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리뷰해주세요.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2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 뱀파이어 소설인데, 로맨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로맨스 소설에 꼭 등장하는 남자주인공은 여주인공에게 헌신적인 인물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토라지거나, 화를 내더라도 그녀를 카리스마있게 잡아주는 남자라고 할까.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을 읽으며, 저자가 그려낸 여주인공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을 소중히하고 다른 남자를 질투하는 그런 남성에 대한 로망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성은 생각하지도 않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여성의 기대를 잘 반영한다고 할까. 남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남자는 없다는 말을 하래 했지만, 그런 작은 기대들이 연애를 이끌어주는 힘이며, 환상에 대한 기대가 관계를 이끌어가는 버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편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와 마찬가지로, 초변신인간 샘이 운영하는 바의 여직원 수키의 동료인 요리사 래피엣의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전편을 읽은이라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내용에 몰입할 수 있지만, 전편을 모른다고 해서, 읽는데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빌은 뱀파이어 구역상 5구역을 담당하고 있고, 그의 상관인 에릭과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수키와의 계약에 의해, 6구역인 댈러스에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데 투입된다. 수키와 빌은 그곳에서 뱀파이어를 증오하는 태양공동체 집단과 6구역 담당 내의 배신자를 찾아내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다른 구역인 댈러스에서 벌어진 납치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키는 같은 능력을 지닌 벨보이와 변신능력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댈러스의 변신인간을 만나게 된다. 하나의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개인의 능력보다는 그들이 소속된 집단과의 갈등으로 이야기가 커지는 느낌이다.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고 영향력이 큰 에릭의 유혹을 경계하는 빌의 모습과 그 사이에서 유혹의 상황에 빠지는 수키의 모습은 삼각관계와 흥미진진한 로맨스를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소설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느끼면 좋겠지만, 로맨틱 뱀파이어 소설류는 흥미를 끄는 매력적인 요소와 지루하지 않는 전개를 통해, 이야기가 즐거워 시간을 느끼지 못하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그냥 가볍게, 계속 이어지는 사건의 전개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가독성 높은 소설이다. 사건과 사건을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하며, 전체적인 큰 틀이 유기적으로 잘 짜여진 구성은 작가의 소설이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전편에 등장했던 사소한 이야기가 후편에 이야기의 큰 틀을 이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꼼꼼하게 신경 쓴 작가의 섬세한 배치가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도덕적인 성향을 지닌, 이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소설이다. 소설이 허구라는 모든 내용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이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소설과 영화가 현실이 아니라는 걸 알며 읽고 보지만,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단해서 혹평하거나 과찬하는 이들을 모습은 당혹스럽다. 인간과 다른 존재를 통해, 인간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게 하는 책이다. 광신을 넘어선 맹신으로 다른 존재를 두려워하는 공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귀엽고, 흥미로운 존재지만, 야생에 있을 때는 두려운 존재라고 할까.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없애려는 인간의 불안과 공포의 마음을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뱀파이어를 소재로 다룬, 소설들간의 미묘한 차이.
 
 
  최근 『박쥐』, 『트와일라잇』시리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등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소설들을 읽고 있다. 박쥐는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는 존재인 뱀파이어의 인간적 고뇌,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윤리를 두고 고민하는 내용이 있어 내용이 무겁다. 트와일라잇은 위기를 계기로 더욱 강해지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과정은 거칠지만, 내용은 달콤하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는 로맨틱과 스릴러의 매력이 함께 존재해서 흥미롭다.
 
  전작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와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모두, 살인사건이 처음 등장하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변신인간, 뱀파이어, 인간사회 등 서로다른 존재들이 얽혀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트와일라잇의 남주인공 에드워드가 모든 여성들이 동경하는 완벽한 존재라고 한다면,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빌은 고지식하게 한 여성만을 사랑하는 여성의 기대를 만족시킨다. 소녀적 감성을 지닌 이에게는 『트와일라잇』시리즈가,  사회적으로 얽히는 인간의 존재와 본능, 아름다움 너머의 비참함을 이해하는 이에게는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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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로맨스와 스릴러. 두 가지 재미를 한 권에서 느낄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달콤 쌀싸름한 이야기가 읽고픈 20대 이야기를 좋아하는 여성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가끔 인간은 순식간에 철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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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면 일어나라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1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이들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

