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능력주의와 관련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능력주의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 역사적 기원은 상당히 길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기여하는 것이 많으니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사회적 지위와 부를 누려야한다는 것. 이는 매우 합당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족이나 왕족 등 사회적 계급이 있어 모든 것이 세습되는 사회에서도 제한적인 범위내에서의 능력주의는 통용되었다. 실무능력이 있는 관료는 계급사회에서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무 관료 선발하는 동아시아의 과거 시험 같은 것이 그 예다.

 이렇게 면면을 유지해오던 능력주의는 세습귀족 사회가 붕괴하면서 그 전기를 맞는다. 민주주의 사회가 열렸고, 산업화를 기반으로 대규모의 노동력이 필요해지면서 모든 사람에게 교육기회가 열렸다. 세습귀족 사회 붕괴의 초창기라 교육에 의한 사회적 이동성은 매우 활발했고, 어리석은 귀족에 의한 지배에서 자신들의 대표, 그리고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하여 그 대표로 선출된 자들에 대한 신뢰와 선망은 하나의 신화를 낳았다. 이는 비교적 세습귀족 사회가 최근에 붕괴하고 고속성장한 한국에서 매우 극적으로 작용했지만 사실 좀 덜할 뿐 다른 서구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영향이 극심해지면서 능력주의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소위 능력을 가졌다고 판정된 소수에게 더욱 많은 부와 사회적 명성이 몰렸기 때문이다. 책 '당선합격계급'은 시험의 신뢰성과 공정성에만 집착하여 정작 제대로된 능력을 살피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종합적 비판이었다. '시험능력주의'에서는 교육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시험을 통과하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과도한 특권을 주는 것을 비판했다. 그리고 사회와 교육 양자가 같이 변해야 진정한 교육개혁과 사회변화가 가능함을 역설했다. 

 센델의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작년 EBS 위대한 수업에서 처음 봤었다. 코로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센델은 위대한 수업에 등장하는 학자들 중 원격으로 연결해 청중들을 상대로 직접 강의를 펼쳤다. 당시 많은 방청객이 있었는데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은 교사들이 많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교육의 목적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교사는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신이 각고의 노력 끝에 능력이란 걸 입증받아 한국에서 되기 어려운 교사가 될 수 있었고, 역시 자신처럼 능력을 입증받아야 좁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그 능력을 획득하도록 가르치고 노력하도록 격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센델의 능력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과 문제점 지적은 당시 한국 방청객들에게 제법 큰 각성과 충격을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능력주의는 이토록 세계적으로 강고하면서도 의외로 20세기와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는 두 자유주의에서 모두 부정한다. 두 자유주의는 시장주의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자유주의다. 시장주의 자유주의의 선두주자는 하이에크로 그는 능력주의와 부의 상관성을 부정한다. 하이에크가 보기에 시장에서 가치는 단지 소비자가 상품에 얼마만큼의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와 관련한다. 그래서 시장주의 자유주의에서 개인의 소득과 부는 그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의 가치를 반영한다. 그리고 그 재화와 용역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의 우연한 일치에 좌우된다. 때문에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인 재화와 용역은 미덕이나 도덕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복지국가 자본주의는 롤스의 철학에 기반한다. 정의론에서 그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여 계층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완전히 보상해주는 체제를 주장했으며 설사 그런 사회가 가능하다 해도 정의로운 사회라고 부르기엔 불충분하다고 보았다. 롤스는 재능있는 자에게 핸디캡을 주기보다는 그가 얻는 승리의 과실을 불운한 다른 이들과 나누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차등의 원칙이다. 롤스에게 자연적 재능의 분배상태는 공동자산에 가깝다. 때문에 그 분배에서 비롯한 편익은 무엇이든 공동체에 향유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개인의 노력 역시 그것을 뒷받침 하는 가정, 사회적 환경에 의해 좌우되기에 그것에 의한 과실 역시 나눠져야한다고 보았다.

 즉, 하이에크나 롤스 모두 정의의 기반으로 능력이나 자격을 옹호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능력주의적 직관은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널리 퍼져있다. 특히, 1970-80년대에 시작된 신자유주의 시대는 이후 수십년간 능력주의 가치와 행동방식이 부흥하도록 길을 열었다. 그 결과 지금의 능력주의는 큰 부작용들을 많이 낳았는데 센델은 3가지를 지적한다. 우선, 사회적 연대외 약화다. 능력이 부족해 세계화에 뒤쳐진 이들은 사기가 꺾인다. 둘째는 학력주의 편견의 조성, 그리고 마지막은 사회정치적 문제를 고도의 교육을 받고 가치중립적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되어 능력주의의 승자들만이 정치경제권력을 차지하고 이들이 이를 당연시하고 자신들만의 위한 정책을 펼쳐 민주주의가 타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능력주의 패배자들은 사회경제적 지위의 몰락으로 정치집단에 분노하였고 이는 외부 집단에 대한 배척과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서국각국에서 권력을 차지하는 모습으로 귀결되고 있다(영국의 브렉세트, 미국의 트럼프,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

 이렇게 된 데는 복지국가 자유주의 진영, 즉 좌파진영이 능력주의로 기운 경향이 크다. 원래 우파는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좌파는 저학력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서구의 좌파정당들은 어느새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합리적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을 주장한다. 이는 극히 옳은 일이나 문제는 이런 차별이 전체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없애 기회의 균등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능력주의와 이어지는 지점으로 이로 인해 그런 차별폐지로 인해 세계화의 물결속에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어버린 저학력 노동자들은 이런 차별을 지지하는 우파로, 반대로 이런 차별폐지에 찬성하는 고학력자들이 좌파로 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좌파의 시도는 결국 능력주의만을 강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능력주의를 통해 선택된 부유한 유력자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들의 트구건을 영구화하고 전문직업인 계급은 자신들의 유리함을 이용해 이를 자녀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아내며 이는 매우 성공적이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서구 전체사회에서 부와 지위, 학력의 대물림은 세습귀족 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히 세습되고 있다. 결국 능력주의가 세습귀족제로 탈바꿈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능력주의는 매우 옳지 못하다. 우선 내가 가진 재능은 사실 나 자신의 노력보다는 행운의 결과에 가깝다. 내가 가진 재능은 유전, 그것도 우연한 행운에 의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는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반드시 그가 세계에서 최고로 노력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수많은 선수들이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그를 이길수 없다. 또한 재능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능력주의는 타당성이 높은 방법이건 한국처럼 타당성이 매우 낮은 방법이건 일종의 허들을 넘어서서 인정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세계최고 프로구단의 스카우터들도 잘못된 영입을 매우 많이 하며, 유수의 기업이나 대학 역시 잘못된 인재를 많이 뽑으며 뛰어난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대단한 아이유가 한국의 한 대형기획사에 뽑히지 못한 것은 유명한 예다. 

 그리고 재능은 그 재능을 후하게 보상하는 사회에 철저히 의존한다. 최고의 축구 재능을 가진 천재는 지금의 시대에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쌓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프로축구와 월드컵이 존재하진 않는 시대에 살았다면 그저 발힘과 달리기가 빠른 사람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또한 동시대에 살았더라도 그의 축구재능을 이끌어줄만한 스포츠 체계가 잡히지 않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역시 빛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천부적 행운과 사회적 배경이라는 우연에 의존하는 재능에 의한 능력주의는 쌍방향적 폭력을 낳기도 한다. 우선 능력주의는 금과옥조인 우리는 개인으로서 우리 운명의 책임자다라는 도덕률을 낳는다. 때문에 패배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되며 극심한 사기저하와 더불어 굴욕감을 갖게 된다. 반면 승자는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입증해야 하기에 불안증, 완벽 강박주의 ,능력주의적 오만을 갖게 된다. 

 센델은 이런 능력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책 말미에 제시한다.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이후 세계는 시민에 대한 생산자 복지보다는 소비자 복지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소비자 복지에서  공동선은 소비자 부의 극대화로 즉 경제성장이다. 때문에 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마구잡이로 외주화가 이뤄지며 경제는 개방되고, 이로 인해 저학력층 위주로 실직과 임금정체가 이어졌다. 실제 저학력 계층은 이 기간 중 구매력의 저하도 겪었지만 생산자로서의 지위 상실이 그들의 가장 큰 시련이었다. 시민적 개념의 관점에서 인간이 경제적으로 수행하는 가장 큰 역할은 소비자보다는 생산자 역할이므로 센델은 경제규모의 극대화에서 일의 존엄과 사회적 응집에 친화적인 노동시장 중심으로의 관점 이동을 촉진한다. 

 또 다른 해결책은 사회지도층, 즉 정치부분 대표의 선발 방식 변화다. 지금은 투표에 의해 대표를 선출하고 있으나 말이 선출이지 한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 선출가능성이 있는 계층은 능력주의의 관문을 통과한 승리자들 뿐이다. 실제 2차대전 기간 중 영국이나 미국의 선출직이나 정치인들은 비대졸자 및 저학력 계층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선출직 중 저학력 계층 출신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때문에 지금의 선출직들은 대다수 능력주의 소외자들의 정치적 문제나 욕구에 무관심하며 이를 해결할 의지가 부족하다. 이는 민주주의의 파괴로 이어졌으며 정치적 무관심 및 세계각국에서 극우정치가 다시 들어서는 계기를 주고 말았다. 때문에 센델은 추첨에 의한 선발을 주장한다. 정치에 있어 필요한 것은 확실하지도 않은 재능에 의한 능력이 아닌 도덕적 인성과 통찰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표준화된 시험이나 명문대 출신이라고 해서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센델은 오히려 과거 정치계층의 학력이 낮았을 때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이 이뤄졌으며 갈수록 고학력층으로 이뤄진 지금의 선출직들이 점점 무능한 결정을 내리는 사례를 들고 있다. 

