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디외 & 기든스 : 세계화의 두 얼굴 지식인마을 12
하상복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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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부르디외가 사회 구조의 힘에 상대적인 무게를 두었다면, 그와는 반대로 기든스는 인간 행위의 능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면에서 차이를 드러 내고 있다. _ 하상복,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 p123

오랫만에 지식인 마을 시리즈 리뷰를 정리한다.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는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30 ~ 2002)와 기든스(Anthony Giddens, 1938 ~ )의 사상의 대강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화(世界化 Globalization) 문제를 조명한다. 다만, 책이 씌여진 2000년대 초반과 코로나19 팬더믹을 거친 후 '세계화' 문제는 위상이 많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오히려 '탈(脫)세계화'가 이슈가 되는 상황에 어떻게 보면 책의 주제가 다소 낡은 듯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부르디외와 기든스라는 현대 사회학의 두 석학의 개념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둔다면 독서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르디외가 사용하는 아비투스(Habitus)란 개념은 원리적으로 보아, 일정한 방향을 갖는 마음과, 일정한 방향으로 행동하는 몸을 통합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사회 분석의 개념으로 사용되는 부르디외의 아비투스는 위와는 매우 다른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_ 하상복,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 p95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에서 저자는 부르디외의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사회로부터 반복적으로 주입되어 체화(體化)된 아비투스는 현 지배층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학교 교육을 통해 주입되고 매스 미디어에 의해 수호되는 아비투스는 부르디외 논리의 시작점 '불평등은 어디에서 오는가?'의 알파에 해당하게 된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부르디외는 세계화에 부정적이다. 세계화로 연결된 세계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을 구성하고 연결된 세계적인 네트워크는 세계적인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질 뿐이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21세기 자본>의 토마 피게티(Thomas Piketty)의 논거와도 연결지을 수 있겠지만, 이에 대한 여러 페이퍼와 리뷰가 있으니 여기서는 넘기도록 하자.

아비투스는 에토스(ethos : 한 방향으로 지향된 습관)와 헥시스(hexis : 신체 훈련을 통해 체화된 행위 능력)가 하나로 결합된 것이라는 논리는 이 상황에도 부합하는 듯하다(p99)... 개인의 취향이란 글자 그대로 전혀 사회적이지 않은 사적인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아비투스는 특정한 개인의 몸속에 체화된 것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동시에 그 개인이 놓여 있는 사회적 위상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인 것이기도 하다(p101)... 지배를 위한 다른 수단들의 경우, 물리적이건 심리적이건, 지배자의 '일방적인' 의지가 발현된 것이라면 아비투스는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공모(共謨) 관계를 통한 지배 질서의 재생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 _ 하상복,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 p104

부르디외는 불평등한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해 기능하는 상징폭력을 보고 있다. 상징폭력은 "집단적 기대들과 사회적으로 주입된 믿음들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복종이라고 지각조차 되지 않는 복종들을 강요하는" 폭력을 의미한다. 물리적 폭력과 이데올로기적 폭력이 피지배자로 하여금 자신들의 지배를 알고 느끼게 하지만 상징폭력은 지배에 대한 지각 없이 행사되는 것으로서 '오인된' 폭력이다. _ 하상복,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 p112

부르디외의 아비투스가 사회적인 것으로부터의 압력이라면, 기든스는 인간의 내부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행위가 우연성의 결과물이라면, 사안이 갖는 문제점도 그 안의 장점과 단점의 조절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해지며 이로부터 기든스는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표명한다.

