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통신 2013-2호                                                                                                             부산 0 0 고 2학년 1반

 

 

3등은 괜찮지만, 삼류는 곤란해

 

 

안녕, 우리반 신사, 숙녀들... 너희 만난 지 이제 일주일 지났다.

근데 참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지?

시간이란 게 그래. 낯설고 서먹한 처음엔 빨리 흐르지 않아. 이러다가 조금만 지나봐.

이제 2주 뒤엔 우린 베이징에 있을 거고~ 그리고 한 달 뒤면 중간고사를 칠 거야. 어어~~하는 사이에 내년 2월이 오게 될 거야.

선생님의 편지는 늘 잔소리란다. 선생님이란 직업이 그래. 큰 걸로 너희에게 뭘 가르쳐주기보다는, 아주 작고 자잘한 것들에 대하여 끝없이 잔소리하는 그런 일이거든.

 

 

내가 요즘 다리가 좀 불편해서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고 퇴근을 빨리해서 아직 너희 얼굴도 다 모르겠다. ^^ 뭐, 차차 이름도 얼굴도 알아 가겠지만~

이번 주부터는 8,9교시 보충학습도 시작되니까, 얼굴 볼 시간이 더 없겠구나.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너희 보고있으면 ‘참 바쁘게 산다’ 싶은 생각이 들어. 한국에서 태어난 죄로, 수능 준비에, 이런저런 활동에 바삐 움직이면서도 늘 잘도 웃는 걸 보면 대견하기도 하다. 이번 주 수요일에 시험 마치고 나면, 간단하게 상담을 할까 해. 일단은 너희랑 개별적으로 얼굴을 봐야 좀 익숙해 질 거고, 너희 진로 이야기도 좀 들어보려고.

너희가 준비할 건, 어떤 레벨의 대학을 원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진학을 위해서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지, 선생님과 이야기나눌 것을 조금은 준비해 보기 바란다.

 

수업 시간에 ‘백석’의 ‘모닥불’에서 ‘평등’을 이야기한 적 있지?

 

누구나 차이가 나게 마련이라구. 그치만, 인간의 가치에 비한다면, 그 차이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이야. 그 이야기의 연장선 상에서, 3등은 괜찮지만 3류는 곤란하다는 말이 있어. 우리 반에도 1등부터 33등까지 줄을 세우면, 당연히 꼴찌도 있을 거잖아. 그런데 말이야. 등수는 꼴찌일 수 있지만, 명심할 건, 그 사람이 꼴찌는 아니란 거지. 예를 들면 박지성이 33등이었다고 무시할 수 있겠어? 장동건이 33등이었다고 바보라고 놀리겠냐구~ ^^

 

너희가 등급을 받고, 등수를 받는 데 따라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침몰하기도 할 거야. 그렇지만, 33등인 것보다 더 좌절스러운 것은, 3류가 아닐까 해.

 

어떤 학생이 삼류 학생일까? 어떤 인간이 삼류 인간일까?

요즘 쓰는 말(시쳇말)로 ‘찌질하다’는 말이 ‘삼류’와 가깝지 싶어.

너희도 찌질한 거 싫어하잖아. 그치?

 

아무리 힘이 세더라도, 학급의 약한 친구를 왕따시키고, 빵셔틀, 가방셔틀, 급식셔틀로 부려먹는 녀석이 있다면, 참 찌질한 인간이겠지? 우리반엔 그런 친구들은 없겠지만, 뭐, 예를 들자면, 계획은 늘 웅대하고 휘황찬란하게 세우면서 실천에는 게으른 친구가 있다면, 역시 찌질이의 부류에 가까이 가지 않을까? 그런 날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날들이 계속된다면 말야.

