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5 - 1호                                 부산공업고등학교 1학년 1반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하진 않지만,

도전하지 않는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다.


반갑다. 어제 처음 만난 담임 선생님이다. 내 이름을 알고 있는가? 앞으로 담임 선생님 또는 교과 담당 선생님 성함을 모르면 1,000번 적기 과제를 내주겠다. 적어도 배우는 선생님 성함은 꼭 알고 지내라.

여러분의 부산공업고등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너희의 마음이야 어떤 것이든 새 환경을 맞게 된 것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축하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선생님도 올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로 옮기게 되었다. 그것도 축하할 일이다.


새로 한 해를 맞으며, 또 너희의 새 학교 안내를 겸하여 몇 가지 잔소리를 하자.

첫째,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고교 생활이 되길 바란다. 고등학교 시절은 두고두고 추억이 될 만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절이다. 이 시기를 목표 없이 방황하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 1학년 때는 적어도 2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도록 하자. 우선 자습시간(8시 30분-9시)을 활용하여 워드프로세서 1급 필기 공부를 시작하자. 내일까지 모두 필기 문제집을 준비해 오기 바란다. 필기는 반드시 1급을 따고 2년 안에 실기는 합격하면 된다. 인터넷 접수는 4/19-4/25까지고, 필기시험은 5/22로 잡혀있으니 적절한 기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자 검정 시험이 7/30일에 있으니, 5급 문제집을 한 권씩 준비해 오기 바란다. 인터넷 접수는 6.7-6.10까지이다. 이런 자격증 외에 다른 공부를 할 학생은 미리 선생님에게 조용히 이야기하기 바란다.


둘째, 혹시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학생은 그 열등감, 지금 툭, 털어 버려라. 더군다나 기회만 되면 전학갈 계획을 가진 사람도, 꿈을 확 깨기 바란다. 너희가 일반계 고교에서 최하위 성적으로 갈 수 있는 4년제 대학은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쳐다도 보지 않는 학교들이다. 우리 학교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일반계 학생들이 꿈꿀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다만,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1학년때부터 내신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3학년 1학기 수시 모집때가 되면 일반계 학생들이 울상을 지으며 부러운 눈으로 너희를 쳐다보게 될 것이다. 대신,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수학, 과학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많이 공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게임의 법칙을 알면 게임이 즐겁다.  우선, '게임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하나 생각해 보자. 게임의 법칙 하나. 모든 게임은 시작할 때 레벨 1에서 시작한다. 내가 레벨 1에서 버벅거릴 때 높은 지력과 마법을 쓰는 사람도 원래는 1이었던 거다. 게임의 법칙 둘. 모든 게임은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다. 어떤 때는 한 시간 투자하면 한 레벨을 올릴 수 있지만, 어떤 때는 두 시간 투자해도 별로 소득이 없을 때도 있고, 누구는 좋은 아이템을 잘 얻는데, 난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 인정하면 맘 편하다. 게임의 법칙 셋. 게임은 레벨이 오를수록 어려워진다. 레벨 2로 오르기 위해서는 아주 허약한 몬스터 십여 마리만 처치하면 된다. 레벨 3으로 오를 때는 이십여 마리…. 레벨 10정도 되면 100여 마리. 여기까진 재미있고 쉽다. 하루만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다가 레벨이 20이 넘어서면 하루에 1레벨 올리기도 어렵다. 3,40 레벨 정도 되면 한 레벨 올리기가 정말 어렵다. 이 때쯤 많은 사람들은 게임을 그만두고 다른 게임을 찾는다. 아니면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새 아이디를 만들거나.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레벨이 오를수록 게임은 어려워진다는 것. 알아차려라. 게임의 법칙 넷. 게임을 하다보면 캐릭터가 반드시 죽는 때가 있다. 그 이유는 너무 어려운 상대를 찾아가서 무리하게 득점을 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죽지 않으려면 적절한 상대를 찾아 꾸준히 득점하는 것이 요령이다. 게임의 법칙 다섯. 누구나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예외는 없다. 게임의 법칙 두 번째에서 게임은 공평하지 않다고 했지만, 게임은 마지막까지 참고 진행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다. 마지막 게임의 법칙. 퀘스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업그레이드가 훨씬 쉽고, 그리고, 이 게임의 법칙을 늘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게임이 정말 즐겁다.