모든 것을 걷어낸다면 결과적으로, 미국적인 세계화에 부정적인 프랑스인 부르디외와 영미권의 세계화에 긍정적인 영국인 기든스가 남겠지만 그보다는 이들의 관점 차이를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에서 찾고 정리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Cogito ergo sum'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절대명제에 초점을 두는가,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인 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두는가에 따라, 필연에 따른 비관적인 부르디외와 우연에 따른 낙관적인 기든스가 갈리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들의 이론은 상세하고 이렇게 거칠게 정리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지만, 너무 틀리지 않은 출발점 정도로 생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든스는 <사회학 방법의 새로운 규칙 New Rules of Sociological Method>(1976)와 <사회구성론 The Constitution of Society>(1984)으로 결실을 맺는데 이 저술들에서 기든스는 '구조화 이론 (theory of structuration)'으로 명명되는 자신의 사회학을 정립한다. 이 이론을 통해 기든스는 오랜 역사를 가진 사회학의 문제, 즉 '인간 행위와 사회 구조' 간의 대립적 관계를 해결하고자 했다. _ 하상복,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 p123

기든스는 <사회구성론>을 통해 인간 행위의 최종적 결과물이란 인간의 의도적 행위와 의도되지 않은 우연성의 복합물이라는 독특한 논리를 전개했는데 이 논리가 갖는 함의는 무엇일까? 첫째는 구조주의 대 실존주의, 객관주의 대 주관주의라는 사회학의 오랜 대립 구도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이고, 둘때는 근대성의 전 지구화가 초래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사유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약간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기든스가 생각하는 행위는 구조와 행위가 하나로 통합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_ 하상복, <세계화의 두 얼굴 : 부르디외 & 기든스>,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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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시스템이 무너지고 실업자가급격히 증가했으며, 새 체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결혼·출산을연기했다. 통일 초기에 동독 지역 내 출산 및 육아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점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서독 지역 수준으로 출산율이 회복되는 데 18년가량 걸렸다. 옛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거의 모든 동유럽 국가에서 유례없는 합계출산율 하락을 경험했다. 이는 20세기 마지막에 나타난 가장 놀랄만한 인구학적 현상으로 꼽힌다. ‘출산율 쇼크‘라는 말이 나왔다. 0.7명대 출산율은 이처럼 현대사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수치다. 거대한체제 변화가 있을 때 등장했던 수치다. 한국은 어떤 내적 격변을 거쳤기에, 이런 수치에 도달하게 되었을까. - P3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 2월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숫자 하나에 온 세상이 놀랐다. 가임기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숫자가 0.78명이라는 얘기다. 외국인 유입없이 인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을 넘어야 한다. OECD 가입 국가 중합계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진 나라는한국이 유일하다.  - P11

고도성장기 한국 사회는 결혼과 출산, 육아 전 과정에서 여성의 희생을 전제하는 경향이 강했다. 아이나 노약자, 아픈사람을 돌보는 노동은 가정이 수행했고, 각 가정에서 이 같은 돌봄 노동의 주체는보통 여성이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여성 개인은 더 이상 ‘손해‘를 감수하지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20대 여성 응답자일수록 개인의 희생에 대해 비관적이다, - P12

 페미니즘에 대한 ‘긍정‘ ‘부정‘ 의견은 크게 성별로 나뉜다. 페미니즘에 긍정적인 여성은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남성을 원하지 않고, 페미니즘에부정적인 남성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에긍정적인 여성을 원하지 않는다. 20대일수록, 이러한 경향성은 강화되고 있다. - P14

이 ‘결혼 의향 없는 미혼‘ 응답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불안감은 시간과 돈이다. 이들 252명 중 69%는 시간 활용에, 50.1%는돈 활용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결혼을 할 경우 나를 위한 시간이나 돈을 사용하지못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통상 결혼은 개인의 시간과 돈을 배우자와 함께 관리하고 공유하는 일이다. 이들의 응답에서는결혼으로 획득할 수 있는 유무형의 이익보다 개인이 포기해야 하는 물질적이고시간적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이는 유독 ‘결혼 의향 없는 미혼‘ 군집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 P16

이제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많은 청년들이 ‘연애-결혼-출산‘이라는 생애 모델을 거부하고 있을까? 과중된불안감, 결여된 자신감, 리스크 회피 성향, 남녀 간 젠더 인식 격차,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 경쟁에 대한 피로감따위가 지금 청년의 삶을 복합적으로 옭아매고 있기 태문이다. - P19

응답자 대다수는 각 정책이 모두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노동 관련 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74.2%로 가장 많았다. 노동관련 정책은 특히 20대 여성 (86.9%), 30대 여성(80.5%)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이들 여성 응답자들은 결혼과 출산으로인해 사회적 성취를 이루지 못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 P20

