 알고리즘으로 기사를 제공하는 구글의 방식은 저자의 우려와 달리,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오늘부터 한 포털에서는 링크로 이용자의 정보 편집능력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4년전 구글과 한 신문사에서 벌어진 분쟁을 보며, 오픈캐스트에서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시간이 흘렀지만, 내용의 문제의식이 아직도 건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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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 - 과학과 종교를 유혹한 심신 의학의 문화사
앤 해링턴 지음, 조윤경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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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학창시절에 많이 보아온 꾀병.
 
 
  신체에 바이러스나 상처 등이 생기면 몸이 아프게 된다. 보통 병에 걸렸다는 말은 몸 안에 신체의 기능을 방해하는 물질이나 몸의 장기들의 활동을 저하시키는 물질이 몸에 있었다는 가정아래 논의된다. 몸안에 병을 일으키는 물질이 있어, 나는 통증과 아픔을 느끼고, 그것을 치유하면 병은 자연히 낫게 될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검사했을 때 이상은 없지만, 환자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학창시절에 조퇴하고 싶던 아이가 선생님에게 헬쓱한 얼굴로 다가가서 조퇴에 성공한 후, 그 마음에 이끌려 실제 고통을 느껴 집에서 쉰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마음이 몸에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한국에서는 그렇게 특별한 주장이라 느껴지지 않지만, 미국과 외국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나 보다. 저자는 중세시대부터 내려온 마음에 관련된 이야기로 병을 치유한 사례들을 살피면서, 심신의학의 변천사를 이야기한다. 최면술사에서 프로이트, 플라시보와 긍정적인 마인드, 동양의 기치료와 사랑, 티베트 승려의 명상까지, 6부로 이어진 이야기는 서양의학에서의 마음에 대한 시선의 변천사를 이야기한다.
 

 
  # 몸과 마음!  마음은 몸을 통해 고통을 이야기한다.
 

 
  신체 내의 물질의 이상을 체크해서 치유하는 현대의학의 빈틈을 마음에 대한 연구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생각이 잘 반영된 책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마음은 몸을 통해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썼다고 했다. 최면과 암시,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스트레스, 그리고 동양의학으로 눈을 돌리는 과정을 통해, 6가지의 이야기들이 어떤 논리로 그 당시에 힘을 얻었고, 어떤 논리로 다른 이론으로 대체되게 되었는지가 꼼꼼한 저자의 연구조사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현대의학을 맹신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나, 현대의학을 철저하게 부정하는, 종교의 힘으로, 신앙의 힘으로 모든 병을 나을 수 있다고 믿는 두 가지 시각을 벗어나, 마음이 몸에 끼치는 영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마음에 대한 확신으로 병을 다 나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종교와 신앙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정신의 집중, 긍정적인 마인드의 힘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신앙으로, 감성으로 치우칠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한 객관적인 시각이 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의학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서양 의학사에서 마음과 최면, 암시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미국인이다 보니, 미국의학에서 마음에 관한 연구가 어떻게 주류의학에 인정을 받게 되었는지가 친절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마음과 기에 대한, 무당과 미신에 대한 관념의 뿌리가 깊은 동양적 사고와 달리, 서양에서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잘 볼 수 있다고 할까.
 
  과학과 종교의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 경계에서 심신의학으로 뿌리내린 의학의 서양의학 정착기를 바라본 느낌이다. 그 과정에서 문화적 맥락에서 마음이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 심신의학이 문화의 다양성에 어떻게 이바지 했는지를 바라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중국의 기사상과 침술, 티베트 불교의 명상을 새로운 의학으로 보고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이미 오랜시간 내려온 대체의학을 바탕으로 해서, 서양의 의학적 기술을 잘 도입한다면, 환자의 마음과 주변 환경까지 잘 고려한 시선을 유지한다면 몸과 마음에 앞서, 환자의 정서적 유대에 큰 힘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과 종교, 동양과 서양, 두개로 경계지어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 둘이 힘을 모아 하나의 큰 힘을 만들어낸다고 할까. 심신의학의 발달이 그 척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 과학과 종교를 유혹한 심신 의학의 문화사라는 부제에서 역사의 다가서기 힘든 거리감을 느꼈다. 머리말에서 저자의 풍부한 생각과 각 장마다 풍부한 사례를 살피다보면, 서양에서 어떻게 마음을 바라보았는지 느낄 수 있다. 아직까지 명상을 환자의 개인적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면에서, 아직은 서양과 동양의 거리차를 느낄 수 있었다.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한 글자 한 글자, 번역에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역자의 노고도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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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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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정보를 수집해서, 어떻게 글로 내 보낼것인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가 등장하지 않아, 많은 정보들은 책과 신문을 통해 입수하였다. 정보는 철저하게 관리되기 마련이었고, 특종, 숨겨진 정보의 공개가 큰 힘을 발휘하던 시대였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인터넷 신문, 잡지, 언론매체, 개인블로그 등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 덕분에 정보들이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매우 영양가 높고 귀한 정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에 꼭꼭 숨어있다. 필요없어 보이는 정보가 많아보이는 세대, 특종보다는 정보의 과잉속에서 어떤 정보에 집중해야 하는지 대중의 정보의 판단력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랑받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사랑받았던 글을 많이 읽어보아야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고양이 빌딩에 수많은 책들을 쌓아두고, 오랜시간 잡지에 기고하며 많은 다양한 논픽션과 인문, 과학서적을 낸 저술가이다.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월척의 책들을 많이 잡은 노련한 어부의 이야기에서 가치있는 정보의 물고기를 잡는 법을 배우고 싶어 선택했다.
 
