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대한 증거(빙하코어에서 볼 수 있는)의 요점은 우리가 식물이나 바다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크게 초과하여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함으로써 자연의 미묘한 균형을 파괴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지난 몇 년 동안에 나타났다. 온실효과를 모사하는 기후모델에 따르면 성층권(고도 10 킬로미터 이상의 상층 대기권)이 냉각되고 대류권(고도 10 킬로미터 미만의 하층 대기권)은 온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우주 탐사선이 측정한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결국 우리는 다른 모든 용의자(앞에서 언급된)를 배제할 수 있다. 태양열은 1940년 이래로 증가가 아니라 감소해왔으며, 우주선, 메탄, 화산가스, 기타 그 어떤 잠재적 원인의 증가도 없었다. 문제를 직시하라. 인간이 문제다.

마지막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쟁이 과학적이라기보다 순전히 정치적인 논쟁임을 말해주는 강력한 증거로 창조론자들과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회원 명부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진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2006년과 2007년에 33개국의 3만3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국민의 90%가 기후 변화를 심각한 문제로 간주하고 있었으며,37 80%는 인간이 기후 변화의 원인임을 인식하고 있었다.38 창조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과학적 진실을 수용함에 있어서 세계의 다수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공기 부피의 약 99%를 차지하는 질소와 산소는 기본적으로 적외선 복사를 투과시킨다. 그러나 온실가스는 적외선 복사를 흡수한 후 여러 방향으로 방출한다. 온실가스가 없었다면 적외선 복사는 지표면으로 재흡수 되지 않고 모두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이들 쟁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보면 이들이 과학적 증거를 거부하는 듯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대중은 과학 연구를 존중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사 대상의 84퍼센트는 과학이 인간사회에 유익한 지식을 제공했다고 믿는다.

지구 온난화는 결국 공공보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모기 같은 감염원의 지리적 분포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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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봉쇄는 영국 무역을 겨냥한 광범위한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조치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륙 체제는 유럽을 위한 새로운 정치적·제도적·경제적 조직에 대한 나폴레옹의 관념을 반영했다. 물론 나폴레옹이 생각하는 새로운 유럽 조직에서 프랑스는 최상의 경제적 우위를 누릴 것이었다. 이 두 가지 개념은 동일한 게 아니었다. 대륙 봉쇄는 해상 경쟁자를 약화시키고자 육상 강국이 실행하는 경제 정책이었다. 나폴레옹의 칙령은 해상에서 영국의 우위와 영국 항구를 상대로 고전적인 봉쇄조치를 시행할 수 없는 프랑스 해군의 능력 부족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반면에 대륙 체제는 개념적으로 볼 때 유럽에서 새로운 정치적·경제적 실체를 창출하는 것이었고 대륙에 훨씬 더 큰 구조조정을 수반했다.

비록 나폴레옹 제국은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나게 되지만 나폴레옹은 언제나 대륙에 대한 정치적 비전을 품고 있었다. "나는 하나의 유럽 체제, 유럽 법전, 유럽 사법부를 창설하고 싶었다. 유럽에는 오로지 하나의 국민만이 있을 것이었다"라고 그는 나중에 유배 생활 중에 주장했다. 하지만 훗날 여러 세대의 작가와 저자들에 의해 대중화된 이 ‘유럽 합중국’이라는 비전은 유럽연합의 초기 판본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회원국들 간의 평등이나 자유무역과 [상품과 사람의] 제한 없는 이동이라는 요건을 갖춘 경제 연합의 창설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이해관계를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시하고─"프랑스를 최우선으로"라고 그가 지적했듯이─상품의 이동을 제한하는 옛 관세를 부활시킴으로써 프랑스의 상업을 보호할 계층화된 경제체제를 구상했다.