그러나 간호법 제정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양 단체의 주장은 모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간호법이 제정되더라도 간호 영역에서 유의미한 개선도, 개악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간호법이 담고 있는 내용에 새로운 조항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총 31개 조문으로 이뤄진 제정안에서 새로 추가된 내용은 7개 조문 정도다. 나머지는 대부분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흩어져있던 조항을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 P37

정부는 마치 모든 청소년이 수능을 치고 대학에 진학하는것처럼 여긴다. 교육이 점점 대물림 수단으로 변질되어가는 세계에서, 열악한 노동의 세계로 진입하는 청소년을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 사건이 터지면 교육과 노동 사이 어디쯤에 문제를 두고 서로 책임을 미루며 흐린 눈을 한다. 열악한 특성화고 교육의 책임 주체는 교육부인가? 고용노동부인가? 그도 아니면 청소년 복지를 맡은 여가부인가? 고 이민호, 고 홍정운…. 이후 이어진 학생들의 죽음을 두고도 우리는 어떤 부처의 장관도 책임자로 지목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이 복잡한 내용에 접근할 능력이 없다. - P39

문제는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세계적흐름을 우리가 너무 못 따라가고 있다는점이다. 한국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규정‘에 따라 아예 가스공급이 ‘의무‘다. 히트펌프 도입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나 보일러 업체의 반발 탓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그래도 좀 심각하다. 유럽에 히트펌프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의 관계자는 "왜 논의가 안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P41

백골부대원들이 지금도 기념하는 ‘3.7 완전작전‘ 50주년을 맞아 사뭇궁금해진다. 과연 오늘날 윤석열 정부는이 임무를 얼마나 무겁게 생각하고있을까. 도발에 대한 "확실한 응징"과 "선제공격 불사"를 외치는 모습은 과연바람직한가. 시대와 맥락이 달라진21세기의 정부가 50년 전 박정인 준장과 같은 결기만 다지며 초전박살, 멸공통일만 되뇌는 것은 과연 정상적인 상황일까. 안그래도 금싸라기같이 귀한 이 땅의 젊은이들이 과거 냉전 시대처럼 허무하게 쓰러져가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정부는 단호하기 전에, 현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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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빠르게 향상된 아프간 아이들을 보며, 정착 지원에 공력을 들일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현대중공업부터 교육청, 구청, 경찰서, 다문화센터까지 긴밀한 협조 체계가 만들어졌다. 기관 간의 ‘행정 칸막이‘가 사라진 건 이례적이었다. 지역사회 우려가 큰 만큼, 공적 에너지가 단기간 압축적으로 모였다. "정부가 폭탄을 울산 동구에 휙 떨어트렸는데 모든 주체가 달려들어서 폭탄을 나누어 받아낸 것 같다." 이정숙 다문화센터장은 동료들과 이런 농담을 했다. 곧 다가올 미래를 울산은 좀더 빨리 경험한 셈이다. - P15

가장 큰 문제는 언어였다. 일단 말이 통해야 친구도 사귀고 정착도 앞당길 수있었다. 노옥희 교육감은 아이들의 한국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아프간 자녀들이 배정된 유·초·중·고 17개 학교마다 ‘특별반‘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서부초에는 세 개 반이 생겼다. 별도의 한국어교사가 고용돼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직접 가르쳤다. 교육청의 의지가 없었다면불가능했을 일이다. - P17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는 고정금리대출 금리가변동금리대출 금리보다 먼저 상승하므로, 그 시기에 대출을 받는 고객 대부분이 당장의 이자 부담이 작은 변동금리대출을 더 많이 선택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실제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는(초기에는 고정금리대출 금리가 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변동금리대출의 금리가 오르면서)잔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되는경향이 있다. 바꿔 말하면 금리 상승기에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된다는 뜻이다. - P27