 

그리고 참을성(인내심 忍耐心)이 많은 것과 미련하고 소심한 것은 다른데 말야. 잠과의 싸움, 휴식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공부를 하는 것은 참을성일 수도 있지만, 몸에 병이 날 정도로 자신을 돌보지 않다가 앓아 눕는 것은 미련한 일이란다. 일종의 찌질이지. 자기 몸은 자기가 늘 잘 관리해야 해. 특히 너희 청소년기에는 말야. 몸에서 온갖 종류의 호르몬이 마구 분출돼서 대뇌의 이런저런 부분이 혼란을 겪기도 해. 정신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단다. 담임 선생님은 말야. 너희를 통제하고 혼내는 사람이 아냐. 너희의 진학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란다. 너희보다 세상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이라서, 너희가 지치거나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마치 먼 길을 달리는 자동차가 정기적으로 ‘주유소’에서 가스도 넣고 휴식도 취하듯이, 힘든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갈 수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혼자서 찌질하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격하하는 마음(자격지심 自激之心)을 너무 지속적으로 가지고 산다면 뉴러서지컬-사이카이어트리 병원에 상담하러 가야할지도 몰라. ^^

 

 

요즘 여러 선생님들이 올해 문과반이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아서 좋대. 수업이 제일 잘 되는 반이라고 칭찬을 들은 적이 여러 번이야. 그건 학급의 특성이지만 너희 하나하나가 뿜어낸 아우라가 잘 혼합되어 느껴지는 느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선생님이 바라는 일류 학생, 일류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일류 학생이라면, 교실에서 잘 웃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좋은 친구가 되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그랬잖아. 좋은 친구와 가는 길이 일류가 되는 길일 거야.

 

그리고 일류 학생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삐뚤어진 쓰레기통을 가지런히 해놓을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 지난번에 선생님이 칠판 청소를 했더니 주번이긴 했지만 민지가 도와줘서 좋았어. 그런 게 일류야. 가희가 입원했다고 병문안을 간 또다른 민지와 다연이도 일류 학생이고. 청소 시간이면 으레 자기 구역에 가서 깨끗이 돌아보는 친구들은 모두 일류란다. 근데, 일류가 되려면 말야, 늘 깨어 있어야 해. 그치? 사람은 금세 게을러지는 동물이라서 말이지.

 

 

너희 진로에 대해서는 말야. 내가 해줄 말은 이것밖에 없어. 너무 조바심내지 말라는 것. 大器晩成 이라잖아. 훌륭한 그릇일수록 오래 걸려 만들어지는 법이래. 빨리 법관이 되는 것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법관이 되는 게 필요하잖아.

 

이제 고2인데, 뭔가 해놓은 건 없고, 이래가지고 대학 어찌 갈까 싶지? 걱정하지 마. 선생님이 다 좋은 데 보내줄게. ^^ 있잖아. 세상에 뭐든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란 없단다. 준비가 덜된 채로 어른이 되고, 나중엔 엄마, 아빠도 되고, 직장인도 되는 거야. 9점 안에서만 보고 너무 조바심내면, 자칫하면 아프거나 찌질이가 된다구~

 

 

우리 교실에선 말야.

웃음 소리가 더 많이 났음 좋겠어.

공부도 더 잘 되는 2학년 1반이 되면 좋겠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서로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일류 학생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일등부터 33등까지가 모두 우리반이고, 일류일 수 있는 길을 너희가 찾아 갈 수 있길…

 

 

오늘 숙제, 운동장에 활짝 흐드러지게 핀 목련을 하늘과 함께 5초 이상 바라보기

 

담임선생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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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통신 2013-1호                                                                      부산 0  0 고 2학년 1

 

학교와 가정의 소통이 학생 성장, 성숙의 밑거름

 

안녕하십니까.

여러 보호자분들의 자녀의 올해 담임을 맡은 0 0 0 입니다.

