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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작자에겐 미안하지만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이름을 외우지도 못할 정도로 나에게 작가의 이름은
익숙한 존재가 아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의 작품은 언제부터인가 신간이 나올 때마다 챙겨보게 된다. 뭔가 큰 임팩트는 없는데 묘하게도
계속 읽어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에서는 특이하게도 '수수께끼'와 '마법'이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그렇다고 해서 또 '마법'이 주된 테마는 아니라고 한다. 괜찮은 괜찮지 안아 보이는 동시에 오리혀 변태인지 알 수
없다는 형사 오야마다 소스케와 마흔 즈음의 독신이자 미녀 형사 아야노 츠바키 경위, 그리고 그들이 맡게 되는 사건의 현장에 필연적이다 싶을
정도로 나타나는 독설가 마법 소녀 마리의 조합은 묘하게 부조화를 이루지만 또한 도쿄의 중심에서 40km 떨어져 있는 하치오지라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네 개의 살인 사건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사뭇 기대된다.
<마법사와 거꾸로 된 방>은 영화감독 미나미 겐지로의
자택에서 그의 부인이자 과거에는 영화배우였던 사와코가 꽃병에 맞아 사망하는데 특이한 점은 그녀가 살해 당한 방 안의 물건들이 거의 모두 거꾸로
뒤집어져 있다는 것이다. 가벼운 물건이나 작은 것에서부터 테이블과 대형 브라운관 TV 등의 무겁고 큰 물건까지도 말이다.
누가 사와코를 살해했는지도 문제이지만 범인은 어떤 이유에서 방의 물건들을 뒤집어놓았는지가 더욱
궁금해지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마법사와 두 개의 서명>에서는 헬리 라보의 경경자인
동시에 다이어트 연구가 이즈미다 겐조가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빌딩을 소유자인 형님 마키하라 고지가 팔아버리려고 하자 그를 죽일 계획을 세우고 목
졸라 살해 한다. 그리고는 고지의 집으로 옮겨 놓고 돌아와서는 다음 날 다시 고지의 집으로 가서는 마치 첫 번째 발견자인 척 경찰에 신고하는
대범함까지 보이게 된다.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찰에게는 이 사건은 완전범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겐조는 지난 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다가
가정부이자 마법사인 마리를 차로 칠뻔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마법사와 잃어버린 단추>에서는 흉내 내기에 있어서는
달인이라고 해도 좋을 마쓰우라 고이치라는 연예인이 자신의 소속사 사장인 야가와 데루히코를 독살하고는 자살로 위장하고자 사장의 필체를 흉내내서
유서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약혼녀인 게이코가 사실을 알게 되고 오히려 협박을 하자 그녀도 데루히코처럼 독살을 한 뒤 똑같은 수법으로
유서를 작성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살인 사건에 의심은 가지만 고이치가 범인이라는 물증이 없는 상태의 미스터리한 사건이 되어 버린 것이다.
<마법사와 대타자의 알리바이>에서는 베테랑 야구
선수인 스가와라가 다케히코가 우연히 자신과 정말 닮은 기자키 도시오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 뒤 그를 이용해서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든 후에 진짜
자신은 같은 야구선수였다가 이제는 은퇴한 여동생의 전 남자친구 무라세 슈이치를 죽이는 것이다. 사건 이후 다케히코는 경찰의 의심을 받게 되지만
도시오로 인해서 알리바이가 입증되고, 소스케는 오히려 그의 완벽한 알리바이에 의심을 품기에 이르는데...
이 책은 마치 가상의 도시 이카가와 시를 배경으로 해서 사립탐정 우카이, 조수인 류헤이,
여주인 아케미를 등장시킨 ‘이카가와 시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와 주인공이 바뀌었을 뿐, 왠지 그 분위기가
유사하고, 마법사라는 특수한 존재를 등장시키기는 했지만 그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이 시리즈도 더 만들어낼지는 모르겠지만 형사와 탐정 등이 다소 미스터리하고 밀실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