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2021년도 절반이 지나갔다. 나이가 들수록 해와 달, 하루가 단순해지고 그래서 무던하게 이것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돌아보면 긴듯 하지만 날짜를 헤아려보면 벌써란 말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한 해가 확실히 지났음을 증명하는 지표인 내 올해 나이를 제대로 말하는 것과 올해를 제대로 쓰는 것이 날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어렸을 적, 젊을 땐 1월이나 2월이면 가능했지만 올해는 충격적이게도 3-4월까지 나이와 해를 잘못 헤아리고 있었다. 늙은 것일까 세월이 빨리 가는 것일까.

 상반기에는 48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보다 줄었다. 


교육(16권) : 블렌디드, 우리반 연극 수업 어떻게 할까? 로컬이 미래다. 구글클래스룸수업, 고학년을 위한 교육 연극 수업 이야기, 구글 클래스룸 수업 레시피, 온작품을 만났다 낭독극이 피었다. 사시사철생태놀이, 교육자치시대의 인사제도혁신, AI 교육혁명, 최고의 교실, 블렌디드 러닝 온라인 수업도구 싹스리,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학습자주도성 미래교육의 거대한 착각, 학교자치스쿨퍼실리테이션, 수업방해


예술건축(8권) : 1페이지 미술365,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공간 혁신, 학교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우리가 학교를 바꿨어요. 함께 만드는 학교 공간 이야기, 클림트, 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뭉크


경영투자(1권) : 나는 배당투자로 한달에 두번 월급을 받는다.


경제(1권) : 부의 대이동


과학(7권) : 진화심리학 핸드북 1-2권, 유감스러운 생물 수컷, 울트라 소셜, 바디, 공감의 배신, 노화의 종말


역사(6권) : 가루 전쟁, 인삼의 세계사, 12전환점으로 본 제2차 세계대전,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 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한중일의 갈림길 나가사키


인문(5권) : 나는 말하듯이 쓴다. 아리스토텔레스, 작가수업, 청춘의 독서,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


문학(1권) : 니클의 소년들


지리(2권) : 풍운의 도시 난징, 각자 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사회(2권) : 인구의 힘, 갈등도시


10. 로컬이 미래다

교육의 흐름은 보편성에서 다양성 개별성으로 흐르고 있다. 이 중 다양성과 개별성과 관련하여 지역교육과정을 꼽을 수 있으며 그것을 다룬 마을교육공동체에 관련한 책이다. 교사와 학교의 전문성 그리고 더불어 지역과 도시의 양극화를 모두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 아닐듯 싶다. 그래야 지역이 살아남고 지역에 직장이 생겨나며 지역을 살릴 인재도 교육을 통해 지역 맞춤으로 양성이 가능하다.



9. 풍운의 도시 난징

도시 아카이브 시리지의 첫 권으로 베이징을 지은 작가 신경란이 쓴 책이다. 저자가 중국에 오래 머문 만큼 전문적 식견이 느껴지는 책이다. 난징 역시 베이징처럼 중국의 여러 왕조가 수도로 삼은 도시이며 삼국시대 백제와 고구려, 그리고 고려시대 원의 요청으로 최영이 고려군을 이끌고 원정을 갔던 지역이다. 현대사에 이르면 태평천국군운동, 난징대학살이 일어나며 딤성이 유래한 도시다. 



8. 바디

인간에 대해 알려진 거의 모든 것을 서술한 책이다. 정말 거의 모든 것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빌 브라이슨과 그의 책이다. 뼈, 감각, 피부, 기관, 미생물에 이르는 인체에 여러가기 과학적 서술이 잘 드러나있으며 놀랍게도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인체의 여러 부분도 많이 나타난다. 인간이라면 물질적 자기 이해를 위해 읽어야 한다고 본다.



7. 갈등도시

대서울(서울과 서울의 영향을 받는 인근지역, 혹은 과거 서울거주자가 머무는 서울 인근지역)에 대한 문헌학자 김시덕의 책이다. 서울은 많은 변화를 겪은 지역으로 조선의 한양, 일제의 경성, 대한민국의 서울, 그리고 서울 토박이와 문중세력, 도시화 이후 과거에서 올라와 살게된 세력, 그리고 개발이익을 위해 들어온 세력등 이런 지리적 인구적 변화가 중첩적으로 복잡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으로 서울엔 수많은 갈등이 지속되고 개발의 이름으로 과거의 흔적은 좀 처럼 보존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걸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드러내고 사진으로 남기며 의미를 부여한다. 정말 의미있는 작업이다. 서울이 고향이면서도 고향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남겨지는 것이 없이 꾸준히 변화하며 무엇보다도 이런 복잡성으로 정체성 자체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6. 다시 보는 5만년의 역사

내가 전형적으로 좋아하는 지금의 우리가 있기 까지의 삶은 엮은 책이다. 비슷한 류의 책을 가끔 보아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군데군데 모르는 틈을 채워넣기엔 매우 적합했다. 아리아인이 페르시아와 인도로 향하면서 서로의 신앙이 갈라진 점이나 불교가 대승과 소승으로 갈라진 점에 대한 설명이 재밌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문화가 온대가 아닌 열대에서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다루기 불가능한 물에 대한 의존으로 문명이 자주 흥망성쇠하고 지속성이 있을 수 없다는 점도 괜찮은 통찰이었다.

현대가 좀 약한게 이 책의 약점.


5.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

병자호란은 한국의 전쟁사에서 가장 크고 어이없게 무너진 전쟁이었다. 아픈 전쟁이다 보니 조명이 잘 안되었는데 저자는 당시 사료를 바탕으로 무려 30만까지 뻥튀기 되는 청의 병력을 3-4만 수준으로 잘 정리하고 당시 조선의 방어전략과 청의 공격전략의 비교를 통해 조선이 쉽게 무너질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잘 설명한다. 그리고 청이 우위에 있음에도 다소 조선에 유리한 조선으로 빠르게 퇴각한 이유로 천연두를 들었다. 그럴듯 하다.


4. 공감의 배신

최근 대세인 공감의 도덕을 비판하고 대안으로 다시 이성에 의한 도덕을 제시한다. 공감을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으로 분류하고 이중 다른 사람의 고통에 이입하는 정서적 공감을 비판한다. 정서적 공감은 공감자를 우울하게 만들고 정신적으로 파괴하며 무엇보다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하여 사회적 효율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저자는 이성적 도덕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 이타성 중심의 공감 도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좋았는데 이성에 대한 도덕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이성도덕에 대한 연구도 정작 잘 보여주지 못하는게 역시 책의 약점이다. 


3. 12전환점으로 본 세계 제2차대전

2차대전의 12중요 전환점을 짚어낸 책이다. 2차대전은 유럽전선 영국과 특히, 소련의 저항과 전과, 희생이 가장 결정적이었음에도 미국중심으로 서술되는 경우가 많다. 책을 보며 프랑스가 전력이 강했음에도 쉽게 무너진 이유, 나치의 영국 공습이 실패한 이유와 그래서 도입한 유보트 작전, 소련의 반격과 희생, 미국의 태평양전쟁등에 대해 매우 잘 알 수 있다. 



2. 노화의 종말

인간에겐 두 가지 유전자가 있다. 환경이 좋지 않을 때 번식을 멈추는 관리자, 그리고 번식을 멈추는 유전자를 끄고 켜는 역할과 동시에 유전자를 수선하는 유전자다. 인간의 노화는 사실 이 중 두번째 유전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일어난다. 스트레스와 음식, 여러가지 요인으로 수선이 잦아지며 생존에 집중하는 유전기능이 멈추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요인으로 각 신체부위가 기능을 상실해가는 것이 노화이며 어느 한곳이 완전 멈추어 총체적 기능 상실로 이어지는게 죽음이다. 따라서 책은 생존회로의 가동을 위해 열량제한, 육식제한, 강도 높은 운동과 같은 적절한 스트레스, 그리고 마찬가지 역할을 하는 메트로포민이나 NMN, 레스베라트롤등의 복용을 권장한다.


1. 진화심리학 핸드북1-2권 세트

 인간 심리 진화의 모든 것을 총망라했다. 음식의 섭취, 면역, 길찾기, 풍경, 사냥에 대한 심리와, 위험회피, 다른 인간의 위협에 대한 적응, 성경쟁, 신체매력, 부모의 양육투자, 가족제도, 겨루기 경쟁등을 1권에서 다룬다. 2권에서는 사회문화에 초점을 맞춰 공공정책, 지배와 종속, 평판, 의례, 인지편향, 종교, 정치에 대해서 다룬다. 각 책이 1천 페이지가 넘어 읽기 쉽지 않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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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6-30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벌써 6월의 마지막날. 정말 부지런히 읽으신건 같은데요 *^** 축하드립니다 ~~

닷슈 2021-06-30 16:35   좋아요 2 | URL
50권 이상이 목푠데 좀 아쉽습니다.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6-3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시는군요!! 상반기 넘 잘하셨어요! 후반기도 달려보아요^^

닷슈 2021-07-01 09: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교육을 너무 많이보고 문학을 너무 안봤네요
 














 미국은 20세기를 지배한 최강대국이다. 미국은 패권을 다잡은 2차대전 이후 20세기 중반에 어떤 규칙을 만들었는데 그 규칙은 지난 반세기간 유효했으며 세계 각국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왔다. 책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은 미국이 만든 이 규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앞으로의 21세기를 다룬 책이다. 제목처럼, 더 이상 규칙을 강요하고 지켜주는 사람이 없으니 각자도생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국가가 성공하고 존속하려면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지속성과 규모의 경제다. 지속성은 안정적인 식수나 교육, 의복, 주거 등 국가 시민이 안정적인 삶의 영위하게 하는 것들이다. 세계 역사상 이런 지표들은 매우 불안했으며 가뭄이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 내전이나 쿠데타, 외부침공이라는 외부적 요소에 의해 매우 쉽게 파괴되어왔다. 규모의 경제는 특화와 분업으로 생산성과 기술향상,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정도의 경제규모를 말한다. 지금의 국제분업에 의거한 제조업 공급사슬을 생각하면 되겠다.

 인간사회는 조금씩 기술과 과학을 제도를 발전시켜나가며 지속성과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그 최초의 성공시도가 '제국'이다. 제국은 유사이래 4천년을 지속한 세계의 규범이었다. 제국은 보통 지리적으로 좋은 여건에서 출발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기나라보다 여건이 불리해 약한 지역을 흡수통합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자원과 지식을 흡수하여 더 높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요충지를 확보해 안정성도 확보해 나간다. 이 과정이 반복되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그 나라는 제국이 된다. 이런 제국의 역사는 이동수단과 인명살상방법이 향상되면서 그 역사가 궤를 달리해왔다. 18-19세기쯤 원양항해 기술과 산업화로 모든 제국이 그 이동수간과 인명살상방법이 극에 달해 서로 맞닿게 되면서 상호파과적인 세계전쟁으로 이어졌고 제국의 시대는 이로써 종말을 고하게 된다. 