저는 올해로 교직 25년차인 국어과 교사이고, 올해 우리학교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기숙사에서 생활시키면서 마음으로만 노심초사하고 계실 보호자님께 몇 가지 당부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아이들이 떨어져 지내더라도, 가정은 탯줄로 연결된 자궁과도 같습니다. 주말에 아이들이 집에서 생활할 때, 부족한 점이 보이더라도, 더 따뜻하게, 더 이쁘게 안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느라 충분히 힘든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은 모두 부족하니까 아이들입니다. 그래도 보호자님이 사랑하는 만큼 아이는 성장과 성숙을 경험하리라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2.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정 운영에 대하여 전적으로 신뢰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학생이 자율적으로 성장하여 대학 진학하는 것이 미래의 생활력을 갖추는 데 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개인 과외나 학원에 의존하는 습관을 2학년 1학기 전에는 정리하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름방학 이후에는 자습만으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훈련시키려 합니다. 우리 아이들 옆에는 선생님보다 훌륭한 친구들이 있는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3.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시는 관계로, 궁금하고 의문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언제든지 담임에게 문의하시고 필요하시면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한 아이들을 제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전화번호 010-0000-0000, e-mail : shy3042@hanmail.net) 학교 문턱이 높다는 생각을 하시면 아이에게 손해입니다. 담임이 아이들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요즘엔 대학 진학에 필수적이므로 어려워하지 마시고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자식을 맡기고 찾아뵙지도 못하고… 이런 말씀 마시고, 학생의 성장과 성숙을 위하여 가정과 학교가 긴밀하게 연결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32학년 1반 담임 교사 0 0 0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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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3-0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짝짝짝, 그동안 스쳐간 우리 아들 담임 선생님을 다시 만난 기분입니다. 울컥, 감동이 오네요.
근데 '자식을 맡기고 찾아뵙지도 못하고...' 저 말 진짜 어쩌다 뵙는 선생님께 습관처럼 하곤 했는데,
가만 생각하니 그런 말 듣는 거, 선생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듯. ㅋ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위해 <보호자분들>이라고 배려해주신 것도 큰 감동입니다.^^*

글샘 2013-03-02 21:44   좋아요 0 | URL
요즘 학부모... 없는 가정의 아이들도 많거든요. ㅠㅜ
'부족한 자식을 맡기고 한번 찾아 봅지도 못하고...' 어휴~ 이거 완전 상투적인 말이에요. ㅋ~
근데, 사실 아직도 보호자 상담이 한국에선 거의 안 이뤄지거든요.
감동이라기보담은... 매년 하는 일이라서... ㅋ~

순오기 2013-03-0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이 실습나가서 썼던 '보호자분께'라는 페이퍼가 생각나네요~
이번에 학교를 옮기셨군요~
2학년 1반 학생들과 보호자들 모두 행복한 한해가 되겠네요!

글샘 2013-03-02 21:45   좋아요 0 | URL
네. 기숙사 생활하는 애들이라 신경이 더 쓰이네요.
요즘 보호자가... 조손가정도 많은데... 제가 옮기는 학교가 농어촌지역 학교라 그런 애들이 만답니다.
행복하긴 제가 행복해야죠. 그래야 애들한테 잘 해주는데, ㅎㅎㅎ

수퍼남매맘 2013-03-02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고등학교에도 이런 학부모통신 즉 담임 편지가 나가는군요. 학교를 옮기셨나 봅니다.
저도 학부모입장에서 첫 날 이런 담임편지를 받아오면 담임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지더라고요.
저도 오늘과 내일 얼른 담임편지 준비해야겠어요.
낱말 선택 하나하나에도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신 듯해요. "학부모" 가 아니라 " 보호자 " 라....

글샘 2013-03-02 21:47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 샘들은 잘 안 합니다.
네. 신뢰의 문제때문에.. 초두효과라고, 처음에 긍정적으로 보면... 나중에도 그렇잖아요. ㅋ~
새 학교가 시골에 있어서... 특히 보호자...가 많습니다.

2013-03-02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2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2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2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담임통신 2013-1호                                                                              부산 0 0고 2학년 1

세상은 늘 상대적인 것

 

안녕, 새로 2학년 1반이 된 19명의 숙녀와 14명의 미남들~

난 너희랑 1년 동안 같은 반에서 살게 된 0 0 0 샘이라고 한다.

오늘 너희를 만난 첫 날, 몇 가지 부탁을 하려고 이렇게 몇 자 적으려고 해.

우리 학교는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함께 생활하지만, 사실 담임 샘이랑 소통할 기회가 그닥 많지만은 않으니 말이지. 미리 좀 친해두자는 거야. 우리반은 문과반이니깐, 내년까지 같이가야 하는 운명이잖아? 너희 서른 세 명이 내년 종업식날, 모두 건강하고 환한 모습으로 진급하고, ‘너희랑 함께여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란다.

내가 봄방학 첫 날 아마 그런 이야길 했을 거야. 세상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 선분에 손을 대지 않고, 이 선분을 더 짧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

마법을 부리라구? 요술을 부려 볼까?

그 마법은, 요술은 바로, 상대적인 거야. 이 선분 옆에 선을 하나 더 그으면 돼. ~일게.

