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8 - 4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ASP’와 ‘컨닝 페이퍼’로 10% 전투력 상승!

 

우리반 친구들, 안녕.힘겹던 1학기가 지났고, 오늘 방학식을 맞았구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힘겨웠고 보람찬 추억들이 많구나.

우린 비록 방학이지만, 계속 학교를 나와야 한다.수능을 100일 남짓 남겼으니 당연한 노릇이지.그렇지만, 남은 100 여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잔소리를 좀 하자.

수업은 아침 8시 10분에 시작이다. 매일 8시에 아침 조회를 할 테니까, 시간 잘 지키기 바란다. 지각생은 혼나는 일과 벌금내는 일을 반드시 하도록 하겠다.
방학 중 학습 내용은 개학 직후 중간고사 범위인 만큼 열심히 듣기 바란다.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다들 느끼고 있겠지만, 정말 대단한 각오가 아니라면 흐지부지 피곤해서 늘어진 방학을 보내고 마는 후회를 할 수도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하는 잔소리.

  첫째, 능동적 학습 계획(Active Study Plan)을 실천하자.
내가 만들고도 훌륭한 말이라 생각한다.
책을 사서 1페이지부터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습이라 보기 어렵다. 능동적 학습이란 이런 것이다. 공부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그 문제와 유사한 문제들(유제)을 다섯 권 정도의 책에서 열 문제 이상 찾아서 풀어 보자.
예를 들면, 수학의 적분 문제에서 수돗물 채우는 응용 문제를 모른다고 치자. 그러면, 적분 문제가 실린 책(정석, 개념원리, 문제집 3~4권)을 옆에 쌓아 두고, 비슷한 문제를 찾아서 풀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문제만큼은 확실히 알고 넘어가게 될 것이다.
너희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자꾸 틀리는 것이 나오기 때문에 공부는 힘든 것인데,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정확히 바꾸어 나가는 일이 이번 방학 중에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컨닝페이퍼를 매일 작성하자.
자, 이제 수능은 117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에 이야기했듯, 결코 길지 않다. 그 안에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하고, 2학기 수시원서를 쓰기 위해 상담하고, 들뜨고, 친구들과 떠들고, 면접 준비도 하고 하노라면 2학기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우리는 이제 산 중턱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 산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 힘든 고개를 오르고 있는 중인 것이다. 여름방학이 지나면 허탈한 내리막으로 내려서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컨닝 페이퍼를 들고 수능 시험을 칠 수는 없다.

컨닝 페이퍼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10%는 점수를 더 얻을 수 있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다. 믿어라. 절대 손해보지 않을테니까.
아침에 공부 시작하기 전에 책상에 백지를 두 장 붙인다. 연습장도 좋고 공책도 좋다.
이 백지에 그날그날 공부한 것 중, 꼭 외워야 할 것을 메모한다.
언어는 새로 알게된 단어나 한자 성어, 시의 주제나 중심 표현 등을…
수리는 이해가 잘 안가는 풀이 과정을…외국어는 숙어, 단어, 비슷한 어구 등을…과탐은 중요 화학식, 물리 원리, 생물 계통도, 지학 용어 등을 그림과 글씨로, 자유롭고 독특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여러 가지 색깔과 글씨체로 날마다 만든다.
5시에 하교할 때는 이 종이를 떼어서 파일에 넣는다. 이 파일은 수능 마칠 때까지 몸에 서 떨어지면 안 된다. 화장실 갈 때도 이 파일을 들고 가고, 잠잘 때도 옆에 두고 잔다. 수능 시험장에 갈 때, 이 파일 하나만 들고 가면 된다.독서실에서 공부할 때도 컨닝 페이퍼를 부지런히 만든다.

지금 점수 300점 나오는 사람, 컨닝 페이퍼 덕분에 30점 이상 오른다. 믿어라.