 
# 출간된지 25년이 넘은 책, 정답은 없다는 그의 외침.
 
 
  1984년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인터넷이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았던 때, 복사할 수 있는 것으로 감사할 수 있었던 필사의 시대,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책과 잡지, 신문, 관청, 인터뷰 등에서 정보를 얻고, 어떻게 글을 썼는지 이야기한다. 25년이 지난데다, 일본이라는 한국적 상황과 다른 정보들이 많이 있어, 시류가 지난 쓸모없는 책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도리어, 인터뷰를 정리하거나 메모, 복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하기 이전, 정보를 어떻게 축적하고 정리했는가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나의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과 참고문헌을 통해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현실도 느낄 수 있었다. 군대와 직장에서 상사들이 '우리땐 ...도 했어 이것들아!~'하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잡지에 기고했던 글의 에피소드, <지식의 단련법>을 사용할 때 사용한 메모들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자신의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 방식이 독특했다. 지식의 숲에서 오랜시간을 지낸 도인이, 지식의, 정리된 정보가 아닌 뇌에 스며있는 무의식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부분은, 뇌에 대해 독특한 연구를 지속한 그가 연구 이전에 '무의식'의 중요성을 알아본 지혜가 있음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논픽션과 최신 기술과학분야의 전문가들과 인터뷰할 기회가 많은 저자이기에 인터뷰를 기사화하거나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는 자신의 방법론에 대한 소개가 많은 책이다. 문학이나 감성적인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읽기보다는 레포트나, 논문, 과학적이고, 논픽션분야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읽는다면, 그런 글을 쓰고 싶거나, 그런 글을 쓴 작가의 역량을 판단하는 하나의 가이드가 되어줄 책이라 생각한다.
 
  스크랩과 정보를 정리하는데 정성을 많이 들였는데, 저자의 글을 읽고 나니, 스크랩을 꼼꼼하게 정리하는 시간에 다른 책들을 좀 더 보는 것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많은 지적훈련을 한 작가의 성향과 책을 읽는 시간, 정보에 강한 욕구를 지닌, 시간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는 작가이기에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방법론을 꼭 수긍하거나 부정할 이유는 없다. 공감이 가는 부분을 참고해서 잘 활용하는 될 뿐이다.
 
  다치바나를 좋아하는 작가라면 40대 그가 지식을 단련한 방법을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지식의 단련이라는 말에 끌린 독자라면 목차를 보고, 가치있다고 생각되었을 때 읽기를 권한다. 논리적으로 잘 정리된 저자이기에 목차만 봐도 말하려는 의도를 매우 잘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책은 읽는 이를 벅차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일본의 출판 상황과 그 와중에서도 지적탐구에 전력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표한다. 저자의 책 출간시기의 정보에 매우 밀리는 한국의 오프라인 정보화의 현실은 독자들이 다음 세대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숙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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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출판 - 북페뎀 09
강주헌 외 21명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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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커버린 번역시장.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인 시대가 도래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거나, 새로운 시간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과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고 사회를 조명해내는 소설가, 수필, 여행가 등등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서점을 차지하지만, 개인적으로 작가보다는 번역자를 더 좋아한다. 인류의 생성이래로 두 번째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번역가는 하나의 문화를 다른 문화로 바꾸어내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밑거름이 되는 존재이다. 12세기에는 문화의 전달자라는 소명으로, 메이지시대에는 근대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현재는 생계를 잇는 하나의 직업으로 시대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으로 자리를 바꾸고 있다. 한국어, 자체가 중국어를 우리언어로 바꾸는 번역어라는 주장의 글도 본 기억이 있다.
 