 센델은 능력주의가 천부적 행운과 사회적 우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성공이 다른 사람에 의해 철저히 빚지고 있다는 것을 능력주의의 통과자들이 깨달을 때 겸손함과 부끄러움 공동선에 대한 의식을 가질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렇다. 내가 성공적인 앱을 개발해 부를 갖게 된다면 그것은 스마트폰을 사서 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한 것이며, 그전에 스마트폰을 개발한 사람, 이 인터넷망을 가능하게 하며, 나라의 경제규모등 많은 사회적 요소에 의존하는 것이다. 또한 앱을 개발한 나의 재능은 천부적 우연에 의한 것이며, 노력과 학력을 쌓는데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 능력주의의 승리자들이 인식해야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승자도 패자도 이런 것을 자각해야 센델의 말처럼 새로운 공동선을 향한 노력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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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09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상 이관왕 추카합니다
11월 건강 잘 챙기세요 ^^

닷슈 2022-11-10 21:23   좋아요 0 | URL
스콧님은 늘 항상 이관왕이신 것 같습니다. 부럽고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닷슈 2022-11-10 21: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좋습니다.

thkang1001 2022-11-09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관왕에 선정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닷슈 2022-11-10 21: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알라딘 활동량이 정말 많으십니다.
 

 올해 한국은 제법 시원했다. 덥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름철 한낮 최고기온이 40도가 되어버린 지금의 기준에선 그렇다. 대신 비가 많이 왔다. 장마가 끝나고 닥친 8월 초의 집중 호우는 장마 이상이었다. 원래 이 시기는 비는 소나기나 태풍 뿐이고 그냥 덥기만 한 시기다. 그리고 8월말인 지금은 과도하게 서늘하다. 몇몇 지역은 8월 중 최저 기온을 찍고 있다.

  반면 유럽은 덥고 말라버렸다. 유럽은 작년에 홍수가 와서 독일의 한 마을이 침수되는 장면을 본 것이 기억나는데 올핸 정반대가 되어버렸다. 연중 일정한 강수량으로 강폭이 비교적 좁고 깊어 수운에 유리한 유럽의 배들은 이제 강 한가운데서 바닥에 닿을까 조심하며 운행하고 있다. 그래서 선적도 기존의 1/4밖에 하지 못하고 있고 운임은 당연히 4배로 올랐다. 얼마전 뉴스에서 기후가 2도 정도 올라갈 경우 강수가 늘어나는 지역과 줄어드는 지역이 나왔는데 아프리카 니제르 강 유역은 엄청나게 늘어나는 걸로 나왔고 유럽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사막화나 반건조 기후로의 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지역조차도 화력발전과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친환경으로 유명한 노르웨이도 기후 변화로 올해 풍력발전이 기존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중국과 인도는 선진국 수준의 국민소득에 도달할때까지 온실가스를 줄일 생각이 크게 없어보인다. 미중갈등이 첨예한 지금 협력은 매우 요원한 일이 되어버렸다. 세기말이 되면 세계 인구는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도 상승을 막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태가 이래서인지 지구온난화를 막고 환경을 지키자는 책들도 유독 많이 나오고 있다. 적절한 비유가 아닌걸 알지만 마치 한창 경기가 불타오를때 부동산, 주식, 코인 투자 책이 쏟아지던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런 책들을 많이 봤고 적지 않을 깨달음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걸 읽고 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침 기온이 20도 정도인 오늘 같은 날씨에도 다소 습하다고 에어컨을 키는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과,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는 온난화는 아니지만 환경파괴에 대한 책이다. 둘 다 산업논리를 앞세워 시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책이다. 한국의 시멘트는 외환위기 이후 도산하게 되었다. 환경부와 정부는 놀랍게도 이들을 회생시키기 위해 이 때부터 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하게 허락해주었다. 폐타이어를 비롯한 온갖 화학물질과 쓰레기가 여기서 고온에 처리된다. 정부와 시멘트 기업입장에선 일석 이조다. 정부는 시멘트 기업을 살리고 골치아픈 쓰레기를 요상한 방법으로 처리하여 친환경지수를 높인다. 그리고 시멘트 기업은 저렴한 가연재료를 얻는다. 피해는 시민의 몫이다. 이런 시멘트는 아파트에 사용되어 시민, 특히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한다. 화학물질은 검증되지 않은 물질이다. 이런 물질의 검증은 매우 안정적인 상황에서 하나의 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며 동물실험을 한다. 당연히 문제가 많다. 우선 인간과 동물은 다르다. 그리고 하나의 물질만을 투여하기에 다른 물질과 인체내 대사작용을 통해 섞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무른다. 또한 개개인은 유전자가 달라 체질이 달라 특정인에게 괜찮은 것이 다른 사람에겐 전혀 그렇지 않다. 담배나, 술, 코로나만 봐도 그렇다. 

 죽음 없는 육식의 종말은 동물에게 가해지는 고통과 축산업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대안으로 배양육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수소경제는 미래의 석유로서 수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재생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는 저장과 유통 수송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남는 전기를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면 이는 해결된다. 미래는 재생에너지 강국이 배와 트럭에 가득 실은 수소를 판매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소비에 중독된 인간이 지난 세기 얼마나 자신의 풍요의 대가로 지구를 해쳤는지를 담담하게 수치로 보여준다. 저자 자신의 책임의식 때문인지 본인의 탄생연도부터 시작하는게 인상깊었고 도덕적 큰 비난보다는 정확하게 사실로 적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파란하늘 빨간 지구는 지구 온난화의 효과를 지구 기후 변화와 지구 탄생 및 역사로부터 조망한 책이다. 현재 지구는 탄소를 먹고 있는데 일정 기점을 넘어서면 탄소를 내뿜는 형태로 바뀐다. 이를 찜통지구로 하는데 북극의 땅에서 엄청난 온실가스가 나오는걸 생각하면 된다. 이 시점이 되면 온난화는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론 더이상 막을 수 없게 된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는 온난화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어려움, 그리고 앞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번에 본 탄소로운 식탁은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먹거리가 뿜는 탄소에 집중한 책이다. 사실 축산업과 양식업에 대한 지식은 있는 편이었지만 농업이 내뿜는 탄소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던 편이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유용한 책이었다. 저자가 보기에 먹거리 산업은 기후 변화의 최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위협받는 동시에 그 기후변화를 야기한 탄소를 마구 배출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이 책에 더욱 주목해야하는 것은 우리가 무척이나 탄소로운 식탁을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해산물 섭취 세계 1위, 돼지 고기 소비 세계 2위, 쇠고기 소비 아시아 1위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축산업 종사자만 9만에 달하며 이와 관련한 각종 가공업 및 고깃집까지 생각하면 관련 종사자의 수는 그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 무척이나 탄소로운 식탁을 즐기고 그와 관련한 이익관계자도 무척이나 많아 전환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은 생각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세계의 농업 산업이 화학 비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땅에 투입되는 비료의 양은 나날이 증가하는데 한국은 비료 투입량이 매우 세계적인 수준이다. 헥타르당 134kg을 쓰는데 세계 평균은 그 절반인 70kg정도다. 식물은 이 비료를 모두 먹지 못하고 절반 이상이 토양에 잔류하거나 물에 씻겨 내려가는데 이로 인해 강에 부영양화가 일어나고 결과는 녹조라떼다. 질소비료는 암모니아가 주 재료다. 암모니아 합성에는 400-500도의 고온, 150-300기압의 환경이 필요한데 이런 환경을 만드는데 당연히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된다. 암모니아의 합성을 위해서는 수소가 필요한데 물을 통한 전기분해보다는 천연가스에서 얻어내는게 경제적이다 보니 이 방법이 주류다. 문제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니다. 그렇다보니 세계적으로 암모니아의 제조에 총 에너지의 2%가 사용되고 총 이산화탄소 배출의 1.2%가 발생한다. 제법 큰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경작 농법도 탄소를 배출한다. 상식적으로 농사짓기전 가정 먼저 하는 일이 땅을 깊게 갈아 엎는 일이다. 잡초제거도 하고, 땅을 부드럽게 해 농작물이 잘 자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땅에 숨겨져 있던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된다. 땅에는 오랜 세월 식물이 자랐고 그 식물이 사체가 되어 땅속으로 들어가며 토양엔 탄소가 흡수된다. 사막은 식물이 거의 없기에 토양내 탄소가 거의 없다. 열대는 식물이 많아 축적량이 크나 역시 식물이 많아 흡수량도 많아 상쇄되는 편이다. 다만 고위도의 경우 기온이 낮아 미생물의 활동적 적어 분해가 천천히 이뤄져 토양내 탄소가 많이 쌓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중위도 고위도에서는 토양내 탄소가 많이 쌓여있고 그래서 갈아 엎으면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되어 온난화를 일으킨다. 토양내 탄소 비축량은 엄청나다. 1조5천억에서 1조6천억톤이 흡수되어 있는데 이는 대기 중 탄소량의 2배, 지구 상 살아있는 동식물이 흡수한 탄소량의 무려 4배다. 한국은 벼농사를 위해 물에 논을 대는데 물을 대면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환경이 구축되어 혐기성 미생물에 의한 메탄이 발생한다. 그래서 한국의 논은 소보다 무려 40%나 많은 메탄을 배출한다. 

 농업에 농약도 문제다. 과거 작물은 잡초와의 경쟁을 위해 키가 큰 품종이 선호되었다. 긴 줄기는 건축의 재료와 사용으로 사용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키가 크고 낟알이 많으면 쓰러지는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지금은 키가 작으면서도 낟알이 많은 품종으로 개량되었다. 잡초와 다시 경쟁하게 되어 제초제가 사용디었고 이 농약을 만드는데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 이 역시 탄소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땅을 갈아엎는 지금의 경종 농업은 땅을 갈아 엎을 때, 그리고 논에 물을 댈 때, 비료를 생산할 때, 비료를 뿌려서 토양과 강을 오염시킬 때, 농약을 만들 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무려 5단계인 것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땅을 갈아 엎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업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기농 및 친환경 농업을 늘지 않고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소비자와 판매자가 영양분 및 기능과 상관없이 예쁜 농산물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농산물을 노지재배보다는 탄소를 마구 내뿜는 시설 농업에 대한 집중이 심해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의 불안정성이다. 놀랍게도 농산물을 판매자가 가격을 정하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다. 농산물의 가격을 철저히 도매업체에 의해 경매로 이뤄지고 사실상 경매가 아닌 가격을 도매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이를 농민이 받아들이는 형식이다 보니 가격이 극히 불안정하다. 심지어 수요 공급 뿐만 아니라 매수 업체에 따라서도 가격은 심하게는 10배 이상이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한국의 친환경 농업은 학교급식과 생협이 전부라 할 수 있다.