우리학교는 좀 특수한 학교다 보니, 친구들이 다들 똑똑해 보일 거야. 그 옆에 자기가 서면 작아 보이고 말야. 그건 왜 그럴까? 그래. 상대적이기 때문이지. 너희가 만약, 그냥 기장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내신 성적도 좋고 자신감이 넘칠 수도 있을지 몰라. 거꾸로, 너희가 지금 모두 영재학교에서 배우고 있다면? 다들 자격지심에 침울해 있지 않을까? 암튼, 샘이 하고 싶은 첫 번째 이야기는, 세상 만사는 혼자 존재하지 않으므로, 단편적인 면만 보고 슬퍼하거나 우울해 하지 말자는 이야기야. 시각을 바꾸고 주위를 둘러보면, 전혀 슬퍼할 일도 아닌데, 혼자 우울에 빠지면 헤어날 길이 없는 게 삶이란다. 9점 문제란 게 있어. 9개의 점 안에서 아무리 해법을 찾아도 답이 없는 문제. ㅎㅎ 아홉 개의 점을 연속해서 네 번만에 직선으로 연결하는 문제.

너희는 모두 한 사람씩 훌륭한 개체란다.

나도 마찬가지 훌륭한 샘이야. ^^

근데 늘 긴 작대기의 옆에 대보면 짧은 작대기가 되듯, 그런 맘을 먹으며 살기 쉬운 게 인생이야. 그치만 어쨌든 힘든 일이 있을 때, 너희는 나를 엄마나 아빠라고 생각하고 찾아올 수 있음 좋겠다. (전화 010-0000-9750, 메일 shy3042@hanmail.net)

세상이 좋으니 카톡으로 필요한 이야길 나눌 수도 있을 거고 말야.

다음 이야기.

너희가 학급 운영을 자치적으로 잘 해 줬음 좋겠다.

교실도 깨끗하게~, 아침에 등교하는 시간도 규칙적으로~, 아침 식사 거르는 친구도 없이~, 그리고 친구들 사이도 화기애애하고 재미있게~, 수업 시간에도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알아서 잘 해 줬음 좋겠다. 안 하면, 샘의 잔소리는 끝도 없을 거야. 완전 잔소리쟁이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 진로 · 진학에 관심이 많을 거야.

공부하는 방법 역시 너희들끼리 공유해서 우리반 아이들 모두 학년말엔 지금보다 쑤욱~ 몸도 성적도 마음도 성장해 있으면 좋겠구나.

1. 매일 잠들기 전에 다음날 공부할 계획을 세우면서 기뻐하면 좋겠다. 툴툴대지 말고~

2. 밥먹는 시간엔 충분히 행복하게 밥먹기에 열중하면 좋겠다. 단어장은 나중에 외고~

우리 몸의 소화액 70% 이상은 뇌에서 분비하도록 관리하는데, 단어외고 스트레스 받으면 밥이 소화돼서 우리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 힘들겠지?

3. 수업 시간 중, 수동적으로 조용히 듣기만 하지 말자. 시험에 날만 한 건, 암기! 표시해 놨다가 쉬는시간이나 자습시간에 암기하고, 복습! 표시해 둔 건 복습하고, 질문? 표시해 둔건 질문해서 알아두는 일이 학습에서 중요함은 말 안 해도 알겠지? 선생님들이 우리반 들어오는 걸 정말 행복해 하도록, 능동적으로 수업을 듣기 바란다.

4. 진로와 연관지어 한 가지의 ‘자기 세상’을 가지면 좋겠다. 입학사정관제가 늘어나는 건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유리하단다. 내가 가르친 아이 중에, 한국의 요리, 음식문화, 전통음식 이런 것을 부지런히 블로그에 모아두고 연구한 학생이, 대학 진학 시 성적을 고려하지 않고 ‘식품영양학부’에 진학한 사례도 있거든.

5. 다음 주,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점으로 삼기 바란다. 이번 모의고사로 대학 진학이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 최선을 다해 친 다음, 선생님과 멘토링을 해서 약점을 보완하다 보면, 내년 3월엔 괄목상대, 눈을 비비고 너를 보게될는지도 몰라. 그러고 싶지? ^^

6. 너희 3년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스펙이나 내신보다는, 꾸준히 오르는 모의고사 성적이란다. 그런 친구는 자신감을 잃지 않아. 당연히 내신도 차근차근 발전하고, 나머지 일도 덩달아 잘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단다.