         
    하루동안 시골에서 생활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칼국수를 먹기 위해 동그란 큰 원의 공간 안에서 밀어내기를 통해 마지막에 살아남는 이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절반의 인원을 뽑는 게임이 생각난다. 6명이 게임을 하였는데, 그 중 한 명은 힘과 체력이 매우 튼튼해 그 사람은 꼭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보였다. 결과는 예상과 달리, 평범한 5명이 연대해서 힘이 센 그이를 제일 먼저 원 밖으로 밀어내 탈락시켰다. 약자의 연대의 힘과 함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이는 곤란을 겪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미국 남부 본템프스의 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수키 스택하우스는 뱀파이어에 대한 동경심이 있다. 4년 전 뱀파이어들이 세상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 이후, 그녀는 자신이 사는 곳에 뱀파이어가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간직하며 산다. 타인의 속내를 TV의 방송처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뱀파이어의 피가 성적흥분과 건강에 좋다는 소문으로 인해 그들의 피를 뽑아 제공하는 래트레이 부부의 함정에 빠진 뱀파이어 빌을 구해주는 일로 빌과 수키의 관계는 시작된다. 피를 보면, 마시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빌로 인해 곤경을 겪기도 하지만, 다른 이와 달리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없기에, 수키에게 그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뱀파이어들이 살인을 했다고 의심되는 연쇄살인이 마을을 흉흉하게 만든다. 범인을 찾는 중에,  할머니와 오빠와 함께살던 수키는 할머니를 잃게 된다. 마피아의 조직처럼 나이가 많은 에릭에게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빌, 수키는 자신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에릭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되는 오빠를 구하기 위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 스릴러와 로맨스가 적절히 잘 어우러진 소설.
 
 
  연쇄살인의 범인을 찾는 흥미진진함과 이루어지기 힘든 로맨스가 잘 어우러진 소설이다. 거처를 정하지 않고, 인간의 피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일반적인 뱀파이어와 다른, 정착하고 싶어하는 인간사회에 어울리고 싶어하는 닐이라는 존재와 타인의 마음을 능력을 읽을 수 있는 수키와의 로맨스, 수키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다 닐이 나타나자 그녀의 매력을 느낀 변신인간
바의 사장 샘의 연정까지 어우러지면서, 삼각관계의 로맨스의 긴장감과 함께,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군지 찾아내는 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함을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당한 기준에서 미치지 못한 이들만 열등감을 가지며 산다 생각하는 일반적 편견에 도전하는 책이라고 할까. 색다른 능력을 지닌 이 역시,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이 괴로울 수도 있다는 점,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 보게 된다.
 
  뱀파이어와 변신인간,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보면 특별한 존재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처럼, 서로 오해하기도 하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친해졌다 멀어졌다 하는 과정을 거친다. 평범한 사람들이 아웅다웅하는 모습과 비슷해 어색하지 않았다. 그들이 지닌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의 전략적 선택이 등장인물의 매력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트와일라잇』과 비슷한 소재를 선택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첫경험을 하지 않은, 소녀의 로망을 채워주는 점은 흡사하지만,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연애를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첫사랑과 첫경험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더 잘 드러난다고 할까. 한국보다 더욱 개방적인 성에 대한 의식을, 소설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을 사로잡는 로맨스의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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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진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연애. 그 이유는?
 
 
  살아가며,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는 마음들이 많아진다. 마음을 그대로 내보이는 순수한 행동들 속의 여린 마음, 작은 미소, 작은 행동들은 복잡한 관계들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마음 속 시냇물 옆 작은 풀꽃처럼 숨쉬고 있다.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벗어나, 타인의 작은 몸짓과 언행에, 자신의 표정과 마음이 변해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나친 소유욕과 마음이 앞서, 상대에 대한 배려없이 끝난 아픈 사랑도,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끝나버린 짝사랑, 모두 사랑은 인간을 좀 더 성숙하게 만든다 생각한다.
 