셋째, 방학 중에 정리할 것이 있다. 1,2학년때 봤던 교과서, 문제집을 한번 보는 것이다. 꼼꼼하게 보면, 내년까지 다 못본다.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 메모된 것들을 주루룩 훑어 보는 것이다. 그야말로 훑어보는 ‘스캐닝’이다. 그러다가 정리가 잘된 메모를 만나면, 컨닝페이퍼에 옮겨 적어라. 틀린 수학 문제는 반드시 알고 넘어가라. 너희가 고교 입학 후 2년 반동안 풀었던 문제들과 훌륭한 메모들을 다시 못보고 시험장으로 가는 일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하루 30분 정도 투자하더라도 한 권씩 계획을 세워 스캐닝하기 바란다. 거기 보면 보석들이 숨어있을 것이다.

마지막, 방학 중에 ‘과학 탐구’는 마무리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바란다. 아직도 과학 탐구를 총정리하지 못한 친구들은 반드시 과탐 과목들에 집중해서 정리해야할 것이다.

2학기가 되면, 스스로 모의고사를 치르고 복습하는 프로그램을 돌려야 한다.

그러기 전에, 내가 부족한 것을 집중적으로 보충하고 정리하는 방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반 친구들의 수업 태도가 좋고, 자습도 잘 하고, 그 덕택에 성적까지 우수해서 3학년 선생님들과 교과 선생님들의 칭찬의 소리가 높다. 우연히 뽑기 잘한 덕에 내가 다 으쓱하다.

중요한 건, 결과도 마찬가지로 좋아야 한다는 것인데, 성적을 올리는 마지막 기회인 여름 방학을 정말 보람차게, 태어나서 가장 ‘보람찬’ 방학이었다고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해보기 바란다. 그 이후의 일은 그 이후에 걱정하자.

여름 방학 중에는 아프다고 병원 보내달라는 소리 좀 그만하고, 스스로 건강 조심하자. 손도 부지런히 씻어서 배탈 안나게 조심하고, 이제 시험을 앞두고… 매일매일을 조심조심 살아가자꾸나.

2008년 뜨거운 여름 들머리에서

너희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는 담임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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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애정이 느껴지는 잔소리에요.^^ 계속 고생하시고 알찬 보람 거두시길!

글샘 2008-07-19 23:17   좋아요 0 | URL
맨날 공부하란 소리나 늘어놔야 되는 제 신세도... ^^
언제 한번 참선생 노릇해보나... 생각만 많습니다.

프레이야 2008-07-2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여름이 참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군요.
컨닝페이퍼로 전투력 상승! 이거 정말 귀에 쏙 박히는데요.^^
그러고보니 전 한번도 컨닝페이퍼를 만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전투력이 거기서 그쳤나 싶어요.ㅎㅎ
무더운 날씨 글샘님도 학생들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글샘 2008-07-22 09:10   좋아요 0 | URL
오늘부터 바로 보충 시작입니다. ^^ 에어컨이 있어서 그나마 안 죽고 살아남아 있져. ㅎㅎ 혜경님도 무더위 잘 견디시길...

소나무집 2008-07-2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혈 선생님 앞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겠어요.
정말 구구절절 와 닿는 말씀만 하셨네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애정이 있는 선생님을 한 번쯤은 만나기를 기원..

글샘 2008-07-22 09:12   좋아요 0 | URL
전혀 열혈 아닙니다. ^^ 올해는 뽑기를 잘 해서 아이들이 순하네요. 도망도 안 가고... 알아서들 합니다. 덕분에 저는 가끔... 촛불도 들고 하죠. 애들이 맨날 도망치면... 언감생심^^
 


담임 통신 2008 - 3호 00고등학교 3학년 00반

변화(change)는 찬스(chance)!

 

우리반 친구들, 안녕.
중간고사들은 잘 쳤겠지?

오늘로 중간고사가 끝났다. 조금은 허탈하고, 속시원하고 그렇지?

오늘 하루는 공부 좀 접어 두고, 3학년 생활을 돌아보자.
조용히 목욕탕에라도 들어가서, 어떻게 지내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지낼 것인지를...