나폴레옹의 실패 원인은 이 체제를 충분히 긴 기간 동안 철저하게 유지하지 못한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여러 요인들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첫째, 에스파냐에서 나폴레옹의 패착과 더 중요하게도 러시아에서의 패착은 이 체제에 결정타를 가했다. 둘째, 영국의 국가적·경제적 안보는 봉쇄에 대처해 스스로를 조정한 영국 재정 시스템의 유연성 덕분에 진정으로 위협받은 적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해군은 영국의 제해권을 위협하거나 유럽 대륙에서 영국 상품을 배제할 수 있는 봉쇄를 실효적으로 강제할 만큼 강하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대륙 봉쇄 체제가 실패한 원인은 그 내부적 모순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사실 영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대단히 높고 프랑스는 한마디로 영국을 대체할 능력이 없으니 영국 상품이 유럽 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란 불가능했다. 더욱이 나폴레옹의 정책들은 그 정책들을 견디도록 강요받은 이들로부터 자연히 커다란 불만과 분노를 자아냈다. 전에는 번영을 누렸던 많은 지역들의 경제, 특히 네덜란드와 한자 도시들의 대형 상업 중심지들은 봉쇄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다

더욱이 틸지트 조약 체결 이후로 15개월 동안 유럽 지정학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난 터였다. 사실 틸지트의 초창기 희열은 증발해버렸고 양측에는 이제 차가운 현실주의가 들어섰다. 러시아는 분명히 나폴레옹과의 동맹의 장단점을 따지고 있었고, 나폴레옹은 나폴레옹대로 영국과의 대결에서 여전히 프랑스의 중요한 맹방인 오스만 제국과 관련해 러시아에 양보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1808~1809년의 사건들은 에스파냐에서 벌어진 전쟁의 경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나폴레옹의 전역 이후에 프랑스는 에스파냐 중부와 북부 대부분을 다시 장악했지만 많은 지역들에서 계속해서 힘겨운 싸움에 직면했다. 카탈루냐와 안달루시아, 에스트레마두라 일부 지역들은 프랑스군에 강력히 저항했고 도시들의 용감한 방어는 에스파냐 저항 세력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을 뿐이었다.

이것은 소름 끼치도록 비인간적인 열성과 총체성을 띤 전쟁, 〈전쟁의 참상Los desastres de la guerra〉이란 제목의 고야의 잊을 수 없는 연작 판화에서 그토록 생생하게 묘사된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이 극복할 수 없는 난관들을 제기했다. 프랑스는 개혁, 점령, 협력, 억압을 조합한 전통적인 수법에 의존했고 다른 지역에서는 이 수법이 통했다. 하지만 에스파냐에서 그들은 "프랑스가 에스파냐를 피 흘리게 할 수 있는 것보다 프랑스를 더 피 흘리게 하면서" 전쟁의 끔찍한 희생을 치를 각오가 된 상대와 맞닥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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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계급을 세분화하고 이들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반(反)자본주의적 운동을 잠재워왔다. 가령 "철도 파업에 수험생들 ‘발 동동’"(최지인 「제대로 살고 있음」)이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듯, 철도 파업이 무엇에 저항하는지는 가린 채 그것이 노동자들과 무관해 보이는 이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에 집중하게 하는 방식이다. "마르크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균일한 존재 조건을 공유"하게 되며 "자본주의의 계급 구조가 점차 단순"해질 것이라 예상했고, 따라서 노동계급은 자본주의에 맞설 응집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러한 예측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비록 자기 노동력을 판매하는 임금소득자로서 노동계급이 폭넓게 정의되고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노동자들의 경험은 대단히 파편적이기 때문에 공통된 계급 정체성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는 ‘계급투쟁’을 보다 넓은 의미로 재정의하여 자본주의와 맞서기 위해 필요한 세력을 연합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간주하자고 주장한다. 계급운동이 특수한 노동자집단의 경제적 이익만을 대변하는 개별적인 투쟁으로 치부될 때, 자본주의에 맞서는 일에 다수가 동참하기는 어려워진다.

고봉준 역시 "지금 한국시의 주력으로 평가되는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분노’의 감정이 표면에 드러나는 장면을 찾기" 어려워진 사정이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진 주체화 방식, 즉 주체성의 위축에서 기인한다고 해석한다.