 대안 농법으로는 논밭을 갈아 엎지 않는 태평 농법이 있다. 기존 벼농사는 3월에 땅을 10-15cm깊이로 파고 뒤집은 후 해충제, 제초제를 살포하고 날이 더워지면 물을 대고 모내기 후, 틈틈이 해충을 방제하고 수확하는 형식이다. 반면 태평 농법은 가을에 보리나 밀을 파종하고 5-6월에 수확할 때 땅에 이미 보리, 밀의 재배로 호기성 미생물이 가득한 상태로 땅이 딱딱하지 않고 부슬부슬해진다. 그래서 땅을 갈 필요가 없이 씨를 바로 파종하며 수확한 보리와 밀 짚을 그대로 두어 자연비료이자 제초효과를 낸다. 그리고 짚 사이로 물이 고이기에 물을 댈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무경운 건답직파 농법은 기존 경운 이앙농법에 비해 메탄 발생이 23%에 불과하다. 다만 수확량이 다소 적어지며 특히, 농법은 전환하는 초창기에 수확량이 급감하는 문제가 있다. 땅과 농부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초창기엔 잡초가 다소 많이 자라 벼와 잡초를 구분하는데 노동력이 들기도 하다. 다만 적응되면 물대기, 농약살포, 비료살포, 제초의 필요성이 적어져 광대한 농지를 적은 노동력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어 다소 간의 수확량 감소를 모두 만회할 수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인 만큼 가격경쟁력도 있다. 

 책은 수직 농업도 비판한다. 수직 농업은 공장식 농업으로 땅이 아닌 온도와 습도, 밝기가 조절되는 공장식 환경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미래 농업이다. 하지만 수직 농업의 경우 온도와 습도, 밝기 조절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가 막대하며 이는 역시 탄소를 배출한다 .수직 농업은 환경의 조절로 농작물의 생육이 빠르고 생산량이 높다. 노지의 무려 40-50배 수준이다. 하지만 시설비가 비싸고 에어컨을 연간 가동해야한다. 이는 항상 LED가 켜있어 실내 기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내라 농약은 쓰지 않으나 흙이 없기에 더 대량의 비료를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와 대기가 차단되어 있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모자라 오히려 공급을 해줘야 한다. 즉, 수직 농업은 엄청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진 않다는 생각이다. 우선 기후변화의 시기에 실내 운영으로 안정적 생산량을 유지하는 수직농업은 기후 변화의 시기에 피할수 없는 현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수직 농업 자체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만 수직 농장을 5층으로 구축하면 당연히 4배의 땅이 녹지로 돌아가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수소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거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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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08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2022년엔 근무지를 옮겼다. 소규모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옮기다 보니 이러저런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았고 의사 결정도 복잡했다. 다만 일을 나눠하니 편한 점이 있긴 했다. 하여튼 상반기에 읽은 도서의 수가 줄었다는 것은 일이 그만큼 더 어려웠다는 확실한 반증이다. 7월까지 간신히 50권을 읽었다. 다년 간의 경험으로 나의 지적 한계와 시간적 여유, 에너지, 독서에 대한 의지의 총합은 연간 100권 정도의 독서량이다. 7월까지 50권이니 올해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상대적으로 읽기 쉬운 문학을 덜 읽은 탓도 있어 보인다. 


인문철학[6권] 

자유론, 지리기술제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불제 민주주의, BTS와 철학하기, 무엇이 옳은가


미래[5권]

트렌트코리아2022, 세계미래보고서2022,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NFT 사용 설명서, 수소경제


과학[11권]

생명이란 무엇인가, 암흑물질과 공룡, 열두 발자국, 모든 순간의 물리학, 엔트로피,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비만의 종말, 파란하늘 빨간지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애니멀 카인드,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문학[2권]

클레이의 다리, 소마


교육[11권]

로컬에듀,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 어린 시민,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트라이앵글의 심리, 우리는 청소년 시민입니다, 초등6년 글쓰기 캠프,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2025 미래교육 대전환,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통합교육과정, 


사회[3권]

생명가격표, 좌우파 사전, 언론혐오사회, 


역사[6권]

중앙아시아사,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폭격기의 달이 뜨면, 역사의 역사, 유라시아 역사기행, 첨단*유산, 


경제[1권]

잠깐 애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예술[3권]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1, 반고흐 예술의 편지1-2권, 


지리[1권]

지리의 힘 2


경영투자[1권]

나는 대출없이 0원으로 소형아파트를 산다, 


10. 수소경제

 무분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류는 기후변화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중냉전과 우크라니아 전쟁,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주춤거리고 있긴 하지만 이번 세기가 재생에너지의 세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기술발전으로 이미 채산성이 탄소에너지 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다. 전기에너지의 최대 문제인 저장문제를 수소가 해결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수소 경제의 원리와 가능성, 문제점등을 현실성 있게 집어준 책이다. 국내저자가 쓴 책이라 한국 상황에 맞게 쓰여져 더욱 좋았다.


9. 세계 미래 보고서 2022

미래보고서 시리즈를 오랜만에 보았다. 우주시대, 로봇과의 동거, 메타버스, 노화의 종말, 기후 위기의 극복, ESG를 큰 주제로 잡았다. 우주자원 채취와 우주쓰레기 수거 산업, 우주 관광산업 등이 등장한다. 로봇과의 동거는 미래로봇이 메타버스를 관리하고 사람과 섹스하고 예술작업을 하는 등 인간의 생활에 크게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한다. 인간은 유전자를 통한 개선, 컴퓨터와의 결합, 가상세계로의 진출로 사실상 죽음을 피하게 된다. SWB라는 재생에너지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세포배양육 및 수직농업이 기후변화 해결의 핵심이 될 것으로 책은 예측한다.


8. 로컬에듀

한국은 중앙집권형 교육을 하고 있는데 로컬에듀는 여기서 벗어나 지역의 교육의 주제와 소재로 삼자는 것이다. 소위 마을교육공동체와 비슷하다. 지역 교육은 학교를 특색화하고 지역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여기에 학교에 돌봄 및 방과후 등을 지원해 학교가 교육의 본업으로 돌아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지역, 학교, 관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이 체제의 큰 장점이다.




7. 암흑물질과 공룡

공룡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한 소행성으로 인해 멸종된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선 딱히 설명이 없는데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그 원인으로 찾은 것이 이 책이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데 우주는 완전 균일하지는 않으며 우리 항성계는 때론 암흐물질이 더 많아 소행성이 몰린 오르트 구름대에 섭동이 가해지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겪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계의 중심으로 소행성대가 향하게 되고 과거에 이것은 지구의 표면을 때려 우리가 금속을 손쉽게 얻게 해주었으며 가장 최근엔 공룡의 멸종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6.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요즘 우영우가 유행하며 자폐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사실 원조는 영화 레인맨이다. 그리고 우영우의 자폐인은 드라마의 전개상 어쩔수 없긴 하지만 상당히 비현실적 자폐인이다. 자폐인중 극히 일부만 갖는 서번트 신드롬을 갖는데다가 의사소통 및 공감이 거의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폐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여튼 이런 자폐의 역사를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살펴본 책이다. 최초의 자폐진단,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지원을 받기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다. 


5. 좌우파 사전

한국의 좌우파는 갈등이 매우 심하다. 좌파의 우파를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 책을 봐야할 것이다. 우파는 경제적으론 자유와 불평등을 당연시 하며 성과를 얻기 위한 공정한 게임을 강조한다. 때문엔 교육은 경쟁구도를 선호하며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동정하나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북한이나 성소수자 등을 부정하며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반면 좌파는 협력을 강조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를 옹호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양자를 보호하는데 주력한다. 이들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교육을 강조하며 경제적으로 분배를 옹호한다.


4. 폭격기의 달이 뜨면

2차대전 영국은 주 참가자이지만 상대적으로 독일과 미국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편이다. 하지만 영국이 주춤하던 미국이 참전할때까지 버텨내지 못했다면 적어도 유럽은 나치화 되었을 것이다. 당시 영국의 수장은 처칠로 그를 중심으로 그가 개전 이후 덩케르크의 실패, 그리고 공군력으 강화하여 어떻게 독일 루프트바페의 폭격에 견디며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냈는지를 서술한 책이다. 분량이 상당하지만 소설처럼 잘 읽히며 폭격의 참상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준다.



3. 생명가격표

생명은 마땅히 값으로 헤아릴 수 없으나 우린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읽게 한 사람에 대해 보상을 치루게 해야한다. 때문에 생명을 돈으로 치는 가격표는 사실상 어느사회나 존재한다. 책은 놀랍게도 생명 자체에는 값을 매기지 않는 현실과 사회의 강자들이 약자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가중치를 낮게 두는지를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인데 그나마 이들의 보상치는 한국보다 훨씬 높다. 



2. 지리의 힘2

지리의 힘 1권에 이어 나온 2권이다. 1권이 주요 강대국을 다뤄다면 2권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들이다. 호주, 이란,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 등을 다룬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는 모두 인접한 편이라 상당히 연관성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은 말미에 우주를 새로운 지리의 영역으로 편입하고 다루는데 지극히 당연하며 앞서가는 조치란 생각이다. 현재까지의 전쟁과 지리는 어떻게 보면 평면이었는데 우주 시대로 인해 앞으로는 3차원이 된다. 


