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한세상 산다는 것

한세상 산다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 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이외수 선생님의 시 "5월"이다. 5월은 이외수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시를 여기에 공유 합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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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지나고 바빠진다는 소식에 지난 가을 꽃과 함께 유독 선명했던 찻잎을 떠올렸다. 거문오름 특유의 자연 환경에 순하고 속내 깊은 주인장의 정성이 더해진 차를 기다렸다.

연한 새 찻잎 그대로의 색이 우러나오며 은근히 자극하는 향이 과하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내가 베어나 입안이 풍요롭다. 주인장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는 맛이다.

올티스 2022 우전 녹차

올해 첫차를 마신다.
바다를 건너온 차맛이 주인장만큼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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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의 노래, 정태춘

때때론 "양아치"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그는
하루 종일을 동그란 플라스틱 막대기 위에 앉아
비록 낮은 방바닥 한 구석 좁다란 나의 새장 안에서
울창한 산림과 장엄한 폭포수, 푸르른 창공을 꿈꾼다

나는 그가 깊이 잠드는 것을 결코 본적이 없다 가끔
한 쪽 다리씩 길게 기지개를 켜거나 깜빡 잠을 자는 것 말고는
그는 늘 그 안 막대기 정 가운데에 앉아서 노랠 부르고
또 가끔 깃털을 고르고, 부릴 다듬고 또, 물과 모이를 먹는다

잉꼬는 거기 창살에 끼워 놓은 밀감 조각처럼 지루하고
나는 그에게 이것이 가장 안전한 네 현실이라고 우기고 나야말로
위험한 너의 충동으로부터 가장 선한 보호자라고 타이르며
그의 똥을 치우고, 물을 갈고 또, 배합사료를 준다
아치의 노래는 그의 자유, 태양빛 영혼 그러나,
아치의 노래는 새장 주위로만 그저 뱅뱅 돌고 ...

그와 함께 온 그의 친구는 바로 죽고, 그는 오래 혼자다
어떤 날 아침엔 그의 털이 장판 바닥에 수북하다 나는
날지 마, 날지 마 그건 너의 자학일 뿐이야라고 말한다
너의 이념은 그저 너를 깊이 상처낼 뿐이야라고 말한다

그는 그가 정말 날고픈 하늘을 전혀 본 적 없지만
가끔 화장실의 폭포수 소리 어쩌다,
창 밖 오스트레일리아 초원 굵은 빗소리에
환희의 노래 처럼 또는, 신음 처럼 새장 꼭대기에 매달려
이건 헛된 꿈도 이념도 아니다라고 내게 말한다 그러나,
아치의 노래는 새장 주위로만 그저 뱅뱅 돌고 ...

내일 아침도 그는 나와 함께 조간 신문을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아침마다 이렇게 가라앉는 이유를 그도 잘 알 것이다
우린 서로 살가운 아침 인사도 없이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가족 누군가
새장 옆에서 제발 담배 좀 피우지 말라고 내게 말할 것이다
아치의 노래는 그의 자유, 태양빛 영혼 그러나,
아치의 노래는 새장 주위로만 그저 뱅뱅 돌고 ...
아치의 노래는 ...

2001년 3월

https://youtu.be/Zxlf0uwy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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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이외수 선생님의 시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이다. 5월은 이외수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시를 여기에 공유 합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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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한자락을 잘라내었던 일이 끝났다. 일부는 덜어내고 일부는 보테고 버릴 것은 버리고 나니 봄이 훌쩍 지나간 것이다.

휴일과 퇴근 후, 여러날 품을 팔아 완성한 원목테이블과 부속 탁자와 의자가 자리를 주방에 자리를 잡았다. 나무를 기증해 준 이의 마음까지 담기니 새로운 공간의 탄생이다.

ㆍ원목테이블 : 2200×800
ㆍ주방협탁 : 1150×450
ㆍ테이블의자 : 1150×320

각기 원목의 수평을 맞추고 용도에 맞게 다리를 주문하거나 새로 제작하였다. 갈라진 틈에 레진을 채워 마르기를 기다리고 오일을 발라 마무리 하였다. 집을 고치며 여러가지로 마음 고생한 집사람에게 한 선물이다.

생활공간의 중심이 될 이곳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훈훈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을 기대한다.

앗~ 아직도 남았다.
그네의자와 데크에 오일스텐 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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