같은 소득대체율의 연금급여를 받기위해 이전 세대는 9%만 내던 보험료를2055년 이후 갑자기 29.8%로 세배 이상 올린다면, 그 시점의 ‘일하는 세대 (미래세대)‘ 역시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5년마다 미래 재정 상태를 살피는데, 5년 전인 2018년 예측 때보다 인구구조가 더 나빠졌다(따라서 미래세대가 2060년에 내야 할 보험료율도 26.8%에서 29.8%로 더 높아졌다). 물론 앞으로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면가입자들의 소득이 높아지므로, 국민연금공단은 같은 보험료율로도 더 많은 연금기금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도성장기가 다시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보험료를 올려 연금기금의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밖에 없다. 연금 개혁이 논의되는 이유다. - P29

챗지피티 등장 이후 이러한 표절 사례는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챗지피티 같은 작문 AI를 활용해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은 ‘표절과는 다르다‘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문장을 AI로 생성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기술을 동원해 문장의 유사성이라는 표절 기준을 피한다 해도, 결국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역시 ‘온라인에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역시 챗지피티에 대해 "첨단기술 표절 시스템(high-tech plagiarism system)"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AI가 ‘학습할 재료‘ 역시 상당 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다. 노아AI 표절 사건은 이처럼 그동안 ‘광고 수익화‘를 기반으로 유지되던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남기고 있다. - P39

통계와 데이터를 모두 같은 ‘위치‘에서 해석해 보도하면 그 통계와 데이터가 놓치는 부분이 보이지 않게 된다. 저널리즘 교과서를 보면,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공동체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통계와 데이터가 보여주는 부분과 더불어 그 통계와데이터가 보여주지 않는 측면도 살펴야 한다. ‘서는 곳‘을 의도적으로 달리하면 보이는 부분이다. 해석하기에 앞서 대상의 크기와 방법론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는 그러한 보도를 읽는사람도 마찬가지다. - P44

그런데 언젠가부터 학교도서관정책이 ‘사서교사‘와 ‘사서‘를 구분 짓기 시작했다. 교원 신분이 아닌 교육공무직 사서들은 법적으로 수업권이 없다. 그러므로 이들은 학생들에게 독서 ‘지도‘를 하고 다른 교과목 교사들의 도서관 활용 수업을 ‘보조‘만 할 뿐 독서 ‘교육‘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여러 방면에서 전달되었다. 교사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고 도서관에서 ‘대출·반납·장서 점검·행정 업무‘ 정도만 하라는 것이다. 교육청 연수기회에도 차등이 생기고, 방학 중 근무도 제한되었다.  - P49

미국은 전쟁의 장기화를 막고, 러시아의 조기 종전을 압박하기 위해 유럽 우방들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제재를 단행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속전속결을 기대한 푸틴의 예상과 달리 전쟁이 길어지자 러시아 군의 피해도 막심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러시아 군사상자가 약 20만명에 달해 우크라이나군 사상자의 두 배에 이른다. 전차만 해도 최소 1000대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푸틴은 2월21일 우크라이나 전쟁 후 행한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맹비난하고,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 P51

그와 별개로 이수만 없는 SM의 미래는 어떠할까. 미묘 평론가는 SM이곧 이수만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상대적으로 덜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와 어떤 비전을 가진 사람의 조합에의해서 SM이 굴러갔고 그것이 케이팝산업을 선도하고 바꾸는 결과를 낳았다. 그 시대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비전들을 내놓았는데 앞으로도 누구의 독재 없이 그런 행보가 가능할 것인가하는 질문이 남는다." 기대감도 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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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은 총37차례 등장한다. 김 여사의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동원된 여러 계좌 중 하나였다. 다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김건희 여사 계좌를 특정해, 선수들과 이들에게 주가조작을 의뢰한 권오수 전 회장의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주가조작 선수들이 김 여사 계좌를 주가조작에 사용한 과정과 방식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범행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의혹에 머물러 있던 김 여사 명의 계좌의 연루가 법원 판단에 따라 사실로 확인됐다. - P13

김건희 사 명의 계좌,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명의 계좌는 김씨 주도 주가조작에도 사용됐다. 판결문을 보면, 이씨주도의 주가조작과 김씨 주도의 주가조작 모두에 사용된 계좌는 김 여사와 최씨명의 계좌가 유일했다. 여러 투자자들이 김씨에게 계좌를 맡긴 과정과 배경이 판결문에 나오지만, 김 여사와 최씨 명의 계좌가 이씨에서 김씨로 넘어간 구체적인 경위는 없다.  - P15