3학년 생활의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시기가 지금이다.
중간고사 마치고 확 풀어지기 쉬운 시기.
체인지의 g를 c로 바꾸기만 하면 찬스가 된단다. 이 찬스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1. 반드시 10일간(5월 3일~12일)의 학습계획을 작성하기 바란다. 오늘.
2. 매일 잠자기 전, 그날 학습 진도를 돌아보고 다음날 학습할 계획을 작성하며 생활하기 바란다.
3. 매일 10시간 이상 학습할 시간을 확보하기 바란다.
9시에서 5시까지 자습하는 동안 6시간을 부지런히 하고, 집에서 7시 이후에 4시간 이상 학습할 시간을 찾아야 한다.
4. 취약과목을 이번 기회에 만회할 생각을 갖기 바란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두 친구가 길을 가는데, 돈을 줍게 되자 ‘나는 오늘 참 운이 좋아.’라고 하더니, 비를 맞게 되자 ‘우리는 오늘 재수가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좋은 일은 ‘내’가 한 거고, 나쁜 일은 ‘우리’에게 닥친 거라고... 사람은 자기합리화하면서 사는 존재인 모양이다.
그렇지만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We는 Me의 그림자 뿐임을...
내 운명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 ‘나’임을...
하느님께서는 ‘나’의 노력을 높이 사는 분임을 말이다. 

3학년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

단기 방학에 한 번.
매주말과 공휴일에 한 번.
그리고 여름방학에 한 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기회를 꼭! 잡자.

시험이 끝나 후련한 날, 담임 선생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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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통신 2008 - 2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Never say "NEVER!"

 

우리반 친구들, 안녕.
우리가 3학년 9반 교실에서 처음 만난 것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이제 어느 정도 얼굴도 익숙해졌고, 이름도 좀 알겠구나.
  교실 앞은 화장실 공사중이라 어수선하고 먼지도 많이 날리지만, 지각도 거의 없어졌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충실한 것 같아서 믿음직스럽다.
그렇지만, 아직 공부가 몸에 익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 잔소리를 몇 자 쓴다.

첫째,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자.

자투리 시간은 아침에 등교해서 영어듣기 하기 전까지, 그리고 쉬는 시간이 7번, 점심·저녁시간이 두 번, 등하교 시간이 두 번이다. 이 시간까지 공부해야 할까? 하는 사람은 아직 자기가 가야할 목표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물론 이 시간들은 화장실도 다녀와야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찌뿌드등한 몸도 풀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이 시간들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힘겨운 전투에서 큰 지원병을 얻은 기분일거다.

예를 들면, 생물은 점심과 저녁 먹은 후에 30분씩 매일 한다고 정한다면, 1년내내 생물 공부는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아침 등교해서 15분 정도와 쉬는 시간에는 영어 독해를 한 지문씩 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니? 중요한 것은 과목을 딱! 정해두고

  둘째, 자율 학습 시간도 구조화하자.

학교에서 시간표대로 공부하다보면, 1년쯤 지나면 시간표가 저절로 외워지지 않니? 마찬가지로 너희 공부도 무작정 하지말고, 좀 구조화하면 좋겠다.
평일 자습 1차시는 영어지문 6개, 2차시엔 수학 15문제, 3차시엔 언어 3지문과 영단어외우기 등으로... 듣기는 등하교 시간에 mp3로 해결하고...
놀토의 자습은 길게 운영되니깐, 목표를 좀더 잡아서 물리, 화학 등을 계획하고, 주말을 이용해서 주중에 목표달성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다시 계획을 세우고...

셋째, 작심삼일이라도 하자.

보통 作心三日이라고 하면 ‘마음먹은 것이 3일도 못 간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나는 거꾸로 생각하는 건 어떨까 해. ‘마음먹은 것을 3일만 지키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이야. 3년고개 이야기도 있잖아. 거기서 넘어져서 3년밖에 못 산다고 고민하던 할아버지에게 손자가 “할아버지, 3년마다 거기 가서 넘어지면 되잖아요.”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던 이야기. 계획을 너무 길게 잡지 말고, 3일 것만 짜서 열심히 실천해 보자꾸나. 그러다보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더 시간을 아껴쓰게 되는 법이란다.

