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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책 중 가장 좋았습니다. 그의 생각, 철학, 가치관,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네가 곤란하면 나는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곤란할 때 나는 절대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다."
이런 자세가 옳다. 서로에게 그렇게 생각할 때 비로소 우정이 성립한다.
(중략)
요컨대 우정은 내가 저쪽에다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지, 저쪽에서 얻을 수 있는 뭔가가 아니다. 우정이란 상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다.
-p127
다케시씨의 우정론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저것이 진짜 우정의 모습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어쩜 내가 사랑과 우정을 받는 쪽으로만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줄 수 있는 게 진짜 사랑이고 우정이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화장실이 지저분할 때는 저희한테 말씀해주시는 게 더 좋습니다. 하지만 다케시 씨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직접 청소하는 분입니다. -요리사 구마, p134
참. 감탄케 하는 대목이다. 다케시씨는 화장실이 더러운 것만큼은 도저히 참지 못한다고 한다. 별난 습관이라 한다. 그래서 더러운 화장실은 남의 가게라도 청소해버린다. 나도 집안을 깨끗하게 해야겠다. 다케시씨를 본받자!
요리사를 만나면 요리에 대해, 운전사를 만나면 차에 대해, 스님을 만나면 그 세계에 대해, 뭐든 아는 척하지 말고 순수한 기분으로 물어보라. 자랑 따위를 하는 것보다 훨씬 화젯거리가 풍부해지고, 무엇보다 그 자리가 즐거워진다. -p143
나는 스몰토크에 약하다. 막상 저런 상황이 되면 멀 물어봐야할지 모르겠어서 힘들 때가 있다. 다케시씨의 대화법 기억해두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자. 상대방의 취미, 관심사에 대해 물어보자.
귀찮은 것을 피하기만 하면 인간은 바보가 된다. 뇌를 발달시키는 것도 바로 귀찮은 일이다. -p164
내 문제 중하나다. 귀찮은 것을 너무 피한다. 때로는 귀찮은 일을 해야할 때도, 필요할 때가 있는데도 미루거나 피하기 일쑤다. 바꿔야할 습관이다.
다케시씨가 존경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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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쓴 <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이란 책이 있다. 자서전 보고 싶다. 영화 감독의 삶이 궁금하다. 유명한 영화 <라쇼몽> 봐야겠다.
좋은 만담을 할 때는 무슨 소리를 지껄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좋은 영화를 찍을 때는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좋은 그림을 그릴 때는 침이 줄줄 흐른다. -p197
천재는 집중력이 강하다. 몰입의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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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토이치>를 봤다. 작가주의 감독인 다케시가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며 찍은 작품이라 한다. 다케시 작품 중 가장 크게 흥행한 영화라 했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재밌게 봤다. (다케시 영화 3편 밖에 보지 않았지만)
내가 어릴 때 살던 동네는 몹시 질이 나쁜 곳이어서, 야쿠자들의 싸움을 밥먹듯이 구경할 수 있었다. 배를 찔린 남자가 "악!" 하면서 웅크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죽어버리는 장면도 보았다. 그런 걸 보고 자랐으니, 영화의 폭력신이 모두 거짓말처럼 보였다.
진짜 싸움은 권투 시합과는 전혀 다른다. 대부분은 한 방 때리는 것으로 끝난다. 총을 쏠 때도 괜한 멋을 부리지 않는다. 주머니에서 꺼내 쏘고 끝이다. 내 영화에서는 그렇게 표현하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p205
어렸을 때의 경험이 감독 때 귀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도 영화를 볼 때 격투씬이나 총을 맞거나 칼에 찔린 장면을 볼 때 사실적이지 않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머 영화의 목적이 꼭 사실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어쨌든 주인공은 아무리 맞아도 아무리 오래 싸워도 지치지 않고 끄떡없습니다. 일반인들은 1분 만 격렬하게 싸워도 지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안면에 1-2대 맞으면 그걸로 싸움은 끝입니다. 총이나 칼에 맞아도 주인공은 끝까지 싸워서 이깁니다.
영화는 도제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세계라서, 코미디언인 내가 처음 영화를 찍었을 때 "다케시는 신출내기다" 라고 하는 영화 관계자가 있었다. 그런 험담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p210
다케시씨에게도 스승이 있었나 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합니다.
영화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 편의 영화에 1,000컷이 있다고 하면 그 1,000컷이 차례대로 머리에 입력되어 있다. 각 컷이 몇 초라는 것도 거의 알고 있다.
그래서 편집할 때 스크립터에게 묻지 않아도 "장면 4의 세 번째 컷을 꺼내" 하고 예사로 말할 수 있다.
머릿속에서 카메라를 돌리지 못하면 영화감독 같은 건 할 수 없다. -p211
역시 천재입니다. 감탄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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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크리스마스>는 기타노 다케시가 처음으로 배우로 연기를 한 영화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도 배우로 나오고 다케시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궁금하다. 한 번 보고 싶다.
나는 알고 있는 것도 모르는 척하고, "이런 건 어떻게 찍으면 좋지?" 하고 묻는다. 스태프들은 모두 프로여서 '모릅니다' 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럼 이렇게 찍을까요?" 하고 아이디어를 낸다. -p213
다케시는 화를 내거나 명령하지 않고 물어본다고 합니다.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자율성, 자발성을 끌어내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감독 중에는 자신의 생각대로 스태프가 움직이기를 바라는 명감독들도 많지만요. 그러면 항상 부딪히게 되는 거 같습니다. 초창기의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이 그랬다고 합니다. <죠스>를 찍는 배우나 스태프들은 스필버그를 죠스의 밥으로 던지고 싶다고 했다나요.
다케씨의 책을 보고 영화를 보니 감상에 도움이 되고 좋습니다. 배울 점도 많은 분이고 대단한 분입니다. 극우인건 아쉽지만 각자 생각과 입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케시의 팬이 되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