너희랑 내가 만난 건, 보통 인연이 아닌 거야.

선생님을 만난 것을 일생 일대의 행복한 사건이라고 지금부터 생각하렴.

(그러기 싫은 사람은 다른 반으로 가든가 ㅋ~ 바꿀 수 없다면, 즐기라구.)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이랬나? 현재를 즐겨라~! 즐거워서가 아니라, 우리 인간에겐 ‘현재’를 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거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란 말도 있어. 죽음을 기억하라. 사람은 누구나, 언젠간 죽게 돼 있어. 너희가 사흘 뒤에 죽게 된다면…. 오늘 행복하려고 얼마나 노력하겠어. 그치?

그럼 수능 따위 집어 치운다구? ㅎㅎ 늘 열정적으로 살자는 거지. 가능한 한~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영국에서 ‘창의성 퀴즈’에서 ‘런던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하는 문제에 가장 우수한 답은 ‘좋은 친구와 가는 길’이랬어. 좋은 친구가 어딨냐구? 좋은 친구를 갖는 방법은, 내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란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친구는 자석처럼~ , 나타나게 돼있다구.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이래.

참 멋진 말 많지? 더 멋진 말을 앞으로 많이 들려줄게.

우리, 정말 멋진 한 해를 만들자~ 파이팅~!

멋진 2학년 1반 친구들을 만난 첫 날,

너희를 만나 행복한 담임 선생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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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3-0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 우리 막내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편지네요.
담임샘의 사랑이 묻어나는...^^

글샘 2013-03-02 21:39   좋아요 0 | URL
이놈들은 아무래도 같은 반을 2년 담임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이라서요...
올해는 신경을 좀 쓰려하고 있답니다. ^^

아무개 2013-03-0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졸업할때는 졸업 앨범뒤에 친구나 선생님들이 졸업축하 글을 써주었어요.
그때 한 선생님께서 "oo는 세상의 마중물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써주신게 기억이 나네요. ^^

새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멋진 한해 만들어가시기를!

글샘 2013-03-02 21:40   좋아요 0 | URL
저는 졸업할 때는 특별한 이벤트를 하지 않구요. 때때로 애들한테 담임 통신으로 자극도 주고 할 얘기도 하는 편입니다.
좋은 선생님이셨네요. 한 아이마다 글을 남겨 주셨다니...

수퍼남매맘 2013-03-02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창 시절에 담임으로부터 이런 편지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하지만 수퍼남매는 가끔 가다 글샘 같은 담임을 만나 첫 날 이런 담임편지를 받아 오기도 하더라고요.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편지군요.
감동입니다.

글샘 2013-03-02 21:42   좋아요 0 | URL
ㅋㅋ 예전엔 샘들이 이렇게 말랑하지 않았죠.
맞아요. 저도 가정에서 믿음을 가지시길 바라는 맘에서 쓰는 편지입니다.
감동까진 아니에요. ㅎㅎ

세실 2013-03-04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보림이반 담임샘? ㅎ
보림이도 2학년1반 이거든요.
좋은 가르침 잘 부탁드립니다.
참으로 도움되는 글, 감사합니다^^

글샘 2013-03-05 02:44   좋아요 0 | URL
보림이 우리반으로 보내세요. ㅋ~
이뻐해 줄게요. ㅎㅎㅎ

세실 2013-03-05 09: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진심으로 그러면 좋겠습니다.
요즘 공부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는데.....ㅋ
문제는 문과, 일본어, 음악을 선택했는데 2학년 전체에서 꼴찌반일듯.
아마도 보림이가 1등 할꺼 같아요. ㅠㅠㅠ

글샘 2013-03-05 13:0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예전에 음악,미술반 나누는거보니깐,
음악반이 확실히 처지던데요.
그렇게 과목으로 나눔 안되겠더라는...
그래도 반에서 1등이면 기분은 좋겠구만. ㅋ~
 

담임통신 2011-1호(2011. 3. 3)


1학년 6반 학부모님께

꽃샘추위가 한창입니다. 교실에 오전에는 히터를 틀어 주기도 하지만, 학생들도 따뜻하게 입혀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1학년 6반 담임을 맡게 된 000입니다. 올해로 교사 생활이 23년에 접어드는데, 제 자식도 고3이 되고 보니 이제 아이들이 귀엽게만 보입니다. 담당 과목은 국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가장 쉬운 영어, 매일 해야 하는 수학의 자습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어는 다양한 독서와 체험이 종합적으로 쌓이는 과목이라 다소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정통신을 보내는 것은, 아들들이 고등학교라는 낯설고 힘든 환경에 입학한 것을 한편 뿌듯하게 생각하지만, 한편 우리 아이가 잘 할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이 험하다는데 우리 순둥이가 왕따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실까 싶어 몇 자 적어 봅니다.