우리반 급훈은 <내가 보석이다>라고 정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야.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 너희 하나 하나는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들 알거야. 소중하니깐, 모욕을 당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거잖아. 가끔 급훈을 보면서 ‘나는 보석이다’를 생각해 보기 바래. 문학 시간에 배운대로, 가시덤불 쑥구렁에 묻혀 있어 청태(이끼)가 가득 끼었고, 전쟁통이라 나는 남루한 옷을 걸치고 있지만 나의 본마음과 본모습은 ‘옥돌’과 같은 보석이라고 말이야.

유승준의 ‘비전 vision’이란 노래가 있었다.

「비전」의 가사를 음미해 보며 잔소리를 마친다. 정말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길…. 


숫자만 하나씩 밀려나가는 어제와 똑같은 지친 아침을

생각 없이 체념한 듯이 맞이하고 있니?

모두가 똑같은 표준의 시계 그대로 보며 맞춰나가며

그대로 너는 정말로 행복한 거니?

누구를 위한 것도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커다란 날개를 달아! 다시 태어나! 허무하게 남겨진 어제를 벗어나!

높이 날고 싶다면 작은 망설임은 걷어차 버려!

끝없는 미지를 향해 내딛어야 해!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에

누구도 나를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거야

네 삶을 사는 것이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그 삶을 위하여

발을 내!딛!어! 그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로...

 

너희 만난 첫날 이야기했지? 게임은 결코 쉽지 않다고...
그렇지만, 그 게임은 누구나 도전할 만하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하진 않지만, 도전하지 않는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란 말이 있다.

부디 남은 8개월, 온 몸을 내던져 네게 주어진 운명에 도전해 보길 바라며...



교정에 목련이 환하게 등밝힌 봄날, 담임 선생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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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3-1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임은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지적을 해주시는군요.
정말 훌륭하십니다.
아이들이 다 따라한다면 수능쯤 문제 없을 것 같네요.

순오기 2008-03-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우리 아들녀석에게도 적용하면 좋겠어요. 감사^^
우선 녀석에게 이 글을 읽어보라 해야겠군요.
 

담임 통신 2008 - 1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게임의 법칙을 알면 게임이 즐겁습니다

0 0 고 3학년 9반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 안녕하십니까. 새 학년도의 담임을 맡은 0 0 0 입니다. 중요한 고3의 첫날을 맞아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관심이 높을 것 같아 몇 자 미리 적습니다.
우선 담임인 제 소개를 하자면, 담당 과목은 국어이며 올해로 20년째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학교 3곳과 고등학교 2곳을 거쳐 올해 0 0 고로 전근을 왔습니다.