 제국이후의 세계 규범이 된 것은 미국이 만들어낸 '세계 제1질서'다. 이런게 가능했던 것은 아마도 미국이 제국이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제국이 아닌 영국이라는 제국의 연장선에서 시작된 나라다. 오히려 중심부에 저항을 했다. 신생국은 대개 주변의 침공을 받아 불안한 시작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은 가장 강한 무력집단의 일부로 강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었고, 주변에 이렇다할 적이 없었으며 아메리카 토착민들을 약하고 분열되어 있었따. 그래서 미국은 한 세대 만에 한 나라로 통합이 가능하게 된다. 끔찍했던 남북전쟁은 더 큰 통합의 계기가 되었고 미국은 문화적 통합이 더욱 심화된다. 매우 다양한 이주집단으로 구성되었음에도 그들이 바로 다음세대만 되어도 모두 미국식 이름과 문화로 통합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미국은 산업화가 되어 세계가 서로 맞닿게 되자 고립주의를 선택한다. 하지만 세계대전으로 세계에 적극 개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소련과 세계를 양분하게 되었다. 미국은 유럽북평원의 탁트인 지역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독일을 무너뜨린 무시무시한 소련의 진군으로부터 유럽을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이에 미국이 택한 것은 하드파워에 기반한 소프트 파워였다. 그것이 세계1질서였는데 이는 세계를 경영하는 체제로 세계적 연결망과 동맹, 질서를 의미했다. 미국은 동맹에 기반하여 세계 각국에 철저한 안보보장을 약속했고 전쟁에 개입해 이를 실천했다. 그리고 막강한 해상력으로 세계 해상의 요충지를 점거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물을 보호하여 무역의 안전을 가능하게 했다. 놀라운 것은 이런 무역의 보장에는 적과 아군의 구분이 그다지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1질서에서 세계는 역사상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지속성과 규모의 경제란 것이 거의 세계 모든 나라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 질서의 최대 수혜지역은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구소련과 페르시아만 지역과 이를 소비하면서 다른 부를 창출해내는 동아시아와 유럽지역이었다. 안보와 개방성으로 대대적인 농업투자와 확장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식량을 생산하는 중남미 지역과 구소련이 수혜를 보았다. 원자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원자재의 생산지와 이를 가공유통하는 지역이 연결되어 수혜를 보게되었다. 즉, 세계1질서는 미국의 힘에 의한 절대적 안전보장과 모든 나라의 해상안전보장, 무제한적 시장접근 허용으로 요약된다.  

 국가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와 지속성이 필수적인데 이를 세분하면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쓸모있는 토지(농업생산성, 자원)와 방어가능한 국경을 갖춘 존속 가능한 영토와 안정적인 식량의 공급, 지속가능한 인구구조, 현대적 삶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투입 제품에 대한 안정적 접근이다. 좀 더 세분화하면 우선 이동이 가능한 수로의 존재다. 산업화 이전 도로의 건설 유지는 사실상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불가능했다. 수로는 운송비가 육로의 1/12에 불과하며 이는 이동을 쉽게 하여 해당국의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통합을 용이하게 한다. 평지도 중요하다. 교역과 교통, 이동, 통합을 쉽게 하며 농업생산성은 물론 국토의 개발이 편리하다. 물론 침략당하는 것도 쉽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다음은 온화한 기후다. 사막도시는 정치적 고립과 독재적 정치체제를 부르기 쉽상이고 열대는 곤충과 병의 온상이다. 사계절 기후는 한번의 농업 생산 기회만 주어지며 환절기로 압박이 심하다. 이로 인해 기술과 사회조직이 발달한다. 겨울엔 혹한을 대비한 재료과학과 건축이 발달하고 짧은 여름에 대비해 노동과 자본 투입을 극대화할 사회조직이 발달한다. 보릿고개를 넘기위해 물류와 수학이 발달한다. 이처럼 좋은 수로와 평원,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기후는 기술, 경제적 상승작용을 불러온다. 해안선도 중요하다. 교역을 위해 바다와 육지에 접근이 가능한 곳이 좋다. 국경은 국가 내부와는 다르게 지리적으로 험한 것이 좋다. 대양이나 험준한 산지가 국경이라면 완벽하며 탁 트인 평원이라면 매우 곤란하다. 

 하여튼 지리적 여건의 한계상 모든 국가가 이를 자연적으로 갖추기는 거의 어렵다. 하지만 세계 제1질서는 안보의 보장과 시장자원 및 무역의 절대 보장으로 이를 가능하게 하였다. 그런데 미국은 이 제1질서를 끝내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어떤 시대를 맞게 될까?


1. 중국

 






 책 예정된 전쟁과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에서는 미중간의 패권경쟁을 다룬 책이다. 하지만 미국저자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미국의 승리를 점친다. 그리고 책 '각자도생의 지정학'도 이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약점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중국은 지리적으로 북중국 평원과 양쯔강지역, 양쯔강 이남 지역으로 나뉜다. 북중국 평원은 탁 트인 지역으로 역사상 전란이 끊이질 않았다. 북방에서 들어오기는 매우 좋으며 나가기도 좋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황하는 수로로는 적합치 않으며 이 지역은 강우량이 적고 가뭄과 홍수에도 취약해 농업생산성이 그리 좋지 못하다. 

 양쯔강은 수로로 이용이 가능하며 북중국 평원과 멀리 떨어져있어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유한 지역으로 상하이 유역은 중국 GDP의 24% 전인구의 10%를 차지한다. 양쯔강 상류인 쓰촨지역은 천연가스와 유전, 식량이 풍부하다. 방언이 존재하며 중국역사상 역시 독자세력으로 존재한 경우가 많았다. 양쯔강 이남은 아열대 기후로 지형이 험준하며 이런 지리적 격리로 소수민족이 여기저기 산재해있다. 중국 북부의 황무지에는 한족에 적대적인 위구르족과 티베트 족이 거주한다. 즉, 중국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정치적 통일이 매우 어려운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주변에 적도 많다. 중국인 동쪽의 한국, 일본과 역사적으로 긴장관계를 많이 유지해왔다. 이들은 각자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핵무장이 가능하다. 남쪽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관계가 좋지 못하며 베트남이나 태국은 중국과 맞서 오래도록 독립을 유지한 경험이 있다. 히말라야로 막혀 있긴 하지만 인도와도 영토분쟁이 있어 사이가 좋지 못하며, 북쪽의 러시아와도 긴장관계다. 

 낮은 농업생산성도 문제다. 중국은 전체적으로 낮은 토지비옥도를 보인다. 중국의 낮은 농업생산성은 금융체계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데 세계적 위기가 다가올때 이 금융위기는 중국농업위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취약하다. 현재 세계는 농업을 위해 연료와 비료를 다량 수입하고 있는데 국제위기시 이 수입이 어려워질수 있고, 중국은 상당수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 역시 문제가 생길수 있다.

 중국은 인구의 구조도 지속적이지 못하다. 중국은 2015에서 2040년이 되면 37세에서 45세로 늙는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37.6세에서 겨우 40.6세가 된다. 중국의 고령화는 1가구 1산아제한에서 비롯된 것으로 매우 심각하며 이로 인한 남아선호사상으로 성비불균형도 상당하다. 통계에 의하면 이 시기 태어난 남성 중 무려 4000만명이 결혼을 하지 못한다. 현재 세계는 제1질서시대에 활동에 부를 축적한 장년층의 자본으로 금융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생산력이 높고 자본축적도 많았으며 이들의 자녀가 거대한 소비시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들은 본격 은퇴하는 시기가 되면 이 같은 금융체계는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 역시 많은 해외자본에 의지하는 중국에 좋지 못한 소식이다.

 자원수급 역시 문제다. 원유는 생산지와 소비지가 매우 격리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제1질서로 해상무역의 안전이 확보되어 원유수급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미국이 이 역할을 포기하고 지역적 긴장이 높아진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중국의 페르시아만 원유 수입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후 이란-파키스탄-인도네이사,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대만을 통과해야 한다. 이란은 중국과는 사이가 좋지만 미국 및 주변지역과 언제든 갈등이 발생가능한 나라이며, 파키스탄 역시 중국과는 사이가 좋지만 중국과 적대적인 인도와 언제든 갈등 발생이 가능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로 인해 중국과 전면 갈등관계이다. 즉 중국의 석유공급라인의 안전은 철저히 미국에 의해 보장받고 있으며 이 보호막이 걷힐 경우 매우 안전하지 못하다. 

 이런 취약점들로 중국은 미국이 안전을 보장하는 시기가 지나면 여러 갈등으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독자성 및 다른 역사문화를 가진 지방세력이 분열할 가능성이 있다. 주장강 삼각주지역, 상하이, 쓰촨, 티베트, 신장지역들이다. 

 여기에 중국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기술수준을 갖고 있으며 외부 자본을 투입한 억지로 과잉생산을 하는 형태로 경제성장을 해왔다. 이는 막대한 수준의 지방 및 국가부채를 일으켰으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외부로부터의 포위망을 뚫어 교역망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감당이 안되는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측면도 있다. 


2. 러시아








러시아는 드넓은 북유럽 평원에 자리한다. 이렇다할 지리적 장벽이 없기에 잦은 침략이 있었고, 러시아는 몽골, 오스만 투르크, 폴란드, 스웨덴이 의해 눌려있었다. 러시아는 이런 지리적 강박으로 인하여 '지리의 힘', '지리의 복수'에서 잘 제시한 것처럼 이렇다할 지리적 국경을 찾기까지 뻗아나가는 경향이 있다. 마침 위도상 이렇다할 장애물도 없어 러시아는 동쪽으로 무책임하게 뻗어나간 끝에 지금의 광대한 영역을 갖게 되었다.

 러시아는 일단 강이 무용지물이다. 강이 남쪽이 아닌 얼어붙은 북쪽으로 흐르는 까닭에 얼음에 막혀 범람하여 일대는 습지대로 변하기 일수다. 농업생산성도 낮다. 러시아의 알짜배기 땅인 북유럽 평원지대는 건조하고 기후가 변덕스러워 가뭄과 홍수에 취약하며 화재도 잘 일어난다. 결국 농경지라기 보다는 유목민의 땅에 가깝다. 이처럼 러시아는 좋은 수로와 비옥한 토지, 안정적 기후, 합리적 국경이 모두 없어 산업화 이전까지 매우 가난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산업화로 18-19세기 인구가 크게 성장하며 부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토가 너무 넓어 규모의 경제가 어려웠는데 러시아 당국은 이를 특정지역에 산업을 집중시켜 해결했다. 하지만 과거 러시아를 부상시킨 인구는 지금 러시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러시아의 인구는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오히려 비슷하며 감소추세다. 러시아는 1-2차대전 무려 2600만의 인구손실이 일어났다. 또한 소비에트 붕괴후 공공서비스가 붕괴하였고 지금은 군대의 마약 밀매와 알콜중독이 만연하여 인구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구의 질도 문제다. 구소련 붕괴이후 제조업이나 첨단산업보다는 유가에 의존하는 경제체제로 변환되다 보니 경기변동 역시 심해졌다. 안정성이 크게 부족해졌으며 구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첨단 핵심인력의 유출이 많아졌다. 교육체계 역시 붕괴해 대학을 졸업한 주축 인구는 이미 50대에 접어들었으며 산업자체도 비효율적이다. 

