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 축제의 밤
문홍주 지음 / 선앤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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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서관에서 읽은 책. 너무나 또렷한 기억들이 울분과 함께 떠올라서 몇자 적는다. 다시는 건축비리,건축붕괴,이기주의,탐욕이 없는 세상을 꿈 꾸고 싶다.욕심일까? 작가의 필력과 소설을 세상에 내 준 노력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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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 축제의 밤
문홍주 지음 / 선앤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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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삼풍! 오래 전에 잊혀진 글자.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서글픈 역사이자 현재진행형인 단어. 책제목만 보고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순식간에 떠오를 정도로 생생한 기억들. 대한민국 최고 부자 동네의 신식 백화점이 위용을 자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무너졌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두 눈 가득 담기는 풍경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 충격, 황당, 서글픔, 분노! 진짜야? 가짜야? 수 없이 되뇌던 물음들과 오락가락 하던 감정들.

9.11 테러로 미국 뉴욕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처참히 무너질 때도 삼풍의 힘없이 쓰러지던 장면과 겹쳐졌고 수명이 다한 건물의 폭파현장을 볼 때도 한 편의 재난영화 같았던 삼풍의 주저앉던 동영상을 떠올렸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얼마나 더 일어나야 할까? 소설 같은 비현실적 상황이 뉴스를 온통 차지하던 그날. 생각은 일시정지였고 그 장소에 내가 없었다고, 내 일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 자체가 부실했고 부패덩어리였으며 건설과 연관된 비리는 널려 있었다. 지금도 건설비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건설 비리와 간 큰 욕심들

사실 삼풍백화점은 수개월 전부터 서서히 붕괴되고 있었다고 한다. 설계단계에서부터 구조변경을 여러 번했고 공사 단계에서도 구조변경은 물론 용도 추가를 하면서 거부해서는 안 될 물리법칙을 무시하면서 겁 없는 시공을 했다고 한다. 붕괴 당일 긴박하게 돌아가야 할 긴급보수를 위한 긴급회의 중에도 영업을 중지하느냐? 강행하느냐? 로 격돌했다지만 영업중지를 건의한 중역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사이에 지상5층 지하4층의 건물이 20초 만에 완전히 매몰되었다. 백화점이미지와 손실액만을 생각하고 직원들과 고객들의 안전은 무시함으로써 미래의 더 큰 위험을 자초한 결과였다. 막을 수도 있었던 대참사.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고 너무 이익손실만 따지는 사이, 죄 없는 직원과 고객들은 생을 마감했다. 보상은 부실했고 사후처리도 미숙했다. 지금도 유가족들은 후유증에 시달리겠지. 이제라도 고귀한 영혼들에 빌고 또 빌어 용서를 구할 일이다.

모든 재해는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기상상태보다 예측이 어렵다는 지진, 그러나 지진이 일어나기 전 동물들은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뛰어난 육감으로 단체이동을 하거나 이상행동을 한다고 한다. 갑자기 뱀이 출몰하거나 두꺼비 떼의 대이동을 목격하거나 쥐나 개미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한겨울에 나비가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동물들의 육감을 부러워하는 것이 부질없는 짓일까? 그날 그곳에 동물병원이나 애완동물가게가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속절없는 아쉬움에 부질없이 사라진 과거를 회상해 본다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현실이다. 좀 더 예민하게 촉각을 내세우고 자료를 살피고 현장을 살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씁쓸함이 분노로 번진다. 한 단계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치밀한 분석은 동물의 육감보다 훌륭한 것이다. 거대 건물들과 고층아파트들을 서로 앞세우듯 짓고 있는 건축사들. 이러한 현실 앞에 비리와 부정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했을까? 각종비리는 사회곳곳에 뿌리를 박고 번식하는지 날마다 한 건씩 뉴스 화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돈에 눈멀고 이익에 눈먼 사장들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건 서민들의 희망사항. 무리일까? 욕심일까? 안전 확보를 위한 투자, 건축주의 책임, 윤리의식, 공존의식 등이 강화되었으면 한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세상이 언제쯤 올까? 무고한 수많은 죽음 앞에서 아직도 외롭게 괴로워하고 있을 유족들, 고통은 지나간 유물마냥 빛바래져도 사라지진 않는 법. 그리고 비리와 욕망으로 뒤틀린 세상은 언제나 사고를 동반 하는 법. 모든 재해는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세상에 나와 줘서 고마운 소설

이 소설을 재난소설이라고 한다. 삼풍백화점붕괴 이외에도 대한민국 재난의 역사가 덤으로 열거되어있다. 대구지하철방화사건, 성수대교붕괴, 숭례문방화, 테크노마트진동사건들. 늦었지만 세상에 나와 줘서 고마운 소설이다. 우리 머리 속에 가득한 안전 불감증과 무사안일주의, 비리로 인한 처참한 결과들을 각인시킨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말이다. 이런 종류의 재난소설이 더 많이 나와서 경고장을 날려줬으면 한다. 하늘을 나는 삐라처럼. 이유도 모르고 사라져 가는 억울한 죽음들이 없게, 서럽고 황당한 죽음들이 없도록 말이다. 더 이상 건축물 붕괴로 분노하지 않게. 세상에, 미래세대에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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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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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시인의 후쿠오카형무소이야기.간수의 입장에서 본 윤동주.민족시인,천재시인이기에 읽을수록 가슴저리고.혹독한 일제의압박속에 지식인들의고민은 더심했으리.오래전이건만 잊을수없는 시인. 소설로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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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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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있을법한,때론나의이야기같은,부업이주업이된서민들의애환이웃음과슬픔으로승화된작품.나는사람일까?동물일까?그래동물의삶이인간보다고차원일수있겠다.서민들아힘내라뭉쳐라.정신차려라.계시처럼울린다댕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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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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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선량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18 세기 아일랜드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의 말이다.