학생들과 교육에 관하여 드릴 말씀이 많지만, 제가 틈나는 대로 통신을 보내 드리겠사오니,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 보시고, 연락 주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010-9000-0000)

혹시 상담이 필요하시면 미리 연락주시고 언제든 학교를 방문해 주시면 됩니다. 예전처럼 학교 문턱이 높다고 걱정마시고, 자녀의 발전을 위하여 마음 편하게 찾아오시거나 전화주시면 됩니다. 촌지나 과도한 선물은 학생의 발전에 저해가 되오니 사절합니다. 마음이 있으시면 간단한 음료수나 과일 정도는 선생님들과 나눠먹어도 좋겠지요.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와 다릅니다.
수업만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부디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하는 계획을 세우고, 체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이 협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는 아침 7시 55분까지 교실에 입실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지각하지 않도록 꼭 챙겨 주시고, 가능하면 아침을 간단하게라도 먹고 오도록 해 주십시오. 점심 식사는 12시 50분 경이 되어야 하게 됩니다.

학생이 교재나 비싼 물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름을 잘 쓰고 잘 챙기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요일 하루는 연습삼아 자습을 시켜 9시에 하교할 것입니다. 미리 공부할 것을 챙겨와서 복습하고 예습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스스로 하는 공부가 중요함을 몸으로 깨달아야 학생도 발전할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정상 수업과 9시까지 자습을 매일 실시합니다.

학생들이 피곤하지만 잘 버틸 수 있도록 정신적, 육체적 지원이 아주 필요합니다. 쉬는 시간에 매점에서 보충할 수 있도록 용돈도 필요하고, 학기 초엔 교재를 구입하는 경우도 많으니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1학년 때부터 영어, 수학에 흥미를 붙여 따라 붙어야 3학년 때 신나서 입시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다음 주 3월 10일에 있는 시험부터 시작하여 언어, 수리, 외국어의 성적이 잘 유지되고 향상될 수 있도록, 모의고사 성적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1학년 때부터 정기고사 및 모의고사 성적표, 각종 행사 참가 경험 등을 모을 수 있도록 지도하여 주시고, 학교에서 지도하는 <나래로 노트> 작성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나래로 노트는 학생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고, 관심있는 특정 교과목에 대한 학습과 독서 지도, 성적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노트입니다. 

학생들이 부산00고등학교에 입학한 이상, 학생들의 모교가 될 우리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이고, 우리 학교에 재직하시는 선생님들이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믿어주시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인근의 사립학교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만, 공립학교의 장점도 많습니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학교 생활도 가능하고, 학생만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진학 성적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진학 지도에 있어서도 우리 학교는 인근 사립고등학교 못지않은 성적을 내고 있으니, 진학은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주지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님들이 학교와 교사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시는 만큼 학생들도 학교를 불신하게 됩니다. 그 불신으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것은 학생이므로 상호 신뢰가 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에서 체벌이 없어지면서 학교가 혼란스럽다고 떠들지만, 그런 것은 특정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위하여 떠드는 소리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학교에는 천여 명의 학생들과 70여 명의 교사들이 함께 살고 있으므로 사소한 의견 차이는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의문나시는 것은 언제든 연락주시면 소통이 가능하겠습니다. 혹시 학생들이 말을 안 들으면 종아리를 때리기도 하겠습니다. 제 자식이라 생각하고 야단칠 것이니 혹시 의견이 다르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학생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지나 않는지 잘 살펴 주시고, 과도하게 성적이 향상되기를 기대하시거나 원대한 꿈만을 강제하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청소년기엔 학생들도 예민한 시기이니 뾰족한 말로 상처를 입은 상태로 등교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주시고, 좋은 말만 들려주시려고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학생들이 게으르고 느릿느릿한 특성이 있습니다만,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이 학생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란 것을 저도 남학생들을 많이 기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믿고 보충수업, 자율학습, 방학 중 생활까지 맡겨 주시면, 반드시 학생들이 업그레이드 되어 진학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지도하겠습니다.