1. 엔트로피

우주는 엔트로피로 모든 게 설명된다. 작은 점 같은 것에 엄청난 에너지와 물질이 모여있다가 극히 약간의 요동에 펴져나갔으며 역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커진 후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질서정연한 엔트로피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이전으로 이것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상태이다. 우주의 모든 역사는 이 진행과정이며 이것이 모두 끝나는 날이 모든 것의 끝이 된다. 인간과 우리 항성계 같이 엔트로피가 낮은 고도의 것들은 이 법칙을 위협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다른 지역의 엔트로피를 더욱 높여 법칙을 위배치 않는다.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지구라는 닫힌계의 엔트로피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는 당연히 다른 생물체를 파괴하는 일이 되며 점점더 낮은 엔트로피를 얻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 문명의 발달과 에너지 소비가 다른 문명의 파괴 및 우주의 파괴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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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0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상반기 50권 완독👍👍
하반기까지 50권 읽으신다면
100🖑🖐
닷슈님 읽으신 목록속에 저도 완독한 책이 있네요
8월 찜통 무더위
건강 잘 챙기세요 ^^

닷슈 2022-08-01 10:52   좋아요 1 | URL
같이 읽은 책이 뭔지 궁금하긴 하네요. 100권은 아무래도 어려울 듯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자폐증은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레인맨으로 유명하다. 워낙 자폐가 무엇인지를 세상에 가장 잘 보여준 사례지만 80년대 영화이니만큼 이젠 모르는 사람도 많다. 최근 자폐 관련 영화나 드라마는 템플 그랜딘을 주제로 한 영화와 드라마 굿닥터 정도가 떠오른다. 굿닥터는 한국판과 미국판 두 개가 있고 한국판은 주원이 미국판은 프레디 하이모머가 주연을 하여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들은 자폐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 세상의 주목과 지원을 끌어내는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등장하는 자폐인이 모두 서번트 신드롬을 갖고 있어 자폐아는 곧 천재이거나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 것처럼 잘못 인식하게 만들기도 했다. 자폐아중 천재의 비중은 일반인중 천재의 비중보다 몇 배 높은 것은 사실이나 절대 다수의 자폐인에겐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즉, 절대 자폐인은 드러나는 특별한 재능없이 그져 자폐 증상만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자폐를 다룬 책은 생각보다 많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는 2000년대 중반 실제 일본의 자폐인을 소재로 나온 만화다. 만화로 보기 편하며 15권까지 나왔으나 지금은 절판되어 중고가 아니면 구매가 어렵다. 십년 정도 전에 관심을 갖고 모두 보고 싶었는데 그 때에도 이미 돌아다니는 신간이 별로 없었다.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는 유명한 템플 그랜딘의 책이다. 그녀는 자폐이면서도 교수의 자리에 올랐고 미국에서 도축당하는 소의 심리를 최대한 안정시키는 방법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내일을 기다리는 아이는 민수라는 자폐 소년이 주변의 지원과 적절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렸고, 책 그래 엄마야는 한국의 냉혹한 현실에서 자폐아동을 둔 부모가 정부 사회와 싸워가며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나는 자폐아들을 둔 과학자입니다.는 최근의 논란이 되고 있는 자폐에 대한 관점을 다룬다. 자폐는 증상이나 장애로 취급되지만 요즘에는 자폐를 하나의 개성이자 특성으로 보고 오히려 진화상의 이점으로 보는 생각도 생겨났다. 이 책은 자폐의 여러 측면이 그와 부합됨을 보이는 책으로 강렬한 세계 이론을 주창한다. 이는 자폐인이 주변 감각에 매우 예민하여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오히려 둔감해보이고 세상 및 사람과 거리를 두려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과감각을 뇌가 제대로 소화해낼수 있고 조절할수 있는 쪽으로 진화가 이뤄진다면 자폐는 그것으로 향하는 중간과정정도로 느껴질수도 있겠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이런 자폐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룬 자폐의 역사다. 자폐라는 개념의 정립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자폐인이 어떤 대우를 받아왔고 그들의 권익이 어떻게 신장되었으며, 최근의 자폐연구 및 자폐의 정의에 대한 변화를 다룬다. 

 정확한 사례는 사실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지만 자폐인은 인류 역사상 오랜 기간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개념이나 진단조차 없었던 당시이지만 몇몇 특이한 행동을 했던 사람들의 기록이나 특성을 살펴보면 지금의 관점에서 그가 자폐인이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폐라는 개념이 자리 잡히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으로 당시는 끔찍한 우생학의 시대였다. 1920년대 미국에서는 17개주가 강제 불임술을 법제화하였다. 이런 조치는 당시 충격적이게도 정파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1933년 버지니아에서는 1333명, 캘리포니아에선 8504명이 강제 불임시술을 당했다. 1942년 독일도 아닌 미국에선 미국정신의학저널에 정신장애 어린이의 안락사를 진지하게 옹호하는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당시 사회분위기는 이정도였다. 미국정신의학의 수준도 낮았다. 당시의 정신과 의사들은 일반 의사 자격을 취득한 후 정신병원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는게 고작이었다. 어떤 정신의학에 대한 전문성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이 총체적으로 부재한 시기였던 것이다. 

 이런 시기에 등장한 것이 카너였다. 그는 당시 미의학계가 모든 환자를 증후군으로 분류하는 관행이 있음을 깨달았다. 당시 정신병동의 환자들은 구속복을 항싱 입는 것이 관례였는데 카너는 크리스마스에 근무하던 병원 환자들의 구속복을 벗겨낸다. 그리고 그래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음을 입증함으로써 환자들이 구속복에서 벗어나는 전기를 마련한다. 카너의 최대 업적은 바로 자폐증을 최초로 명명하고 진단한 것이다. 자폐는 그리스어로 자기 자신을 뜻하는 auto에서 파생한 것으로 자폐는 autism이다. 카너는 자폐인들이 제각각 매우 다르나 공통의 두 가지 결정적 특징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하나는 극단적으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의 모든 것이 항상 동일한 상태에 있기를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너의 이런 자폐에 대한 최초의 명몇과 진단에도 불구하고 자폐에 대한 의학계와 과학계 대중의 관심은 매우 적기만 했다. 자폐의 진단과 더불어 그 증상을 가진 사람의 수는 점차 늘어갔지만 그 본질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게다가 이렇다할 근거도 없이 몇몇 정신의학자들은 자폐증의 원인으로 엄마를 지목하고 그것을 원인으로 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엄마를 냉장고 엄마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런 개념을 널리 퍼뜨린 건 베텔하임이란 인물이다. 그는 자폐증을 부족한 엄마의 사랑으로 귀결시켰다. 그는 2차대전의 경험으로 인해 강제수용소와 자폐를 연결시켰고, 나치가 수용소 성인의 정신을 망가뜨렸던 엄마가 자녀의 정신을 망가뜨린 것으로 생각했다. 베텔하임은 다만 나치와 엄마의 직접적 비유가 너무나도 잔혹한 표현이었기에 냉장고 엄마란 좀더 온화한 표현을 사용한다. 이런 흐름속에 자폐의 최초 진단자인 카너마저 기존의 입장을 바꾸어 자폐가 어머니의 잘못이라고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폐가 선천적인 것이라는 최초의 통찰을 스스로 배신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진단과 비유는 역설적이게도 자폐증에 대한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게 된다. 1959년엔 자폐증을 유일 주제로 다룬 52편의 논문과 한 권의 책이 나왔고 네덜란드를 필두로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자폐증 진단이 시작되었다. 

 냉장고 엄마는 애초에 실패할수 밖에 없는 이론이었다. 우선 의사들의 연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자폐증의 타당한 이유가 후천적으로 의학 외부에 존재하는데 굳이 의학적 연구가 필요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자폐아를 키우느라 엄청난 부담을 가진 엄마들 그리고 자녀를 수용기관에 보낸 부모에게 고통과 혼란을 부여했다. 자신의 탓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이론은 문제의 원인을 선천적인 것이 아닌 후천적이고 환경적인 엄마에게서 찾음으로써 의미없는 치료를 하게 만들었다. 원인이 자녀의 선천적인 것임에도 의사들은 엄마를 겨냥한 치료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맞서 루스 설리번과 울버니 엄마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험적으로 이런 이론이 말도 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열정과 조직만으로는 부족했기에 이들은 대항이론이 필요했으며 찾아낸 것이 1964년에 나타난 버나드 림랜드박사였다. 

 림랜드는 자폐증에 관하여 보고된 모든 증례를 한데 모았다. 그리고 이를 연구하여 자폐라는 장애의 전체적인 모습을 밝혀내려고 하였다. 2년간 증례만 230건을 모았고 그는 이를 모두 과학적으로 검토한 후 냉장고 엄마 이론이 허구임을 밝혀냈다. 우선 자폐 엄마들 대부분이 다른 자녀를 갖고 있었고 이들은 거의 대부분 정상이었다. 냉장고 이론 처럼 엄마의 초기 정서적 학대가 결정적 자폐 발생 요인이라면 다른 형제에게서도 상당비율로 자폐가 발생했어야 맞다. 하지만 아니었다. 게다가 냉장고 엄마 이론은 엄마에 의한 아동의 초기의 정신외상에 주목했지만 많은 자폐 발현 양상이 그리 초기에만 집중되지 않았다. 림랜드는 이를 바탕으로 베텔하임을 공격하였다. 사실 베텔하임의 주장은 이렇다할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지 못했다. 베텔하임은 대중매체에는 자폐에 대한 글을 자주 기고하면서도 정작 장애학교에서 수행한 연구는 단 한건도 동료심사를 요구하는 저널에 게재하지 못했다. 

