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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국
같은 이름의 꽃인데 환경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그 차이가 주는 느낌을 담고자 늘 멀고 가까운 길을 나서서 꽃놀이를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해국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도의 검은돌 바닷가에서 보는 것과 동해의 울진 바닷가는 분명하게 다르게 다가온다. 대상에 집중하게 되는 것과 어우러짐을 주목하는 것의 차이랄까?

바닷가 바위에서 짠 바람에 맞서며 꽃을 피운다. 바닷바람 때문에 키가 크지 못하고 낮게 엎드려 살지만 당당하게 피운 꽃이라서 더 주목받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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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매화 피어 봄을 알리듯이 계절의 흐름을 알게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른 봄부터 꽃을 찾아 산과 들로 꽃놀이하던 꽃쟁이들이 한해 꽃놀이의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발걸음을 부르는 꽃이 있다. 이 꽃 피는 것을 신호로 긴 휴면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여리디여린 줄기를 쑤욱 올려서 그 끝에 하얀색의 꽃을 피운다. 세개의 꽃잎이 모여 피어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눈에 잘 보인다. 붉은 색을 띤 세개의 수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좀'이라는 의미는 '작다'에 있을 것으로 '취'는 나물로 쓰였다는 것을 이해한다. 줄기 아랫쪽에 돌려나는 여러장의 자잘한 잎이 있다. 좀딱취는 화피가 벌어지지 않고 꽃봉오리인 채로 자가수분과 자가수정에 의해 결실하는 폐쇄화가 많아 여러 개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발길 닿는 곳에 소풍가듯 한가롭게 걷다 만나는 꽃이 정답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온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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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유
발길이 닿는 숲 언저리에 자주빛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을이 무르 익어간다는 신호로 받아 들인다. 까실한 가을 볕을 한껏 품고 속내를 드러내는 빛이 곱기만 하다. 한가로운 산길에 느린 발걸음을 더 더디게 하는 꽃이다.

분홍빛이 나는 자주색의 신비로움에 감미로운 향기까지 놓치기 아까운 가을 꽃이다. 꽃이 줄기의 한쪽 방향으로만 빽빽하게 뭉쳐서 핀 독특한 모양이다. 무리지어 혹은 혼자 피어 귀한 가을볕을 한껏 받고 빛나는 모습이 곱기도 하다.

꽃향유는 향유보다 꽃이 훨씬 더 짙은 색을 띠어서 꽃향유라고 부른다고 한다. 향유와 비슷한 꽃으로는 백색의 꽃이 피는 흰향유가 있고, 꽃이 크고 훨씬 붉은 꽃향유, 잎이 선형인 가는잎향유, 꽃차례가 짧으며 잎 뒷면에 선점이 있는 좀향유 등이 있다. 구분이 쉽지 않다.

붉은향유라고도 하는 꽃향유에는 여물어가는 가을 숲의 성숙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곱게 나이든 여인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조숙', '성숙'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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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보러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짐작도 못한 곳에서 의중에 있던 꽃을 만나면 그 순간의 모든 것이 특별하게 기억된다. 윗 지방에서 꽃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하며 마음 한구석에 접어두었던 꽃을 만났다.

바위떡풀, 참 독특한 이름이다. 바위에 떡처럼 붙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일까. 산에 있는 바위틈이나 물기가 많은 곳과 습한 이끼가 많은 곳에 산다. 바위에 바짝 붙어 자라며 한자 大자 모양으로 흰꽃이 핀다. 이때문에 '대문자꽃잎풀'이라고도 한다.

가까운 식물들로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바위떡풀'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털바위떡풀'이 있다고 한다. 구분하지 못하니 봐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좀처럼 꽃을 못보다가 꽃진 후 모습으로 만났던 식물이다. 꽃도 꽃이지만 잎에 주목한 덕분에 알아볼 수 있었던 꽃이다. 바위에 붙어 독특한 잎 위로 피는 자잘한 흰꽃이 무척이나 귀엽다. '앙증'이라는 꽃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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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2-09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이 핀 귀한 사진을 감상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차꽃 향기를 전한다.
대설이 이름값 못하고 지났다. 하루 사이에 확연히 다른 공기다. 차가움 속에서 가볍고 맑음이 전해져 몸은 움츠려드나 마음은 개운해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다른 꽃들이 열매맺고 다 시들어져 다시 따뜻한 다음날을 준비할 때, 제 때를 알아 추워져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것들이 있다. 차꽃 피었으니 서리도 눈도 가깝다. 한겨울 추위와는 사뭇 다르게 품으로 파고드는 그래서 더 시린바람이 꽃을 피우고 그 꽃의 향기를 산 너머 멀리까지 전해준다.

그대, 옷깃도 마음깃도 잘 여미시라.
맑고 고운 차꽃의 향기로 안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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