  행복한 연애기간에는 사진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생각한다. 서로에게 빠져있던 그 순간들은 사진을 보지 않아도 연일을 보며 행복한 기분과 감사한 마음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를 추억하거나, 그 순간의 설레임을 떠올리기 좋은 사진, 연애 사진이라는 제목을 보며 작가가 지나가 버린 첫사랑의 이야기를 하지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떠나버린 후에야 깨닫게 되는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들, 자신의 컴플렉스를 부끄러워하는 짝사랑에 빠진 남자아이와 그런 아이를 사랑하는 여자아이의 동화같은 사랑이야기이다. 순수와 낭만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이런 소설을 만날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다. 상식의 잣대로 인정할 수 없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안내원이 되어 어린 시절의 풋풋한 마음이 숨어있던 곳으로 이끈다.
 
 
# 현실과 타협하며 잊고 있던, 사랑의 작은 흔적들을 발견하다.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고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를 들킬까봐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일이 힘겨운 마코토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미모와 지성을 갖춘 미유키를 짝사랑한다. 사진찍는 일을 좋아하는 그는 차가 끊이지 않는 4차선 도로의 횡단보도에서 손을 들고 서 있는 작고 가벼운, 콧물을 흘리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닌 꼬마아이같은 용모의 시즈루를 만난다. 다른 횡단보도를 알려주고 돌아서며 찍은 한 장의 사진, 그 사진은 그가 그녀를 찍었던 858장의 사진의 첫번째 사진이다. 정원에서 모이주기, 작은 도너츠 등 작은 에피소드 등이 겹쳐가며 그들은 친한 친구가 된다.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시즈루의 마음을 알지만 그는 미유키를 좋아하는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 시즈루에게 사진찍는 일을 가르쳐주고, 집에서 쫓겨난 그와 동거생활을 하면서 그들은 조금씩 깊어지게 되는데...
 
  미유키의 주변에서 그녀를 좋아하는 오만한 성격의 시라하마, 섬세한 성격의 세키구치, 그런 세키구치를 좋아하는 섬세한 성격의 사키, 생기를 잃어버린 야채처럼 무기력한 유카까지 캠퍼스 내에서 서로에게 화살표를 던지는 청춘들의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는 그들의 청춘시절을 보다보면, 현실과 타협하며 잊고 살던, 사랑의 작은 흔적들이 떠오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지 알 수 없을 때의 설레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의 마음을 저버릴 수 밖에 없는 마음 등 다양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진행하고 있었다.
 
  행복했던 순간은, 몰입을 한 이후에 느끼는 '과거형'의 감정이라는 말처럼, 마코토와 시즈루는 친구처럼 투닥거리며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그 아름답던 순간들은 누군가 떠난 이후 절실하게 다가온다.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머물대다 놓쳐버리는 사랑의 안타까움, 신이라면 미래를 알 수 있기에 어느 때가 가장 좋은 때인지 타이밍을 알았겠지만, 인간은 늘 현재에 살기에, 지나간 후에야 그때가 좋았다는 걸 알게된다.
 
 
  "정말 즐거웠어요. 하루하루가 너무나 즐거워서, 그녀와 함께 지내는 데 온통 정신이 팔려서, 거기에 끝이 있으리라는 건 생각도 못하고 이렇게 그녀를 잃어버리다니, 나는 정말......"
 
  "다들 그래, 다들 그렇다니까"
 
  "그래도 내내 생각하고 있으면, 틀림없이 다시 만날 수 있어."

 
 
  누구든 사랑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주인공의 말에 공감한다. 사랑이 끝난 후, 다시 함께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프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아무 마음없이 그냥 무채색으로 일상을 사는 것보다 더욱 아름답고 의미있는 삶이라 믿는다. 무기력한 일상이, 그 사람의 존재로 인해,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뀔 수 있는 놀라운 힘,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마음쓰는 아름다운 사랑의 시간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겨진다는 점을 책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된다. 아기자기한 동화같은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이는 건, 메마른 일상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가슴 속 작은 연애세포를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가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이 되어버리면, 초등학생처럼 행동할 수 없다. 이미 그 때가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을 할 때에는 초등학생의 그 마음을 기억하고 싶다. 타인의 호의에 수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고마워하고 감사해 하는 그 마음, 바보 같은 짓인줄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그 마음이, 순진한 어린아이가 아닌, 세상의 많은 감정을 겪어낸 어른이 지닐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라 생각한다. 대학생이지만, 초등학생의 마음을 잊지 않은 주인공들의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일본의 서점 직원들이 왜 추천했는지, 그 이유가 짐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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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월드>를 리뷰해주세요.
인터월드 - 떠도는 우주기지의 전사들
닐 게이먼 외 지음, 이원형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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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향감각이 없는 아이 조이에게 찾아온 놀라운 운명.
 