 이런 흐름속에서 1965년 전미자폐어린이협회가 탄생했다. 그동안 자폐아동은 방치되어 왔다. 우생학이 판치던 야만의 시대에는 수용소나 시설에 수용되었고, 그렇게 하는 것을 누구나 부모에게 권장했다. 수용소나 시설에 수용되지 않더라도 돌봄이나 교육의 손길은 없었다. 당시의 미국법은 문제의 소지가 될만한 학생을 거부할 수 있었다. 때문에 매우 드문경우가 아니람녀 대부분의 자폐아는 원해도 학교입학이 거부되었다. 

 협회가 설립된 후 많은 자폐 부모들은 교육받을 권리에 집중했다. 미국의 수정헌법 14조는 모든 미국인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했다. 자폐라고 해서 교육받을 권리가 박탈된다면 이는 분명한 위헌사항이었다. 그리고 이 시점에 장애아동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한 재판이 이뤄졌다. 재판에는 흠잡을데 없는 자격을 갖춘 교육전문가들이 강력한 증인이 되어주었다. 이들은  지체아동을 교육하고, 그 발달을 연구하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성과를 거둔 사람이었다. 교육가들의 증언에 의해 장애아동도 학습하고 학습잠재력이 있음이 입증되었다. 소송은 당연히 승소였고 1973년 주정부에서 실행한 각 조정서의 조항은 장애인의 권리와 교육에 대한 기념비적 성과를 담아내게 된다.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전국 각지에서 관련 소송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자폐는 이 와중에도 소외되었다. 

 하비와 코니부부는 자폐부모 활동가가 되었다. 자녀가 자폐로 진단되었기 때문이다. 하비는 전미자폐어린이 협회를 워싱턴으로 이전했는데 권력층과의 접근성이 협회의 발전과 영향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한편 손레이핀 대 캘리포니아 주 소송이 일어났다. 이 소송에서는 처음으로 교육받을 권리 속에 자폐증이 명시되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였고 당시 주지사였고 향후 미국의 대통령이 될 로널드 레이건이 서명하여 최종통과되었다. 레이건은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면서 비용의 절감을 강하게 외쳤던 자라 이 서명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였다. 당시 레이건과 친우였던 사람의 자녀가 자폐였고 법안 통과시점 그와 레이건의 통화가 이뤄졌던게 결정타였다. 

 한편 미국의 시설 수용자수는 1970년대를 기준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 장애아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소송이 잇달아 승리하면서 아아들이 학교로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975년 연방장애아동교육법이 제정되며 연방 보조금을 받는 모든 공립학교는 장애가 있는 모든 어린이에게 평등한 교육접근권을 제공해야 했다. 장애목록이 명시되었고 1990년에는 자폐증도 등재되었다. 

 자폐증의 치료방법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초기 맹위를 떨친 것은 ABA로 대표되는 행동주의적 요법이었다. 강화와 처벌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지는 행동주의 요법은 자폐아동을 강하게 억압하거나 때리고 충격을 주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 이런 방법은 효과도 있었지만 비도덕적인 측면이 강해 부모들의 반감을 불러왔다. 또한 행동주의적 요법은 많은 인적 자원을 요구했기에 비용이 비싼 단점도 있었다. 1980년대 중반 이런 혐오치료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고 쇼플러가 등장했다. 그는 자폐증이 선천적인 기질적인 원인으로 생겨나며 엄마는 이 증상에 관해 비난받을 존재가 전혀아닌 치료의 강력한 협력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쇼플러는 자폐어린이들이 가까운 감각(촉각, 고유감각등 내부의 감각)을 이용하여 정보를 잘 받아들이고 먼감각(시각, 청각, 후각등 외부자극에 반응하는 감각)보다 의미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연구결과로 이를 입증했으며 이는 자폐증에 신경학적 독특함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자폐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었다. 폴스타인과 리터는 영국의 쌍둥이 자폐를 연구하였다. 쌍둥이 중 하나이상이 자폐인 경우는 21건이었는데 이중 둘다 자폐인 경우는 4건으로 모두 일란성 쌍둥이였다. 이는 유전이 자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였다. 가족내에서 두 명의 어린이가 모두 자폐인 경우는 1/50정도였지만 일란성 쌍둥이라면 무려 1/3까지 확률이 올라갔다. 마음이론도 자폐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 마음이론은 다른 사람의 정신상태가 자신의 정신상태와 전혀 다른 독립적인 실체임을 알아내는 능력을 말한다. 마음이론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나름의 지각과 관점을 갖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이론에 대한 연구 결과 지적장애인은 마음이론이 있음이 밝혀졌고 이는 지능지수와도 무관함이 밝혀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자폐인은 지능지수가 지적장애보다 높은 경우에도 마음이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 

 또한 자폐인은 패턴과 시스템을 인식하고 각 부분을 조작하는데 뛰어는 능력을 보였지만 각 부분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어우러져 작동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을 부족했다. 배런-코언은 자폐인은 체계적 사고 경향을 두드러지지만 공감능력을 희생하는 남성형 뇌로 이해할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72년 윙은 들쭉날쭉은 자폐인의 수를 정확히 하고 싶었다. 윙과 굴드는 15세 이하 자폐증 진단을 받은 어린이를 모두 확인하고 그들을 가르친 교사 900명과 1:1면담을 시행하였다. 132명 어린이와 그 가족을 직접 찾아가 어울리고 시간을 보내며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윙은 자폐증 진단범위가 너무 좁게 설정되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윙과 굴드는 자폐증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사회적 기술 장애, 언어적 소통 관련 장애, 사회적 상상력을 결여였다. 그리고 자폐인은 이 세 가지 증상이 무한히 다양한 조합과 강도로 나타나므로 정확히 정상과 경계선 상에 걸쳐있을수도 있었다. 처음으로 연속선이란 단어가 등장했고 1988년 지금은 통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자폐 스펙트럼 이란 용어가 등장하였다. 

 1980년대와 90년대 2000년대 들어 자폐증은 일반인에게도 더 이상 생소한 분야나 용어가 아니었다. 여기엔 영화 레인맨과 템플그랜딘이 큰 역할을 하였다. 레인맨은 사상 최초로 자폐증을 정확히 그려내었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수 있었다. 1986년 발간된 템플 그랜딘의 첫 책은 최초로 경험의 형태로 자폐인에 의해 서술된 책이었다. 이처럼 자폐가 널리 알려지면 지원과 관심도 크게 늘었지만 이에 대한 공포도 늘어갔다. 2000년대 들어 자폐인이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1987-1998년 사이에 자폐인의 수는 이전 보다 무려 273%나 늘어났다. 이를 두고 현대사회의 병폐나 디지털 문명과 기기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기도 했지만 사실 궁극적 원인은 자폐 스펙트럼 개념의 대두로 인한 폭넓은 자폐의 진단이 그 이유였다. 실제 1980년대의 환자를 지금의 기준으로 진단하면 그것만으로도 환자의 수는 25%가 증가한다. 

 하지만 자폐인의 증가는 공포로 다가왔다. 그 대표적 사건이 지금도 상흔을 남기고 있는 웨이크 필드의 사건이다. 1998년 2월 영국 의사 웨이크 필드는 당시 새로 개발된 MMR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은 조심스러웠지만 매우 파급력이 컸다. 사람들은 안그래도 백신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편이었는데 그의 주장은 이런 경향을 부채질했다. 그의 논문 발표후 4개월이 지나자 MMR백신 접종률은 무려 14%가 떨어졌다. 사람들의 공포는 수은물질은 티메로샬로 까지 이어졌다. 이 물질은 논란의 중심이 되었고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사용금지까지 되었다. 하지만 웨이크 필드의 주장과 이후 이어진 모든 논란은 정확한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웨이크 필드의 치부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MMR논문과 관련하여 웨이크 필드는 조사과정중 변호사와 관련하였고 논문 발표후 그를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은 적이 있었다. 또한 그는 논문 발표전 새로운 홍역 백신을 만들어 특허 출원도 해놓은 상태였다. MMR이 대중적 신뢰를 잃는다면 크게 이득을 보는 상황이었다. 이런 모든 상황으로 2009년 미국에서 자폐 부모는 백신 재판에서 패소한다. 백신이 자폐를 일으켰고,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었다. 또한 웨이크 필드는 2010년 의사면허를 취소당한다.

 이 모든 논란은 어이없게도 하나였던 자폐 공동체를 둘러 찢는 상흔을 남겼다. 많은 수의 자폐 부모가 웨이크 필드와 백신 논란에 낚여 자폐에 대한 원인을 백신과 티메로샬에서 찾았다. 그들은 매우 힘든상황이었고 뭔가 책임을 물을 만한 것이 필요하기는 했다. 한편 다른 부모들은 자폐의 원인을 비과학적 미신 같은 것에서 찾는 것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비과학적 시도는 자폐에 대한 원인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지원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 오히려 안좋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 우려했다. 이런 입장 차이로 두 집단을 대립한다. 

 하여튼 백신가설은 과학계에서 배척당하고 소송에서도 패하면서 2010년대 들어 지지경향이 거의 사라진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회자될만큼 그 영향력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신경다양성 이론이 등장한다. 이는 싱클레어와 에세이에서 우리를 위해 슬퍼하지 말라는 선언문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부모운동에서 자폐증의 모습은 항상 슬픔으로 채색되었고 자폐는 잘못된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자폐를 그저 한 사람이 존재하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신경다양성 운동은 자폐증의 완치법을 발견하고자 하는 과학적 노력을 거부한다. 애초에 장애나 병이 아니기에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박도 많이 불러왔다. 사실 싱클레어 같은 자폐인은 매우 드물다. 고학력을 가질 수 있고 자기 주장을 여러 사람앞에서 할수 있으며, 언론활동까지 할수 있는 자폐인은 아무리 스펙트럼이 넓다해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존재다. 자녀가 중증일수록 더욱 그러했다. 그들은 싱클레어가 자신의 자녀와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고 지지하지 않는다.