고3이라고 하니 이제 제법 ‘입시준비생’이 된 듯도 하고,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선 것도 같고... 입시에 대한 중압감도 클 것 같고... 부모님과 학생의 긴장이 매우 높을 것이고, 그만큼 걱정과 불안도 크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고3이라고 갑자기 생활 패턴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할 뿐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올해 1년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클 것이기 때문에 고3은 중요하고도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한국의 교육 제도에서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대학 입학>을 많은 사람들이 뽑을 것입니다. 어떤 대학을 갔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에 큰 획을 긋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편지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대략의 청사진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인터넷 게임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게임의 법칙 하나.
모든 게임은 시작할 때 레벨 1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레벨 1에서 버벅거릴 때 높은 지력과 마법을 쓰는 사람도 원래는 1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게임의 법칙 둘.
모든 게임은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때는 한 시간 투자하면 한 레벨을 올릴 수 있지만, 어떤 때는 두 시간 투자해도 별로 소득이 없을 때도 있고, 누구는 좋은 아이템을 잘 얻는데, 난 아닐 수도 있지요. 세상의 모든 것은 전혀 공평하지 않습니다. 이걸 인정하면 맘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게임의 법칙 셋.
게임은 레벨이 오를수록 어려워집니다. 레벨 2로 오르기 위해서는 아주 허약한 몬스터 십여 마리만 처치하면 되지만, 레벨 3으로 오를 때는 이십여 마리…. 레벨 10정도 되면 100여 마리. 여기까진 재미있고 쉽고 하루 만에 오를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레벨이 20이 넘어서면 하루에 1레벨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3,40 레벨 정도 되면 한 레벨 올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때쯤 많은 사람들은 게임을 그만두고 다른 게임을 찾거나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새 아이디를 만들거나.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레벨이 오를수록 게임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게임의 법칙 넷.
게임을 하다보면 캐릭터가 죽는 때도 반드시 있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 어려운 상대를 찾아가서 무리하게 득점을 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죽지 않으려면 적절한 상대를 찾아 꾸준히 득점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게임의 법칙 다섯.
누구나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게임의 법칙 두 번째에서 게임은 공평하지 않다고 했지만, 게임은 마지막까지 참고 진행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그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게임의 법칙을 인용한 이유는...
1. 우리는 모두 비슷한 머릴 갖고 태어났다.
2. 그러나 우리의 가정 환경과 지적 조건, 사회 환경 등은 공평하지 않아서 지금 많은 차이를 보인다.
3. 학년이 오르고, 시간이 흐를수록 공부는 어렵게 마련이다. 그렇다는 걸 알면 스트레스가 적다.
4.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온다. 헤매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
5. 꾸준히 노력한 자에게 행복한 결과가 온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고3 생활은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날마다 웃기는 친구들이 있고 “집에 다녀오겠습니다.”하고 인사할 만큼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시로 ‘담임 통신’을 통하여 그때그때 생각할 것들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3월엔 학생들을 만나면서 학생들의 환경과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가능하시다면 학부모님께서 학교로 한번쯤 방문해 주시든지 전화로라도 통화를 했으면 합니다. 학생을 이해하는 데는 학부모님과의 짧은 상담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출장이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010-9668-0000, 메일 s000000@hanmail.net,)
4월부터는 학생들의 학습 습관이나 학습 기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것이고, 지속적으로 성적 관리를 해 나갈 것입니다.
5,6월 경에는 수능 응시 과목에 대한 상담을 하여 자연반 수학을 응시할 것인지 인문반 수학을 응시할 것인지도 확정할 것이며, 여름 방학부터는 수시 모집부터 시작하여 입시 지원 상담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학교의 일정은 3월 15일(토) 오후에 ‘입시 설명회 및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날은 깊은 상담은 어렵습니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첫 모의고사가 4월 15일(화)에 있습니다. 수능만큼 중요한 시험이니 학생들이 미리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가정에서도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는 ‘교수(學, teaching)’와 ‘학습(習, learning)’의 두 가지가 함께 어울려야 효과적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교수’가 중요하고, 학문이 고도화될수록 ‘학습’이 중요합니다. 초등학생 시절엔 선생님이 중요하지만, 대학 시절엔 스스로 하는 공부가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성적을 올리려고 ‘학원을 더 다니자. 인터넷 강의를 하나 더 듣자.’고 하는 태도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3 시기에는 스스로 공부에 익숙해지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다 보면, <주말과 방학>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쉬는 날 실컷 자거나 놀고, 좋은 성적을 바라는 일은 ‘나무 기둥에 토끼가 달려와서 부딪혀 죽기를 바라는 것(수주대토)’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입니다.

작년 3학년들을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니 ‘저주받은 89년생’이니 하여 올해 입시에서 재수생 파워가 막강할 것이라는 <학원>의 분석이 있습니다. 물론 ‘수능 등급제’로 인하여 총점은 더 낮은데도 등급의 운이 좋아서 좋은 대학을 간 학생도 분명히 있고, 더 좋은 점수로도 대학 진학에 실패한 학생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올해 ‘서울대, 연대, 고대, 의약대’등은 미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몇 점 차이로 누가 들어가느냐가 달라졌을 뿐, 상위권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 진학하기 위하여 재수를 하던 분위기는 올해라고 특별히 강해진 것은 아니며, 재수생의 학력이 높지만 예년에 비하여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안 심리’를 조장하여 이익을 보는 것은 ‘학원’일 뿐입니다. 원래 상위권 학생들이 재수를 많이 하고, 1년 더 공부했으니 성적이 좀 오르는 것은 어느 해나 있어온 일입니다.

