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하다는 말, 어딘가 모르게 고급져보인다고 하면 이또한 편견일까? 왠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느낌이 들지만 결코 촌스럽거나 유행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고유의 매력을 간직한 채 오히려 그 멋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게 하는
이미지다.
그래서인지 클래식이라는 말은 어딘가 모르게 격식 그리고 어느 정도의 소양이 있어야 가능할것 같아서
보통의 사람들이 클래식함과 가깝게 지내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할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오래된 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전하는 클래식한
멋과 매력을 담은 책이라면 『왠지 클래식한 사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클래식은 어렵다거나 어느 특수한 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그리고 흥미롭게 클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조금은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이해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작곡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뮤지컬 음악을 만든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본 작품은 없어서 어떠하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여러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 이미 『친절한 음악책』이라는 도서를 집필하기도 했다니 만약 이 책을 먼저 읽고 그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면 전작을 찾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자신이 가장 잘아는 분야를 책으로 담아냈구나 싶은 이 책은 다양한 음식 이야기, 그중에서도 클래식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과 그 음악과 관련된 작곡가들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게다가 그 내용이 상당히 많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비교적 짧게짧게 끝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보다 깊은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겐 아쉬움으로 남을수도 있지만 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는 책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 자신은 클래식과 거리가 상당히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손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어서 좋다. 학창시절의 음악
시간에 많이 들어봤던 작곡가와 작품, 그 이면에 있는 이야기의 콜라보레이션이기
때문이다.
파가니니의 작품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 힘들어서 그가 악마와 계약을 해 그 작품을 작곡했다는 이야기는
한번 쯤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고 또 고상함이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에도 배틀이라는 것이 가능함을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두 학생의 피아노 연주 장면을 빌려와 이야기하기도 한다.
들으면 비극적인 선택을 한다는 이야기로 화제가 된 바 있는 <글루미 선데이>와 관련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는데 작곡가인 레조 세레스는 자신의 곡이 이런 불명예를 안았던 것에 대해 자책감으로 괴로워하기도 했다니 아직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나도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들어볼까 싶은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그렇지만 아무리 확실한 근거가 없다고는 해도 듣기에 무섭기는
하다.)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기쁨, 즐거움, 흥겨움, 열정, 평화, 위로, 몽환, 슬픔, 우울,
불안, 그리움, 고통, 고독, 분노, 공포, 감사-과 어울리는 고전 음악과 연결지어 들려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충분히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기에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한 권을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