 이 소설은 침묵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또 침묵이 상황을 얼마나 반전시킬 수 있는지를 전혀 다른 두가지 유형으로 그려 놓았다.
 침묵 대 침묵의 싸움!
 그래서 약간은 독일판 이끼같은 느낌이다.


 테를린텐의 말처럼 모두들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아무일 없는 걸까? 작고 사소한 욕심에서 규칙을 어기게 되면서 범죄는 시작되고 그 작은 실수가 부풀어 오르는 풍선처럼 거대해지고 걷잡을 수 없게 되어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가?


 이소설은 단조롭던 시골마을에 사소한 욕망, 쾌락 등이 서로 뒤엉켜 지독히도 비릿한 공기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형님의 아내, 형수와 시동생의 불륜, 범죄의 정점에 있던 두 사람 테를린텐과 라우터 바흐원장의 사랑.


 첫 시작은  그랬다. 작은 욕망과 사소한 실수에서 출발했지만 테를린텐의 아들 라르스를 백설공주 살인사건에 휘말리지 않게 하려고 내렸던 잘못된 판단으로 거짓말의 그물이 촘촘해지기 시작했고 거기에 순박하던 시골 사람들의 소소한 열망, 이기심, 질투, 짝사랑에 대한 상처, 열등감 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걷잡을 수 없는 불길처럼 번지게 되었고 급기야 마을 전체가 집단적인 침묵으로 동조하게 된다. 진실을 알면서도 숨기고 은폐하고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데 동조한다.

 

주민들의 사악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라르스의 친구 토비는 정작 본인은 전혀 기억이 없는 일인데 누군가 말해줘서 자신이 살인자인걸 알게 된다. 공부,인물,성격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 마을의 희망이던 ,촉망받던 그가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낙인찍히고 나락으로 추락하게 된다.


 10년 후, 출감 한 뒤에도 선량하던 시골인심이 냉담해졌음을, 음흉한 냄새를 감지하기만 할 뿐 누구와도 가슴에 담긴 것을 털어 놓을수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한다. 오히려 마을 전체가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침묵하고 동조하고 모의까지 한다.


 그러나 세상은 진실을 향해 움직이는 법. 불공평 한 것을 싫어하고 억울한 것을 못견뎌하는 성격의 한소녀의 등장으로 희망이 보이게 된다.
 18세 소녀 아멜리. 그녀의 토비에 대한 순수한 집념이 사건열쇠가 되고 실마리를 제공한다. 게다가 라르스의 동생 자폐아 티스의 등장은 더욱 반전이다. 그는 말이 없다. 남과는 조금 다를 뿐 누구보다 똑바로 보고 정확하게 사람을 볼줄 아는 그가 사건 당일을 몇 장의 그림으로 그려 놓았을 줄이야. 라르스와 티스의 아버지인 마을 부호 테를린텐의 보호를 받는 대신 입을 다무는 사람들. 거대한 권력자의 욕망과 촌구석의 이기적인 민심이 유기적인 연대로 유착되어 쓰나미 같은 위력을 발할 때 성실한 청년의 피폐해진 미래에는 정녕 희망이 없는 건가? 싶을 때 나타나는 구세주-티스의 그림들.
 희망의 한 줄기 빛이 된 침묵자 티스의 고발은 이런 억울할 데가 있나 싶다가도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게야 할때 처럼 안도의 숨을 쉬게 한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다가도 반전에 반전, 미궁에 미궁이 연속되고 속도감과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 소설처럼 베일을 벗길 때마다 풀 수 없을 것만 같던 잔인한 실타래들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렇듯 선량하고 진실된 자의 목소리 때문인가 보다. 힘들어도 선의를 가지고 끈기있게 노력할 때 하늘이 돕는 것처럼.


 진실을 은폐하고 싶은 자들의 침묵,이성을 잃은 침묵이 마을 사람들에게 있었다면 티스의 침묵은 정확하게 보고 때를 기다리는 침묵, 진실을 갈망하는 고발자의 침묵이었던 것이다. 침묵은 동조, 방관일수도 있지만 때론 반전을 위한 물밑 작업일 수가 있다. 사악한 침묵도 있지만 관조하며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침묵, 세상번뇌 초탈한 구도자의 침묵도 있다.
 범죄자들은 말한다. 입다물고 있다면 아무일 없을 거야라고. 그러나 선량한 시민들은 말한다. 세상은 외쳐야 바뀌는 게지. 수행자들은 말한다.침묵이야말로 쓸데없는 생각을 담아버리는 고도의 정신수양이라고. 침묵이 독이 될수도 약이 될수도 있는 세상. 어쨌던 이 소설에서는 침묵으로 멋진 반전과 속도감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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