 
  왼쪽과 오른쪽의 방향 감각이 없는 조이 하커는 우등생도 뛰어난 학생도 아니다. 독특한 수업을 좋아하는 디마스 선생님이 창안한 사회탐구 수업에 참여했다가 길을 잃게 되고, 마법과 과학이 지배하는 지구의 경계를 넘어선 우주에 존재하는 각각의 세계의 일원들을 만난다. 최첨단 과학으로 조이의 얼굴을 반사하는 바이너리 제국과 마법과 주문으로 사람의 마음을 끄는 헥스 제국 마녀 인디고를 만난다. 조이는 '워킹'이라는 다른 차원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양 제국의 모두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탐내고 있다. 인디고의 주술에 걸려 노예가 되어버린 조이는 인터월드의 뛰어난 전사인 제이(미래의 5년 후의 조이)의 자신의 목숨을 건 구출로 인해, 조이의 부탁을 저버리지 못하고 인터월드에 합류한다. 조이를 잃어버린 동료들의 차가운 외면에 힘들어하던 조이는 조금씩 용기를 내 친해지져가지만, 인디고의 함정에 빠져, 동료들을 모두 포로로 맡겨둔 채 혼자 탈출한다. 구조요청을 위해 찾아간 인터월드 본부에서는 그를 의심하고, 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정하는데...
 

# 힘든 상황에서도, 두렵다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동료들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고, 혼자서 현실세계로 돌아온 조이는 기억을 지워버린 인터월드 본부의 결정으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힘들고 곤란한 상황에서도, 그는 용기를 내 두렵고 힘든 인터월드로 돌아오게 되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과학 문명과, 과학 이전의 신앙, 믿음, 마법으로 통칭되는 영적인 세계를 세계를 지탱하는 두 축으로 설정한 점이 인상깊었다. 지나친 믿음과 신앙만을 강조하는 세계는 인간을 무력한 노예로 만들기 십상이고, 지나친 합리화의 과학문명의 세계는 능력의 차이로 인한 차별, 증오의 감정을 키우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소년 조이의 영웅담 형식을 취하면서도, 큰 세계의 틀에서 현실의 모습을 살필 실마리를 남겨 두었다.
 
  SF 소설을 즐기기 위해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능력과 물체들을 허용하는 상상력과 이성으로 이해하려 하는 합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전한 미래의 공간을 묘사하지도, 신비로 가득찬 영적인 세계를 묘사하지 않는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늑대인간, 사이보그, 새, 등의 존재들을 활용하면서, 과학적 사실들을 최대로 활용하는 이야기의 얼개는, 소설의 합리적 품격을 높였다. 닐 게이먼의 전작『스타 더스트』에서는 영적인 능력을 지닌, 인간세상과 비슷한 또다른 세계를 그렸다.  영웅이 자신을 능력을 각성해서, 갈등상황을 이겨내고, 승리를 쟁취한다는, 소년 영웅담 형식이 익숙했지만, 두 저자가 그려낸 세계의 독특함으로 인해, 머리 속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그려볼 수 있었다. 조이와 함께 웃고, 긴장하고, 응원하다보니, 어느새 끌이 나 버렸다. 가독성의 매력에 빠져, 시간의 흐름을 잊게하는 소설이다.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가볍게 권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부모가 읽고, 아이와 함께 헥스를 통치하는 13인의 위원회와 바이너리를 지배하는 01101 인공지능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점도 의미있다 생각한다. 공교롭게, 이진수 01101은 13을 의미한다. 아이와 함께 바이너리가 지배하는 세상과 헥스가 지배하는 세상을 인간세상으로 대입해서 추리해본다면, 아이의 상상력도 자극하고, 아이와 함께 친분을 나눌 수 있다 생각한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좋은 교육환경보다 많은 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부모에게 함께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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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상상력을 자극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상상력이 자극되어야 할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으며 대화했으면 좋겠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너는 옳은 일을 하고 있어. 엄마가 기억 속에서 말했다. 