그리고 청소 구역에 대해 말해주고, 오늘의 잔소리 끝!

3월의 청소 구역(매월 변경함)

당 번

칠판(윤이 반들반들 나도록 깨끗이 관리)

주번

1분단, 2분단, 3분단 쓸고 닦기

1-5, 7-11, 12-17

유리창 및 창틀

18-25

복도

26-27

쓰레기통, 청소도구함 주변

28-29

특별구역(야구부 1층 화장실 및 화장실 옆 창고 주변)

30-35

수업이 마치면 창문을 활짝 연다. 그리고 자기 책상을 재빨리 뒤로 옮긴 후, 청소 구역에 가서 청소를 한다. 전원 청소를 마치고 돌아오면 종례를 하고 귀가한다. 아침에 지각생이 늘면 등교시간은 당겨지고, 청소를 게을리하거나 하지 않는 사람이 늘면 하교시간은 늦어진다.


우리의 고마운 인연을 소중히 관리해서, 내년에 너희가 2학년 올라가는 날, 너희를 만나 정말 행복했던 한 해였다고 추억하고 싶다.


사람은 밉지만, 가사는 아름다운 노래, 유승준의 「비전」의 가사를 음미해 보며 잔소리를 마친다. 정말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길….


  숫자만 하나씩 밀려나가는 어제와 똑같은 지친 아침을 생각 없이 체념한 듯이 맞이하고 있니? 모두가 똑같은 표준의 시계 그대로 보며 맞춰나가며 그대로 너는 정말로 행복한 거니? 누구를 위한 것도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커다란 날개를 달아! 다시 태어나! 허무하게 남겨진 어제를 벗어나! 높이 날고 싶다면 작은 망설임은 걷어차 버려! 끝없는 미지를 향해 내딛어야 해!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에 누구도 나를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거야 (…울어버린 것만 같은 후회 뒤늦게 밀려올 때 그땐 늦게 될 꺼야 진정한 자신의 바램에 가깝게 가기 위해 꿈을 멈추어서는 안 돼) 네 삶을 사는 것이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그 삶을 위하여 발을 내!딛!어! 그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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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3-0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그런 마음은 먹지 마시고... ^^ 우리 애들 잘 자라도록 빌어 주세요. 열일곱의 나이에 좌절을 맛본 아이들의 얼굴은, 예전에 버짐핀 가난보다 정신적 가난이 더 힘든 것임을 생각하게 한답니다.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장정일의 화두, 혹은 코드>를 읽다가, 갑자기 로즈마리 차가 마시고 싶어져서 물을 끓여 로즈마리 향을 맡으며, 갑자기 또 음악이 듣고 싶어서 그저 듣기 편한, 카페같은 데서 들을 수 있는 추억의 팝송을 틀어 놓고, 오랜만에 촛불도 켜 놓고 혼자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창밖은 어둑어둑해 질 무렵이고, 산마루 십구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부산항과 영도 사이의 삼각 바다는 짙푸른 빛으로 어둠으로 스며들려 하고 있던 시각...

음악 사이로, 어디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를 소리쳐 부르며 우는 걸 보니깐, 엄마가 집을 비웠거나, 아니면 아이가 뭔가를 잘못해서 문 밖으로 내쫓겼거나... 뭐, 그런 거겠지. 금세 그치리라 생각했던 아이의 울음은 노래 두서너 곡이 지나갈 동안 그치지 않고 이어졌고, 더이상 '삼중당문고' 읽기에 빠져들지 못하게 했다. 한참 장정일을 멋지게 맛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촛불도 켜고, 음악도 켰는데...

추리닝을 걸치고 문을 열고, 한 층을 계단으로 걸어올라갔다. 컴컴한 계단에 나의 체온이 감지되고 나서야 켜지는 센서등은 괴괴한 복도 계단을 을씨년스럽게 했다. 위층에도 없는 아이의 모습은 한 층을 더 올라가서야 나타났다. 엘리베이터 앞의 공간은 불이 꺼지면 깜깜해 져서 그런지 아이는 닫힌 문 밖 계단에 서서 컴컴한 공간에서 엄마를 소리쳐 부르며 울고 있었다.

