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 이런 데도 있었네 - 이색명소.숨은 비경 80곳
안중국 지음 / 조선일보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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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해외여행이 붐입니다. 사-스 덕분에 제주도가 때아닌 호황을 누린다고도 하지만, 정말 우리 나라를 구석구석 섭렵해 본다면, 외국도 한 번 가 볼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깨닫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의 정보가 너무 간략하다는 님의 말씀도 있었습니다만, 우선 이 책의 정보는 국립공원 급을 조금 벗어났다는 면에서, 초심자를 조금 넘어선 중급 뛰어넘기 단계의 여행객에게는 새로운 곳을 많이 넣어 준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시원시원한 사진들이 책으로서도 마음에 들고요.

어떤 책들은 사소한 도로 정보나 식당의 반찬거리를 잔뜩 늘어놓느라고, 정작 본론인 여행지의 정보에 약한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나온 곳은 지방에서는 꽤 유명한데, 전국적으로는 유명세를 덜 얻은, 우리 땅의 살가운 구석들입니다. 삼분의 이 정도는 가 본 곳이지만, 아직 못 가 본 곳도 있고, 가 봤어도 더 가보고 싶은 곳도 많답니다.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은, 마이산의 돌탑과 설악산... 하긴 우리 나라 어딘들 정겨운 돌멩이와 동그마한 산등성이가 싸안지 않는 곳이 어디랴만, 불현듯 그리워지는 논다랭이가 있기도 하고, 굴곡진 차밭의 떫은 향기도 느껴지는 정겨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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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엠툰
정헌재 지음 / 청하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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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앓지 않은 사람은 이 만화시를 읽고 '좋다'고 할 거다. 앓아 본 사람은 이 만화시를 보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눈가가 시큰거리기도 하고, 멍하니 한 페이지를 바라보면서 책장 넘기기를 잊기도 한다. 가슴이 뻥 뚫린 마음. 그리고 너는 내 곁에 없는데, 나는 네가 그리워 어쩔줄 모르는 마음을... 아는 사람은 차마 이 책에 대한 비평을 가할 수 없다. 그저 동감할 뿐. 앓은 사람뿐 아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남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쉽게 페이지를 넘기기 어렵다.

나의 한 마디가 그이를 얼마나 마음 아프게 했을까. 내가 상처준 며칠간이 그이에게는 얼마나 기나긴 어둠의 터널이었을까. 부서진 사진기 속에 짓눌린 이미지로 남아 있는 기억의 터널 속을 헤매이는 담배 연기같은 'loveholic'의 진한 추억을 가슴 한켠에 오롯이 심어놓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은 만화시로서 충분히 서정적인 감동을 주고, 만화로서의 재미도 준다. 문학적으로 가치롭다기 보다는, 시의 독백 형식의 외로움을 초월하기 위해서,새로운 방법의 의사 소통 방식을 찾아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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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
에모토 마사루 지음, 양억관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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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한 단어와 상황에서는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을 보여주다가, 악마와 수돗물에서는 검은 빛의 물이 결정을 이루지 못하고 지저분한 모습을 보인다. 만약 이 의견을 - 물이 의식을 갖고 있다? 물은 인간 문제의 모든 답을 알고 있다?- 전적으로 믿는다면 신기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러나, 의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보게 되면, 별볼일 없는 장난처럼도 여겨진다.

사진으로 증명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듣고 파동을 이루는 물의 생명력을 우리가 이해하기엔 우리의 인지가 너무 짧지 않은가. 하긴, 우리가 생물이라고 하는 존재와 무생물이라고 하는 존재의 사이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것이 있을지 우리 작은 인간 존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전에 나무도 모차르트를 들으면 행복해 하고, 비명 소리를 들으면 전율한다던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하기야 우리 조상들의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이 바로 정령신앙이 아니던가. 인간이 최고의 지성이라는 자만을 버리고, 겸손으로 자연에 복종했던 우리 선조들. 물이 모든 답을 갖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겸손하기엔 너무도 과학이 내 맘을 가두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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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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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세상이 너무 팍팍해 보이고, 칼로 자른듯 말쑥한 걸 높게 쳐주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어리숙하고 까치집 머리를 한 우리 자신들을 섬세한 터치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가 심승현 작가입니다. 다음 그림판에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읽게 되어서 더욱 반갑습니다. 이 책을 몇 장씩 넘기다 보면, 얼마 남지 않아서 안타까워지는 그런 책입니다.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것 처럼 보이는 냉혹한 세상도 때론 낭만적으로 느끼게 해 줄 그런 책입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슬픈 때에도,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나를 지켜봐줄 것 같은 누군가를 갈구하지만 결국 나 혼자임을 되씹을 때도 힘이 되는 책입니다. 그림만이 아니라, 읽는 이의 마음에도 아름다움을 전염시키는 전염력이 아주 강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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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원성 스님 지음 / 이레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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圓性. 이름 그대로 둥근 성품. 이름도 둥글고 얼굴도 둥글고, 그림도 둥글고, 글도 둥글다. 그의 심성 조차도 가을 달처럼 둥글고 투명하실까. 동심의 동심원이 잔잔한 파문을 던지는가 하면 불심의 울림이 종파를 뛰어넘는 삶의 진리로서 울려 온다. 늘 감사하고 평화롭게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미 그는 수행자가 아닌 부처의 경지이리라. 어린 아이가 천국에 간다고 했던가. 그의 그림 속의 동자승들처럼 밝고 투명한 동심을 간직하고, 참된 '나'를 찾는 과정은 비단 스님들의 수행만은 아닌 것이다. 우리 사는 일생길도 이에 다름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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