원래 ‘선생님’은 학생들을 한 순간에 변화시킬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닙니다.매일 학생들 곁에서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며 학생의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교사입니다.
저는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교실에 비추어 생각해 봅니다.
정말 그대로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인생에 ‘등대’가 될 수도 ‘표지판’이 될 수도 없지만, 학생들이 꾸물거릴 때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칠 수도 있고, 낙담해 있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학생들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대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침 8시부터 영어 듣기 방송이 나갈 예정입니다. 반드시 교재를 준비하여야 하며, 7시 50분까지는 교실에 입실하여야 합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는 속담을 저는 믿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을 빠지려는 학생들은 미리 단념을 하기 바랍니다. 살다 보면 아플 때도 있는 법이지만,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어지간히 아픈 걸로는 조퇴할 수 없습니다. 조퇴가 잦은 회사원은 감원 대상 1순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건강도 실력입니다.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고3 학생에게 ‘핑계’는 없습니다. 등,하교가 자리잡히지 않은 반은 입시 성적에서 비례하는 성적을 얻습니다.
수업 시간에 잠을 자거나 수업에 심한 방해를 하여 교과 선생님으로부터 혼나는 경우에도 따로 불러 야단맞을 각오를 하기 바랍니다.
고3, 1년간 학교에서 이런저런 수능 대비 교재를 준비하라고 할 것입니다. 연간 20만원 가량의 문제지 구입 비용이 들 것입니다. 미리미리 준비하여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분실에 대비하여 책 윗부분에 매직으로 학번을 크게 적어두기 바랍니다.

‘개구리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개구리를 뜨거운 물에 집어넣으면 깜짝 놀라서 죽을힘을 다해 <팔짝> 뛰쳐나오지만,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따뜻함을 즐기다 그만 익어서 <희떡> 뒤집어지고 만다는 말입니다. <나쁜 습관>은 이와 같이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와서 우리를 어느 순간 '희-떡-' 뒤집어지게 만들고 만다는 거죠.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뜨거운 물에 깜짝 놀란 개구리처럼, 과감히 '확' 버리기 바랍니다. 도둑들도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집중>하고,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잠을 설쳐대는데, 우리처럼 미래를 준비하는 가치있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다면 정말 몹쓸 일입니다.

오늘부터 250여일 남은 ‘수능(11월 13일, 목)’을 어떻게 준비하는가를 3학년의 첫날인 오늘, 단단히 준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길게 글을 썼습니다. ‘학원’에서는 불안감을 조장하기 위하여 ‘논술’이 중요하다거나 ‘내신’이 어느 해에 중요하다거나 호들갑을 떨게 마련입니다만, 올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능’입니다.

학생들은 모두 어렸을 때 ‘꿈’이 있었습니다. 성장하면서 ‘현실’에 비추어보면서 점점 바래버린 '자신의 꿈'을 사랑하도록 부모님의 격려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성적과 가정 환경과 경제적 형편을 모두 고려하다보면 보석같은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오류를 범하지 말고, 지금의 내 성적이 충분히 좋고, 경제적으로 상당히 넉넉하다면 무얼 하고 싶은지. 깊이 생각해 보고, 그리고 그걸 하도록 돕는 일이 어른들의 일입니다.
꿈을 갖는다는 건, 바로 이것. 그것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학생들이 늘 바쁘기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담임 통신을 학생들에게 띄울 생각입니다. 학부모님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2008년 3월 3일