일단은 아이를 데리고 자기 집 현관 앞으로 데리고 갔다. 집에 문이 잠겼고, 엄마는 없단다. 난감하긴 하지만, 불안해 하는 아이를 계속 울릴 수도 없고 해서 말을 자꾸 시켰다. 알고 싶지도 않은 아이의 이름과 나이 등속을 알게 되고, 어느 유치원 다니는지도 시시콜콜 알게 되었지만, 아이는 불안한 나머지 한 평 남짓 되는 두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훌쩍거렸다. 우리 집으로 가자고 했더니, 모르는 아저씨 집엔 안 간단다. 손을 잡아 보니 손이 차갑다.

그래서 우리 집에 가면 따뜻하고, 환하니깐 일단 가자고 꾀어서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다. 촛불을 켜 놓은 것이 아이에게는 신기한 듯, 저 촛불은 왜 깜박이냐면서 곧 아이 특유의 흥미를 보인다. 엄마 휴대폰을 물어서 전화를 해도 휴대폰 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괜히 헛고생 시킬 수 없어서, 포스트 잇에다 "정0이가 하도 울어서 19**호에서 데리고 있습니다."하고 적은 뒤, 아이에게 자기 이름을 적으라고 했다. 자필 사인을 마친 포스트 잇을 가지고 아이 손을 잡고 올라 가자니, 아이는 테이프가 있어야 문에 붙인단다. 제법 똑똑한 녀석이지만, 아직 포스트 잇의 세계까지는 모르나 보다. 어항에 그 종이를 한 번 붙여 보랬더니, 어, 그냥 붙네, 하면서 신기한 듯 만져 보며 올라가, 집 현관문에 붙여 두고 내려왔다.

아이에게 투니버스를 보겠냐고 물었더니, 컴퓨터를 하겠단다. 자기집 컴퓨터는 망가져서 새로 샀다고 오버하면서 떠드는 걸 보니 참 밝은 아이다. 내 스타일은 좀 아니지만, 그래도 내쳐 우는 것보다는 금세 적응하는 게 낫다. 컴퓨터를 켜서 뭘 할거냐고 물어 보니, 즐겨찾기를 하면 자기 오락이 나온단다. 일곱 살 짜리가 세상을 질러가는 법을 벌써 아는구나. 근데, 그 주소가 자기 집 컴퓨터에만 있는 건줄은 모르는 헛똑똑이 일곱살. 그런데 야후 꾸러기까지 아는 걸 보니 많이 해 본 솜씨다. 한 십분 컴퓨터를 했나?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나서 '정0아, 엄마 왔나 보다.'하면서 문을 열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엄마가 한참을 운 얼굴로 새파랗게 질려서 서 있다. 아이는 멀쩡하게 엄마를 쳐다보다가, 엄마가 우니깐 품에 안겨서 '엄--마~~~'하면서 운다. 스피커에선 경비실에서 아이 찾는 방송이 나온다. 엄마는 말도 못하고 고개만 수그리고 갔다.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순간, 엄마의 머릿속은 얼마나 하얗게 변해버렸을까. 아파트 앞마당으로, 놀이터로, 경비실로 얼마나 당황해서 허둥거리며 허청거리고 걸어다녔을까... 아이와 엇갈린 그 삼십 분 정도 사이에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현실과 지옥 사이를 오락가락 했을까... 그 엄마의 멍한 얼굴의 번들거리는 눈물자국을 보면서, 하나 하나 소중한 아이가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잃고만 엄마들의 실패한 인생을 생각한다. 엄마에게는 아이가 전부다. 아이를 잃는 것은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만다. 그 엄마의 눈물자국을 보면서 애타게 자기 아이의 실루엣을 망막에 그렸다 놓쳐버렸을 안타까움을 생각하면서 동물과 본능에 대해, 그리고 사랑과의 간격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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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2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잃는 것은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만다... 망막에 그렸다 놓쳐버렸을 안타까움...
참으로 감질나게 쓰셨습니다..^^*
그럼 나는 꿈을 잃어 버린 것은 실패할 인생이다.... 라고 되뇌어 보렵니다..
이렇게 좋은글 많이 써주세요...~
 

요즘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데, 어젠 우연히 맞춤법 프로그램을 보았다.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맞춤법을 맞추라고 하면서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들을 출제하던데...

