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1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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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은 2016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은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의 이야기로 2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45년 동안 무려 1억 부 가량이 팔린 놀라운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만나게 된 책으로 그 존재조차 몰랐던게 사실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BBC를 통해서 TV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2,000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야기라고도 하니 여러모로 놀라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딱히 좋아하는 동물도 없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동물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적어도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며 그런 끔찍한 일을 자행하는 인간의 잔혹함에 놀라기도 한다.

 

꼭 수의사라는 직업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한 인간이 생명에 대해 보여주는 자세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어느 특정 동물만이 아니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장 작은 동물에서부터 큰 동물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자세로, 편견없이 동물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동물이 아닌 인간에게도 분명 그러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존경스러워진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런 자세를 지녀온 사람이라니 말이다.

 

책의 표지를 보면 전원적인 풍경,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영국 잉글랜드의 선덜랜드에서 태어나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로 이주한 이후 그곳에서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수의사 조수로 일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 공군으로 복무하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평생을 요크셔의 푸른 초원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50세가 되던 해에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의 경험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 시작한다.

 

어떤 댓가를 바라기보다는 순수한 애정으로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을 대하는 모습은 분명 우리가 본받아야 할 자세라는 생각이 들고, 수의사로서 생활하며 경험한 이야기나 그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의료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 그때의 상황을 만날 수 있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크고 작은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흐름이긴 하지만 이처럼 다소 중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저자의 본업을 생각하면 결코 무관해보이지 않는 수의업에 관련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흥미롭고, 우리가 수의사를 떠올렸을 때 치료하는 동물들에 대한 대상이 달라진 점 등을 고려할 때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과연 TV 시리즈는 어떻게 제작되었을지, 어떤 영상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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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자서전 - 바람만이 아는 대답
밥 딜런 지음, 양은모 옮김 / 문학세계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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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각 분야의 노벨상이 발표될 때마다 화제가 되는게 사실인데 그중 문학상의 경우에는 후보자가 알려지면서부터 서점가에서는 후보자들의 출간도서가 화제에 오르고 결국 선정자가 발표되면 즉각적인 특집 코너가 생길 정도로 발 빠르게 대응한다.

 

결과에 대해서 때로는 모두가 수긍하는 분위기이고 때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지만 올해처럼 갑논을박의 발표가 있었나 싶다. 문학상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선정작과 마찬가지로 소설을 떠올리게 되는게 사실이다.

 

몇 해전 앨리스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만 해도 해당 작품이 단편소설이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올해는 작가가 아닌 뮤지션이 그 주인공이였기에 더욱 화제가 되었고 당시 함께 거론되던 후보자들과는 분명 다른 인물이 선정되어 지금까지도 이는 거론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바로 미국의 가수인 '밥 딜런'이다. 그의 수상 소식을 둘러싸고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을 정도이며 이에 대해서 당사자인 밥 딜런은 어떤 확실한 코멘트가 없다거나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등의 다양한 말들이 아직도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의 대표작인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노래가 노벨문학상에 선정이 되면서 과연 노래 가사를 두고 문학성을 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는데 어찌되었든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후로 그와 관련한 서적들이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밥 딜런에 관련한 책들도 당연히 화제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은 '저항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알려진 밥 딜런이 직접 쓴 최초의 자서전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뮤지션으로서의 인생, 함께 작업했던 뮤지션들과의 이야기, 평범한 가장으로서의 모습까지  너무나 유명하지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삶과 내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특이한 경력을 하나 더 갖게 된 밥 딜런의 많은 것을 읽게 될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의 생애나, 음악 등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직접 쓴 최초의 자서전이라는 의미는 크게 다가온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도 아무런 역경과 고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에게도 무명인 시절이 있었고 반전 시시위대와 히피들과 얽힌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그려져서 밥 딜런이라는 뮤지션과 한 인간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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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정병석 지음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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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하나의 새로운 나라가 건국되기 위해서는 그 이전의 나라가 무너졌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때 무너진다는 것은 외부의 침략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해 이것이 주된 요인이 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망해가는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을 보면 이는 더욱 이해가 잘 될 것이다.

 

