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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판나물'
때론 예상을 빗나가는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만나면 호기심이 발동하기 마련이다. 그런 호기심이 또다른 눈맞춤을 기대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튼실한 꽃대와 넉넉해보이는 잎과는 상관되는 인상이다. 보통의 꽃들이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위로 활짝피는 것과는 다른 모습에서 더 주목 받는다. 수줍게 고개숙인 모습이 세월의 무게를 담담하게 받아들인 원숙한 여인이 너그러움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윤판나물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지리산 주변에서는 귀틀집을 윤판집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식물의 꽃받침이 마치 윤판집의 지붕을 닮아서 윤판나물이라고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봄의 숲에서 잘 어울리는 색감을 가졌기에 눈여겨 보게되는 식물 중 하나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아 식용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독성이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식물이라고 한다.


전체적 모양이 둥굴레나 애기나리하고도 비슷하다. 대애기나리, 큰가지애기나리라고도 하는 윤판나물은 고개숙여 꽃을 피운는 모습에서 전해지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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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뜰을 마련하고 고르고 골라 나무를 심었다. 여러 나무들 중에서 특별히 마음을 더 쓴 나무가 회화나무와 이팝나무다. 무럭무럭 성장하여 어느덧 그 나무의 생애 첫 꽃을 피웠다. 다소 엉성하지만 첫 꽃을 피워낸 그 생명의 힘을 아침이면 나무 곁에 서서 가만히 떠올려 본다.


어느 5월, 어버이날 무렵 고향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전남 화순읍내의 가로수로 만났던 여리디여린 순백의 이팝나무 꽃이 내내 가슴에 남았었는지도 모른다. 고향과 부모님을 향한 어쩌지 못하는 무거운 심사가 그 꽃에 투영되었으리라 짐작만 한다. 그것이 이팝나무를 뜰의 중앙에 심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고 했던 것에서 유래했던, '입하立夏' 때 핀다는 의미로 '입하나무'로 불리다가 '이팝나무'로 변한 것인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팝나무에 담긴 정서에서 애잔함을 읽는다.


'꽃이 많이 피고 오래가는' 정도에 따라 한해 농사를 예측했다는 나무의 꽃이 하얀 쌀밥으로 보였다는 것이 풍성하게 핀 꽃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천연기념물 307호로 지정된 경남 김해시 주촌면 천곡리 신천리에 있는 이팝나무 곁에 서 보고 싶은 마음이다.


쌀밥을 알지 못하는 서양인의 눈에는 눈꽃나무로 보였다고 하는 아팝나무는 '영원한 사랑', '자기 향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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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초'
때를 놓쳐서 못 보는 꽃들이 많다. 피고 지는 사이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기에 꽃이 몰아서 피는 계절에는 꽃쟁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이유다. 올해는 꽃들이 피는 시기가 예년에 비해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혼란스럽기도 하다.


앵초는 매번 때를 놓쳐 보지 못한 꽃 중 하나다. 꽃이 마치 앵두나무 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앵초라 부른다고도 하고, 꽃의 생김새가 벚나무(櫻)와 비슷하여 앵초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다섯개로 깊게 갈라진 꽃잎의 자주빛 색감이 화사하고 곱다. 뿐만 아니라 물결치는 듯이 곱슬거리는 잎이 인상적이다. 무리지어 핀 꽃무리에 빛이들면 먼 곳에서도 눈맞춤할 수 있을 정도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깨풀, 연앵초라고도 하는 앵초의 꽃말은 '행복의 열쇠', '가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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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어렵게 움을 틔우더니 달랑 하나의 꽂봉우리를 맺었다. 뜰에 모란을 가꾸기 위해 봄마다 묘목을 구해다 심었지만 살아나지 못하더니 어렵게 새 줄기를 내고 드디어 꽃을 피웠다.


화왕花王이라 일컬으며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모란도 꽃잎을 떨구었다. 주로 붉은색으로 피는 모란이 노오란 꽃술과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그 모란 중에서도 하얀색의 꽃을 피우는 것이 있다. 크고 넉넉한 품으로 피어나는 모란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색으로 화려함을 치장하는 모란 특유의 모습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하얀색이 주는 정갈하고 고고함이 돋보인다.


봄마다 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되뇌이며 고고한 백모란과 함께할 것이다. 모란의 '부귀영화'라는 꽃말 보다는 꽃이 주는 화려함 속의 그 넉넉함을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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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09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란꽃을 처음 봅니다^^: 이처럼 어울리는 강렬한 원색의 조화를 보니 ‘화왕‘이라는 별명이 이해가 가네요. 무진님 꽃봉오리가 피는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무진無盡 2017-05-10 20:17   좋아요 1 | URL
보통의 모란은 붉은색이지요. ^^
 

'애기나리'
그늘진 숲에서 무리를 지어 자란다. 작고 여린 식물들이 사는 방법 중 하나가 무리를 지어 삶의 터전을 확보하는 것도 포함된다.


나리꽃은 한자로는 백합이라고 하는데, 꽃이 크면서도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애기나리는 꽃은 나리꽃 같지만 키가 작아 애기나리라고 불리는 풀이다. 작고 여린모습이 앙증맞기까지 하다. 나리꽃 중에서 가장 먼저피어 앞으로 피어날 나리꽃들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한다.


애기나리와 비슷한 큰애기나리는 애기나리에 비해 키가 크며, 가지가 나누어지고 꽃이 가지 끝마다 보통 2~3송이씩 피어서 구분이 어렵지 않다.


하나 하나를 봐도 앙증맞아 보기에도 좋지만 숲 속 애기나리들의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은 한층 더 정겨운 모습을 보여준다. '요정들의 소풍', '깨끗한 마음'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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