과연, 이들은 맞춤법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런 희한한 맞춤법(꾀죄죄하다 같은)을 왜 묻는 것일까...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면서도 혼동되는 것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밤을 새워, 희한하다. 헷갈린다. 금세, 오랜만에, 이따 보자, 백분율, 비율, 출석률, 초점... 이렇게 많이 쓰는 단어들 말이다.

세계 여러 나라(약 200개국) 중 맞춤법이란 특이한 <법>이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럼 그 나라들은 어떻게 문자 언어를 통일 시키고 있을까? 그들에게는 계속 다듬어져 나오는 <사전>이 전부다. 영어 맞춤법을 들어본 적 있는가? 그건 맞춤법이 아니라, 문법과 사전에 나오는 말로 충분하지 않았던가.

맞춤법이란 음성 언어의 <표준말>을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어법에 맞도록 표기하게 하고 있다.

영어에도 color 도 색깔이고, colour도 색깔이다. 미국에서 쓰기도 하고 영국에서 쓰기도 한다지만 엄격히 틀렸다고 볼 수는 없는 거다. 그런 걸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야말로 맞춤법은 <그때 그때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시대와 공간에 따라... 절대적으로 옳다고 우길 수는 없는 그런 것. 세종대왕도 전혀 몰랐던 것. 실수 투성이인 인간이 만든 것 말이다.

표준어를 적는다는 것도 문제다. 표준어와 사투리의 사이에는 <교양있는 사람>이란 계층의 기준과, <두루 쓰는>이란 사회성의 기준과, <현대>라는 시대적 기준과, <서울말>이라는 지역의 기준이 엄밀히 적용되는 것 같다. 그러나 교양있는, 두루 쓰는, 현대, 서울의 기준이 엄밀한지 아닌지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다. 서울에 근무하는 삼성물산 성대리는 교양이 있다고 볼 수 있나? 서울은 어디까지인가. 종로만 서울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당동까지 서울이다. 그럼, 과천은 마냥 경기도인가? 경기도 넘버 붙인 자동차들이 아침이면 까마득하게 남태령을 넘어오는데...

한글 맞춤법은 <받침>이 있는 특이한 문자구조인 우리 언어에 독특하게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글 맞춤법이 <가진 자>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공의 적 2에서 멋지게 쓰인 말이 있지 않은가. <법은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한글 맞춤법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의미를 정확히 드러낼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전자 세상에서 <안냐세염. 오랜마니네염.. 그럼... 20000 ㅃㅃ2...~~~휘리릭~~~>한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다는 거다. 그리고 구두 수선공 아저씨가 <열락처 010-$$$-****)라고 적었다고 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글 맞춤법에 맞게 적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교양>과 <지식>의 폭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양있게 보이려는 글에서는 최대한 맞게 적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적 재산이 될 저서에서는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알라딘에 오르는 글들에서도 한글 맞춤법에 틀리는 경우들이 제법 있다. 내 눈에는 그런 게 보인다. 국어 선생이 갖는 직업병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중에 특히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의 글에서 맞춤법에 틀린 글자가 있으면 괜히 <알려 드리고> 싶다. 그들은 공식적으로 아이들 앞에서 교양과 지식을 가르치는 분들이니까...

정말 많은 분들이 틀리는 몇 가지만 생각나는대로 적어 보겠다.

1. '며칠, 몇 일'을 어떻게 구분할까? 정답은 무조건 <며칠>만 맞다. <몇 일>도 맞을 것 같지만, <몇 년 몇 월 며칠>이 맞다. 정 못믿으시겠다면 초등학교 2학년 수학 교과서의 달력 가르치는 부분을 참고하시길...

2. '할께요. 할께'는 틀린 표현이다. '할게요, 할게'가 맞다. 도와 줄께요, 도와 줄께. 기다릴께... 모두 틀렸다. 도와 줄게요, 도와 줄게, 기다릴게... 가 맞다.