귀한 학생들을 만난 첫 날에 새 담임선생님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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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들 선생님이 보내신 가정통신문
    from 파피루스 2008-03-05 19:36 
    내가 13년째, 아니 유치원부터 하면 14년째 학부모 노릇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보내신 특별한 가정통신문은 다 모아두고 있다. 담임의 첫인상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담임샘의 교육철학이 담긴 것이라서 일년을 지켜보게 된다. 이제는 이런 자료가 우리딸이 초등선생님 되었을 때, 실제적이 도움이 되겠다 싶어 보관하길 잘했다며 또 자화자찬이다.^^ 어제 중3 아들녀석이 가져온 선생님의 통신문이다. 잘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선생님들의 이런 애정과 열정이
 
 
루루 2008-03-0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겨우" 2년차 되는 교사입니다. 내일 만날 학생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다 담겨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구요. 어찌어찌해서 종종 와 쓰신 글을 보곤 했는데, 이제야 인사를 드리는 게 쑥쓰럽기도 하네요^^;
저도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이런 편지를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정말.

글샘 2008-03-03 18:29   좋아요 0 | URL
2년차나 20년차나 아이들 앞에서 설레고 떨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도 이런 편지 써 보세요. 아이들도 부모님도 참 좋아하고 신뢰가 쌓인답니다.

2008-03-05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8-03-05 13: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 글을 쓰시는 건 뭐,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영어는 그런 비법이 있었군요.
날마다 바쁘고 피곤하지만 아이들이랑 뒹구는 교실은 늘 뜻밖에도 즐겁답니다.
 

담임 통신 2006 - 3호                           부산공업고등학교 2학년 금속과 2반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은, 새해를 맞는 일


벌써 한 해가 다 갔다.

올해는 너희들과 만나 즐거웠던 기억으로 가득하구나.

서른 세 명으로 2학년을 시작했는데, 윤호는 필리핀으로 어학 연수를 떠났고, 경민이는 전학을 가서 서른 한 명이 겨울 방학을 맞는다.

엊그제 너희에게서 1년간 학급운영 평가를 받아 보았다.

그랬더니 다행스럽게도 너희는 우리반에서 보낸 일년을 즐겁게 추억하고 있더구나. 고맙게 생각한다. 수학 여행과 체육 대회 등을 통해서 우리반 아이들은 참 든든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금속과 샘들에게서 혼이 좀 나기도 했겠지만, 알아서 교실 청소를 깨끗하게 잘 한 것도 너희들의 훌륭한 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어려웠던 일들도 재미난 추억으로 떠오른다. 축제 구경하는 데 6명밖에 없다고 야단을 맞던 일, 지각했다고 엉덩이 한 대씩 맞고  팔짝거리며 뛰던 일 등.

어른들은 늘 너희를 ‘중간적 존재’로 다루곤 하지. 다 큰 놈이…하고 야단치다가, 또 머리 피도 안 마른 어린 녀석이…하고 야단치기도 하고.

올해 우리반엔 어른 흉내를 내다가 혼난 아이들이 제법 많았다. 흡연으로 학생부 지도를 받은 학생들도 많았고, 내가 알기로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친구들도 몇 되는 걸로 안다.

나는 어른이 해서 나쁜 일은 아이들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하는 것은 아이라고 해서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담배가 그렇지. 어른들이 피우면서 아이들에게 못 피우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란다. 정말 나쁜 것이라면 담배를 만들어 팔지 말아야지. 그렇지만 그게 장사가 되니깐 만들어 팔곤 하지.

너희들도 어른이 되겠지만, 자기 생각만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하면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 법이란다. 스스로 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지. 담배를 피웠던 친구들도 겨울 방학을 이용해서 끊는 경험을 해보기 바란다. 담배를 끊는 법은 아주 쉽다. 안 피우면 된다. 피우는 환경에 가지 않아야 되지.

이제 너희에게 두 달의 겨울 방학이 마주서 있다. 2월도 며칠 안 되니 거의 두 달이라 보면 될 거야. 두 달 동안 무얼 할 것인지 잘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게 오늘 편지의 주제다.

우선, 생각을 좀 해 보기 바란다.

