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재밌게 보고 에릭 와이너의 책들을 전부 찾아 봤었다. 여행을 통해서 배움을 얻는 과정이 재밌었다. 저자의 자조적 유머도 좋았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 페이퍼를 쓴다. 좋았던 구절들을 다시금 담아 본다. 



 어떤 영화감독이 해준 말이 기억난다. 그는 사람의 진정한 고향이 어딘지 알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이 있다고 했다. 


 "어디서 죽고 싶어요?"  -p454 


 통찰력이 돋보인다. 요즘 거꾸로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데 위의 예도 거꾸로 생각하기의 예가 될 수 있겠다.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자신이 죽고 싶은 곳을 고향으로 정의하는 것. 나는 어디서 죽고 싶나? 지금 살고 있는 곳 송도일까? 아니면 내가 학창시절을 보낸 순천일까? 근데 딱히 '어디' 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그래도 둘 중 고르라면 순천일 거 같다. 



 "개인적인 행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철저히 관계 속에 존재해요." -p477 


 요즘 더욱 행복하려면 관계,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노력하자.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사람이 될 순 없겠지만,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되자. 


 

 에릭 와이너의 신간이 나왔다. <프랭클린 익스프레스>이다. 안 그래도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다. 에릭 와이너는 믿고 볼 수 있다. <행복의 지도>의 주제가 행복이라면 <프랭클린 익스프레스>의 주제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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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10-09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철저히 관계 속에 존재해요.˝(477)-나 혼자서 만든 행복은 없다는 거죠? 가령 내가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것도 책의 저자가 만들어 준 행복인 거죠? 저는 이렇게 이해되네요. 에릭 와이너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로 알게 된 작가예요. 저도 신간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우리는 같은 취향인가 봐용^^

고양이라디오 2024-10-10 11:34   좋아요 0 | URL
저게 아마 스님이 하신 말씀일 겁니다. 불교 세계관에서는 모든 것이 철저하게 관계와 인과의 법칙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행복도 같은 차원에서 말씀하신 게 아닐까 합니다^^

네 저도 신간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ㅎ 페크님과 취향이 같다니 행복하네요^^ㅎ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8.5 (+0.5, 애널리 팁튼) 

 감독 조나단 레빈

 출연 니콜라스 홀트, 테레사 팔머, 존 말코비치, 애널리 팁튼

 장르 코미디, 로맨스, 좀비



 애널리 팁튼이 보고 싶어서 봤다. 요즘 <투 나잇 스탠드>란 영화를 보고 애널리 팁튼에 빠졌다. 그녀의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다. 이 영화는 주연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괜찮은 영화라 알고 있어서 선택했다. 로맨스는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보고 있었는데 애널리 팁튼이 나와서 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남주인공 R역(니콜라스 홀트)이 여주인공 줄리역을 보기 위해 집 앞에서 기다리다 창문을 통해 만나는 장면. 남주인공은 좀비라 아버지의 원수인 점 등. 알고 보니 재밌었다. 이름도 로미오의 R, 줄리엣의 줄리다. 


 니콜라스 홀트는 좋아하는 배우라 반가웠다. 연기 잘하고 좀비임에도 불구하고 잘생김이 드러났다. 여배우는 잘 모르는 배우인데 괜찮았다. 애널리 팁튼이 주연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지만 여주인공의 친구역을 잘 소화하고 캐릭터도 호감이라 아쉽지만 괜찮았다. 귀엽고 장난기 있는 역할이 참 잘어울린다. 역시 관상은 과학이다.


 좀비 장르가 참 재밌다. 이렇게 로맨스 장르로도 변형될 수 있다니. 소설 원작이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던 좀비가 사랑을 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마지막에는 다시 심장이 뛰는 사람이 되었다. 사랑에 대한 멋진 비유였다. 


 나도 좀비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똑같은 일상.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다시 심장이 뛰는 사랑을 하고 싶다. 사랑은 혼자서 할 수 없으니 어렵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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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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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욕이 많다. 한나 아렌트의 훌륭한 책이 번역으로 욕을 봐서 안타깝다. 못 읽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좋은 번역은 아니다. 뒤로 갈수록 화가 나는 번역이다. 다른 좋은 번역판으로 나와야할 책이다.


 최악까진 아니지만 나쁜 번역 중 하나로 '악의 평범성' 이란 번역이 있다. 많이 인용되는 단어다. 이 번역은 한나 아렌트의 뜻을 왜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악의 진부성' 이 더 좋은 번역이라 생각한다. 아이히만은 평범하지 않았다. 아이히만은 진부하고 천박했다. 평범이하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악의 평범성' 이라고 나도 사용하고 그 개념도 오독했었다. 악은 평범하다. 평범한 사람도 악인이 될 수 있다 등.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한나 아렌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다른 데에서는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확실히 아니다. '악의 진부성' 에 대해 유튜브나 네이버에 좋은 글들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기 바란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다. 실제로 홀로코스트가 어떻게 벌어졌는데 디테일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히만이 어떤 인물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아이히만과 같은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사유의 무능성,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 나는 아이히만을 떠올렸다. '아, 이 사람은 아이히만과 같은 위치에 있었으면 600만 명을 학살하는데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사실은 내가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과 아이히만이 놀랄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아이히만은 이럴꺼야라고 생각했던 모습들을 한나 아렌트의 글을 통해 확인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독서 모임 인원은 6명이었다. 모임 마지막 쯤에 나는 질문을 던졌다. 만약 자신이 아이히만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히만처럼 명령에 따를 것인가. 아니면 사표를 쓸 것인가. 결과는 어땠을까? 내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아이히만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답했다. 그 수는 3명이었다. 나를 포함한 2명은 사표를 쓸 것이라 했다. 


 악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우리 주위에 있을 수도 있고 우리 안에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하기를 멈출 때, 무관심할 때, 타인의 입장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때 언제나 악은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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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보다 재미있는 정사 삼국지 2 - 20만 유튜브 독자들을 소환한 독보적 역사채널 써에이스쇼의 삼국지 정사 삼국지 2
써에이스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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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가 궁금한 분들은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정사 내용을 2권으로 압축하고 많은 부분 그림이 있어 정보량은 적다. 그래도 그림이 있어서 지도도 볼 수 있고 좋다. 유튜브 <써에이스쇼>의 삼국지 콘텐츠를 책으로 엮었다. 일본 전국시대, 임진왜란 등 다른 시리즈들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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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8.3

 감독 루벤 플레셔

 출연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아비게일 브레스린, 엠마 스톤, 조이 도이치

 장르 코미디, 액션, 좀비




 <좀비랜드>의 속편이다. 속편이 더 재밌었다. 10년 만에 재작되었다. 배우들의 몸값이 많이 올랐을텐데, 이렇게 뭉치게 되다니 대단하다. 다들 10년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리틀록 역의 아비게일 브레스린은 어릴 때에 비해 많이 컸다. 살도 많이 쪘다. 


 1편 보다 더 많이 웃은 거 같다. 엠마 스톤의 얼굴 표정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어이 없고 못 마땅해하는 표정을 코믹하게 잘 짓는다. 연기 좋다.


 위치타(엠마 스톤)가 떠나자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는 잠시 매디슨(조이 도이치)를 만난다. 조이 도이치의 캐릭터도 좋고 연기도 좋았다. 요즘 SNL에서 인기있는 머리가 꽃밭이 역할이다. 중간에 매디슨이 버려져서 아쉬웠는데 다시 등장해서 좋았다. 2편이 더 재밌었던 건 위치타와 매디슨의 역할이 큰 거 같다. 


 이번 작품으로 루벤 플레셔 감독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다.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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