3. 사전에 찾아보면, <삼가하다>는 말은 없다. <삼가다>만 맞다. 삼가해 주십시오는 틀렸다. 삼가 주십시오가 맞다.

4. 다르다와 틀리다는 뜻이 다르다.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쌍둥인데도 둘은 참 틀리게 생겼죠?> 이런 말을 우린 잘 쓴다. 다른 것은 인정하는 범위이고, 틀린 것은 인정할 수 없는 범위다. 서울말과 경상도 말은 참 다르다. 그러나 둘 다 아름다운 말이다. 서울말과 경상도 말이 틀리다면, 경상도 말이나 서울말 중 하나는 죽어야 되지 않겠나?

5. <위험이 있습니다.>와 <위험이 있슴>, <위험이 있읍니다.>와 <위험이 있음>은 어떤가. '-습니다'의 소리가 나는 종결 어미는 무조건 '-습니다'로 통일. '있습니다. 먹습니다. 죽습니다...' <있읍니다>는 벌써 십육년전에 죽어버린 말이다. 하긴 이십 년 전 책에 보면 그렇게 적혀 <있읍니다.> <있습니다>로 통일되다보니, <있슴>도 이런 꼴로 통일되었다는 '유추 해석'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 경우는 명사형 어미<-음>이 붙은 것이므로 <-슴>이라고 적으면 안 된다.

그 외에도 밤을 새워도 강의할 수 있지만...

그럼, 한글 맞춤법이 헷갈리면 어떻게 할까? 내 제자들은 휴대폰으로 바로 문자를 날린다. 가증스런 것들. 사전 찾아보면 될 것을... 사전을 열심히 찾아 보시라... 한글 맞춤법을 공부할 수는 없을까? 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참아 주시라.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상)의 부록으로 한글 맞춤법이 수록되어 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면 열어 보시라. 곧 잠이 쏟아질 테고, 눈이 초점을 잃을테니깐... 사전은 반드시 89년 이후에 편찬된 것이어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하시려면, <국립국어연구소>에서 물어보시든지, <국립국어연구소> 국어사전에서 검색하시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맞춤법에 틀려도 사실, 공식적이지 않은 문서 또는 메일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맞춤법에 맞지 않더라도 뻔뻔스럽게 자꾸 적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헷갈릴 때는 빨리 사전을 찾아볼 수 있는 위치에 국어사전 한 권 쯤 준비하면 좋겠다. 국어 교사인 나로서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에 힘을 써야 겠지만, 일반인들은 <작은 관심과 국어 사전>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게 되는 분들께 꼭 권한다.

<작은 관심과 국어 사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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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2-2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보니 상당히 일리있는 글이군요. 정말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강요되던 '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_^

글샘 2005-02-21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제 석사학위 논문 요지랍니다. 전에 어떤 학회 교수님들 앞에서 이 논문을 발표했다가 잡아먹힐 뻔 했습니다. 마치 매국노 보듯이 보더군요. 그 분들이 과연 저 '법'을 얼마나 꼼꼼하게 살피셨을지... 저는 아직도 이 법에서 우리가 빨리 정신적으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 우리글 <사랑>과 한글 맞춤법 사이의 <거리>를 인정해야 한다고요... <변화>를 <사랑>의 반대로 보면 안 될 거 같애요.

비로그인 2005-02-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훌륭한 논문을 이해못하는게 교수란 말씀이지요...~ 한자를 안써서 논문처럼 안보여서 그런가...? 아~~~ 알았다..~! 영어를 좀 써줘야 되는건데...
영어 원서도 참고서적으로 넣고 그랬어야 했는데...
원서를 안봐서 그렇구나...^^

글샘 2005-02-25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논문 얘기 하니깐, 오늘 그러고 보니 대학원 졸업식 날이었네. 언제 가서 졸업장이나 찾아와야겠다. 글고, 우리 논문은 영어 원서 같은 거 잘 안 본다. 내 지도교수는 미국파긴 하지만, 그래서 우리 맞춤법에 낯선 사람이기도 했지.