 러시아는 구소련시절 위성국가를 두어 발트해를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국경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소련 붕괴 이후 국경을 안정성을 잃어버렸으며 인구의 감소로 쓸데없이 길고 넓은 국경을 방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시베리아나 극동의 경우 이는 더욱 심각해 러시아의 인구는 대륙횡단철도를 따라 긴 회랑처럼 밀집해있다. 건너 중국쪽엔 이 지역 러시아 인구의 10배가 거주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지역만해도 3배에 달한다. 이들이 밀려올경우 러시아의 방어수단은 전무한 형편이다.

 또한 러시아는 산업의 붕괴로 유가 및 원자재, 식량의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다. 이는 길고 안전한 해상무역에 의존하며 이는 공교롭게도 미국이 제공한다. 즉, 러시아나 중국 모두 미국의 적국이지만 미국이 만든 제1세계 질서하에서만 번영이 가능했다는 셈이다. 이는 러시아 역시 중국의 경우처럼 제1질서가 붕괴할 경우 지속성에 문제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3. 일본

 일본은 섬 내부에 장애물이 거의 없어 통합이 용이한 영국에 비해 험준한 산악지대다. 산악의 끝자락에 평야지대가 드문드문 있다보니 일본은 과거에 통합이 어려웠다. 전란이 길었고, 16세기 후반에서야 통합이 가능해졌다. 이 역시 막강한 무력을 제공한 총기가 아니었으면 더 오랜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 내부의 지형을 형편없지만 외부 국경은 완벽에 가깝다. 동쪽은 망망대해이며, 남북서 모두 대륙과 떨어진 섬이다. 영국처럼 대륙과 거리가 가까워 문화전파와 진출에는 용이하지만 역설적으로 외부로부터의 침략엔 안전하다. 이는 큰 장점으로 외부의 장점을 수용하면서도 외부 진출을 위해 힘을 기를수 있으며, 외부의 간섭이 거의 없어 내부적으로 다양하고 지속적인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산업화 이후 일본은 빠르게 국가통일이 진행되었다. 일본은 통일을 위해 해군이 필요했지만 각 다이묘들이 분권화하는 지리적 특성에 힘입어 많은 해군이 양성되어 있었다. 산업화가 되자 순식간의 높은 비율의 숙련 선원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역내에 경쟁자가 전혀 없다는 것도 날개픞 펴는데 도움이 되었다.

 일본은 넓은 규모의 평지가 없다. 그래서 질적 승부를 하게 되었고, 이는 높은 부가가치 기술로의 개발로 이어진다. 무리한 확장과 최강대국에 감히 도전한 결과 패전하게 되었고, 일본은 전후 제1질서에 편입하여 해체 재건보다는 나라를 상향 조정하게 된다. 고도로 발전하여 1980년이 이르러 미국보다도 잘 살게 되자 균열이 생겨났고 플라자 합의를 강요받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 역시 중국처럼 고령화의 문제를 않고 있다. 하지만 강한 경제력으로 마련한 충분한 재력과 기술로 이를 감당하는게 가능하다. 일본은 특유의 로봇 사랑으로 이를 로봇으로 해결하려 한다. 일본은 중국처럼 주변에 적국이 존재하진 않지만 극동의 끝자락에 위치하여 중국보다도 긴 보급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디소싱으로 해결한다. 아웃소싱은 해외의 저렴한 인건비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것이로 리쇼어링이 생산시설이 돌아오는 것이라면 디소싱은 생산 시설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여 아예 그나라 시장에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이후의 세계질서하에서도 긴 무역선이 필요하지 않고 각종 경제블록의 제한도 받지 않는 이점이 생겨난다. 이미 일본은 과거 해외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가 아니다. 국내에는 최고 핵심인력과 관련 산업만 남기고 나머진 디소싱을 하고 있다. 디소싱 지역은 주로 서반구의 구선진국들과 한창 노동력과 시장이 자라나는 동남아지역이다. 

 일본은 중국과 달리 해상력이 막강하다. 중국의 겨우 불완전한 1기의 항모전단만 구축한 반면 일본은 4개의 항모전단을 갖는다. 강한 경제력으로 해상에만 집중해도 되는 이점으로 가능하다. 중국은 제1도련선을 구축하고 내지에 미사일을 배치하여 일정 해상을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도련선 밖에서는 방법이 없다. 일본은 그게 가능하다. 저자는 일본과 중국이 갈등이 생길 경우 일본이 중국의 해상전력을 압도할 것으로 본다. 중국은 전형적인 내륙국가로 해상에서의 성공경험이 없고 현대 해전 경험도 전무하지만(과거 해전도 그렇다) 일본은 해상에서의 전쟁경험과 다른 지역을 경영해본 경험이 있다. 

 미국의 1질서 이후 그래서 저자는 일본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영향권안에 둘 것으로 보고 있다. 


4. 독일

 독일은 2000마일에 달하는 강을 갖고 이 강이 내지를 흐른다. 미국과 더불어 가장 완벽한 수로 체계를 갖는 이점이 있는데 독일은 내륙이 고지이지 산지로 들어차서 역사적으로 중심지가 항상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위치한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그렇다. 베를린이나 뮌헨 과거 프로이센은 모두 독일 한가운데가 아니다. 이런 고산지대로 인한 지리적 분리로 독일은 오래도록 분열되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중앙정부보다는 시정부의 역량과 조직화가 월등하며 이 특성은 지금도 유지된다. 

 독일은 유럽의 중심지이면서 고도로 발달한 복지국가다. 독일의 복지는 2차대전때 800만 정도의 인명이 손실되어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적은 것과 베이비 붐세대가 수십년간 안정적으로 소득을 늘리며 세금을 납부해 재정이 안정된 점, 그리고 이들의 자녀수가 적어 교육재정이 적게 들어 이를 사회간접자본과 고등교육에 투자할 수 있었다는 점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부양가족이 적은 고소득의 납세자와 이로 인한 건강한 재정의 시대를 저물어 가고 있다. 고령화 때문이다. 

 독일은 재정을 지역 공동체의 번영에 투입하기에 소비 중심 문화가 아니다. 내수가 작단 이야기다. 때문에 제1질서 이후 블록화 할 세계 경제에 불리하다.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붕괴로 내수시장은 더욱 작아질 예정인데 발생할 과잉생산을 수출로 해소할 지역이 필요하다. 하지만 역내 시장인 유럽 연합은 역시 고령화에 시달리고 최근의 경제위기로 성장동력을 크게 상실한 상황이다. 유럽 연합은 독일의 단기 시장은 확보해 주었지만 장기 시장은 파괴한 형국이다. 

 독일의 지리적 위치를 드넓은 북유럽 평원의 시작 부분이다. 때문에 독일의 강인함은 이 지역에 불안요소로 반드시 작용한다. 유럽 연합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며 러시아가 위성국을 동유럽에 배치한 것도 이때문이다. 독일과 러시아는 맞닿으면 반드시 일이 생겨난다. 

 독일은 친환경 에너지로 유명하지만 이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10%정도만 감당한다. 게다가 이로 인해 전기세도 크게 오른 상황이다. 독일은 태양광과 풍력 모두에 불리한 위치에 있으며 이로 인해 에너지를 외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실제 독일은 매우 외부지향적 국가로 수출의 절반과 에너지 수입의 전량의 유럽 이외 지역에 의존한다. 최근 유럽은 경제 위기로 봉쇄로 다가가고 있는데 북해의 원유는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에서 모두 소진될 가능성이 높으며 유럽국가들은 제조업 공급사슬을 자국내로 모두 이전시키고 외부에 시장 개방에 소극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독일의 유일한 대안은 동유럽이 된다. 이는 러시아도 마찬가지여서 양국은 미래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5. 프랑스








프랑스는 샤를마뉴이후 늘 2인자였다. 아랍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독일, 미국이 늘 시대의 앞자리에 있었다. 프랑스는 의외로 1질서에 잘 편입하지 않은 국가였다. 대부분의 생산을 국내에서 소비하고 국내시장을 보호하는 국가주의를 유지한다. 이것을 독일과 일본의 번영과 비교하면 과거 반세기간 실책이었음이 분명하지만 미국이 질서를 포기하고 역내 갈등이 부활하여 자구책이 중요해지는 앞으로의 세기엔 호재로 작용한다.

 프랑스 보스 지역은 석회암 토양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지역이다. 센강은 영국 해협으로 나가며 북유럽 평원과 연결된다. 이 보스-센이 연결되는 지리적 여건으로 프랑스는 명실상부하게 북유럽 강국이 될 수 밖에 없다. 남부에는 론강으로 인해 남부 유럽의 강국이기도 하며, 대서양으로 나아가는 루아르 강의 항구들은 전통적 경쟁 항구와 지리적으로 격리되어 이점이 있다. 이 세강은 모두 프랑스 내지로 흐르며 수로로도 좋아 프랑스는 과거부터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통합이 유리해 일찍이 중앙집권을 이루어냈다. 

 기후도 좋다. 지중해성 기후와 영국해협, 비스케이만 덕분에 온화한 온대기후를 자랑하며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고 계절에 극심한 변화가 없다. 국경도 합리적이어서 북동쪽은 빽빽한 삼림이 막아주고 남쪽은 피레네와 알프스로 막혀있다. 오호리 벨기에 쪽으로 약간의 틈새가 있어 이 부분에서 전투의 대부분이 일어났다. 그래서 프랑스는 2차대전 당시 이 부분의 방어만 집중하다 암석지대를 진군한 독일에 속패한 아픔 경험이 있긴 한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민족주의를 완성했다.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치적 혼란을 겪던 유럽의 각국을 나폴레옹은 손쉽게 점령한다. 하지만 결국 무리한 러시아 원정으로 실패하고 이어진 산업화에도 늦게 대응한다. 책 인구의 힘에 의하면 프랑스는 산업화 시기를 놓쳐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인구도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유럽의 지리적 속성은 프랑스에게 아픔인데 유럽의 패자로 등장한 나라가 프랑스를 반드시 접수하기 쉬운 지형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프랑스는 유럽의 패자가 되던지 아니면 패자가 될만한 나라를 견제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그리고 그럴만한 강한 용의선상의 국가는 독일이 된다. 독일은 강력한 힘을 자랑할때 프랑스를 두번이나 점령했으면 한번은 크게 위기에 몰아넣었다. 때문에 전후 프랑스는 독일의 의견을 묵살하고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의 질서를 구축한다. 유럽석탄철강공동체, 유럽원자력 공동체, 유럽 경제공동체가 이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인 유럽 연합이 독일 위주로 넘어가면서 프랑스의 정책은 실패한다. 