마크 피셔(Mark Fisher)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로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든다. 이는 자본주의가 "문화의 생산뿐 아니라 노동과 교육의 규제도 조건 지으며, 나아가 사고와 행동을 제약하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까지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자본주의는 선택 가능한 체제 중 하나가 아니라 대안 없는 유일무이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자본주의가 이데올로기로 인식조차 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자본주의를 향해 부정적 정서를 표출하는 작업은 어떤 감응도 창출해내기 어렵다. 게다가 자본주의가 초래한 극심한 불평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일은 도리어 그것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질서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자본주의를 향한 직설적인 비판이 오히려 자본주의는 공고하며, 혁명은 무모하고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강화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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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지구, 역사를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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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습격- 인류의 터전을 침식하는 해수면 상승의 역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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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인류의 문화와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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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명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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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인지 능력을 갖춘 지혜로운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다. 유창한 언어 능력, 미리 예상하고 추론하는 성향, 복잡한 감정 반응은 그 밖의 생명체와는 확연히 다르다.(p16)... 독특한 인지 능력을 갖춘 호모 사피엔스가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면서부터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우월한 사냥 능력과 더 정교해진 새로운 무기도 있었지만, 사냥감과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것은 무엇보다도 이성적인 사고였다... 관계는 실체가 없으며, 몸짓이나 말, 눈썹과 손끝의 작은 움직임이나 어루만짐으로 드러나는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이 결합된 것이다. 관계는 화려한 건물이나 걸작 예술품보다도 역사적으로는 더 중요한 본질이다. 이런 관계는 과거가 흐릿하게 투영되는 탁한 거울을 통해, 기록과 예술적 표현을 통해, 동물의 뼈와 인공물을 통해 포착된다. 바로 이 점이 고고학의 가장 큰 한계다. 고고학은 주로 인간의 행동이 남긴 물건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_ 브라이언 페이건, <위대한 공존> , p18/678


 브라이언 페이건(Brian M. Fagan, 1936 ~ )의 <위대한 공존 The Intimate Bond: How Animals Shaped Human History>은 인류와 그리고 인류와 함께 한 여덟 동물 - 개, 염소, 양, 돼지, 소, 당나귀, 말, 낙타 - 의 관계를 다룬다. 저자는 본문을 통해 수렵시대 사냥감을 나누던 관계에서, 문명화 과정의 동반자로, 사업의 파트너로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류와 동물들의 관계를 쉽고도 재밌게 서술한다.


 농경과 동물의 가축화는 혁명적인 발명품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특히 도시와 문명의 등장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소는 곧 고기와 뿔과 가죽의 공급원 이상의 존재였다. 살아 있는 재산이었고, 귀한 선물이자 축제의 중요한 요소였다... 기원전 2500년이 되자, 동물은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었다. 서서히 세계화가 진행되던 세상에서 짐 운반 동물의 혁명이었을 수도 있다. 동물과 인간 사이의 친밀한 관계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개체 사이의 관계다.... 말과 기수가 하나가 되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말은 명성과 왕권의 상징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_ 브라이언 페이건, <위대한 공존> , p24/678


 이와 관련해서 <최초의 가축, 그러나 개는 늑대다 The First Domestication: How Wolves and Humans Coevolved> 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류와 늑대의 협력을 다룬다. 서로에게 득을 가져온 이들의 관계는 오늘날 반려견이 인간과 맺는 관계와는 분명 달랐음을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협력적인 먹이 찾기를 한다는 것은 두 종이 서로의 생태학적 적소(ecological niche : 한 생명체가 생태계 안에서 차지한 위치)에서 중요한 측면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생물체 집단이 수천 세대에 걸쳐 지속되는 생태학적 유산을 구축할 때, 이 집단은 뒤따르는 세대에 작용하는 선택압을 수정한다. 이렇게 수정된 선택압은 영향력이 큰 특징 쪽으로 작용하며 그 특징이 미래 세대로 퍼져나가도록 한다. 적소구축(niche construction : 생명체가 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형해 자신에게 유리한 생태환경을 구축하는 것) 과정에서 생태학적 유산이 영원히 전해지는 진화적인 결과가 나타날 때, 이를 생태학적 유전(ecological inheritance)라 할 수 있다. _ 레이먼드 피에로티 외, <최초의 가축, 그러나 개는 늑대다> , p98 