 한편 자폐에 대한 현대의 연구는 더 많은 것을 밝혀내고 있다. 자폐 어린이는 뇌의 크기가 20%정도가 클 수 있고,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때 뇌에서 쾌락과 만족에 반응하여 분비되는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폐인은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등 감정적인 요소와 결합하여 시가적 과제를 수행하는 전두엽과 후두엽의 혈류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수면때 급속안구운동이 1/3정도 적었고, 일일 수면시간도 일반인보다 1시간 부족했다. 엄마가 임신 전 엽산을 복용하면 자폐인이 태어날 확륙은 40%나 줄어들었다. 한편 고열이 나면 자폐 증상이 크게 완화되는 보고가 나타났다. 그리고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평상시보다 잠이 잘 들고, 리스페리돈을 복용하면 반복행동과 과다행동이 줄어드는등 약물 치료 연구도 이뤄졌다.

 하지만 자폐에 대해 갈길은 아직 멀다. 그 발현 스펙트럼이 복잡한 만큼 이렇다할 원인도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따라서 치료방법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신경다양성 운동에서 더 나아가 자폐인이 사실 지나치게 고성능이기에 이를 감당하지 못하여 지능이 낮아보인다는 주장부터, 자폐가 인류의 다음 진화로 나아가는 단계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폐인을 키우는데 부모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고 이렇다할 성과도 얻기 힘들다는 오래된 사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임에도 자폐인의 지원에 대한 한국의 지원은 매우 열악하다. 자폐인 및 발달 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대개 학생신분일때만 유지된다. 아이가 학교를 다닐때면 그래도 부모는 낮에 시각을 확보할수 있고, 직장도 다닐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졸업하면 모든 지원이 종료된다. 성인 발달 장애인을 수용할만한 시설이나 기관도 거의 없는 편이며, 이들을 자립시킬만한 직장도 거의 없는 편이다. 일부 부모가 자구책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무하다. 때문에 아직도 많은 발달 장애 및 자폐 부모는 자녀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것이 소원인 상태다. 이런 정부는 정부도 아니라는 그들의 외침에 귀를 많이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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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팀 마샬은 지리의 힘 1권을 펴냈다. 이 책은 방송도 타고 책 자체도 훌륭하여 여러 지리책이 국내 출간되는데 힘을 보탰던 듯 하다. 그 덕에 오랜 인문학이자 사회과학의 선두주자였음에도 역사의 대중성에 눌려있던 지리가 모처럼 빛을 본 듯 하다. 이후, 좋은 지리 책들이 많이 나왔다. 가급적 놓치지 않고 보려 애썼다. 

 팀 마샬은 주요 선진국의 지리적 조건과 거기서 나오는 역사, 가능성, 그 한계를 다룬 '지리의 힘 1권' 이후 '장벽의 시대'도 펴냈다. 문을 걸어잠궜던 트럼프 시대에 발맞춘 책이었는데 흥미롭긴 했지만 사실 지리의 힘 만큼은 아니었다. '지리의 복수'는 지리가 가진 가능성과 그것이 제기하는 근원적 한계를 여러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러시아가 자연적 척박함으로 인한 폭력성과 전제정치에 대한 너그러움으로 민주주의가 어려운 것, 또한 광활하게 펼쳐졌음에도 자연 방어물이 없어 스스로의 보호를 위해 오히려 팽창하는 성향을 지닌 것, 인도가 자연지물의 한계로 세력이 중국처럼 통합되지 못한 것, 멕시코가 가까운 시일내에 미국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본 지점이 독특했다. '각자 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은 작년에 본 책으로 미중 전쟁으로 과거 미국이 제공하던 제1질서가 붕괴할 것으로 본다. 제1질서는 자유로운 교역과 이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으로 국제분업과 상호교류 및 유래없는 평화의 시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미중전쟁으로 미국이 이 질서를 보장하기 힘들어짐에 따라 향후 교역로에 의존하지 않고 지리적으로 자급자족적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새로운 패권세력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남미는 아르헨티나, 유럽은 터키나 프랑스, 오세아니아의 호주 등이 그러했다. 매우 좋은 책인데 좀 미국중심적이었다.

 지리의 힘 2권은 1권에 비해 기존의 논조를 따르면서도 좀더 주변적인 나라들에 초점을 둔 것이 좋았다. 덕분에 잘 모르던 나라들에 대해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고 마지막 장을 우주로 설정하여 지리학의 영역을 확장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1. 호주

 호주는 넓고 평평하며 몹시 건조한 평야가 국토의 대부분이다. 70%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인 outback이다. 그래서 그 넓은 영토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2천 6백만으로 한국의 절반에 불구하다. 인구는 시드니, 맬버른, 브리즈번, 3대 도시에  50%가 몰려있고 유일하게 쓸만한 머리-달링강 유역이다. 이곳은 토지가 비옥하여 강에 의지하며 사람들이 내륙으로 이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머리-달링강도 선박의 운행이 가능할만큼 깊지는 못하다. 

 우리는 흔히 호주의 원주민을 단일종족처럼 여기나 아메리카 토착민의 종족이 매우 다양한 것처럼 이들도 에오라족, 무리족, 능가족, 왈라족등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1788년 이들의 수는 25만에서 50만이었지만 20세기의 영토전쟁으로 수만이 사망한다. 시드니 주변 백인 정착촌들은 점차 성장하여 개척 전쟁을 일으켰는데 2천의 식민지인과 그 수배에 달하는 원주민이 희생되었다. 1910년에 이르러서야 호주는 학살에서 벗어났지만 원주민 아이를 동화시킨다는 이유로 가족과 떨어지게 하여 백인 가정이나 국가시설에 위탁하였다. 이 정책은 1970년대가 되어서야 종료되었고 그 결과 10만의 가족과 과거 유산과 단절된 도둑맞은 세대가 탄생하였다. 2008년이 되어서야 호주 케빈 러드 총리가 일련의 원주민 탄압에 대해 사과하였고 현재 원주민의 수는 80만까지 성장하였지만 이미 과거의 언어와 문화를 많이 잃어버린 후였다. 

 호주는 지리적 제약으로 성장이 매우 늦었다. 미국은 동부에서 출발하여 서부로 갈수록 비옥한 토지들과 운송이 쉬운 강들이 등장하여 폭발적인 인구성장세와 확장을 이루었지만 호주는 해안 지역을 벗어날수 없어 그러지 못했다. 해안의 거점들은 공식적 교류가 없이 자체 경제, 정치제도를 이루고 있었고 교역도 상호가 없었다. 호주엔 마땅한 짐승도 없었기에 사람이 짐을 육상으로 날라야만 했다. 하지만 19세기 들어 철도가 부설되자 일부 해안도시들의 연결되었고 운송과 통신이 발전하며 연방형태로 여러 지역을 묶자는 생각이 탄생했다. 1889년 국민투표가 이뤄졌고 큰 반대속에 통과되었다. 1901년 6개의 영국령 식민지가 연합하여 호주 연방을 구성하였고 이것의 지금의 호주가 된다. 

 호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천연자원이 많고 양모, 양, 육류, 밀, 와인이 풍부하다. 또한 우라늄과 아연, 납은 세계적이며 철광석과 질좋은 석탄도 풍부하며, 금과 은, 텅스텐도 많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바로 원유다. 때문에 호주는 중동에서의 원유 수송이 나라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 교역료는 말라카, 순다, 듬복 해협을 지나는데 현재 적대적인 중국이 이를 봉쇄한다면 호주는 원유 부족 상태에 빠지게 된다. 때문에 호주의 국방력은 원유 수송선 호위를 위한 전함과 잠수함, 그리고 원거리 해상 초계기 확보가 급선무다. 

 호주는 중국과의 대결을 위해 남태평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주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지배하는 것은 어찌하지 못하나 남태평양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호주는 이미 이 지역에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섬 나라들은 과거 호주의 식민역사로 그 저의를 의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호주는 이들 국가들을 섬이 아닌 대양 국가로 인정하는 정책으로 호의를 사고 있다. 


2. 이란   

 이란인들은 자신의 나라를 즐겨 먹는 빵에 비유한다. 그 빵은 안은 평평하면서도 가장자리 껍질 부분이 두텁고 높은데 딱 자신들의 나라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 특징은 이란 요새로 만들어주는 이점을 지니면서도 나라의 통합과 발전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된다. 

 이란을 둘러싸고 있는 산맥은 자그로스 산맥이다. 서북쪽은 알부르즈 산맥이며 호르무즈 해협 부근은 샌트럴 마크란 산맥이다. 이라크와 접경지역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가 만나는 샤트알아랍 부근이 유일인 저지대 접근로이지만 이 지역 역시 습지이고 돌파하더라고 바로 자그로스 산맥이 등장하기에 이란 침공을 매우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점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알렉산드로스와 몽골, 티무르 제국이 이런 이란의 지리적 장벽을 돌파하고 이 지역을 접수한 전례가 있다. 이란의 이 지리적 장벽은 자신들을 보호하는 껍질이지만 스스로를 가두는 작용도 하는데 실제로 이란은 페르시아가 오래전 아랍 지역을 지배했던 적을 제외한다면 항상 이 틀안에 갇혀있었다. 

 대다수 이란 인구는 산악지대에 밀집해 거주하는데 둘러싼 산악 지대 안쪽의 평지가 모두 사막이기 때문이다. 카비르 사막과 투르 사막인데 그 넓이가 어마어마하다. 산악지대의 특성상 지리적 격리가 이뤄지고 그래서 이란인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어 서로간의 단결과 화합이 쉽지 않다. 언어도 매우 다양한데 공식어인 페르시아어를 구사하는 자가 60%정도에 불과하다. 거기에 16%의 아제리족, 10%의 쿠르드 족등 다양한 민족이 거주한다. 

 이란인들은 산비탈을 따라 건설한 도시에 거주하는데 카스피해-테헤란-샤트알아랍강 유역에 대부분이 거주한다. 건조지역이라 물이 부족해 도시는 산자락에 자리잡고 산비탈에 터널을 파서 작은 수로로 물을 끌어올린다. 국토의 1/10만 경작이 가능하고 이중 물을 댈수 있는 곳은 1/3에 불과하다. 

