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강은교 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다. 시간은 언제나 불과 물이 공존한다. 처지에 따라 불의 시간을 건너 물의 시간을 살아가는 때가 되었다. 물이 품어야 할 불의 몫을 살핀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27)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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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流花開 수류화개

물은 자연스럽게 흐르고
꽃은 그냥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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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이 나무가 뭐라고 그 먼길을 달려갔다. 소설 속 나무를 오래전 내장산 산림박물관 뜰에서 처음 본 이후 한두그루 보긴 했지만 숲을 이룬 곳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것도 눈 쌓인 겨울 자작나무 숲을.

눈은 없지만 눈처럼 하얀 나무의 숲에 들었다. 멀리서 바라본 모습과 가까이 본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음이 좋다.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손으로 눈으로 만져 보는 맛을 누린다.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자작나무라고 했다는데 그 소리 사이에 담긴 연인들의 속내가 비치는듯도 싶어 조심스러운 발걸음이다. 눈이 없다는 아쉬움 보다 숲에 들었다는 즐거움이 크다.

다시, 숲에 드는 날이면 연초록 잎이 하늘거리는 사이를 걷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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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1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난화때문에 남방한계선 위도가 올라가는 수종이죠. 서울에서는 시름거리는 얘네들을 목격해요. 광릉 임업시험장에 자작나무숲이 있는데 거기는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ㅠ
항상 무진님 사진은 너무 멋져요~♡
 

기교 너머의 아름다움
-최광진, 현암사

미술로 보는 한국의 소박미
한국인의 미의식을 조명하는 중심에 ‘소박’을 놓고 살핀다. 소박의 미학적 개념을 정의하고 지나온 시간 속에서 한국인 특유의 자연관과 소박의 미의식을 이야기 한다.

새해 첫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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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13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광진
현대미술 전략
오늘 중고로 구입했어요^^
 

折梅逢驛使 절매봉역사
寄興隴頭人 기흥농두인
江南無所有 강남무소유
聊贈一枝春 요증일지춘

매화 가지를 꺾다가 역부를 만나
농두의 그대에게 부칩니다
강남에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저 한 가지를 봄을 보냅니다

*전라감사 심상규(沈象奎, 1766~1838)가 한양에 있는 벗 예조판어 서용보(徐龍輔,1757~1824)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이다.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제자 박유성이 있는 전주로 내려와 요양하던 때의 일이다. 심상규의 부탁으로 쥘부채에 매화가지 하나를 그리고 붉은 꽃을 얹었다. 이를 받은 심상규가 부채에 옮겨 쓴 시다. 피지 않아 매화나무 가지를 꺾어 보내지는 못하니 그림으로나마 대신하고 싶은 그 마음을 알듯도 하다.

진즉 전해진 꽃소식에도 새해를 기다리다 벗에게 청을 넣어 탐매探梅의 길을 나섰다. 섬진강 소학정 백매는 목을 길게 빼놓고 누굴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아랫집 할미의 마음이 먼저 붉어졌더라.

벗들을 대신해 나선길 매향梅香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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