학교와 가정이 힘을 합하여 학생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이 성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라며, 처음 드리는 가정통신에서 잔소리와 우려의 말이 많았어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담임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아래 회신란에 적어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없으시면 ‘잘 읽었습니다.’라고 적어 주시면 됩니다.

다음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1년 3월 3일 아이들 입학식 날, 1학년 6반 담임 000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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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3-0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끝!! 요렇게요?

드디어 고3 담임에서 해방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편지네요. 좋은 담임 만난 부모들이 흐뭇하겠습니다.
빵이나 떡은 어떨까요? 아 빵 먹고 싶어라. 설탕 묻어있는 팥 도너츠요. ㅎㅎ

글샘 2011-03-03 23:01   좋아요 0 | URL
착한 학부모네요. ^^시킨대로 잘 하고.
같은 학교에 아들이 고3이어서, ㅋㅋ 다행히 빠질 수 있었답니다.
아니었음, ㅠㅜ 고대로 고3 부장을 해야했을 거예요.
설탕 묻어있는 팥 도너츠... 담에 만나면 사 드릴게요. ㅎㅎ

BRINY 2011-03-0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1학년 6반 담임이랍니다. 글샘님께 고1 담임 노하우를 많이 많이 배워가야겠습니다.

글샘 2011-03-03 23:0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같은 반 담임샘 ^^
오늘 첫날이라 야자가 없었는데 피곤해서 이적지 잤어요. ㅠㅜ
뭐, 노하우랄 건 없고, 하도 많이 해서 안 빼먹는 거죠.
담임의 노하우란, 아침에 일찍 가서 애들 챙기고, 지나갈 때마다 반장이라도 불러서 동태파악하고, ㅋ
저녁때 담임이 없어도 자습이 잘 되도록 애들한테 겁도 주고 부탁도 하고 하는 거죠.
남교사라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 이런 걱정에 애들이 알아서 기는 것도 있어요. ^^

저는 올해 '자율형 공립고' 담당 부장이랍니다. 담임은 덤이고요. ㅋㅋ
이름은 <학교발전기획부장>이라고 그럴싸하게 지었는데(자율형 부장은 쫌 아니잖아요. ㅎㅎ)
되지도 않을 창의적 체험활동이니, 독서활동이니 계획서짜려면 오늘 날밤 까야할 거 같군여. ㅠㅜ

양철나무꾼 2011-03-04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줄 한줄 꼼꼼히 챙겨서 읽었어요.
이거 잘 갈무리 해뒀다가 내년 저희 아들 고1되면 써먹어야겠어요.

청소년기엔 학생들도 예민한 시기이니 뾰족한 말로 상처입은 상태로 등교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하라는 구절에는 형광펜으로 칠하여 별표 다섯개 했어요.

진짜 다정하고 꼼꼼한 선생님이시군요~^^

글샘 2011-03-04 09:30   좋아요 0 | URL
말만 앞세우고 실제론 좀 게으르죠. ^^
다정하기보담은 몽둥이로 잘 패구요.
그래도 애들이 무서워하지 않는 거 보면, 폭력교사까진 아닌 거 같고...

무스탕 2011-03-04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저희 큰 아들이 고 1이 되었고 6반이 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도 귀하시다는 남자선생님이 되셨구요.
그래선지 어쩐지 저희 담임선생님의 편지를 받아보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
유치원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아침을 거르고 등교 시킨적이 없는게 유일한 위안거리입니다.
앞으로도 꼭 지키도록 노력해야 겠어요!

글샘 2011-03-04 09:31   좋아요 0 | URL
ㅎㅎ6반이 많군요.
남자 담임 참 귀해요.
오죽하면 저도 부장하면서 담임을 겸하겠습니까...
우리도 10반에 3명 남자예요. ㅠㅜ
고딩이 되었으니 긴장되시겠지만, 남자애 기르시면 인내심을 길러야 합니다. ^^

BRINY 2011-03-04 13:27   좋아요 0 | URL
사립이라, 저희는 10반에 3명이 여자담임이네요.