비로그인 2005-02-2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졸업은 축하해요~^^* 글구 국어선생님이 영문원서 보면 그게 한국인가...?^^

하늘바람 2006-04-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갔답니다

진주 2006-04-1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에서 구닥다리 생각을 가진 채 서서이 늙어가는 교양없는 저'는 늘 표준말의 정의에 대해 불만스러웠죠. 부르조아란 말을 갓 배웠을 땐 표준말이 그러하다고 대입시킬 정도로요.
그리고 표준말이란 것도 말 그대로 '표준'이란 것 뿐인데 우린 그동안 억울하게 강요를 당해 온 것도 사실이네요. 제 키가 한국여성의 표준 신장에 미달되는 작은키이지만 아무 탈 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 왔거든요? 서울말을 탯말로 삼고 있지 않는 한, 나는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구사할 것이며 교양없어도 내 나름대로 세상에서 인정도 받고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거든요? 표준말은 표준말일 뿐이다! ㅋㅋㅋ(글샘님 덕분에 시원하게 소리칩니다 헤헷)

글샘 2006-04-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한하군요. 일년도 넘은 뻬빠를 두 분이 코멘트 다시다니...
하늘바람님께서 퍼가셔서 진주님이 보신 듯.ㅋㅋ
 

 담임 통신 2004 - 졸업호                                 양운고등학교 3학년 5반



물 위를 걷는게 기적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게 기적이다


안녕, 숙녀들. 선생님이다.

벌써 졸업이다. 너희를 만난 첫 날, 첫 담임 통신의 마지막에서 선생님이 했던 말을 기억할는지 모르겠다. 정말 좋은 학급을 맡아서 고마웠다고 졸업식장에서 인사하고 싶다고 했던 말.


우선, 졸업을 축하한다.

지난 7월부터 합격이 확정된 친구들부터, 아직도 미정인 친구들까지, 고등학교 12년간의 모든 교육과정을 졸업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우선 진학이 확정된 친구들에게 마지막 잔소리 몇 마디.

1. 즐거운 대학 생활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너희가 꿈꾸는 꽃미남 선배도, 낭만적 사건들도 가만히 앉아서 너희를 기다리진 않는다.

2. 대학생의 특권인 학교 도서관을 제발 한 번이라도 더 많이 이용하기 바란다. 내가 대학 졸업한 지 16년이 지난 지금 가장 후회하는 것이 그거다. 대학 도서관에서 숙제밖에 안한 거.

3. 늘 진로를 생각하며 생활해라. 청년 실업 백만 시대에 아무 생각없이 살다 보면,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대열에 합세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아직 진학이 확정되지 않은 친구들에게 잔소리 몇 마디.

1. 불합격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기 바란다. 주변 사람들 보기 부끄럽다거나, 진작에 좀 더 열심히 할 걸, 내지는 좀 더 낮은 대학에 지원할 걸… 하는 일체의 <죄책감>을 버리고,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모든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얻기를….

2. 19일부터 추가모집 하는 대학들도 있으니 진학사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기 바란다. 다시 도전할 친구들은 수시에도 한 번 지원해 보고, 선생님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연락하기 바란다.


자. 이제 일 년동안 을근들근 싸웠던 선생님과도 작별이다. 마지막 잔소리 몇 마디를 하자.


마지막 편지의 제목을 뭐로 할까… 궁리를 하다가,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게 기적이다.’로 정했다. 땅 위는 아무나 걷는 건데 말이야. 사람은 쉽게 남의 멋진 모습을 탐내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살지. 욕심만 부리면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공포에 휩싸이기 쉬운 것이다.

너희가 달나라로 여행을 떠났다고 치자. 그런데 비행선이 고장나서 귀환이 불투명하게 되었다. 산소는 이틀분밖에 남지 않았고…. 그러면 그 때, 가장 소중한 것이 뭘까. 빌게이츠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사장? 유수한 기업의 두뇌로 불리는 명예? 그 때 가장 바라는 것은 바로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과 우리가 마음껏 숨쉬는 공기일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어리석게 과거나 미래에 집착한다면, 현재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가는 우를 범하기 쉽단다.


그리고, 할 말은 많지만, 인생은 이렇게 살아라… 하는 것을 주절주절 말해 볼게.