이제 내년이면 졸업반이고, 학생 생활도 마지막인데 진학을 할 건지, 취업을 할 건지, 어떤 자격증을 더 따야 하는지, 대학을 어디로 갈 건지… 계획을 세워 책상 앞에나 지갑 안에 적어 두면 좋겠다. 그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그리고 나면 일기를 쓰든 인터넷 안의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든 해서 너희의 발전하는 모습을 스스로 꿈꿔보기 바란다.

책을 읽는 것도 너희 미래를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둘째, 인터넷 폐인이 되지는 말기 바란다.

한국이 IT 강국이란 말도 있지만, 인터넷 환경이 한국처럼 편리한 나라도 세상에 없단다. 그것은 좋은 점도 있을 수 있지만, 나쁜 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 자기 손으로 뭔가 써 보고 그려 보고 하는 것이 공부인데, 그걸 모두 인터넷으로 해결하려 하니 공부가 덜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게임의 폐해가 크다고 생각해.

한 게임을 시작하면 레벨을 높이기 위해서 얼마나 부질없는 시간을 투자하는지… 다들 해 봐서 알지 않니? 가끔 돈이 들기도 하고 말이야.

인터넷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시간을 정해 두고 하기 바란다.

셋째, 계획을 짜서 움직이면 좋겠다.

방학이 되면 되는대로 뒹굴기 쉽다. 학원을 다니는 사람은 열심히 다니고, 안 다니던 사람이라도 영어든 컴퓨터든 배워 보기 바란다.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도 절대로 위험한 일은 하지 말기 바라고. 오토바이 타더라도 살살 달리고(나와 남을 죽일 수있는 무기잖아.), 힘들게 번 돈 낭비하지도 말아야 될 거고.

이제 어른이 되면 이런 잔소리 하는 사람들이 없을 거야. 내년까지만 아침 조회하고, 종례하고, 야단치고 매도 맞을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거지.

선생님의 숙제.

1. 방학 때, 꼭 사과나 배를 다섯 개 이상 깎아 보기 바란다. 손놀림은 기술의 기본!

2. 누군가 나를 cctv로 보고 있다면 제일 두려운 일이 뭘까? 생각해 보자.

3. 어디든 누워서 5분 이상 하늘 바라보기.(낮이든 밤이든 상관 없다.)

4. 1주일간 달이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는지 관찰해 보기.

5. 우리학교 샘들 중 1분 이상, 감사문자 보내기.(연말에 보내면 더 좋겠지? 참고, 송00샘 016-555-5111, 허0샘 011-9304-3621, 신00샘 011-566-6456, 장00샘 011-554-2773, 더 알고 싶은 사람은 개인적으로 문의 바람. 담임샘한텐 내년에 보낼 것. 016-9668-9750)

2월에 숙제검사 한다. 숙제를 잘 한 사람에게는 특~★~한 상품을 준비하겠다.

1번은 사과 껍질 길게 깎기 대회를 할 것이고,

2,3,4번은 발표를 하든지 적어 내든지 할 것이고,

5번은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나에게 이야기하는 샘이 계시다면 그 학생에게 상품을 주면 되겠지.


모두 새해를 멋지게 맞는 어린이들이 되길 바란다.


겨울 방학을 맞아 담임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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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12-2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위트가 있는 담임통신문이네요...제가 문자를 보내드릴까요? ^^

프레이야 2006-12-2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멋져요. 이런 담임과 함께 한 아이들이 부럽네요. 숙제가 쉽지 않은 걸요.^^

글샘 2006-12-2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저 문자는 학생용이랍니다. ㅎㅎㅎ
배혜경님... 숙제가 쉬워서야 되겠습니까? 애들이 뭐라도 하고 살았음 좋겠어요.

심상이최고야 2006-12-2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주일간 달이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는지 관찰하기'가 땡깁니다! 감사의 문자 보내기 숙제도 좋습니다.

글샘 2006-12-3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상님... 애기는 잘 자라고 있죠? 머시매들은 감사 문자 이런 거 절대 안 보내잖아요. 그래서 숙제를 내 줘 봤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