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청목 스테디북스 58
에리히 프롬 지음, 설상태 옮김 / 청목(청목사)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은 구체적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고, 한 번이라도 그 목소리를 더 듣고 싶고, 잠시라도 더 오래 있고 싶은 것. 그것이 사랑이다. 이 책은 사랑을 추상화하여 인간의 성숙도에 상관 없이 쉽사리 충족되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책이다. 각자의 인성을 최고도로 개발하여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끈 다음에 소용있는 것이지, 그렇지 안히으념 사랑에 대한 온갖 노력도 소용이 없으며, 이웃에 대한 사랑이나 참된 겸손, 수양 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상당히 동양적인 사고이다. 서양 사고는 추상적인 것도 구체적인 수치로, 화학 물질의 반응으로 나타내려고 하는 특징이 있다.

반대로 이 책은 구체적인 사랑이란 형태를 세계의 양식과 병행하여 추상화한 추상 미학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주장은 결국, 사랑이란 쉽사리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끝없는 명상과 진실에 대한 추구가 필요할 것이란 거다. 동양의 좌선, 요가, 명상, 호흡법 등이 진실을 파악하기에 적당한 길임을 용케도 찾아낸 걸 보면, 우리 옆에 늘 있는 진실의 길을 우리는 에둘러서 알게 됨을 안타까이 생각해야 할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두께와 제목과 서문을 읽고 꽤나 딱딱한 책일줄 알았다. 그런데 첫번째 장부터 이 책의 말랑말랑한 예화들이 눈에 쏙쏙들어와서 잠을 못 자면서 읽은 보기드문 인문 서적이 되었다. 이 책은 '치즈'류의 값싼 처세술도 아니고, 심리학의 논점들을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당하는 상황에 비추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읽었다. 작가는 우리가 설득당하는 상황의 법칙을 여섯가지 이야기하면서 사례를 적는다. 상호성,일관성,사회적 증거,호감,권위,희소성 등이 그런 법칙들이다.

내가 얼마나 공짜 술 먹으면서 마음이 불편했던가. 술값낸 사람이 다음에 작은 부탁이라도 하면,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상호성의 경험. 그리고 내가 결정한 일이 조금 나쁘게 돌아가더라도, 변경의 귀찮음 때문에 밀고 나가버린 일관성의 추억. 내가 잘 모르는 것은 남들의 눈치를 봐 가면서 사회적 증거를 따른 경험들. 특히 대학 신입생 시절, 나도 누구 못지 않게 사회적 안목을 가진 척하던 치기어린 기억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호감을 갖도록 해야 수업이 이뤄질거라면서 이런 저런 것들 배우러 다니는 내 모습. 그나마 이건 내 발전에 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권위 - 이건 내가 너무 짓눌린 것이라, 우리 사회 전체가 권위주의 잇셀프지만. 노 코멘트.
희소성 - 오는 여자 싫어하고, 가는 여자 잡고 싶은 마음이 인지 상정 아니던가.

우리의 심리를 잘도 꼬집어 주었던 재미난 책이었다. 아래 독자는 유익할 것 같았는데, 실 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는데, 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데서 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좀 더 '생각'을 깨워가며 산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가 - 21세기 자연건강 시리즈 4
시바난다 요가센터 / 하남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상업성을 배제하고, 요가가 지향하는 마음의 수련을 잘 적고 있다. 인도의 어휘들이 숱하게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것은 양념 정도로 무시하고 넘어가도 그림만 보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한 동작 한 동작의 주의할 점이 자세히 나타나 있어 초심자의 수련에도 도움이 많이된다.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점과, 주의해야 될 질병들에 대하여도 자세히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장사치들의 책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전문가들의 아름다운 자세를 사진으로 실은 것 외에도, 자세에 대한 상세한 도해도 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도, 기본 자세와 이것을 수련할 수 있는 30분 코스, 1시간 30분 코스, 이것이 4주 반복 훈련으로 잘 짜여져 있으며, 기본 자세의 수련과 함께, 호흡의 중요함, 명상의 힘까지 다루고 있어, 요가란 것이 단순한 체조나 훈련을 뛰어 넘고, 인간의 정신적 영역의 명징함을 추구하는 진리를 위한 길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기를 알고, 자기 몸을 다스리며, 자기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수련의 도우미로 훌륭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정혜의 해피해피 요가 다이어트
원정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원정혜의 해피해피 요가 다이어트는 참 예쁘게 생긴 책이다. 표지의 원선생도 예쁘고, 그림도 예쁘다. 그리고, 살빼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 여성들에게 혹할만큼 매혹적인 말은, 삼십년간 체조로 단련시켜도 빠지지 않던 살이 요가를 하고 나니깐 쏙 빠져서(무려 이십 여킬로나) 엄청 예뻐졌다는 실화를 믿게 만드는 이 책의 힘에 있다. 그러나, 요가가 살빼는 운동이 아님을 이 책에서 분명히 하고 있지만, 처음에 붙은 서문에 작자의 경험담이 너무 강하게 각인시킨 것은 미필적 고의라 할 만하다.