한 번이라도 더 웃고, 친구와 시간을 더 보낼 것. 즐겁고, 보람차게, 의미있고도 평화롭게, 최선을 다해서, 치열하게, 긍정적으로, 낭만적이고 적극적으로, 늘 젊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은 사람들로 둘러싸여 살고, 맛있는 걸 즐기고, 건강하고, 남을 도와주는 여유를 갖고, 질적으로 높게 살고, 자존감(self-esteem)을 갖고, 활력이 넘치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늘 겸손할 필요는 없고, 어차피 정답은 없는 것이고, 내가 좋아야 하고, 늘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별에 상처받지도 말고… 늘… 마음 공부를 할 것.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 밥을 먹을 때는 온몸이 밥이 되어 밥을 먹어라!!! 지금(now), 여기(here)에서 행복을 즐기지 않으면, 어디에서도(no-where) 행복은 찾을 수 없다.


오늘은 졸업식 날이다. 오늘은 졸업의 날을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


해주고 싶은 말은 넘치도록 많지만, 한마디로 지난 1년 너희와 함께여서 진정 행복했다. 그리고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나기도 하고, 우연히 만나는 일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만날 때,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벌써 겨울눈이 새싹으로 변해가는 이월에… 담임선생님이 쓴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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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2-1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숙녀들~~멋진 졸업식 말씀입니다.글샘님의 숙녀들이 부러워지는군요...

글샘 2005-02-1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숙녀들이 졸업을 했습니다. 까닥하면 울 뻔 했습니다. 종례를 다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크게 하고, "자, 이제 돌아가세요. 가서 엄마랑 맛있는 자장면 사 먹도록..."하면 아이들이 우르르 나가고, 몇몇은 "선생님, 사진 찍어요."하면서 교탁으로 몰리게 마련인데, 희한하게 아이들이 미동도 않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쉬워하는 눈빛들이고, 이렇게 끝내는 것이 뭔지 실감나지 않는 눈빛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래라도 같이 하나 하고 마칠까 생각했는데, 그러면서 애들 자꾸 쳐다보면 내가 먼저 눈물이 날 것 같았고, 그러면 또 우리반에 잘 우는 혜림이랑 근영이랑 세령이랑 눈물 바다를 이룰 것 같았지요.
그래서 내가 먼저 나가려고 하면서, 나중에 놀러 오라고 했더니, 언 놈은 울고, 몇명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사진 찍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참 정이 많은 녀석들이었는데, 몇 명이나 놀러 올는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죠. 졸업하는 날은 항상 허전한 담임입니다. 고요히 나를 돌아보면서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2005-02-25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담임 통신 2004 - 10호                                            양운고등학교 3학년 5반


진로 결정과 상담 일정


1년간 정말 수고 많았다. 이제 오늘 받아든 성적표를 가지고 대학 진학을 결정해야 한다. 이미 수시 1,2에 8명이 최종합격을 했고, 몇 명은 합격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진로 결정과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자.


우선, 자신이 하게 될 일과 대학 진학은 관련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느 학과에 가서 그 일을 평생 하게 되는 사람은, 교사, 의사, 간호사 정도의 몇몇 전문직 부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그 외의 학과를 졸업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과와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살아가게 된단다.

그리고 진로 결정은 부모님, 선생님, 친지 등과 신중하게 하되, 자기의 소신을 60% 정도로 잡기 바란다. 부모님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 자기와 너무 상충이 심하면, 선생님에게 협조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담은 월요일부터 할 것이다.

그 이전에 너희가 준비할 것들을 최대한 충실히 준비하기 바란다. 금요일(17일) 오후 정도에는 교무실과 교실 벽에 각 학원에서 작성한 배치기준표를 붙이게 될 것이다. 학교에 와서 적절한 대학을 찾고, 자기에게 유리한 지원을 하여야 한다. 너희가 자세히 찾고 온 만큼 선생님도 도와줄 수 있다. “저는 어디 갈 수 있어요?”하는 0의 지점부터 시작한다면 상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단다.

1. 희망 대학, 학과를 가능한 한 탐색한다.(‘가, 나, 다’군에서 1군데씩, 총 3군데 지원할 수 있고, 전문대와 산업대학은 그 외에 지원 가능하다.)