 프랑스는 인구구조가 젊다.이는 다양한 이민자를 받았기 때문인데 덕분에 인구구조는 지속성을 갖췄지만 이들이 좀처럼 융합되지 않아 사회의 불안요소로 자리했다. 프랑스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힘이 강할 경우 아프라키 서남부로 뻗어나간다. 동을 독일, 북은 영국, 서는 대양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과거에도 서아프리카를 지배했다. 서아프리카의 앙골라, 리비아는 하루 670마톤의 원유가 나온다. 1질서 이후에도 프랑스가 원유를 얻을 수 있는 지역이다. 남부의 경쟁자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경제력이나 군사력 모두에서 프랑스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프랑스의 원유를 얻고자 오히려 위성국가화할 가능성이 높다. 


6. 이란

중동지역은 거의 전지역이 탁 트인 평야이며 건조지형이다. 지리적 장애물이 없어 수많은 세력이 명멸했다. 사막공동체와 해안공동체는 단 한체례의 약탈만으로 무너질 정도로 취약했으며 그로 인해 메소포타미아는 수 많은 국가교체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근의 이란은 오래도록 페르시아를 유지했다. 자그로스 산맥이 남서부의 1/3, 엘부르흐 산맥이 북쪽의 1/3으로 수도 테헤란은 두 고원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다. 산맥의 높이는 평균 1만 피트에 달해 이란은 지역 대부분에 고르게 비가 내린다. 때문에 관개시설이 필요치 않으며 5천년전부터 안정적 문화발달이 가능했다. 

 산맥이 많은 점은 방어에도 유리했다. 게다가 다른 세력에게 이란은 자체가 목표가 되기 보다는 경유지에 가까웠다. 그래서 과거부터 이 지역의 교역을 페르시아를 에둘러 페르시아 해역이나 홍해, 중앙아시아 통로를 이용했다. 중앙아시아 통로는 페르시아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목이며 고대 비단길은 여기로 진입해 페르시아 남쪽 해안으로 향했다. 

 이란은 이런 국경 안정성으로 오래 존속한다. 거기에 중동과는 다르게 역내경쟁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흥망을 겪기 보다는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산맥으로 지리적으로 격리된 지방이 많아 통합을 위해 고대부터 큰 규모의 군대가 요구되었다. 과거부터 페르시아는 간헐적 교역을 하는 지역 장인에 의존하는 분열된 산기슭 경제였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이런 수공업 경제가 무너지며 이란은 모든 것은 공급하던 부유한 체계에서 모든 것을 외부에 의존하는 가난한 나라로 전락한다. 훗날 석유가 발견되었지만 발견시기가 늦어 오히려 정치가 열강에 휘둘리게 된다.이란은 산맥으로 서로 다른 권력 중심지와 이념이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는 체제였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몰이해했다. 미국은 석유가 나오는 이란은 동맹에 편입했지만 관리에 실패해 민중봉기로 이란을 상실한다.

 미국은 이란을 돕기도 한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이라크를 해체했는데 이라크는 역내에서 이란을 막는 경쟁자였다. 이라크가 사라지자 이란은 과거처럼 중동에 세력을 팽창하고 있다. 이란은 이라크내 강한 세력을 갖고 있으며 과거 레바논 내전에 개입하여 헤즈볼라를 탄생시켰다. 


7.사우디아라비아

아라비아 반도는 인간 거주가 부적합하다. 43도에 이르는 기온과 내륙은 거의 암석과 모래뿐이다. 사하라 같은 대수층이나 중앙아시아 같은 오아시스도 없다. 인구는 고지대와 그나마 수분이 있는 반도의 남동쪽과 서에 위치하는데 반도 어디에도 나무가 없어 배를 만들지 못해 해상문화도 발달하지 못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 극심한 반도에서 가장 형편없는 땅만 차지한다.

 한세기 전만 해도 이 반도의 주인은 사우드 가문이 아닌 하심가문이었다. 하심 가문은 오스만에 충성하는 가문으로 오스만은 헤자스에서 얻은 수익을 대가로 이 지역에 자치를 허용했다. 이런 하심가문에 불만을 품은게 네지드의 사우드 가문과 7세기 이슬람을 그대로 계승하는 알-와하브 종파다. 양자는 혼인으로 결합하였고, 지금의 사우디를 지배한다. 

 영국은 1차대전 오스만과 싸움며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파견해 사우드, 와하브에 무기를 공급한다. 그래서 오스만 붕괴 이후 이 나라는 양자의 차지가 된다. 사우디는 왕가의 유지를 위해 교육받은 국민을 필요치 않는다. 그래서 숙련인력이 부족해 수백만의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한다. 반란도 싫어해 군대도 없다. 때문에 용병이 존재한다. 사우디엔 왕가만을 수호하는 방위군이 있는에 이들은 제트기가 아닌 물고문과 곤봉으로 국민을 탄압한다. 

 사우디 왕가에 국민은 소모품에 불과하여 이들을 다스리기 위해 석유에 기반한 식량과 무료 주거를 제공한다. 순응하지 않는 자는 폭행과 억압으로 다스리며 게중에 폭력성이 과한자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로 각국에 수출한다. 

 이런 사우디임에도 석유로 인해 미국은 이를 동맹에 편입시켰다. 사우디의 국방전략은 실제 전쟁 상황을 피하면서도 이란이 간섭하는 지역을 파괴하는 형국이다. 이런 이란과 사우디는 역내 패권을 두고 갈등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8. 터키

지구상에 터키만한 입지를 가진 나라도 드물다. 중심지 이스탄불은 매우 방어에 유리하면서도 교역의 중심지가 되는 지역이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가 여기를 교차한다. 이스탄불의 내해 마르마라해는 온화한 기후에 비옥한 토지, 반도와 산악지대로 둘러쌓인 지형으로 도시국가가 출발하기 최적이며 그래서 이스탄불은 이후 제국의 중심지가 된다. 

 하지만 원양해양 기술이 생겨나며 교역의 중심지로서의 장점을 터키는 상실한다. 경제적으로 점차 쇠퇴하였으며 경쟁자들은 강해졌다. 오스만제국은 1차대전에 패하며 많은 것을 잃었다. 마르마라해와 터키해협이 무료 개방되었고, 소련의 부상으로 흑해 연안의 시장을 상실했고, 이스라엘 건국 후 레반트를 상실했으며, 미국의 세계질서 구축으로 바다길이 안전해지며 역내 교역의 중심지 입지도 상실한다. 

 세계질서가 사라지면 통합된 세계의 무역체제는 위기를 맞고, 이는 일련의 국가체제나 지역체제로 퇴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건 터키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터키 경제는 이미 역내에 집중하고 무역 관계도 유럽과 인근 국가로만 제한되기 때문이다. 터키는 흑해나 자국을 지나는 송유관에서 에너지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거기에 터키는 흑해연안의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와도 관계를 맺울 수 있다. 양국가는 다뉴브 강으로 간신히 유럽에 연결되는데 지리적 험준함으로 연결이 미흡하다. 양국가는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는데 터키는 지리적 인접성과 군사력으로 이들에 접근하여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고 터키는 이들 국가에 안보와 송유관으로의 접근을 허용하면 된다. 

 터키는 진출할 주변부도 많다. 발칸반도로 진출하면 다시 섬들을 차지해 유럽으로의 해상교역로가 확보되고, 아제르바이잔으로 진출하면 에너지 확부가 되고 쿠르드를 해결해 내부 안보문제도 해결된다. 키프로스로 진출하면 유럽에 대한 지렛대가 확보되며, 크림반도로 진출하면 러시아 해체가 가능하다. 


9. 브라질

브라질은 영토가 남미 최고이며 세계 5번째다. 대두, 옥수수, 소고기, 철광석, 커피, 오렌지, 설탕등 다양한 품목에서 세계3위이내에 수출국이며천혜의 환경과 세계 최대의 강, 미개발 농경지를 다수 보유한다. 제조업도 세계수준으로 페트로브라스의 시추능력과 엠블라에르의 항공우주산업이 유명하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엉망이다. 우선 수로가 없다. 아마존은 내륙쪽 1000마일정도만 운행이 가능하며 아마존 연안은 열대기후로 기슭이 진흙이어서 인간거주가 어렵다. 그래서 인구가 밀집한 지역은 해안지역으로 여기는 또 단층애다. 단층애는 바다로 직강하며 이로 인해 도시들은 서로 단절된다. 도로를 연결해도 문제다. 열대기후로 인해 습도가 높아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으며 완공되어도 열기로 도로가 휜다. 아스팔트도 열기에 다시 녹아 정상적인 교통량에도 도로가 파손된다. 

 그래서 인구는 서늘한 남동부에 많이 거주하며 인구밀도는 높지만 의료는 형편없고 대규모 빈민가가 존재한다. 안데스의 동쪽 기슭에는 열대밀림이 존재하고 도로가 전무하고 기후가 코카인 재배에 적합하며 브라질 사법체계가 닿지 못해 마약 조직의 온상이 된다. 

 브라질은 국토의 대부분이 열대삽나 기후로 농업에 부적합하다. 자라던 식물을 걷어내고 석회물질을 섞어야만 토양이 중성처리되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거기에 통상의 2-3배에 달하는 비료처리, 살충처리, 곰팡이 처리를 해야한다. 축산의 질도 떨어진다. 교통도 단층애를 간신히 연결하는 좁은 도로에 모여 체증이 심하다. 즉,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제약이 매우 많고 유지 비용도 높다. 

 초기 브라질은 부유층이었따.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할 비용을 사적으로 갖고 있었으며 이들은 기업단지를 설립하고 경직된 정치체제와 협소한 경제체제를 조직해 장악력을 유지했다. 이들은 지리적으로 격리되 브라질 정치는 지금까지도 사분오열되어 있다. 부유층에 부가 집중되어 인구 1%가 국가부동산의 절반을 보유한다. 중산층이 없다보니 민주주의가 취약하다. 