   번역은 한국인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할까. 번역된 도서의 양은 너무나 많이 늘어 모두가 관심을 받지 못할 정도이다. 양이 어느정도 늘어나면, 질적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독자의 수준도 번역의 어느정도의 한계를 지적할만큼 안목이 넓어지는 지금, 번역에 대한 깊은 고찰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번역을 하기 위해 따야 할 자격증은 없다.
 
   누구나 번역가가 될 수 있지만, 자신이 번역한 책이 서점에 출간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번역에 관한 변변한 잡지도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기획회의>에서 번역에 관한 계간지를 창간하고, 2008년에 나온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제 번역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충을 알 수 있는 기회일 것 같아, 선택한 책이다. 번역을 생각하면 어둡고 긴 터널 속의 안개가 떠오른다. 그 안개 속의 숨어있는 한국 출판계의 번역의 현실을 조명해 줄 빛을 만난 기분이다.
 
 
# 고질적 병폐에서, 번역의 의의까지 다채롭게 조명하는 한국 출판계의 번역의 현주소.
 
 
  다양한 필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번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외친다. 한국 번역이 세계 1위의 외국어번역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현실과 정부의 지원 시스템의 문제점, 출판계 내의 좋은 편집자와 좋은 번역자 육성의 한계, 기획과 번역의 결합의 필요성, 실제 번역자와의 인터뷰까지, 실제 디테일한 기술에서, 저자의 번역관, 출판계의 구조적 모순과 번역료와 대리번역의 문제점까지, 다양한 문제점과 함께, 그 안에서 꿋꿋하게 자기만의 신념으로 번역의 길을 자랑스럽게 도전하고 있는 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연예계처럼, 스타 번역가는 줄이 설 정도로 번역물량이 쏟아지지만, 처음 입문하는 번역가는 고스트라이터라는 이름으로 3-5년, 연줄이 없고, 출판사와 싸울 능력이 부족하다면 더 오랜기간, 구조적 모순에 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쉽게 생각하는 번역의 모습 뒤에, 직역과 번역 사이, 흐름과 문맥 사이에서 고민하고, 시간과 싸우는 번역가의 여러가지 모습이 눈에 보였다. 체계적인 교육 강좌도 많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도 없는 현실은 출판사의 편집자들과 번역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기 어렵다고 할까. 번역가의 인생은 구조적으로 비정규직일 수 밖에 없기에, 그에 대한 배려는 이미 어느정도 여건을 확보한 전문번역가들이 숨통을 열어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저작권, 번역저작권이 출판사에 있는 현실과, 출판사 역시 안정적인 수입이 없기에 로또하는 기분으로 기획해야 하는 현실의 모순을 알 수 있었다고 할까. 결국 악순환이 되풀이되다 보면, 피해를 입는 건 독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누구나 읽어보면, 어떤 수준인지 잘 알 수 있기에, 번역서는 번역자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고, 판매를 위해서는 기획자의 시장을 읽는 눈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기획자와 번역자의 최상의 결합이 이루어질 때, 좋은 번역서가 나올 수 있다고 할까.
 
 
#  책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읽으면 좋은 책.
 
 
  내가 책 값을 냈으니, 그만큼 책은 가치를 해야 해! 라고 외치는 독자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품질이 떨어지는 책만 탓하기 이전에, 그런 책이 나올 수 없는 구조적인 원인도 함께 알 필요가 있다고 할까. 임프린트 시장이 늘어가고, 유명출판사와 신생출판사의 책판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검증된 책만 찾는 것이 아니라, 잘 기획된 신생 출판사나 중소출판사의 잘 번역된 책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을 출간하더라도 독자가 선택해주지 않으면 책은 사장되고 만다. 모든 책은 한정판이기에, 스테디셀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가 책을 읽고, 구매를 해야 한다고 할까. 작가가 되려는 이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생각한다. 좋은 작가의 시작은 좋은 독자에서 출발하기에, 글을 잘 쓰고 싶은 이라던가, 출판시장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이런 책들을 많이 읽고, 지원을 해 주었을 때, 출판시장이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된다고 할까.
 
  책에 나오는 오타와 번역의 품질만 탓하기만 하고, 번역서가 나오는 과정의 뒷풍경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책에 대한 태도가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선진국, 문명국이라는 나라를 잴 수 있는 척도는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돈과 무력의 힘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의 힘과 인간과 자연, 환경에 대한 성숙도의 관점의 깊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책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좋은 번역서가 나오기를, 출판계가 발전하기를 원하는 독자가 한 번 쯤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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