2. 각 대학의 모집단위별 입시 요강을 자세히 살펴본다.(교실에 비치된 자료도 몇 가지 있고, 각 대학 홈페이지에 상세히 안내되어 있다.) 그리고 자기에게 유리한 입시 유형이 어떤 것인지 찾는다.(내신이 나쁘면 수능이 많이 반영되도록, 수능이 나쁘면 논술, 면접이 있는 곳으로...)

3. 각 군별로 1-2군데의 학교를 선별한다.(안전지원이란 가장 높은 배치기준표보다 자기 점수가 10점 이상 높을 때, 적정지원이란 배치기준표보다 3-5점 정도 높을 때, 소신 지원이란 배치기준표와 비슷할 때, 배짱지원이란 재수를 생각중일 때...)

지원은 ‘가, 나, 다’군에서 두 군데는 적정지원하고, 한 군데는 안전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두 군데는 소신지원하고 한 군데는 안전지원하는 것은 조금 위험할 수 있다.(안전지원의 기준은 하늘도 모른다.)

4. 각자의 지원표를 작성해서 정해진 날짜에 상담을 한다.


상담 일정표(상담 장소 : 우리 교실 히터 앞)

날짜

오전 9시 - 12시

오후 1시-5시

20일(월)

샛별, 미희, 두뽀, 민정

수바, 수영, 이은, 두식이

21일(화)

문희, 박수, 가쇼, 민혜

노부랭이, 토끼, 영자, 나혜

22일(수)

양지, 혜란, 뻥애, 햇님

임쏘, 혜림, 또혜림, 날라

23일(목)

혜진, 수민, 지현, 이슬

미나, 혜원, 광

(추후 2학기 수시 합격자는 올 필요 없음.^^)

이 시간표는 편의상 순서를 정한 것이다. 필요하면 며칠 계속 상담을 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정해진 날짜에 오지 못할 경우에는 미리 연락을 주기 바란다.(016-9668-9750) 준비물은 성적표, 개인별 자료, 모집요강, 반납할 사물함 열쇠 등

그리고 가능하면 부모님과 함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님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선생님으로서는 아주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부모님과 갈등이 심한 경우 반드시 같이 오너라.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참고로 부모님이 오시는 경우 선생님이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인지상정인 것이다.(참, 각종 미납급 확인해서 내기 바란다.)


그리고, 원서 접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생활기록부를 전산으로 활용한다. ‘학생부자료 온라인 동의’에 체크해야 한다. 동의하지 않음에 체크하면, 반드시 학생생활기록부를 별도로 송부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그리고 원서접수할 때, 제출서류가 있는 경우(면접, 논술 등을 위한) 꼭 확인하여 보내야 한다.

정시원서 접수는 22일부터 27일(일부는 더 일찍 마감)까지이며, 선생님의 확인이 필요없을 수도 있지만, 상담 후 원서접수를 하고 나서는 군별 지원 상황(대학 및 모집단위 학부 또는 학과, 예를 들면 ‘부산대 국제어문학부’, 또는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등)과 수험번호를 선생님에게 메일로 반드시 보내기 바란다.(안 보내는 놈을 떨어지라고 기도를 할 거다. shy3042@hanmail.net) 보통 ‘학부’는 몇 개의 학과를 통합해서 모집한 후, 2학년 올라갈 때 세부 학과로 정하게 된다. 1학년 성적이 아주 중요하다.


보통 가군은 10일까지, 나군은 20일까지, 다군은 30일까지 논술과 면접 등 전형을 마치게 된다. 수시 2까지 합격이 확정된 학생은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합격하면 부모보다, 남친보다 먼저 선생님에게 합격을 알리기 바란다. 사적인 일이 아니라 공적인 일이니까. 그리고 ‘최초합격’이 안 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최초합격보다 미등록충원으로 추가등록하는 학교가 보통 더욱 좋게 마련이다. 기다리면 합격이 온다.


사람은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이제 우린 2월 18일 졸업식날 공식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 날 아침 9시까지 와서 교정에서 사진도 좀 찍고 하거라. 10시 넘어야 졸업식 하겠지만, 전체가 모이는 마지막 날이 될테니깐... 그리고, 이제, 모두의 합격을 빈다.

다들, 건강해라. 안녕.

너희를 못 보고 늘 그리워할, 담임선생님이 쓴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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