 브라질은 고숙련 노동자도 적다. 지리적 연결이 안되어 교육비와 이주비가 매우 높고, 열대작물에 의지한 경제는 저숙련 노동만 요구한다. 경제적 과점 지배층은 자신들의 안위만 걱정해 직원과 그 자녀의 교육에 관심도 없다. 그들은 납세도 최소화해 사회자본이 쌓이질 않아 교육체계도 엉망이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브라질은 과거 수익성이 낮고 고노동이 필요한 설탕과 금광으로 발전을 시작했다. 노동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예를 대거 수입하였는데 전세계에서 팔린 노예의 절반을 수입할 정도였다. 그래서 가장 늦은 1888년에야 노예제를 폐지한다. 그 이후 경쟁력이 취약한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장벽을 높이 치고, 수입을 최소화했다. 이는 과점 사업자만 보호하여 물가인상이 시작되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냉전이후 브라질은 군사정부가 등장한다. 이들은 민주정부로 권력을 이양했는데 과점세력의 권한이 줄고 과세가 어느정도 이루어져 자본이 생겨났다. 세계적인 투자자금도 브라질로 유입되고 호황으로 세계수요가 증가해 브라질은 경제성장에 탄력을 받는다. 이처럼 브라질은 소비지와 거리가 멀고, 해외 자본에 많이 의지하여 세계질서가 무너질 경우 강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은 많은 식량 수출을 담당하는 만큼 이 체제 위기는 세계적 식량 위기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10. 아르헨티나

팜파스는 온대기후의 경작지로 세계4번째 규모이고 생산성이 매우 높은 방목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농지의 한가운데이자 주변 세 강이 만나 대서양으로 나가는 길목이다. 농산물 가공 수출의 집결지이자 금융 사업과 수입활동, 산업기반의 대부분이 위치하고, 인구밀도 핵심지역이자 문화, 정치의 중심지이다. 

 아르헨은 국경도 완벽하다. 우루과이 강 이외에는 모두 막혀있으며 칠레와는 안데스가 존재한다. 인구의 힘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페인도 프랑스처럼 산업화가 늦어 인구성장이 늦었다. 때문에 아르헨티나에도 대규모 정착민 이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남미는 북미와 다르게 해안 지역이 평탄하지 않고 갑자기 융기하는 곳이 많다. 해안접근도 어렵고 내부 운송망 구축도 어렵다. 아르헨은 이보다 훨씬 상황이 좋다. 하지만 스페인의 인구가 부족해 소수의 상류층이 이민했고 노동력 부족으로 농경보다는 방목을 시작한다. 

 그러다 스페인이 나폴레옹에 점령당하고 아메리카 식민지에 봉기가 일어난다ㅏ. 1825년이면 아메리카는 모두 스페인에서 독립한다. 이때 사적 군사력을 보유한 카우디요가 등장한다. 이들은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아르헨을 독립후 수십년간 혼란의 시기로 몰아넣는다. 1851년 바르질과 아르헨 카우디요 간의 전쟁이 발발한다.

 혼란이 수습된 후 아르헨은 남부의 원시부족을 제거하고 대중교육 체계를 확립하고 영토내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융자를 얻었고 이는 주요 카우디요에게 집중되어 불평등이 심화한다. 그리고 영국이 1차대전후 빚 상환을 요구하자 아르헨은 첫번째 파산을 맞는다. 

 미국은 남북 전쟁 이후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한다. 나라가 연결되자 바깥으로 관심을 돌리며 전례없는 규모로 세계 농산물 시장을 점령한다. 이 규모와 품질을 당해내지 못해 아르헨은 큰 타격을 받는다. 위기를 타개하고자 과점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는 더 심한 사회적 불평등과 처참한 경제환경을 불러와 대공황 이전 하층민이 폭발한다. 

 이런 위기에도 아르헨의 미래는 밝다. 지리적 격리와 지형으로 안보조건이 좋고, 온대 기후에서 자라는 농산물 수출 잠재력이 매우 높고, 셰일 매장지가 밀도가 높고 도심과 가까워 채산성이 높고, 천연가스도 풍부하며 태양광과 풍력 발전 잠재력도 매우 높다. 거기에 인구구조도 젊다. 1질서 이후 남미의 패권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11. 앞으로의 세계

세계질서 붕괴후 중국은 해상교역로의 상실로 지속적인 공급부족에 시달린다. 때문에 남주지역에 언료와 식량을 제공하는 누구라도 환영받고 중국은 흔들리게 된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10년이상 타격을 받게 되고 미국이 가치절하한 파운드화를 이용 영국경제 자체를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가난한 나라가 농업, 제조업, 융자 수요가 모자라 자체 대처가 불가능하다. 여기에 미국 기업가가 침투한다. 독일과 러시아, 이란과 사우디, 중국과 일본이 갈등한다. 패자는 역시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동아시아 제조업 공급사슬이 붕괴한다. 미국은 자국중심의 공급사슬을 재구축하고 엄청난 이득을 보게된다. 남미에 관심을 보이며 무질서에서도 선전하는 지역이지만 역시 해외 자본과 기술에 의지하는 지역이므로 미국은 이 나라들을 관리한다. 

 미국은 세계질서 붕괴상황에서 자체 운영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나라로 자신들의 교역로 및 파트너의 교역로만 보호한다. 이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미국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제조업 공급사슬을 붕괴하고, 농산물 시장도 붕괴하며 원자재 시장도 마찬가지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와 인구구조의 시속성 붕괴로 소비시장과 자본이 모두 사라져 이것이 충실한 몇몇 지역에만 의존한다. 미국은 그중 하나로 세계 위기로 미국에 인재와 자본이 더욱 집중한다. 달러화는 위기에 더욱 강해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 더욱 심화한다. 다시 미국만세인 셈이다.


이 책을 보며 미국만세로 일관하는 논지가 거슬리지만 그 설득력과 세계 정세 및 지리에 대한 분석에서 많은걸 배울 수 있었다. 미국이 반도체를 자국내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최근의 선언은 제조업 공급사슬이 끊어지는 본격적 신호다. 이미 일본은 소부장으로 우리를 위협했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까지 자체생산을 선언한 상황이다. 

 책에 모든게 동의되진 않는다. 일본은 동아시아와 동남아를 모두 점령하기에 인구지속성이 너무 없고 나라 경제도 파탄 직전이다. 방사능 피해도 애써 인구가 적은 지역이라 대충 넘기는데 지하수와 바다를 통해 국토 전역으로 퍼지는 만큼 그 피해는 대충 넘길것이 아니다. 중국의 국방력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중국의 기술력과 국방력을 폄훼하지만 그들은 불과 엊그제 화성탐사에 세계 세번째로 성공했다. 나머지 불안 요소는 모두 동의하지만 기술과 경제력에 대한 폄훼는 좀 심했다. 하여튼 그럼에도 많은 걸 배울 수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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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04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5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좋은 밤 되세요~

닷슈 2021-06-04 23: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6-04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립니다^^

닷슈 2021-06-04 23:2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6-04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닷슈 2021-06-04 23: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06-0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은 정말 많은 것을 알아냈다. 미치오 카쿠는 최근 작 '인류의 미래'에서 행성 자체의 에너지를 모두 뽑아내는 단계가 1단계 문명, 행성이 속한 항성의 에너지를 모두 뽑아낼수 있는게 2단계, 더 나아가 소속 은하의 에너지를 모두 뽑아 쓸수 있는 문명을 3단계로 정의했다. 지구는 대충 0.5-6단계정도로 보았던 것 같다. 아마 정확친 않지만 지구와 우주에 대한 이해도도 이정도 수준일 것이다. 이해해야 활용할수도 있는 것일테니 말이다. 하여튼 이해도와 활용도, 양자는 비례할 듯 하다.

 문명단계가 아직 낮아서인지 우린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완전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인간이 자신의 몸에 대해 알아낸 연구성과를 재미있는 문체와 센스로 집대성한 책이 빌브라

이슨이 낸 책 '바디'다.















 빌 브라이슨의 책은 10년 전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처음 접했다.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역사에 대한 집대성인줄 알았는데 과학의 역사에 대한 집대성이라 다소 황당했었다. 하지만 그 책 덕에 과학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갖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전에 나의 독서 취향은 문과출신이라서인지 인문, 사회, 철학에 치우쳐 있었다.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는 그 이후에 나온 책이다. 변기부터 창문등 인간의 별 사소한 물건의 변천에 대한 역사였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 비하면 많이 가벼운 책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나온 책이 바디다.  

 우리 몸 안내서란 부재만큼 인간의 몸 거의 구석구석을 뒤지며 최신의 연구성과와 발전상을 집대성했다. 인간의 몸은 생각보다 천문학적 수치를 갖고 있는 편인데, 하루에 무려 1만4천번 눈을 감거나(23분간 눈을 감는 셈이다.), 1초에 적혈구를 무려 백만개를 만들어내고, 그 적혈구 하나가 몸을 15만번이나 돌며, 인간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자의 수가 70억*10억*10억개나 필요하고, 모든 세포의 DNA 길이를 연결하면 160억km로 지구에서 명왕성까지의 길이란 점에서 그렇다. 

 인간의 세포수는 무려 37조개에 이르는데 대단한 것은 이 모든 세포를 총괄하는 관리자가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각 세포들은 다른 세포가 보내는 성분에서 오는 신호에 반응하여 유기적으로 반응한다. 그리고 그 세포안엔 DNA가 들어있다. DNA는 매우 가늘어 200억 가닥이나 모여야 간신히 머리카락 하나의 굵기가 된다. 거기엔 염색체가 있고, 각 염색체 안에는 유전자가 있으며 유전자의 총합은 유전체다. DNA는 10억개당 1개꼴로 오류가 날 정도로 안정적이지만 이 오류가 있어야만 진화가 이루어진다. 세포분열 한번당 돌연변이 유전자가 3개정도 생겨난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과거의 병목현상으로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하여 99.9%유전자가 일치한다. 개인당 3-4백만개의 유전자 차이가 나며 각 개인은 100개의 고유한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1. 피부. 

 피부는 나쁜 것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안의 나쁜 것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 충격 완화 기능도 있다. 촉감으로 쾌감과 온기, 아픔등 느낌을 일으키며 멜라닌을 생성해 햇빛을 가리고 스스로를 복구한다. 피부는 다 모으면 5-7kg에 달한다. 피부는 결코 고장나지 않는데 진피라는 안쪽과 표피라는 바깥층으로 이루어진다. 표피의 바깥쪽은 각질로 죽은 세포인데 이는 매달 교체된다. 1분에 2만5천개의 각질이 떨어져나가며 1시간이면 무려 100만개의 세포조각이 떨어져나간다. 우리가 하는 때목욕과, 창문을 닫아도 생겨나는 먼지들은 상당부분 이 각질로 보면 된며 이 각질은 연간 500g이나 된다. 진피 밑엔 피하층이 있는데 이 부분은 피부에 해당하진 않지만 피부와 몸을 부착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엔 구멍이 많다. 털집이 무려 200-500만개에 달하며 땀샘은 그 두배다. 피지는 땀과 섞여 피부에 기름층을 형성하여 보호한다. 하지만 간혹 죽은 피부와 피지가 말라붙어 구멍을 막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블랙헤드다. 털집에 감염이 일어나 염증까지 생기면 뾰루지가 된다. 그리고 이게 만성화하면 여드름이 되는데 사춘기 시절 피지샘활동이 활발하지기에 이 시기에 여드름이 많다.