고마워요, 엄마. 나는 생각했다. 그러자 고통이 가시며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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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 이야기 1>을 리뷰해주세요.
지로 이야기 1 - 세 어머니
시모무라 고진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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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돌아보면 아름답지만, 당시에는 치열했던 어린시절.
  
   
  어렸을 때 난 겁이 많았다. 달리 말하면 상상력이 풍부했다고 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벌어지는 사건들의 다음을 부정적인 방향을 먼저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속마음을 내어 보이는 일도 쉽지 않았던 여린 마음들이 유년시절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랑받기를 바랬던 마음에서 자유로워진 성인의 나이를 지난 지금은 그때의 즐겁지 않았던 기억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매일, 하루하루가 새로운 일들의 연속이었는데, 어느덧 하루의 시간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성인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생각이 많이 자란 건 아니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했던 때보다는, 많이 포기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고, 세상 일이 내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도 여러가지 체험을 통해 하나씩 배웠다. 『지로 이야기』를 읽으며, 어렸을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일본의 태평양전쟁의 시기에 집필된 소설이지만, 반 세기가 넘었지만, 어린 지로가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과정은 지금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샘 많은 아이에서 주체성을 확립한 청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
 
 
  청년이 된다는 것은, 타인의 기대와 바램이 아닌, 자신의 의지와 욕망으로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됨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원숭이를 닮은 외모로 할머니와 친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유모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정이 들 만할 때, 다시 유모의 집에서 친가로 돌아온 지로는 어머니와 형 교이치, 동생 슌조 사이에서 방황한다. 어머니의 독특한 교육철학으로 정이 많이 들었던 유모와 떨어져야 했던 지로는 담대한 아버지 슌스케에게 의지하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나간다.
 
  자기의 고집과 본능에 충실한 지로의 유년시절을 읽다보면, 사회환경도 다르고, 많은 시대가 흘렀지만, 아이가 의식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어느 사회에서나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 세대와의 충돌, 학교 내 학생들과의 다툼, 멋진 스승 아사쿠라와의 만남까지, 치기어린 마음에서, 성숙한 자아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 시절의 나 역시 그랬음을 깨닫게 된다. 드라마의 엄친아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을 시샘하면서, 결핍을 부끄러워하거나 타인을 부러워했던 마음에서, 조금씩 한계를 깨닫고, 그 마음을 놓아주는 여유를 배웠던 과정들이 떠오른다.
 
  『지로 이야기』에서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지로의 생각의 변화를 하나씩 좇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가가 20년에 걸쳐, 영혼을 담아 썼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만큼,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고 할까. 책을 읽을 수 있는 나이라면 유년시절을 지났기 때문에 누구나, 유년시절의 지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늘 사랑을 갈구하고, 자신을 원망했던 아이가 좋은 교육철학을 가진 스승을 만나, 나보다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겠다고 결의하는 과정은 작가의 교육철학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사람들의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심리묘사가 빼어난 소설이다. 어렸을 때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평생 지켜가고 싶은 스승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자신의 의지로 생을 산다는 일이, 그 생각이 삶을 어떻게 바꿔갈 수  있는 건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5권까지 출간되고 작가의 죽음으로 인해, 더 이상 출간되지 못한 책이다. 한국어판으로는 3권까지 출간된다고 한다. 2, 3권도 놓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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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유년시절의 어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다. 

  엄친아가 아닌, 이기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아이에서, 사랑과 감사, 인격적으로 성숙해가는, 

성장의 과정이 잘 드러나 있다. 엑스트라인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고 할까.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묘사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책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유년시절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모든 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젊음은 누구에게나 불행하다. 불행을 이겨내지 못하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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