 이란은 페르시아의 영광이후 긴 침묵을 겪는다. 알렉산드로스의 침략으로 제국이 붕괴했고 이후 페르시아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아랍에게 상실한다. 몽골 침략 이후 사파비 왕조가 등장하는데 이 때 시아파가 국교가 된다. 사파비는 수니파인 오스만에 대항하기 위해 시아파를 정략적으로 선택했다. 사파비 이후 200년간 혼란이 지속되고 서구 열강이 들어온다. 영국은 유전이 있는 페르시아를 보호국으로 하려 애썼는데 1921년 레자 칸이 정권을 탈취하여 팔레비 왕조를 만든다. 그는 강한 페르시아의 부활을 선언하고 여러 종족을 통합하기 위해 페르시아 대신 이란이라는 국호를 사용한다. 그는 친서방 정책을 펼쳤지만 1951년 국유화 지지자인 모하마르 모사데그가 총리가 되자 서방의 반발로 이란은 국제적 제재를 받게 된다. 호메이니는 샤에 대한 비판으로 이라크로 추방된 뒤 프랑스에 거주했는데 1978년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가 샤가 1979년 해외로 망명하자 들어아 집권한다.

 당시 이란내에서는 세속주의적 지식인들이 종교적 환멸에도 불구하고 국왕축출을 위해 호메이니를 지지했다. 하지만 호메이니는 이슬람 공포정치를 시작했고 소수파 종교, 공산주의자들이 고문과 처형 실종되었다. 반혁명의 씨를 말려버리기 위해 이란혁명 수비대를 창설했고 이들은 가장 위압적 군사조직이 되어 나라의 여러 사업도 장악한다. 현재 이란의 젊은이나 자유주의자들은 이 집단을 싫어하지만 거꾸로 많은 부를 제공하는 이들 대기업에 가장 취직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3. 사우디 아라비아

 사우디는 인구 3500만으로 인구 대부분이 제다, 메카, 메디나 인근에 거줗나다. 사우디는 주변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같은 아랍 형제라는 말이 무색하고 민족, 종교, 성향이 달라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744년 종교학자 무함마드 이븐 압둘 와하브는 무함마드 이븐 사우드에 충성을 맹세하고 두 집단은 연합한다. 정치는 사우드가 종교는 와하브가 차지하는 식이었다. 이들은 사우디 중앙의 황폐한 네지드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세력 확장 중 오스만 제국에 진압당해 사우드는 이스탄불로 끌려가 참수당한다. 

 일족은 이 비참한 실패에도 살아남아 1824년 사우드 가문은 네지드의 중심지 리야드를 수복한다. 북쪽의 샴마르를 지배하던 라시드 가문과 다시 갈등이 시작되었는데 이번에도 패배해 사우드는 쿠웨이트로 도주한다. 1901년이 되어서야 20대 중반의 이븐 사우드가 사우드 왕조의 수장이 된다. 그는 1902년 네지드로 침투해 과감히 라시드 총독으 암살하고 1914년에는 네지드 상당부분을 회복한다. 여기에 뜨는 해 영국과 연합해 지는해 오스만과 라시드를 공격하여 1920년 라시드를 제압하고 1925년 메카, 메디나가 있느 헤자르 왕국을 제압한다. 1927년엔 영국과 협정을 맺어 영국은 사우드를 네지드와 헤자르의 왕으로 인정하고 대신 사우드는 요르단에 헤자르 북부를 양도한다. 

 마침내 1932년 사우디 아라비아가 건국된다. 그는 통합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고려태조 왕건처럼 자신이 굴복시킨 부족 및 고위 성직자 딸들과 결혼하여 20명의 부인과 100명이 넘는 자손을 탄생시켰다. 현재 사우디를 지배하는 가족 네트워크의 시작엔 셈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20세기 초반만 해도 사우디엔 석유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1935년 시추를 시작해 1938년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다. 사우디는 1945년 루스벨트와 협상해 미국에 원유접근권을 제공하는 대신 사우디의 안전보장을 확약받는다. 사우디로서는 오랜 숙적 하심가문이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있기에 이 같은 보장이 매우 중요했다. 

 사우디를 일으킨 이븐 사우드가 죽자 그 계승자는 사치와 향략을 일삼아 1964년 실각한다. 이복동생인 파이샬이 즉위했는데 국유화로 석유 수입이 1600%가 증가했다. 이 돈으로 그는 통신 및 운송망을 건설하고 후한 복지제도를 수립한다. 이런 부로 인해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오게 된다. 이들이 저렴한 임금으로 노동을 하기에 오늘날의 사우디는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매우 높고 상당히 낭비가 심하다. 사우디는 적은 인구에도 세계에서 6번째로 원유 소비가 많으며 발생 전력의 70%를 냉방에 사용한다. 부족한 물 역시 담수화 시설을 통해 가정과 농가에 보급하는데 수많은 보조금으로 가격을 낮추기에 이 역시 아까지 않는다. 젊은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과 경쟁력 확보, 에너지의 절약이 향후 사우디의 과제다.

 하여튼 파이샬 지위 기간은 1965년 TV방송이 이뤄졌고 이에 대해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인다. 파이샬은 이들을 달래기 위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귀국시키고 교육기회까지 부여하는데 이것이 향후 독이 된다. 1975년 파이샬은 암살되고 할리드가 즉위한다. 1979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메카에 침입해 테러를 일으킨다. 이 사건으로 국왕은 지도력에 큰 타격을 입게되고 사우디 왕가는 그간 추진해오던 국가 현대화에 제동을 걸게 된다. 오히려 이슬람에 기대 시대를 역행하게 되는데 극장이 폐쇄되고 공교육에서 종교시간이 늘어나고, 학교와 대학은 이슬람 성직자를 더 많이 고용하는등 제대로 시대를 역행한다. 

 한편 이라크 전쟁으로 왕국이 위협을 받자 사우디는 빈라덴의 요청을 거부하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미군을 주둔시킨다. 미군은 승리하고 왕국은 보호받았으나 극단주의자들은 이 현실이 매우 불편했다. 결국 이들은 사우디 내에서 테러를 자행하여 외국인 거주지와 미영사관등을 공격해 100명 이상이 사망한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사우디내 외국인 고급 인력의 20%가 위협을 느껴 떠나게 된다. 

 2017년 MBS, 모하메드 빈 살만이 왕세자로 올라선다. 그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외교정책과 개혁을 실시한다. 여성에 운전을 허용하고 영화관을 열고 종교적 판결을 현대화하고 시장주의를 강화했다. 한편으로는 각국의 외교를 조종하고 급기야는 자신을 비판한 언론인을 살해하기도 해 국제적 비판을 받았다. 그는 새로운 사회계야긍ㄹ 제시하는데 국민은 덜 부패하고 덜 관료적이며 석유시대 이후에도 살아남을 국가의 건설이다. 하지만 이 국가에서 국민들은 지금의 고복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더 일하고 대신 더 큰 자유를 얻어야한다. 그에게 걸림돌은 오랫동안 같이 해온 와하브 극단주의자들이다.  


4. 그리스

 이 나라는 국토의 4/5가 산맥이다. 본토의 중심부에 핀토스 산맥이 남북으로 자리한다. 동쪽의 테살리아, 마케도니아에서만 경작이 가능하다. 때문에 그리스는 세력을 뻗어나가기 힘들고 인구부양이 어렵다. 지형으로 인해 연결도 안되고, 상호교류는 물론, 인구증가와 중앙집중도 어렵다. 때문에 현재도 식량 수입이 많고 도로, 철도 부설이 어려우며 뱃길로 쓸만한 강도 딱히 없다. 이런 황폐함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해상교역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고대에 문화를 꽃 피운다.

 그리스는 아테네-페르시아-아테네-스파르타-로마-비잔틴으로 역사가 이동한다. 비잔틴은 1453년 멸망하는데 1800년이 되어서야 제국이 약화되 그리스 봉기가 가능했다. 1832년 열강에게 주권을 인정받으니 그리스인은 정작 협상에서 배제되었고 그 결과 그리스 인구의 1/3만이 새로운 그리스 국경에 포함되었다. 그리스인들은 과거 비잔틴 제국 수준의 부활을 염원했지만 열강은 그리스를 군주국가로 만들고 덴마크 빌헬름 왕가의 요르요스 1세로 등극시킨다. 그리스인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혈통이었지만 왕은 러시아 영국 왕가와의 친분을 이용 더 많은 영토를 얻어낸다. 테살리아를 병합하고 그 그세로 1600년만에 1896년 1회 올림픽도 개최한다. 

영국은 러시아의 지중해 진출을 막고자 그리스를 보호국화하려 한다. 1912년 1차 발칸 전쟁이 일어났고 그리스, 세르비아, 불가리아 대 오스만이 대결했다. 여기서 그리스가 이겨 테살로니키 항구를 획득한다. 2차 발칸 전쟁에서는 불가리아가 그리스 세르비아를 공격했다고 패해 영토를 상실한다. 그리스는 이 두 차례 전쟁으로 영토가 70%늘어나고 인구도 480만까지 증가한다. 

 1차대전에서 그리스는 상황을 관망하다 연합국에 참전하여 터키 이즈미르를 포함하여 오스만의 영토를 획득한다. 하지만 1922년 무스타파 케말의 터키군에 패해 비잔틴 제국의 재건 야망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로 인해 양국에 살던 그리스 터키인들이 서로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터키에서 그리스로 돌아간 그리스인이 무려 150만 반대 상황의 터키인이 40만이었다. 150만의 난민은 새로 획득한 테살로니키로 주로 유입되었는데 이로 인해 지역이 황폐화하고 유대인으로 불똥이 튀어 반 유대주의 정서가 강화한다. 이 배경에서 공산당이 지지를 얻자 그 혼란으로 군사정변과 권위주의 정권이 출현한다. 

