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초

숲이 색으로 물들어가는 때 유난히 밝은 빛을 전해주는 꽃을 만난다. 녹색과 어우러져 보는 이의 마음에 통째로 들어온다.

다른 꽃들처럼 활짝 핀 모습이 아니라 반쯤만 피면서도 제 빛을 온전히 발하는 금난초는 보는 이 마다 매력이 흠뻑 빠지게 한다.

금난초라는 이름은 난초의 종류로 꽃이 마치 금처럼 빛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금난초는 큰 무리를 지어 피지 않고 홀로 드문드문 핀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홀로 피어도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여기저기 꽃보러 다니는 길에서 문득 만나기도 하고 하나를 보고자 길을 나서기도 한다. 우연히 보게되거나 찾아간 만남이거나 언제나 환호성을 자아내게 하는 특별한 존재다.

숲에 홀로피어 유독 빛나는 금빛을 보여주지만 스스로를 지키기에는 버거운 것을 알아서인지 '주의', '경고'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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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대부분 식물을 꽃으로 만나지만 꽃도 잎도 모르면서 매번 열매로만 만나는 나무가 있다. 그러니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숲길에서 열매를 보고서야 겨우 이름 부를 수 있다.

꽃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잎과 함께 잎겨드랑이에 달려 핀다. 잎에선 특유의 냄새가 난다.

많은 꽃들이 피는 시기에 함께 피니 주목하지 못했나 보다. 매년 꽃도 잎도 확인할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때를 놓치고 나서 하는 말이 된다.

올해 처음으로 그 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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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6-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보는 꽃 같네요. 감사합니다.
 

눈맞춤이다.

숲에 들면 한없이 느려지는 걸음에 익숙하다. 좌우를 살피고 위아래도 봐야하며 지나온 길을 돌아도 본다. 높이를 달리하고 속도가 변하면 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바라보는 방향과 각도다.

그것만이 아니다. 어느 때는 걸음을 멈추고 몸과 마음이 그 숲에 동화되도록 고요히 머물러 숨쉬는 것도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런 후에 느끼는 숲은 또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숲에 들어 생명을 만나기 시작한 후로 달라진 태도다.

문득 눈을 들면 몇 걸음 앞서 보란듯 꽃을 피우고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를 건네는 꽃과 눈맞춤 한다. 적절한 때 그곳에서 멈춘 나와 꽃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꽃이 핀다고 그 꽃이 저절로 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는 안다. 관련된 모든 인연이 정성을 다한 수고로움으로 꽃이 피듯 사람의 만남도 그러하다.

사람과의 만남, 그 만남으로 인해 형성되는 공감, 이 모두는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 꽃으로 피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염화시중의 미소가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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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이름도 꽃도 익숙하여 곁에 두고 싶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거리가 필요한 식물이 있다. 조건이 맞지 않아 키우고 싶어도 안되는 몇가지 식물 중 하나다.

처음엔 무화과나무가 그랬고 이후 수국이 그랬고 파초가 그랬다. 관심 가지는 식물이 많아지면서 그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이 금낭화도 마찬가지다. 하여 매년 남의 뜰이나 공원에서 만난다.

꽃 모양이 옛날 며느리들이 차고 다니는 주머니를 닮았다 하여 며느리주머니 라고도 부른다. 어찌되었든 주머니 닮았다고 여긴 시선이 다정하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꽃들 중 하나다. 반그늘 습기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무리지어 핀 꽃을 보고 있노라면 이팔청춘들의 곱고 싱그러움이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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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삼백예순 날을 기다려 다섯 날을 보는 꽃, 어찌 그립지 않겠는가.
붉은 모란도 좋지만 이 흰색을 보지 않고 봄을 살았다 말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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