 데이비드 W. 앤서니 (David W. Anthony)의 <말, 바퀴, 언어 The Horse, the Wheel, and Language: How Bronze-Age Riders from the Eurasian>는 언어와 말(소)등 가축과 청동기 문화를 연결한다. 언어와 가축의 확산의 관계를 찾아가는 내용 역시 다른 관점에서 동물들을 바라보게 한다. 에밀 뱅베니스트 (Emile Benveniste, 1902 ~ 1976)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인도/유럽 문화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유럽사회의 제도·문화 어휘 연구 Le Vocabulaire des Institutions indo-europeennes>도 함께 읽으면 좋을 듯 싶다.


 새로운 가축 경제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회는 이를 받아들인 사회와 갈수록 달라졌다. 북부 살림 지대 사람들은 우랄 산맥 동쪽 초원에 살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채집민으로 남았다.  그 지속성과 선명성을 감안하면 이런 변경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것으로 보인다. 선 인도/유럽 공통조어족은 동석기 초기 서부의 초원에서 새로운 경제 형태, 즉 목축과 함께 확산했을 것이다. 자매 언어 간 연결(sister-to-sister linguistic linkage)이 가축 사육 경제와 여기에 동반한 신념의 확산을 촉진했을 것이다. 흑해-카스피 해 지역의 초기 동석기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식단과 장례 상징 두 측면에서 말의 중요성이다. 말고기는 육류 식단의 주요 부분을 차지했다. 바르폴로미예프카와 스예제에서는 뼈 판에 말을 조각했다. _데이비드 W. 앤서니, <말, 바퀴, 언어> , p283 


 그러나, 인류와 공진화를 통해 함께 문명을 만든 이들과의 관계는 산업화(industrialization)과정을 통해 새롭게 바뀌게 된다. 인간의 노동(labour)만이 자본(capital)에 의해 대체된 것이 아니다. 산업화를 통해 말이 재갈로부터 풀려나고, 소가  코뚜레로부터 벗어나게 되지만 이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해방이 되지는 못했다. 전자는 경마 등 스포츠 산업의 상품으로, 후자는 식품으로 파트너에서 사물화되기에 이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피터 싱어 (Peter Singer, 1946 ~ )의 <동물 해방 Animal Liberation>, <죽음의 밥상 The Ethics of What We Eat> 등이 함께 읽을 만한 책이라 여겨진다. 


 중세의 농민은 가축과 한 지붕 아래에 살면서 각각의 동물을 다 아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과 동물의 관계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였다. 말하자면,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었고 수천 년 동안 역사의 흐름을 결정했다. 그러나 도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마침내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인간과 동물 사이의 친밀한 유대 관계는 극단적으로 양분되었다. 어떤 동물은 존중받으며 소유자의 자부심이 되었고, 어떤 동물은 상품으로 취급받았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가축 사육장과 실험실까지 확장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현재 인간은 대부분의 동물을 종처럼 부리거나 먹거나 착취하고 있다. 도덕적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 과정을 계속해야 할까? 아니면 변화를 모색해야 할까? _ 브라이언 페이건, <위대한 공존> , p28/678


 개인적으로 <위대한 공존>은 도시 문명과 관련하여 고고학 권위자인 브라이언 페이건의 이름만으로 펼쳤던 책이라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청소년에게는 물론 재레드 다이아몬드 (Jared Diamond, 1937 ~ )의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마빈 해리스 (Marvin Harris, 1927 ~ 2001)의 문화인류학 3부작을 읽기 전 참고한다면 보다 깊이 있는 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페이건의 인류사와 관련해서 <인류의 마지막 항해>, <피싱>,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는 별도의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며 간략한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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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08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호랑이님 서재를 두 번 방문하네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

겨울호랑이 2022-07-08 23:25   좋아요 2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얄라알라 2022-07-08 18: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축하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22-07-08 23:25   좋아요 2 | URL
얄라얄라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

그레이스 2022-07-08 1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축하드려요

겨울호랑이 2022-07-08 23:26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