중국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 뒤에는 정부가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0년유엔 총회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래 중국은 기후위기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중국의 전략은 이른바 ‘쌍탄소 정책이다. 2030년에 탄소배출 피크를 찍고206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P26

눈여겨볼 점은 태양광과 풍력산업의 발전 ‘속도‘다. 중국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보급과 투자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샤먼대학 등이 발표한 ‘중국 탄소중립 개발능력지수‘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중국의 태양광·풍력 사업 투자액은 각각 410억 달러, 580억 달러였다. 전년 대비1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액의 40%가 넘는 금액이다. 풍력과 태양광이, 화력은 몰라도 수력발전을 능가하는 발전원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 P26

이제 미국 이야기를 해보자. 미국의 기후위기 대응은 어찌 보면 단순 명쾌하다. 대놓고 경제다. 기후위기는 명분이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국 산업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다. 유럽이 탄소국경세를 통해 타국에 관세를 물리는 대신 자국 기업에 무상으로 나눠주던 탄소배출권을 유상으로 바꾸면서 ‘고육책‘을 쓴 것과는대조된다. - P28

연준은 임금 상승을 인플레의 주된 요인으로 보는데, 서비스업체는 특성상 비용 가운데서 임금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1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미국 노동시장은 매우 ‘타이트(tight: 노동 공급이 수요보다 작아 임금이 오르는 상황)‘한 상태로, 실업률이 1969년 이후 최저다. 서비스 인플레를 잡으려면, 실업률 상승으로 임금수준이 내려갈 때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 - P30

 연준과 달리 크루그먼은 대량실업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것이다. 왜 그런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미국의 임금상승률이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우려(임금 상승→인플레 격화)와 반대로 이미 임금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면, 일부러 금리를 올려 실업률을 높일 필요 역시 없다.  - P31

다만 정 교수는 지하철 무임승차와노인 연령 문제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말했다.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해 이용량이 많아지면 덩달아서 신체 활동도 늘어난다. 노쇠를 지연시키고 노인 돌봄 요구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보건의학적으로도 비용보다 장점이 클 거라고 본다."  - P33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인 그녀가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1심에서 재판부가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을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응우옌티탄의 부모와 언니, 남동생 등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오빠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했다. 판결은 민간인 학살이 특정 군인 개인의 일탈이나 게릴라전 대응 차원에서이뤄진 게 아니라 한국군의 작전 수행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P38

공익소송으로 일어나는 수혜는 여럿이 누린다. 패소에 따른 부담만 원고들에게 떠넘긴다면 과연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공익소송에서 ‘편면적 패소자 부담주의 (one-way fee shifting)‘를 취한다. 원고가 승소하면 소송비용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지만 패소하면 상대방 소송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영국의 ‘보호적 비용 명령제도(Protective Cost Order)‘도 공익소송의 예외를 인정한다. - P41

여성의 경우는 외국의 결과와 유사했지만, 남성은 실직으로 적어도 향후 5년간은 오히려 더 건강해졌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해답은 우리나라제조업 남성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회식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환경조사에 의하면 제조업 남성은 같은 제조업 여성에 비해서도 훨씬 더 큰 산업 위험에 시달리고있습니다. - P45

다양성은 구글의DNA다." 구글의 상징이자 무기였던 ‘다양성‘은 해고 사태를 맞아 다른 의미를 띠게 됐다. 인터뷰에서 국적을 묻지 않던 이 회사는 각국의 노동법을 한 줄 한줄 들여다보고 있다. 출신지를 떠나 ‘구글 제국‘에 합류했다고 믿었던 직원들은 거주비자를 확인하는 중이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를 커버한다고 자부하던 구글은 자사 직원을 커버하는 데 실패했다. - P50

