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전쟁터였다. 아수라장이었다. 거긴 서울이자 광주였다.
정권을 지키겠다는, 이미 식물이 되어버린 대통령과,
국민에게서 나오는 주권을 개무시한 캐안습 쥐새끼의 한판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쥐새끼는 전경아이들을 동원했다. (마음으론 군대를 동원하고 싶겠지만, 군인치고 이명박에게 올인할 돌대가린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어청수는 이명박의 영원한 동지다. 감옥살이도 같이 할 것으로 기대된다. ㅋㅋ)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서울 거리에서,
쓰레기신문 좃선과 똥아일보를 지켜주기 위해서 전국에서 끌어올린 닭장차로 청계천에서 광화문까지 완전히 둘러싼 모습은 이 나라의 순사들은 '어용(왕이 쓰는)'뿐만 아니라 '돈'이 쓰는 용역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러웠다. 쓰레기신문 좃선과 떵아보다 더 더러웠다. 구역질 나도록.
살수차를 참 징그럽게도 쏘아댔다. 나는 준비물이 갖춰지지 않은 관계로(헬멧과 물안경 등) 살수차가 직접 사람을 치는 1선에는 못나갔고, 2선에서 버스를 끄는 줄다리기를 두어 시간 했다. 아직도 팔이 뻑적지근하고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로 젖은 장갑에도 불구하고 뻘뻘 땀을 흘렸다. 2선까지 오는 살수차는 위력은 없지만 옷과 신을 다 적신다. 기분 더럽다. 태풍불 때 소낙비 맞는 기분.
12시가 다 되어 부산 팀을 모아서 청진동 해장국에 가서 늦은 저녁을 먹는데, 진압이 시작되었다.
부랴부랴 달려나간 우리들 앞에서도 방패로 찍어대는 순사 앞잡이들이 있었다. 피를 철철 흘리는 젊은이도 있었는데, 다행히 의사가 주변에 있었고(그분은 다행히 의료봉사팀이 아니어서 바로 수습이 되었다.) 식당가의 한 사람이 차를 가져와서 병원으로 후송했다. 피를 한참 흘리셔서 걱정이 되었다.
미쳐 날뛰는 전경 한 넘이 시민들 사이로 끌려 들어와 좀 짓눌리기도 했다. 내가 보기엔 그 유난히 날뛰는 넘이 잡혀와도 주변 동료들(아마 졸병들일 듯)은 보고만 있는 듯 했다. 그 녀석이 평소에 얼마나 개차반이었을가... 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부산팀이 여럿으로 흩어져서, 우리는 식당 안에서 대기하고(그 와중에 길 앞으로 전경들이 계속 뽝, 쎅, 게(빡세게)를 외치면서 방패를 쿵쿵 찍으며 지나갔다. 식당 아주머니들도 밤참을 먹으며 우리를 걱정해 주셨는데, 한 청년이 그 와중에서도 아줌마, 왜 떵아일보를 보세요... ㅋㅋ 센스를 발휘했고, 그 아줌마 왈, 그색긔들이 끊어도 자꾸 넣어~ 그러자 옆자리 아가씨, 머릿기사를 읽으며, 왜, 이 색긔들 순 소설을 써요 아주~ ㅎㅎ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종각역까지 후퇴한 부산팀들을 다 모아서 다시 종로에서 안국동가는 큰길로 나섰다.
경찰들은 물대포를 두 대 배치하긴 했지만(노란색과 회색) 거기서는 더이상 대치가 없었다.
밤새 임을 위한 행진곡과 바위처럼, 처음처럼, 이런 노래들을 부르면서 구호도 외치고 소리를 지르며 국민 MT를 이어갔다.
새벽에 좀 추워지자 노래에 맞춰 율동도 하고 아리랑에 맞춰 길놀이도 하는 장관을 펼쳤는데...
아직도 같이 올라간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오늘의 이 모습이 미래의 역사책엔 어떻게 기록될까요...
운동가요도 전혀 모르던 젊은이들이 왜 이런 노래들을 부르게 된 걸까요...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오로지 역사만이 판단할 일들을 내게 물으니 뾰족히 정답을 가르쳐줄 수는 없었지만, 그 젊은 피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내겐 더욱 행복했다.
중3 아들을 데리고 민주주의의 현장을(비극적이게도 그 현장은 참혹했다.) 보여주러 가신 아버님도 고생하셨고, 아고라 닉넴 단풍님은 80년대 거리에서 고생하신 분이라는데 함께 고생하셨다. 젊은 청년들과 함께한 국민MT 1박2일, 좀 피곤하고 마음이 더욱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이런 젊은이들과 함께 하기에, 그리고 이들이 현실을 널리 알릴 수 있기에 이 나라의 미래는 밝다.
헤어지면서 아이들이 당부했다. 학교 가면 이런 현실을 꼭 아이들에게 가르쳐 달라고...
내가 맨날 귀찮게 여기는 이 일이, 사실 얼마나 역사에 중요하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 계기였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보니, 내가 있었던 종로와는 달리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난리가 났던 모양이다. 하긴 거기서는 소화전을 연결하여 맞대응으로 물대포를 쏘았으니 전경들이 빡이 돌았을 만도 하다.
그 귀한 따님을 서울로 출정시켜 두고는 밤새 그 장면을 애태우며 지켜보신 어머니께서 우리 도착장소까지 마중을 나오셔서... 이제 전국에서 한나라당을 치고, 본질을 알려야 하고, 그래야 서울의 경찰들이 분산될 것이란 말씀도 하신다.
많은 사람들을 일깨우는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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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의원이 남긴 몇 마디가 작금의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어 여기 옮긴다. 80년대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이 결국 이길 것이다. 제2의 프랑스혁명을 보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폭력집회 현장이 역사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게 될 것. 대한민국 경찰이 맞는가? 폭력진압 책임은 누군가 져야한다.(이명박과 어청수 공동 작품 ㅋ) 이 정부가 국민들과 함께갈 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이 위대하다는 걸 오늘 현장을 통해 다시한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