 그리스는 독재자 이오안니스 메탁시스의 지휘아래 2차대전에 참전했다 이탈리아에 패해 독일에 항복한다. 산악지형을 이용해 게릴라가 항전했으나 적군의 식량 징발로 수만명이 아사하고 7만이 처형되었으며 수백곳의 마을이 파괴되었다. 여기에 6만의 그리스계 유대인이 나치에 의해 희생되었다. 해방 후엔 내전이 일어났다. 공산주의 세력이 득세하자 미국이 그리스 군대를 지원하였고 그리스 반군은 알바니아로 퇴각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5만이 사망하고 50만의 이재민이 생겨났다.

 그리스는 이후에도 군부독재를 겪다 1974년에야 민주화가 되었다. 현재 그리스는 경제위기를 겪고 난민의 통로로 고통받으면서도 터키와 대결하고 있다. 그리스는 인구의 1/3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섬에는 고작 수십만만 거주한다. 섬은 무려 6천여개에 달하는데 터키-그리스 사이 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극히 유리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거주하지 않고 그 수가 워낙 방대하여 방어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최근 지중해 동부에서 거대 가스전이 발견디었는데 이로 인해 그리스 터키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자국수역에 에너지가 없는 터키는 사이프러스, 그리스 영해를 탐색하고 터키-사이프러스-리비아를 있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강제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물론 이 지역은 사이프러스와 그리스의 영해를 포함한다. 또한 러시아는 서유럽이 가스를 자국에 의존하는 현상황을 유지하고 싶어 이 상황에 터키의 편에서서 초조히 지켜보고 있다. 그리스는 이집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이탈리아, 요르단과 함께 동지중해 가스포럼을 형성했다. 이 기구는 에너지와 안보기능을 같이 한다. 

 그리스는 미국에 전략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크레타섬의 수다만에 미군해군 기지를 유치했다. 2020년 그리스는 미국에 군사훈련, 급유, 응급상황시 그리스의 군부대 접근권까지 부여했다. 이들은 미국의 믿을 만한 동맹이 되어가고 있다. 


5. 에디오피아 

 에디오피아는 지리적 이점과 많은 인구, 풍부한 수자원으로 이 지역의 잠재적 패권국이다. 이 나라는 무려 12개의 커다란 호수와 9개의 큰 강을 갖고 있어 유독 수자원이 풍부해 이를 다른 나라에 제공해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다. 이 담수는 멀리는 중동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를 이용해 홍해로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에디오피아는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나라를 관통한다. 산맥과 계곡이 6400km나 이어지며 나라는 동서로 갈라놓는다. 지구대의 서쪽이 인구 밀집 지역인데 다수의 커피 농장이 있다. 숲이 울창한 삼림에서 강물이 솟아나고 그물이 지대를 빙빙돌아 폭포가 되어 비옥한 평야로 흐른다. 하지만 가파른 협곡과 폭포는 역시 장거리 운항을 방해한다. 

 핵심지인 아디스 아바바는 주변 낮은 완충지대로 둘러쌓여 난공불락이다. 에디오피아는 인구가 1억1천이며 향후 10년간 1억3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나라는 드물게 에너지와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하지만 농업은 물이 풍부함에도 주기적 가뭄과 삼림남벌, 과도한 방복, 군사독재, 빈약한 인프라로 휘청거린다. 이로 인해 역설적이게도 수백만의 인파가 인도적 손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에디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는 드물게 식민지배를 당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아프리카국가처럼 종족 문제를 겪는다. 9개의 주요 부족이 국가내 존재하고 이들의 분포에 맞게 9개의 행정구역이 있으며 4개의 주요언어가 있다. 오모로족이 35%로 가장 많고, 암하라족이 27%, 티그리에족이 6%, 소말리족이 역시6 %이다. 에디오피아의 중앙지형은 이들 부족들을 지역적으로 격리시키고 통합을 어렵게 한다. 

 에디오피아는 유구한 역사처럼 건국전설이 있다. 고대의 시바여왕이 이스라엘 솔로몬 왕과 정을 나누어 메넬리크라는 아들을 낳았다. 이 메넬리크는 성장하여 아버지 솔로몬을 찾아가 모세의 십계명이 있는 언약궤를 가지고오는데 이것이 현재 악숨에 보관되어 있다. 메넬리크부터 시작된 왕좌를 1970년까지 이어진다. 

 에디오피아는 악숨제국때 강성하였고 이집트 남쪽과 홍해, 예멘을 지배했다. 300년 기독교가 전파되었고 이집트 곱트파와 함께하면서 서방 교회와 단절된다. 1500년 세력을 확장한 오스만이 침공하지만 포르투갈 상인들이 무기를 제공하고 훈련을 도와 막아낸다. 에디오피아 인구의 상당수는 카톨릭이지만 1/2은 무슬림이며 이들은 외곽지역인 동부저지대에 거주한다. 이 지역에도 최근 이슬람 근본주의가 침투하여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1855년 현대 에디오피아가 탄생한다. 국왕 테오도르스 2세가 여러 왕국을 강제통합하였고 군대를 재편성하고 신식 무기로 무장하고 유럽 기술자들이 상인에 활력을 넣는 기술을 전수해주었다. 이집트와 이탈리아와 침공도 방어해냈고 수도를 아디스 아바바로 옮겼고 수도와 지부티 항구, 홍해를 잇는 철도를 부설한다. 1930년에 하일레 셀라시에 1세가 즉위하여 경제를 현대화하여 국제연맹에 가입한다. 하지만 2차대전에 참전했다 무솔리에 패배하여 점령당하는데 해방후 황제는 미국 루스벨트를 설득하여 이탈리아에서 해방된 에리트리아를 획득한다.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이를 승인하는데 1960년 에리트리아가 봉기하고 1974년 멩기스투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다.

 그는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하고 공포정치를 시행한다. 이에 경제가 무너지고 기근이 발생하였으며 에리트리아에도 패배한다. 멩기스투는 구소련이 붕괴하자 짐바브웨로 도주한다. 새정부는 티그레이 출신의 멜레스 제나위가 이끌었다. 그는 각 지역에 독립을 도무할 권한을 주었고 이에 에리트리아가 독립한다. 2018 아비 아미르가 총리에 선출되고 그는 최초의 오모로족 출신으로 반대파와 언론인 수천명을 석방하고 에리트리아와도 화해한다. 

 이런 일련의 시도에도 종족간 긴장은 여전한데 오로모는 무슬림으로 가장 수가 많음에도 이제서야 처음으로 권력을 잡을 만큼 그간 소외되어왔다. 암하라는 기독교이며 오랜 지배역사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고, 티그레이는 수가 적음에도 최근 나라를 지배한 것에 대한 향수가 여전하다. 그리고 다른 소수민족들은 이들을 두려워하며 다시 전제적 지배를 당할가 걱정한다. 

 에디오피아는 내륙국으로 홍해연안에 접근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지역의 지정학이 난리다. 2017년 사우디와 UAE는 테러지원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절한다. 터키는 카타르 편을 들고 이로 인해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UAE는 소말리아가 터키와 손을 잡자 바로 투자자금을 소말릴랜드와 푼틀란드로 돌려 군사기지와 항만을 건설했다. 이지역의 오랜 후원국인 터키는 소말리야 쪽의 주요항구와 항만을 지배하는데 인근 아랍국들은 이것을 터키의 신 오스만 주의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에디오피아는 중립을 견지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것이 쉽지 않아보인다.

 결국 강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내부의 혼란과 외부의 혼란을 잘 조절하는 것이 이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6. 우주

 지금까지의 지구지배는 지상군과 해군을 전략적 위치에 배치하고 해상항로와 요충지의 출입을 저지하고 여기에 공군력을 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주시대가 다가오자 저궤도에 자리를 선점하고 자산을 배치하는 것이 새로우 지구 지배 전략을 대두하고 있다. 

 우주는 3개의 범주로 구성된다. 우선 테라인데 지구와 그 영공 비행체가 연료 재공급 없이 지구 주위의 궤도로 갈수 있는 한계거리다. 지구우주는 최저 지구궤도에서 지구자전과 궤를 같이 하는 지구 정지궤도까지이다. 달우주는 여기서 달 궤도까지를 의미한다. 이중 향후 수십년간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우주로 거대한 군사적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지구가까이에는 5개의 칭동점이 있다. 이곳은 지구와 달의 중력효과가 서로 상쇄되어 정박한 물체가 연료소모없이 머무는게 가능한 황금포인트다. 이 중 하나는 위성들이 있는 벨트를 내려다볼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거대한 조망권을 제공한다. 가장 값진 곳이다. 다른 하나는 달의 뒤편에 존재하는데 지구와는 멀지만 향후 우주범위가 더 넓어지면 중요해 질 지역이며 때문인지 중국이 달 뒤편에 진출했다. 

 이런 흐름속에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다. 세계 각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데 이 미사일은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다르게 포물선 비행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방향과 고도변환이 가능해 타격지점과 요격 좌표를 계산하지 못한다. 이런 무시무시한 미사일을 방어할 수단이 우주에서의 레이져 요격이다. 

 최근 위성은 통신기술의 발달로 그나라의 통신과 정찰의 최첨단 장비다. 때문에 거의 모든 선진국들은 정보와 감시활동을 위성에 의지한다. 따라서 그 나라의 위성 파괴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어진다. 러시아, 중국, 미국, 인도, 이스라엘은 이런 중요성 때문에 위성을 공격하는 킬러위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레이저로 위성을 파괴하는 방법, 위성교란 통신 기술, 위성 충돌 기술등이 그것들이다. 

 인류는 남극의 경우처럼 아직 우주에 대해서 이렇다할 평화적 이용 협약이 없다. 물론 남극 조약역시 이를 거부하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극 인접 지역 국가들이 적지 않다. 아마 지구와 가까운 우주도 그리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지구권 국가들인 지리라는 요소의 가능성과 한계에 갇혀있지만 우주에서는 새로운 지리적 조건과 지정학이 등장할 것이다. 이에 발빠르게 다가갈 필요가 있으며 세계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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