"우리는 막대기로 곰의 눈을찔렀습니다. 막대기를 들고 곰의 눈을찌른다면 그 곰은 아마도 당신이 하는 일에 웃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곰은 아마 반격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그곰은 우크라이나를 발기 발기 찢어버릴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시작한 곳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러시아인들이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나는 그 사실을 가볍게 여기고 싶지 않지만 문제는 러시아인들이 왜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입니다. 대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문제의 원인은 바로 미국입니다." - P67

이해영에 따르면, 루소포비아에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해줄 군사적·경제적핵심 이익이 걸려 있다. "미국이 원한 것은 처음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산과 지속이었다. 리버럴과 네오콘의연정인 바이든 정권은 전쟁을 원한다. 바이든의 결재 없이 젤렌스키가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이 전쟁은 미국 자신에게 유리하다. 무기를 팔고, 러시아의 가스 대신 미국의 가스를 팔고, 농산물도 팔고, 게다가 영국과 독일·프랑스를 비롯한 미국의 ‘위성국‘들을 제대로 줄 세울 수 있기때문이다. 게다가 미군은 단 한 명도 죽을 일이 없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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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24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정부의 선택적 정의
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
다.

세계 각국에서는 기후 위기
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전력투구하
고 있는데, 여전히 원전이
가장 안전한 에너지라는 기
상천외한 논리가 횡행하는
이상한 나라가 어디에 있다
고 하더군요.

향후 RE100에 어떻게 대응
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 2023-02-24 21:49   좋아요 0 | URL
장기 비전없는 지도자가 심지어 저돌적이며 자기 확신에 차 있으니 답이 안 나오는 듯 합니다. 능력없는 자가 분수에 넘치는 자리에 있으니 여러모로 심란해지는 요즘입니다...
 

러시아가 임박한 대공세에 실패해 수세에 몰릴 경우, 푸틴은 지난해 9월21일언급했던 ‘핵 옵션‘을 다시 끄집어낼 가능성이 있다. 지금 실효 통치 중인 크림반도까지 잃게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젤렌스키는 ‘3단계‘ 반격 이후 공공연하게 ‘크림 수복‘을 언급하고 있다). 푸틴이 전술핵을 단지 협박과 협상력 높이기의 수단으로만 사용한다고 해도 이런 행위가 향후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 P15

전재성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의 성공은 "중국의 전략, 특히타이완 문제에 큰 함의를 가질 것이다".
러시아가 하는데 중국이라고 못할 이유가 있는가. 만약 타이완이 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된다면 한반도의 두 국가 역시그 소용돌이에 휩쓸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러-우전쟁은 남의 일이 아니다. - P15

당초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목표는무엇이었다고 보나.
최대 목표는 전역을 장악한 뒤 괴뢰정권을 세우거나 러시아 연방으로 편입시키는 것이었을 터이다. 이를 달성하기어렵다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돈바스를 이미 합병한 크림반도와 육로로잇는 지역들(헤르손자포리자)은 확보하려 할 것이다. 지금 진행 중이다. 이 지역들을 합병하면 러시아 서남부와 연결해서 새로운 산업지대를 발전시킬 수 있다. - P19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양당구도 바깥에 있던 안철수 의원은단일화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2017년 대통령 선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22년대통령 선거까지 잇따라 단일화와 독자행보를 동시에 요구받았다.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제외하면 모두 단일화를 했지만, 안 의원이 지금까지 단일화의 승자가된 적은 없다. - P21

박정호 명지대 산업대학원 특임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전기·가스·수도 요금 같은 공공요금을 낮춘 큰 이유는 수출경쟁력 때문이다. 가격경쟁력으로 외국에 제품을 팔아 달러를 벌어오는 선순환을 그리기 위해 활용되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성장률도 예전 같지 않고 가격을 희생시켜 수출을 증진할 여지도 줄어들었다. 더구나 이제 저렴한 에너지 가격은 탄소세와 탄소배출권과 같은, 신규 추가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싼 요금이 더 이상 싸지 않게된 것이다.  - P30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은 2023년 8월까지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해통치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년간미얀마가 직면한 건 ‘총체적 위기‘였다. 반군부활동가와 언론인 탄압, 시민방위군이 활동하는 국경지역을 향한 무차별적 공습, 거기에다 경제적 실책까지 말이다. 그리고 군부가 통치하는 한, 또 국제사회의 관심이 떠나 있는 한, 우리는 이러한 위기에 계속 놓일 것이다. 그럼에도 미얀마 시민저항이 실패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하겠다. - P46

