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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7일 ㅣ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지난 4월 일본의 서평전문지인 다빈치에서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 인기
캐릭터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는데 그 1등의 주인공이『사신 치바』와『사신의 7일』의 '치바'라고 한다. 솔직히 이 저자의 책을 읽어 본 기억이
없어서 누군인가 싶기도 하고, '치바'가 어떤 캐릭터인지도 몰랐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동안 계속해서 읽고 싶었던 『골든 슬럼버』의 저자라니
일단 호감이 간다.
『사신 치바』이후 8년 만에 돌아 온 치바라는 캐릭터가 들려줄 이야기는 기대와는 사뭇다른것
같다. 사신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저승사자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책은 우리가 보통의 저승사자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닌것 같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든것 중에서 음악을 가장 좋아하고, 교통체증을 가장 싫어하는 사신이라니 말이다. 이건 뭐 인간이랑 비슷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죽음을 판단하고, 어쩌면 그들을 데려가는 존재이기도 한 사신과의 7일을 보내는 동안
야마노베라는 인물은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고, 책은 이런 내용을 보여주는데 치바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행동은 기존의 사신이 보여줄 법한
모습이 아니여서 더 눈길을 끈다.
사신 치바는 야마노베라는 남자의 곁에서 단 7일을 머물게 되고, 그 시간이 모두 흐른 뒤
야마노베의 죽음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리없는 야마노베는 자신의 딸을 죽인 혼조라는 인물에 대한 복수만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책은 치바가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시간과 야마노베가 복수를 하는 두 개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외에도 사신이기에 인간의 죽음에 그 어떤 감흥도 없는 치바와 딸의 복수를 위해서 애쓰는 두 사람의 감정을 대조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게다가 야마노베는 딸의 복수를 위해서 계획을 세우지만 어설프고, 오히려 혼조의 계략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책에서 마음 아프면서도 그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던 부분은 야마노베와 그의 아내 미키가
혼조가 무죄로 석방되기를 바라는 점이다. 법대로 죄값을 치르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무죄로 석방되기를 바라는데 이유는 딸의 복수를 자신들이
직접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딸을 잃고 결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법의 심판보다는 자신들이 처리하는 것이
딸의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부모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마노베의 죽음을 결정하는 사신 치바와 혼조의 죽음을 결정하는 사신 가가와의 등장은 좀더
각 두 인간과 사신의 대결로 봐도 좋을것 같아서 전작인 치바라는 캐릭터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사신 치바』를 읽어 보지 못했다면
이 책과 함께 읽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