 우리 몸은 사실 온통 털로 덮여있는데 털이 없는 피부는 오로지 입술과 유두, 생식기, 손바닥, 발바닥 뿐이다. 인간의 털이 지금처럼 솜털처럼 얇아진 것은 120-170만년 전 정도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인간이 검은 피부를 얻었고, 피부색의 변화는 털이 없어야만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검은색의 피부와 털의 얇아짐은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인간의 털이 여전히 굵게 남은 곳은 머리 부분인데 통념과 달리 머리털의 보온, 보냉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 아무래도 성적인 매력을 위해 남은 것이 아닐가 추정된다. 
 피부에선 땀이 많이 아는데 땀은 99.5%가 물이고 나머지 중 절반이 소금이다. 더운 날씨면 하루에 12g이나 소금이 손실되므로 물과 함께 미네랄도 먹어줘야 한다. 몸의 다른 부위와 달리 손바닥은 신체운동이나 열과 상관없이 스트레스에도 반응한다. 거짓말 탐지기는 이를 이용해 손바닥의 땀을 검출하여 거짓을 탐지한다. 땀샘은 에크린 샘과 아포크린 샘으로 나눈다. 에크린 샘은 수가 많고 물기가 많은 땀이며 아포크린은 사타구니와 겨드랑이에 존재하고 진하고 끈적끈적한 땀을 생성한다. 

2. 우리 몸의 미생물
 인간의 몸에는 1.5kg의 미생물이 있으며 그 수는 30-50조개에 달한다. 무게는 가벼운데, 수는 오히려 많은 셈이다. 우리는 미생물 하면 오랜 감염의 역사로 공포와 혐오를 생각하지만 지구상에 발견된 약 100만종의 미생물 중에서 오직 1415종만이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는 산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존재다. 세포 바깥에 있으면 먹지도 호흡도 이동도 없는 불활성'물질'이다. 하지만 세포안에 들어가면 돌변해 살아서 격렬히 증식한다. 바이러스는 매우 작은데 바이러스가 테니스공 정도라면 세균은 비치볼 크기다. 바이러스 역시 이름부터 무섭지만 미생물처럼 수십만종의 바이러스중 겨우 586종만 동물을 감염시키고 이중 263종만이 인간은 감염시킨다. 
 미생물중엔 균류도 있다. 균류 역시 수백종 가운데 300종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균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비해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균류로 전세계에서 매년 100만명이 사망하는 것을 감안하면 다시 봐야할 듯 하다. 
 이런 미생물의 공격에 대해 인간을 구한 것은 항생제다. 하지만 항생제는 표적 공격을 하지 않기에 우리 몸의 다른 이로운 미생물을 죽이는 역할을 하며 몸에 가장 내성이 강한 미생물만을 남긴다. 그 결과 항생제의 등장이후 세대를 거듭하면서 인간 미생물의 풀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비피도박테륨 인판티스란 미생물은 모유에 있는 중요한 미생물이다. 하지만 항생제 사용이 아마도 적을 개발도상국에선 아이의 90%에서 이 미생물이 발견되는 반면 선진국에서는 그 비율이 고작 30%에 불과하다. 더 큰문제는 항생제의 약발이 다 되어간다는 점이다.
 1950-1990년대까지 미국에서는 연간 대략 3종류의 새로운 항생제가 나옸다. 하지만 지금은 2년에 한 종류로 줄었다. 그만큼 항생제와 개발이 어려워졌으며 항생제에 내성을 같는 미생물이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항생제의 남용과 관련한다. 미국에선 한 해 항생제 처방 3/4가 항생제로 치효할수 없는 증상에 쓰였으며 항생제를 무려 80%의 가축에게도 먹이고 있다. 이는 가축을 살찌우기 위한 용도로 유럽연합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금지된 조치다. 항생제 내성으로 앞으로 30년간 100조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며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3. 감각
 시각은 엄청나다.. 눈은 초당 무려 1000억개의 신호를 뇌로 보낸다. 그리고 이 엄청난 시각 정보중 시신경에 오는 건 10%에 불과하다. 하여튼 이렇게 정보다 크다보니 시각엔 무려 대뇌 겉질의 1/3이 시각에 관여한다. 우리는 보는걸 그대로 뇌가 해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보는 것은 시각 이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시각 입력이 시신경을 통해서 이를 처리하고 해석할 뇌로 전달하는데는 1/5초가 필요한데, 이 시간차를 해결하기 위해 뇌는 사실 보이는 세계를 예측해서 대응한다. 즉, 우리는 바로 이순간 세계를 보는게 아니라 잠시 뒤를 보고 예측하여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척 놀라운 사실이다. 
 이 시각을 담당하는 눈은 사실 앞뒤가 뒤집힌 엉성한 구조다. 빛을 검출하는 세포들은 오히려 뒤에 있으며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앞쪽에 있다. 그래서 눈은 그걸 뚫어서 보아야 한다. 인간은 3종류의 색깔 수용기가 있는데 사실 조류나 어류, 파충류는 4종류의 색 수용기가 있다. 이는 아마도 과거 포유류의 조상이 야행성으로 진호하며 색깔 수용기가 퇴화되었던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인간의 시야에는 중앙에서 15도 정도 쯤에 맹점이 있다. 신경섬유가 뒤쪽에 있는 하나의 통로로 눈을 빠져나가기 때문인에 이 안보이는 부분도 뇌가 상상으로 처리하므로 우리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청각엔 귓속뼈가 역할을 한다. 귓속뼈는 원래 턱뼈인 것이 오랜 세월동안 귀로 이동한 것이다. 귓속뼈는 소리를 증폭하여 달팽이처럼 생긴 달팽이관에 거쳐서 속귀로 전달한다. 달팽이 관안에는 부동섬모가 2700개 있는데 음파가 지나갈때마다 흔들거리며 전기신호를 발생시키고 이를 뇌가 해석한다. 이 부동섬모를 회복되지 않는데 앞쪽이 높은 주파수를 듣고 뒤쪽이 낮은 주파수를 듣는다. 앞쪽부터 닳게 되므로 나이가 들수록 높은 소리를 못듣게 된다. 인터넷엔 나이대로 가청가능한 소리가 있는데 이런건 이때문이다. 
 후각 상피는 약 35-400개의 냄새 수용기를 지닌 신경세포 집단이다. 알맞은 분자가 알맞은 수용기를 활성화하면 뇌로 신호가 전달되고 이를 냄새로 해석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수용기는 분자의 모양이 아니라 진동하는 방식에 따라 자극을 받는다. 후각은 5감중 유일하게 시상하부를 거치지 않는다. 냄새는 후각 겉질로 향하는데 이는 기억 생성에 관련하는 해마 가까이에 위치한다. 그래서인지 후각은 기억과 밀접하다. 인간은 350-400개의 냄새 수용기가 있는데 이중 공통적인 것은 약 절반에 불과하다. 때문에 인간은 서로 같은 냄새를 맡고 있지 않게 된다. 냄새에 대한 개인차가 심한 것은 이때문일지 모른다. 

4. 뼈
인간의 뼈는 206개라지만 사실 사람마다 다르다. 8명중 1명은 갈비뼈가 1쌍이 더 있는 13쌍이다. 즉, 뼈의 개수는 사람마다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이 뼈의 절반 이상이 작은 손과 발에 몰려있다. 손과 발의 엑스레이를 보라 조그만 뼈들이 잔뜩있다. 뼈는 몸을 지지하고 내부를 보호하며, 혈구를 생산하고, 화학물질을 저장한다. 소리를 전달하고 호르몬인 오스테도칼신을 생성하는데 이 호르몬은 혈당을 조절하고, 남성 생식력을 증진하며, 기분을 조절하고, 기억유지에 관여한다. 
 운동은 뼈를 튼튼히 하고, 튼튼한 뼈는 오스테도칼신을 많이 생성한다. 운동이 알츠하이머에 좋은 것은 운동 자체가 뇌를 활성화시키고 이 오스테도칼신의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뼈는 무기질이 70%, 유기물이 30%다. 뼈의 성분은 콜라겐인데 콜라겐은 인간 단백질의 무려 40%에 달한다. 이 콜라겐이 수산화인회석과 결합해 단단해져 뼈가되는 것이다. 뼈는 쓸수록 강해지며 크기도 커진다. 뼈는 강화콘크리트만큼 강하지만 무게는 무척 가볍다. 인간 뼈는 겨우 9kg이지만 무려 1t의 압력을 견딘다.  
 힘줄과 인대는 연결조직이다. 힘줄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고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한다. 힘줄은 잘 늘어나지만 인대는 좀 덜 늘어난다. 힘줄은 본질적으로 근육이 연장된 것이다. 힘줄은 튼튼해서 잘 찢어지지 않는데 피가 거의 공급되지 않으므로 다치면 잘 낫질 않는다. 연골은 피가 전혀 공급되지 않아 치유능력이 거의 없다. 연골은 닳기만 하니 그래서 잘 써야 한다. 몸에는 총 600개의 근육이 있는데 일어나기만해도 100개의 근육이 사용된다. 
 인간의 발은 원래 움켜쥐는 일을 했다. 원숭이 발을 보라 잘 움켜쥔다. 그러다 보니 발에는 여전히 조각조각 뼈가 많다. 즉, 발은 애초에 무게를 지탱하도록 설계된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서거나 걸으면 아프다. 
 몸의 기본 구조 중에서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곳은 엉덩이다. 엉덩이가 이동과 체중의 지탱이라는 모순된 역할을 해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퇴골의 머리와 그 끝이 끼워지는 고관절 절구양쪽에 있는 연골은 마찰압력이 심하게 가해진다. 그 결과 매끄럽게 맞물리며 회전하던 이 둘은 점차 고통스럽게 갈리기 시작한다. 
 인간의 뼈는 해마다 1%씩 무게가 줄어든다. 그래서 고령인 75세 이상은 고관절이 부러지면 40%는 홀로 생활이 불가능해지며 10%가 30일이내에 사망하고, 30%는 1년 이내에 사망한다.