비로그인 2011-03-0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시 돌아가기 싫은 그 시절에 이런 편지를 써주시는 선생님이 계셨다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때 계셨더라도 제가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요. ㅎ

종종 들리지만 오늘은 흔적을 좀 남겨보고 싶게 만드네요. 읽다보니 옛 기억도 떠오르고 말이지요. ^^

글샘 2011-03-04 17:47   좋아요 0 | URL
요즘엔 여선생님이 많아서 이런 아기자기한 활동이 많이 늘었습니다.
저도 따라하고 있는 거구요. ㅎㅎ
옛 추억들은 저도 좋지 않습니다.
과도하게 폭력적인거 저도 싫어하구요.
그렇지만 질서 없는 것도 저는 싫더라구요.
그래서 질서있는 학급은 만들려고 노력하는 일환입니다. ^^

울보 2011-03-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딸은 이제 초3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12시50분이라더군요ㅡ, 그래서 아침은 정말 필사적으로 챙겨 먹이고 있습니다,예전에 늦잠을 자면 그냥 보냈는데 이제는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것입니다,
그리고 말씀하나하나 고등학교 학부모는 아니지만 많이 새겨들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글샘 2011-03-04 17:48   좋아요 0 | URL
ㅎㅎ 애들은 에너지를 많이 쓰거든요.
고딩들은 매점에서 뭐 사먹고 해서 좀 낫습니다.
한국이란 특수한 상황은 애기든 엄마든 교사든 다 힘들게 하지만,
우린 어른이니까요. ^^

그랑블뤼 2011-03-0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장승진을 축하드립니다... 한잔 안사면 승진이 취소될수도 있사오니, 시간나실때 한잔 베푸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침은 학생들만 챙기시지 마시고 우리 부장님도 꼭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제 아침에 암것도 안먹으면 안아픈데가 없어요... 1달뒤에 승진 축하파티 기대하겠습니다...^^*

글샘 2011-03-04 17:49   좋아요 0 | URL
요즘 부장은 승진이 아니라 피박이다.
학교마다 부장 할 사람이 없어서 새로 오는 사람한테 뒤집어 씌우는 분위기야.
난 그나마 민우가 3학년인 덕에... 3학년 부장은 안해서 다행인 거라는... ㅠㅜ

책가방 2011-03-0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 했답니다. 그리고 내년엔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구요..^^
엄마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중학교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담임의 역할이 크지 않으니 누가 되던 크게 신경 안 쓴다고들 하더군요. 큰아이를 먼저 보내본 제 생각은 다른데 말이죠.
글샘님처럼 좋은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 되면 학부모들도 한해가 든든할 것 같아욤~~^^
거꾸로 저도 아이 담임샘께 편지를 한번 써볼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서른 두명의 아이들 모두 골고루 사랑해 달라는 그런 편지요...^^

아이 초등학교 저학년때... 음료수조차도 예민하게 반응하시던 선생님을 겪었던지라 그 후론 매번 빈손으로 선생님 뵈러 갔었는데... 실례였을까요??

글샘 2011-03-04 17:51   좋아요 0 | URL
크게 신경안 쓴다는 게 촌지 들고 안 온단 이야기겠지요. ^^
그러다보면 소통이 안 되는 단점도 있거든요. 초등땐 청소다 배식당번이다 뻔질나게 만나면서 애들 생활에 관심도 갖지만 말입니다.
사내아이들은 집에 가서 말도 안 해요. ㅋㅋ 심할 땐 미납급이 100만원이 넘어도 부모가 모르는 일도 있거든요. ㅎㅎ
저는 음료수는 좋아합니다. ㅎㅎ 만원 얻어먹고 고발당할 일은 없잖아요.

소나무집 2011-03-0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 읽으면서 그냥 무지하게 감동~~~

글샘 2011-03-04 17:51   좋아요 0 | URL
감동을 쉽게 받으시는 편? ㅎㅎㅎ
 

 

벌써 공기가 따스하다.
햇살도 이미 봄이다. 

날은 차갑지만... 원래 겨울 속에 따사로운 봄이 들어있는 '법'이다.
어둠 속에 아침이 깃들어 있는 것처럼... 

김수환 추기경 가는 길을 배웅하는 사람들... 그걸 '현상'이라 불렀다.
'법'은 반드시 오는 걸 일컫는 말이다.
깜깜한 어둠 속에 반드시 아침이 잉태되어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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