그렇기에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라는 질문은 어딘가 모르게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을 떠올리게 해서 눈길을 끈다. 현시국으로 인해서 서점가에서도 현실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관련된 도서들이 어떤 홍보도 없이 다시 유명해지거나 새롭게 주목받고 가운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라고 말한 E.H. Car수가 의 말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이 책은 조선의 멸망은 제도에 중점을 두는 경제성장론(제도론)을 통해서 접근하고 분석한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가령, 서두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미국 유명 대학의 교수들이 남북한 간의 경제력 격차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1945년 분단 이후 두 나라에 정착된 정치제도가 지금의 심한 경제적 격차를 불러왔다고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조선의 주요 제도를 통해서 과연 어떤 제도가 조선의 정치와 사회를 안정시켰고 반대로 또 어떤 제도가 어떤 이유에서 경제성장을 저해했는지를 알아본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목적에서 출발해 조선이 가난했던 물음에 답하고자 19세기 서양 무역상, 중국인, 조선 통신사의 기록을 불러오고 정치력과 경제력의 불일치를 보여준다. 그 당시에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사회 제도들인 유교화나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하였으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할 양서가 많이 인쇄되지 못했던 현실, 사농공상이라는 체제가 불러온 문제, 관료제를 비롯한 신분제도, 개혁을 거부했던 정치제도의 폐쇄성, 상업에 종사하는 것을 경시했던 풍조, 토지 소유권 등과 같은 다양한 재산권과 조세제도 등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이 책이 묻고자 하는 바에 답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나의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방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있는데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결과는 곧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조선의 사례를 통해서 무엇을 깨우쳐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렇기에 현재의 문제를 과거 역사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그렇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오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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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인문학 지도 - 막힘없는 상식을 위한 14개의 교양 노선도
뤼크 드 브라방데르.안 미콜라이자크 지음, 이세진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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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이든지 그 하나만 동떨어져서 있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그러하듯, 인간이 자기 혼자서만 살 수 없듯이, 거의 모든 것들이 주변의 다른 것들과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파고들자만 한없는 깊이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상식과 교양 역시도 그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뇌가 섹시해지는 인문학 지도』는 인문학의 천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 탄생시킨 흥미로운 것으로 막힘없는 상식을 위한 14개의 교양 노선도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게 되는데 그때 다양한 분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줄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어느 날 파리 지하철 노선도를 쳐다보다가 이에 대한 해법이자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지하철 노선도를 잠시 떠올려보면 알겠지만 노선이 많을수록 환승이 어렵고 복잡하긴 하지만 각 정거장 마다 제 이름이 있는데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 정거장에 이름을 정해주듯 학자들의 이름을 붙여준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역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가능해졌던 것이다. 이렇게해서 개념들의 도시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 줄 인문학 지도를 탄생시키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형이상학적인 철학을 대중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학문의 분야에 딱히 경계가 없다는 점도 인문학 지도를 설명케 하고 내용만큼이나 형식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는 적절한 표현 수단이 되어주는 것이다.

 

14개의 노선도는 1호선인 철학을 시작으로 모델, 체계, 지각, 논리학, 언어, 심리학, 인식론, 기술, 혁신, 창의성, 미래학, 윤리학, 유머로 나누어지면 각각의 노선에는 무수한 철학자들을 정거장 대신 적어둔다.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고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를 담아냄으로써 마치 하나의 노선을 타고 출발지부터 시작해 종착지에 이르기까지 중간에 내리거나 환승하지 않은 채 끝까지 가면서 그 노선을 여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를 너무나 간결하게 풀이해나가듯 일목요연이라는 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나열이며 각 내용에 있어서도 결코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기 때문에 이 책 한 권이라면 적어도 각 주제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이해를 할 수 있을것 같아서 기획도 내용도 모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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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 91세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인생 편지
앤더슨 쿠퍼.글로리아 밴더빌트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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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쿠퍼를 표현하는 말은 참 많다. 그가 미국내 엄청난 재벌가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흥미롭고, 무려 2000억이 넘는 유산 상속을 거부하고 CNN의 간판 앵커가 되어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세상 곳곳 세상 끝으로 가 상처 받은 사람의 편에서 사실을 보도하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온통 하얀색이 머리색도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것 같은데 재벌 3세로 태어나 자신의 가문이 아닌 스스로의 모습이 먼저 보이기를 바란 앤더슨 쿠퍼는 그가 밴더빌트라는 이름을 갖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손꼽히며 몇 해전에는 자신의 성체성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사람들로부터 다시금 박수를 받는 그가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에서는 자신의 어머니인 글로리아 밴더빌트와 주고 받은 편지를 담아낸다.

 

 

엄청난 재벌의 후손으로 태어난 세상이 바라보는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야 했던 어머니, 태어난 이후부터 모든 것이 마치 연극 무대에 올려져 모두에게 공개되듯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는 현재 그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이다.

 

아흔이 넘는, 여전히 창조적인 활동을 하길 원하고 예전보다 더 예민하고 날카롭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명로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머니는 아흔 살을 넘길 때까지 그 나이를 느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작가, 모델, 디자이너, 미술가 등의 삶을 살아오며 스스로는 자신의 나이가 그렇게 많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살아가던 중이였다.

 

그러나 아흔한 번째 생일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까지 가게 되면서 앤더슨 쿠퍼는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형의 연이은 죽음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 되었다.

 

결국 그는 더 늦기 전에,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대화법으로 어머니와 자신 사이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하고 싶었고 새로운 방식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이메일이였다. 거의 1년 가까이 계속된 대화, 초기에 어머니는 이메일을 막 사용하기 시작했기에 한두 줄밖에 쓰지 않았지만 이후 익숙해지자 매우 상세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시작한다.

 

이처럼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는 어색하고 쑥쓰럽고, 당연하다고 해서 점점 더 미뤄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늦기 전에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여서 우리에게도 그런 계기가 되어 준다면 아마도 이 안에 담긴 이야기만큼이나 분명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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