원 선생이 요가를 하면 살 빠진다고 하진 않았다. 자기는 요가를 통해서 살을 뺐다고 말 했다. 그러나 독자는 그렇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 선생처럼 살 빼기에 전념하지 않아도 될만큼 꾸준히 운동을 해 온 사람(체조 선수의 유연성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요가)과 일반인의 그것을 같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요가의 기본은 수련이며, 호흡이고, 결국 명상에 있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을 위해 날마다 호흡과 명상과 신체 발달을 기하는 것이 요기의 마음인 것이다. 상업에 노출된 요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책보담은 좀 더 전문적인 책을 권하고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yonara 2004-05-0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중요한 사실을 가장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쓴 놀라운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 뉴미디어총서 3
사이드 필드 지음, 유지나 옮김 / 민음사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희곡은 많이 읽어 봤지만, 시나리오는 구해 읽기가 어렵더군요. 그리고 우리가 자랐던 시절에는 시나리오는 교과서에 있지도 않았고요. 최근들어, 10년 전 서편제의 100만 이루로 쉬리의 600만, 친구의 800만, 이런 한국의 블록버스터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면서 가문의 영광같은 코믹물도 500만을 넘기고요, 역시 영화의 감동작은 살인의 추억 아니겠습니까.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두 시간 내내 심장이 벌떡거려서 혼났습니다. 한국 영화의 발전에 소름끼쳐하면서 말이죠. 사실 쉬리 유명해 지고 나서 혼자 보면서 시시해서 혼났고, 친구도 유명해 진 뒤 보면서 내 나이 또래나 공감할 이야기에 젊은 고딩들이 쏠린 걸 보고 하품난다고 여겼는데...

한국 영화의 발전 밑바닥에 있는 시나리오의 공부에 참 좋은 책이더군요. 전에는 시나리오 관련 책을 뒤적거려도 너무 전문적이라서 강의를 듣기 위한 책이란 냄새가 많이 났는데(사실 강의용 책은 허술해도 되잖아요. 강의에서 메워야 하니깐, 강의용 도서는 엉성한 게 정상이고) 판매용 도서에는 완벽한 설명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많은 시나리오 관련 서적 중에 이처럼 내 맘에 꼭 드는 설명은 처음 만났답니다. 그렇지만, 그건, 내가 시나리오를 같이 읽어 나가면서 이 책을 읽어서 그런 도움을 받은 거 같습니다. 시나리오를 계속 읽으면서 이 책을 읽으니깐, 정말 좋은 책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좋은 책과 좋은 선생님의 공통점. 좋은 선생님에게서 배우면 그 과목 공부를 잘 하고 싶잖아요. 좋은 책을 읽으면 그대로 따라 살고 싶고. 이 책을 읽으면서, 시나리오도 읽고, 또 써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거든요. 물론 적다 보니 진도가 안 나가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났으니깐, 한 번 해 볼 겁니다. 선생님 말대로 좋은 시나리오가 첫 작품에 나올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해 보고 싶습니다. 좋은 책 만난 기념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