5. 통증
 우리는 통증을 느끼지만 통증은 사실 미지수의 영역이다. 뇌에는 통증중추가 없으며 통증신호가 모이는 장소도 없다. 그런데 인간은 통증을 분명히 느낀다. 통증은 과거 안좋은 것으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몸의 위험과 회복을 위한 긍정적 역할로 해석하는게 지배적이다. 
 통증은 피부밑 통각 수용기에서 시작한다. 통각수용기는 열자극, 화학적자극, 기계적 자극의 세 종류에만 반응하는데 놀랍게도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수용기가 아직 발견이 되지 않았다. 통각수용기는 열자극만 있으므로 우린 젖은 것에 대해 정확히 반응하지 못한다. 차갑게만 느꼈는데 의외로 젖은 경우가 많은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통각 수용기에서 오는 신호는 두 유형의 신경 섬유로 뇌와 척수에 전달된다. A 델타는 미엘린으로 쌓여 절연되어 신호가 매우 빠르다. 망치에 손이 짓눌리는 순간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날카로운 통증이 이 체계다. 반면 C 섬유는 느리다. 망치에 짓눌린 후 살이 으깨져서 얼얼하고 지끈거리는 통증이 이 체계다. 통각수용기는 불쾌한 감각에만 반응하기에 걷거나 손에 무언가가 닿는 일상적인 신호엔 반응하지 않는다. 신경신호는 1초에 120m로 느린 편이다. 그래서 중간에 뇌로 가는 신호를 가로채는 반사가 존재한다.
 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분된다. 그리고 체성신경계는 생각에 따라 제어하고, 자율신경계는 자동으로 작동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교감신경은 몸이 갑작스럽게 반응하는 것이고 부교감신경은 소화나 심장, 호흡, 성적 반응같은 것이다. 말초신경계는 손상시 치유되나 중추신경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통증은 4가지 종류다. 통각 통증은 자극을 받아 생기는 통증으로 부상후 쉬라는 의미의 신호이므로 좋은 통증이다. 염증통증은 조직이 붓거나 충혈될 때 생기는 것이며 기능장애 통증은 신경손상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외부자극 없이 일어난다. 신경병 통증은 신경이 손상되거나 예민해져 생기며 외상의 후유증이나 아무 이유 없이 생기기도 한다. 
 통념과 달리 대부분 장기는 통증을 못 느낀다. 장기에서 비롯되는 것 같은 통증은 사실 대부분 연관통증이다. 즉, 몸의 다른 부위와 연관되어 생기는 통증인 것인데 심장동맥질환의 연관통증은 목, 팔, 턱에서 느겨지며 두통역시 머리 피부, 얼굴, 머리 부위의 신경말단에서 생겨난다. 
 통증은 인류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로 미국 성인의 약 40%가 만성 통증에 시달린다. 처방약물은 환자 4-7명중 겨우 1명꼴로 만 효과를 드러내며 최고의 진통제를 써도 환자 가운데 70-80%에겐 아무런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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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8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몸을 이렇게 분석하면 정말 너무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못하겠네요.

닷슈 2021-03-28 16:28   좋아요 0 | URL
책 보시면 훨씬 자세합니다. 제가 쓴건 정말 일부입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이다. 업무가 늘기도 하고 좀 줄기도 했는데 읽은 책이 조금 늘어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재택근무의 영향이 있었던 듯 하다. 그래도 이런 일은 다신 없었으면 하며 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지 그 어느때 보다 교육관련 책을 많이 보았다. 전체 112권을 보았다. 늘 그렇듯 다양하게 보려고 노력한다. 목표가 만 권의 서적을 읽는 것인데 이래가지고 어떻게 죽기전에 만 권을 볼 수 있을까 싶다. 수명이 아무래도 120세까지는 늘어나야 가능할듯 하다.(사실 그래도 불가능하다. 일년에 100권을 읽어도 10년에 1000권 100년에야 만권이다. 그것도 간신히......) 매년 책을 본 것을 정리하는 것은 힘들긴 한데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기억을 되새기기도 하고, 나만의 기록을 남긴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문학(21권)- 우리와 당신들, 숨,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페스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1, 2권, 사자와 생쥐가 생각 못한 것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맹탐정 고민 상담소, 페인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연년세세, 복자에게, 삼체1-3,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모지스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제5도살장


교육(26권) - 혁신교육정책 피디아, 미래학교, 교실 속 마을 활동, 교육정책 스포트라이트, 메이커교육사용설명서, 역량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 마을교육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기혁신교육10년, 새로운 학교 학생을 날게 하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교사의 말공부, 학교내부자들, 교실 속을 간 이해중심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학교, 이렇게 바꾼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 혁신학교조현초 4년의 기록,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 뇌기반 수업원리10, 디지털 리터러시 교실, 한 학기 한권 무엇을 읽을까?, 대한민국1호 미래학교, 마을교육 공동체란 무엇인가, 코로나 시대의 교육, 마을교육공동체 생태적 의미와 실천, 연극 수업을 바꾸다, 교과융합 프로젝트 수업과 학습공동체 이야기.


인문(9권)- 강원국의 글쓰기, 한국인의 탄생, 농경의 배신, 피싱,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슬픔의 위안, 100세 인생, 스토리전쟁, 황홀한 글감옥


사회(14권) -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미국의 미래, 컬쳐 엔지니어링, 포르노랜드, 착취도시 서울, 정치적 부족주의, 유튜부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지방도시 살생부, 차이나는 클라스 국제정치편,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인구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대한민국 치킨전, 판문점의 협상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경제(6권) - 소득의 미래, 21세기 자본, 디플레전쟁, 한권으로 읽는 디지털 경제,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부의 골든 타임


경영투자(8권) - 서울 부동산 경험치 못한 위기가 온다. 내일의 부 알파, 내일의 부 오메가, 미국배당주투자, 아파트 투자의 정석,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 규칙없음


과학(12권) - 만화로 보는 의학의 역사, 우리는 어떻게 지금의 인간이 되었나,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태양계가 200쪽의 책이라면,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책읽는 뇌, 앤드루얀 코스모스, 다시 책으로, 침입종 인간,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오리진


예술건축(12권) - 세한도, 추사 김정희, 옛 그림 읽는 법, 안목, 옛 그림을 보는 법, 이야기 한국 미술사, 공간이 만든 공간, 예술의 쓸모, 부부의 집짓기,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실패하지 않는 내 집 짓기, 방구석 미술관2


종교철학(1권) - 신 없음의 과학


지리(3)-벽이 만든 세계사, 장벽의 시대, 오래된 미래도시 베이징


10. 오래된 미래 도시 베이징

베이징과 관련한 역사, 지리, 인물, 왕조의 흥망성쇠를 총 망라한 책이다. 책을 얇지만 정보로 꽉 찼으며 매우 알차다. 저자가 중국에 오래 체류하며 연구한 만큼 내공이 깊다. 금과, 원, 명, 청, 중화민국의 수도로 자리하고 있으며 농경문화와 유목문화의 접점으로써 북경의 유서 깊은 역사와 특징을 잘 설명한다.








9. 혁신교육 정책 피디아

올해 읽은 교육학 서적은 내공이 높은 게 많았다. 우열을 가리긴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책들이 교육 방법과 실천에 대한 책이라면 전체를 보고 한국 교육의 방향을 설계한 책이라 이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국인은 교육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식의 상대적 교육 우위와 그 방법에만 골몰하는데 매우 망국적 상황이다. 저자는 교육청 개혁과 교원업무정상화, 연구하는 학교문화, 학교의 민주화, 혁신학교네트워크의 구성과 확산과 혁신교육지구 및 혁신클러스트의 확산을 해결방법으로 꼽는다. 여기에 마을교육공동체도 들어갔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8. 삼체1-3권 시리즈

외계인과 관련한 무수히 많은 책과 영화가 있지만 단연 최고를 꼽으라면 삼체가 될수 밖엔 없을 것 같다. 책의 압도적 분량과 세계관, 그리고 매 책마다 주요인물이과 압도적 사건이 모두 바뀌면서도 연계성을 유지하는 저자의 능력은 책만큼이나 놀랍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이 시리즈는 곧 티비드라마로도 제작 되는 것 같은데 드라마가 책의 대단함을 잘 잡아낼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만큼 대단한 책이다. 





7. 피싱

물고기는 단백질원이고 사람이 쉽게 잡을 수 있는 주요 식량원이다. 지금의 사람은 옥수수가 거의 몸의 1/3을 차지할정도로 옥수수에 의존하지만 고대로부터 사람이 가장 의지한 식량중 하나는 물고기였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적어도 팔 한쪽 쯤은 될거라 생각한다. 그런 물고기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도 어마어마하다. 크기가 비슷하고, 건조시키면 규격화할수 있어 급료로도 사용되었고, 처리과정의 복잡한이 초기 인류 문명의 협동조직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외에 악명 높은 대서양 삼각무역의 발달과 유럽인이 어장을 찾아 그린란드와 아메리카까지 진출하게 하는등 물고기를 우리를 먹여살렸고, 역사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6. 농경의 배신

의외로 농경과 정착은 일치하지 않는다. 정착이 먼저 이루어지고 농경은 다음이다. 인간은 농경기술을 꽤 오래전 익혔음에도 하지 않았는데 오래기간 수렵채집의 생산성이 더 높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농경이 유리해지자 수렵이 불리한 생산성이 떨어지는 지역 위주로 농경과 정착, 문명의 건설이 본격화되었다. 이후 농경과 수렵채집 양자는 오래 공존하였고, 침략위주로 생각되는 수렵채집인들은 농경인과 사실 평화롭게 교역한 역사가 더 길다. 농경국가는 성공적인 것 같고 인구를 크게 늘리기도 했지만 이후 전염병, 전쟁, 내분, 생산성의 한계등으로 취약했고 그래서 산업혁명 이전까지 세계는 큰 발전없이 도돌이표였다. 이런 농경의 발전상과 취약점을 잘 드러냈기에 제목이 농경의 배신이다.




5. 한국인의 탄생

한국인의 전형은 무엇일까? 신체적 부분은 이야기 하기 어려우니 정신적 부분이나 정체성을 탐구하는데 과거는 모두 신민의 상태로 정체성을 찾기 어려우니 시민이 탄생하는 현대인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를 연구 기간으로 삼았다. 특정 사상도 좋은데 당시는 혼란기로 우리의 기존 사상이 부서지고 새로운 것으로 강제되는 시기라 이렇다 할 것이 없어 문학을 연구대상으로 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당시의 상황은 한국인의 정체성에도 반영되어 최초의 근대소설엔 피해자로서의 한국인이 등장하고, 이후 점차 민족주의자 한국인과 독립을 열망하는 강한 한국인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후속작은 한국인의 발견인데 산업화 이후의 현대를 다루고 있다. 빨리 봐야겠다.





4.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지금의 세계 경제는 일본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우연히 발명했고, 이를 제대로 이용해 먹는 미국연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양적완화라는 돈장난으로 운영된다.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돈을 풀어 각 경제주체를 활성화 하는 것인데 돈줄을 틀어쥔 은행이 이를 부자와 기업에만 공급해 자산가격만 오르고 경제는 활성화 되지 않아 빈부격차만 확대되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거기에 버블은 터지기 직전이라 경제는 언제 붕괴해도 이상치 않다. 이런 통화장난질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책은 통화정책을 과거 금본위제처럼 강력히 규제하면 경제와 통화는 서로 일치하게 성장하며 때문에 통화로 인한 경제 불황과 상승의 가짜 사이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언젠가 가상화폐가 생겨 지금의 통화정책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면 이런게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다.