미국과 중국 모두 정찰 풍선 건으로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듯하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에서 "중국이 미국의 주권과국제법을 침해한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이 당장 방중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풍선의 미국 영공 침입 건을사실상 사과했다. 미국의 풍선 격추를 ‘과도한 반응‘이라고 비난했지만 보복을 암시하는 언행은 삼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오판과 오해, 상호 신뢰를칠 수 있는 길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적절히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라며 온건한 성명을 냈다. - P53

하르츠IV는 통상 13개월 이상의 장기실업자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II를 의미한다. 하르츠IV 개혁 이전까지 실업자는최장 32개월까지 종전 급여의 3분의 2를실업급여로 받았으며 그 이후에도 기간제한 없이 53~57%를 실업부조로 받을수 있었다. 하지만 하르츠개혁을 통해 종전 임금과 연동되는 실업급여I 12개월로 축소되었으며, 장기 실업자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II는 최저 생활수준으로 고정되었다. 2005년 실업급여II는 1인 가구기준 월 345유로(약 46만원)였는데 2022년 12월에는 월 449유로(약 60만원)였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36.5%였지만 하르츠IV의 상승률은 30%였다. - P55

하르츠IV는 실업자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독일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르츠IV로 사민당은 지지층에게 강한 비판을 받았다. 개혁 직후 실시된 2005년총선에서 사민당에 실망한 기존 당원들과 노동조합 인사들은 선거연합을 만들어 동독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사회당(PDS)과 힘을 합쳤으며, 민주사회당은직전 선거보다 두 배가량 많은 표를 얻었다. 결국 이때 만들어진 선거연합과 민주사회당이 통합해 2007년 좌파당이 탄생했고, 좌파당은 사민당에 실망한 유권자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되었다. 또 이 선거에서 사민당은 기독민주당(기민당)에 1당 자리를 빼앗겼다.  - P55

공통적으로 약자에 대한 시선이 읽힌다. "잘할 수있는 일이라고는 영화를 만드는 일밖에 없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영화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인물이 느끼는 감정, 영화가 주는 감정은 굉장히 현실적이어야 한다. 도희와 소희도, 그 인물이 느꼈을 감정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약자나 피해자라서가 아니라 그런 게 하나의 조건이 되어 결국 인물이 느꼈을 감정, 필설로 설명하기 힘든 그런 바를 영화로표현하고, 같이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영화를 만드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 어쩐지 결말이 다 정해진 것 같아도<다음 소희>는 뜻밖의 장면으로 끝을맺는다. "그 한 장면을 위해 영화 전체를만든 거나 다름없다"라고 정주리 감독은 말했다.
- P59

줌마렐라 드라마의 핵심은 중년 기혼여성의 억압된 현실에서 비롯된판타지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결혼이후 사회적 경력이 단절되고 돌봄노동을 전담하다시피 하게 되는 현실과 그로부터 보상받으려는 욕구라 할 수있다. 여성들의 돌봄을 그림자 노동취급하는 현실과 반대로, ‘줌마렐라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사회·경제적지위가 더 높은 남주인공에게 돌봄노동을 제공하고 넘치는 보상을 받는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남주인공도 똑같이 여주인공의 감정적 결핍을 채워주고 보호하기도 하는 돌봄을 수행한다. - P61

체호프는 세상이 한심해하는, 쓸모없다고 포기하는 인생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그로 하여금 자신의 절망을말할 기회를 준다. 그는 가장 가난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이들을 대신해 글을 쓴다. 그의 문장은 그들의 목소리다. 우리 모두의 예정된 운명을 떠올리면, 그의 소설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것이다. 그러니 내가 그의 소설에서 늘필요한 위로를 얻고, 외롭고 힘들고 아플때마다 그에게로 돌아가는 것은 얼마나 당연한가.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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