3. 책읽는 뇌, 다시 책으로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왜 텍스트인 책이 중요한지를 설파하는 책이다. 진화론에 의하면 말하고 듣는 것인 인간의 적응이지만 책 읽기는 사실 그것의 부산물이다. 하지만 인간은 글을 쓰고 읽을 수 있으며 이런 문화는 인간의 뇌자체를 바꾸어놓았으며, 우리의 문명의 향방도 완전히 다르게 바꾸었다. 소크라테스는 글이 등장하자 이것이 인간을 쇠퇴시킬 것이라 보았다. 최근 영상도 인간을 과연 쇠퇴시킬지 모르겠다. 빠른 영상은 적어도 인간에게 숙고를 빼앗아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시 책으로 가야할 시점이다.





2. 오리진

사피엔스나 호모데우스 급의 책이다. 아니 사실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우주적 요소로 지구의 조건, 그리고 판 운동에 따른 지리의 변화라는 우연적 요소리 동아프리카의 호미닌이 진화한다. 그 복잡한 환경은 우리의 신체를 바꾸었고, 변화무쌍한 환경은 우리의 뇌를 진화시켰다. 거기에 빙기에서 간빙기로의 전환은 수렵채집에서 농경사회로의 이전을 촉구했고 이후 문명의 발달도 지구의 영향을 받았다. 이런 인간의 탄생과 문명의 성장을 총망라한 책이다. 저자의 박식함과 문명의 성장을 우주, 지리, 환경변화적 요소로 쭉 관통해내는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1.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오리진과 어느게 나은지 많이 고민한 책이다. 하지만 서구 이원론과 동양의 일원론, 그리고 지금은 다시 일원론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서구의 가장 최근의 과학적 발전과 더불어 엮어내는 저자의 능력과 탁월성에 이 책이 올해의 1번 책으로 선택하게 했다. 그 안에서 인류의 주요 사상과 축의 시대를 살펴보고 나아가는데 참 대단하다. 채사장은 더 이상 책을 낼수 없을 정도로 이 책에서 논의를 한 것 같은데 앞으로 더 책을 낼수 있을지 낸다면 어떤게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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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1-31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채사장 신규 팟캐스트와 유튜브 즐겨 듣고 보는데요, 그의 관심사는 무한대인 것 같습니다. ㅎㅎ

항상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닷슈 2021-01-31 17:10   좋아요 1 | URL
그 말씀을 들으니 다행이군요. 어린나이에 채사장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북다님께 제가 항상 배우는게 많습니다. 북플에 저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상위버전이 있다면 북다님 같단 생각을 가끔 합니다.

mini74 2021-02-01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세요 ~다양한 주제 다양한 책들 *^^*전 아이를 통해서 채사장~ 을 알게 됐어요. 지대넓얕, 팟캐도 그립네요.

닷슈 2021-02-01 22: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양하게 보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간혹 듭니다. 채사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로편을 보면서 채사장을 정말 높게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이미지는 오랜 영화포스터다. 나홀로집에와 패밀리맨이다. 하나는 20년 하나는 30년 된 것이지만 난 지금도 크리스마스면 얘네들과 함께한다. 지금은 결혼했지만 아직 애들은 어리고 잠이 많은 아내는 크리스마스 이브이던 당일이던 일찍 자버린다. 그러니 할께 뭐가 있겠는가? 녀석들과 함께하는 수밖에. 크리스마스면 서울시내 주요거리는 걷기도 힘들정도로 인사인해가 된다. 하지만 난 그럼에도 크리스마스면 이런 녀석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믿는다. 인산인해는 소수지만 그저 모아놨으니 많을 뿐 일 것이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로 그 소수가 더욱 작아질 것이라 믿는다. 


 얼마전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를 읽었다. 모지스 할머니를 알게 된 계기였다. 할머니는 아름다운 미국의 대자연에서 성장했다. 미국 역시 중위도에 나라의 대부분이 위치한 국가이니 사계절이 풍부하고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할머니가 자란 지역이 북부지역이다 보니 겨울의 색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다. 실제로 할머니는 눈의 흰색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오래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며 인생의 역경을 겪은 굴곡진 사람의 평범한 인생이 주는 깊이가 이 책엔 있었다. 마치 초등학생이나 중학교 초년생이 그린 것 같은 그림. 그러면서도 사람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고, 자연의 아름 다운 변화와 동물들, 사람들간의 관계와 살아가는 모습을 놓치지 않는 좋은 그림들이 이 책에 가득했다. 원치 않게 오래살아가며 같이 살아온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만 했던 일들, 그리고 그것들을 담담히 말하는 할머니의 말에서 깊은 슬픔과 그것을 이겨내는 힘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패밀리맨과 케빈을 다시 만나기전 또 다른 친구로 모지스 할머니를 보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모지스 할머니의 책은 두 개가 더 있었다.












 바로 "모지스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였다. 책을 구매할 때 사실 두 권 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처럼 애나 모지스가 직접 쓴 글과 그림을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하지만 위의 두 책은 아쉽게도 원전을 가공한 제 2저작물이라 할만한 것들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책은 할머니가 그린 그림 중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부분을 짧게 추려내어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물론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책이지만 얇고 상업성이 짙다)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는 미술학도인 저자가 미술사를 공부하며 우연히 발견한 모지스 할머니에 대해 그의 삶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곁들여 에세이처럼 구성한 책이다. 

 그런면에서 두 책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는 저자가 모지스 할머니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을 많이 써놓아 할머니의 삶을 객관적으로 알아가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애나는 미국 뉴욕주 버몬트에서 태어났다. 지도를 찾아보니 캐나다와 인접할 만큼 미국에서 최북단 지역이다. 이러니 겨울이 길고 추울수 밖에. 애나는 유년의 기억을 그의 인생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을 그 시기를 상당히 많은 그림작품을 통해 강렬하고 자세히 그리고 재밌고 아련하게 표현했다. 아마도 자연과 가족, 친구 및 이웃과 함께 보낸 그 시절이 애나가 길고 힘든 시절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었기 때문일 듯 하다. 애나의 그림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이 슈거링 오프인데 겨울에 단풍나무 수액으로 메이플 시럽을 만들어 먹는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남북전쟁의 여파로 북부의 사람들은 남부의 사탕수수와 설탕을 사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메이플에 더 집중했음은 후문이다.   

 애나는 즐거운 유년을 보내다 12세 무렵 인근 집에 가정부로 들어간다. 다행히 애나는 그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한때 서로 숨기는 것이 없을 만큼 친했다고 할만큼 주인집 부부 및 자녀들과 친했다. 당시 미국도 살림이 넉넉친 않았는지 여자아이가 일정 나이가 되어 가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른 집에 가정부로 들어가는 일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애나는 그 집에서 형편을 봐주었는지 그 집에 아이들과 함께 14세까진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무려 27세의 나이에 남편 토마스 모지스를 만나 결혼한다. 토마스는 당연히 연하였고, 애나는 당시로선 늦은 나이에 결혼하게 틀림없어 보인다. 

 그리고 미국 남부로 향한다. 막 남북전쟁이 끝나 흑인이라는 노동력을 대거 북부에 빼앗긴 남부는 마치 서부개척시대처럼 기회의 땅이었다. 일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농장이 임대되었고 일한 만큼 벌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그래서 애나와 토마스는 남부에 정착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아름다운 10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그중 다섯이 죽었다. 이후 다섯 아이를 키우며 20여년을 그곳에서 살아가다 애나의 고향과 가까운 북부의 이글 브릿지로 이사한다. 그것은 오랜 농장일에 지친 애나의 향수병때문이었다. 그래서 애나는 아름다운 셰넌 도어 밸리에 조그만 다섯 무덤을 두고 왔다고 담담히 말한다. 애나는 젊을 적 무척 농장일 솜씨가 좋았는데 자신이 만든 토마토 통조림이 지역 대회에서 일등을 하여 부상으로 자동차를 받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글 브릿지로 이사하고 몇 년 후 아름다운 유년 시절을 만들어주었던 양친이 죽는다. 그리고 거기서 20년을 살다 40년을 같이 살아온 남편 토마스가 협심증으로 죽는다. 모지스의 나이 67세의 일이다. 그리고 딸 애나가 결핵에 걸려 고향 버몬트 주로 다시 이사한다. 딸 애나는 관절염으로 더이상 자수를 할 수 없게 된 모지스 할머니에게 그림을 권유한 아이였다. 딸 애나는 모지스의 간호에도 몇년 후 죽는다. 그리고 그 남편마저 곧 사망해 모지스 할머니는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그 지역에 더 거주한다. 

 이글브릿지로 다시 돌아온 것은 75세에 이르러서였다. 이글브릿지에서는 막내 아들 휴와 함께 살았다. 그림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린 그림을 지역 박람회나 자선바자회 등에 팔았는데 신통치가 않았다. 하지만 1938년 수집가 루이스 칼더가 약국에 걸린 모지스의 그림을 발견한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뉴욕 에티엔 미술관의 소유주인 오토칼리어의 눈에 들자 할머니의 그림은 대중적 관심과 찬사를 받게 된다. 애나 모지스의 그림은 당시 대공황으로 신음하고, 농장을 떠나와 도시에서 살아가던 많은 미국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들이 좋은 시절 걱정없던 시절 미국의 아름다운 대자연을 함께 하며 살아오던 순간이 그 그림에 있었기 때문이다. 

 애나 모지스의 전국적 스타가 되었고, 연하장과 작품집에 인기를 끈다. 1946년 애나 모지스의 그림이 실린 크리스마스카드는 무려 6000만장이 팔린다. 1948년엔 모지스 할머니 10주년 회고록이 에티엔 미술관에서 열렸고 너무 오래살았는지 그리고 인생엔 항상 좋은 일만은 없는 일인지 1949년 막내아들 휴가 먼저 세상을 등진다. 1951년엔 다리가 불편했는지 단층주택으로 이사하고 딸 위노나와 함께 살아간다. 1952년엔 후원자 오토칼리어가 내 삶의 역사(이게 인생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책인듯 하다)라는 모지스의 회고록도 출간한다. 1958년 98세가 되자 딸 위노나도 사망한다. 새년도어 밸리에 두고 온 이름도 지어주지 못해준 다섯 아이들과 양친, 남편 토마스, 딸 애나와 막내아들 휴에 이어 딸 위노나를 먼저 보낸 것이다. 이 모든 죽음을 애나 모지스를 담담하게 회고록에 묘사했다. 

 101세가 되어 인생의 마지막 해를 맞아서도 애나 모지스는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인생의 마지막 해에도 그의 작품이 있을 정도다. 페이퍼를 마무리하며 할머니의 인생과 글을 보는 내 마음을 돌아본다. 분명 이전에는 반응하지 않았을 글과 그림일 듯하다. 같은 것에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그건 그 사람이 나이가 든 증거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확실히 나이가 조금 더 들었음을 생각하게 되고 변화했음을 느끼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에 케빈과 케이지가 차지 하던 자리 한켠을 내줄 정도로 애나 모지스의 인생과 그림은 내게 울림이 있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보게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른 분들에게도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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