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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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감동적인 노랫말을 들을 때면,

시보다 노랫말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노래들에는 의미와 상관없는

영어로 된 후렴들이 많고,

의미 전달보다는 리듬을 즐기는 노래들이 많아

그 가사의 비중이 낮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기다려온 겨울이 오려나봐요
소박한 고백 모자랄까 하얀 세상 함께 드리려했죠
차가운 바람결에 겨울향기 느껴질 때면

설레는 맘에 '사랑해요' 그대 몰래 속삭이기도 했죠
텅빈 내 마음속 그대 남기고간 기억 너무 많은 걸요

눈을 감고 기도하면 이뤄질까요
온세상 하얗게 덮여와 그려온 순간 지금이라도
그대 떠나버린 빈자리만 시린 겨울이네요
보이지 않게 눈이 오네요
지금 나의 볼에 이렇게 녹아있죠


아련한 추억들이 그대를 잡진 않나요
거짓말처럼 떠올라요 스쳐지난 골목 불빛까지도


텅빈 내 맘속 그대 남기고간 기억 너무 많은 걸요

눈을 감고 기도하면 이뤄질까요
온세상 하얗게 덮여와 그려온 순간 지금이라도
그대 떠나버린 빈자리만 시린 겨울이네요
보이지 않게 눈이 내려요
지금 나의 볼에 이렇게 녹아있죠(10월에 눈이 내리면)

 

김이나라는 유명한 작사가가 있단다.

나도 알 만한 노래들을 많이 지었다.

 

노래 가살 지을 때,

자신의 비법이랄 것도 없는

그러나 한 분야에 몰두한 이의 노하우가 가득하다.

 

시를 짓는 책과 유사할 것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시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그 다름을 김용택이 잘 짚어준다.

 

작사가 정월하는 시는 자연에서 왔고, 노래는 대중의 가슴에서 왔다고 했다.

시는 어떻게 쓰느냐고 묻는 사람드에게 나는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 썼다고 했다.

그럼 노랫말이 어떻게 쓰이는 걸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앞으로 김이나 작사가처럼 '대중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자연스럽게 받아쓰면 노래가 될 것이라고 말해주겠다.(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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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미술책 - 탄탄한 그림 감상의 길잡이
김영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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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가서 미술관에 오래 머무르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도 패키지 여행으로 따라다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주마간산이 되기 쉽다.

 

이 책의 장점은 이야기들이 짧고 쉽다는 것이다.

재미도 있다.

황금 사과를 둘러싼 파리스,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그림이라든지,

이런 것에서는 배경 설화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림을 그냥 보는 것은 별로 재미 없는 일이지만,

그림과 연관된 '의미'를 알게 되는 일은 흥미롭다.

 

방학을 이용하여 이런 책들을 아이들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읽는다면,

그래서 세계 역사도 더 공부하게 하고, 그런다면,

충분히 홈스쿨링의 도움이 되지 싶다.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의 '바로크'란 이름을 조롱하듯 지은 것은,

르네상스를 가장 훌륭하다 여기던 사람들의 작명이라는 것도 재미있다.

르네상스의 그림이 가진 평면감을 훨씬 명암을 강조하여 입체적으로 살린 것에 저런 이름을 붙이다니...

 

로코코 미술의 뜻은 '장식적인' 의미란다.

작은 조개나 돌 등에 무늬를 새긴 장식물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루브르에서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을 보았을 때,

난 다리가 아파서 저 뗏목에 앉아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돌아다니며 보는 그림보다, 책상에 앉아서 느긋하니 보는 책이 내겐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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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아직도 이미지로 보이니? - 우리가 몰랐던 이미지의 모든 비밀
주형일 지음 / 우리학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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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자막은 1980년대 나라를 빛낸 빛나리 시절 화면 캡처고,

아래 단비 자막은 2013년 그시절 화면이다.

 

1960년대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서민적인 풍모의 독재자가 밀짚모자를 쓰고 막걸리를 마시는 '이미지'에 익숙할 것이다.

그분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셨다.

'민간에 정권을 이양' 하겠다는 약속을 전역한 민간인인 자신이 이양받는 것으로 지켰고,

'이번에 찍어주시면 다시는 찍어달라는 부탁을 안드리겠다'던 약속을 지키셨다.

선거를 없애는 통큰 방식으로다가...

 

이미지는 내용을 호도(풀칠해 덮어 버리는)하거나 전복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스무살 딸을 가진 아줌들이 뱃살을 빼서 스무살로 보이고 싶어하는 거다.

'D'자형 아빠 뱃살을 넣고 초콜릿 복근을 갖고 싶어하는 남성의 욕망도 같다.

 

시뮬라크르... 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컴퓨터 속의 아바타는 본질을 대신하려 한다.

키보드 워리어는 화면에 떠있는 격한 말로 자신의 비겁을 무마한다.

 

시대마다 사회마다

세상을 그림으로 보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당시의 지배적인 표현 양식에 적합하게 그린 그림만이 잘 그린 그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곰브리치는 세상을 보는 순수한 눈이란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은 사실 사회적, 문화적으로 형성된 특정한 방식에 의해 왜곡된 것.(124)

 

이제 이미지는 더이상 수동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이미지가 인간을 압도하는 <아바타>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미지의 욕망에 먹히지 않기 위해

<화사한 햇빛을 안고 귀국하신 그분>이란 언설에 속아넘어가선 안 되겠다.

 

하긴, '화사한 햇빛'은 대머리 아저씨에겐 그닥 듣기 좋은 소린 아니었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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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
필립 톨레다노 지음, 최세희 옮김 / 저공비행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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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여덟이 되어도 생일이 오고,

아흔 아홉이 되어도 하루가 온다.

 

치매가 걸려,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파리에 갔다고 둘러대도 그러려니 하는 아버지.

 

사진작가는 그 아버지를 피사체로 셔터를 누른다.

 

젊은 시절 배우였던 아버지였으나,

자글자글 주름진 온몸은 삶에 대한 의욕과는 거리가 먼 사진이 된다.

 

그렇지만 가끔 혼란스러워하는 메모를 남기는 아버지를 보면서

작가는 마음이 짠해진다.

 

누구나 나이가 든다.

그리고 몸이 쇠약해지고,

존엄을 잃게 되기도 한다.

 

그 때,

<남아있는 나날들>에 대하여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고스톱을 치거나 수학 문제를 푼다고 치매가 안 오는 것은 아닐 게다.

아무리 거부해도 저승 사자가 똑똑똑 똑~~~ 찾아오는 <운명>처럼.

 

사진도 따스하고,

글도 안온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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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노래 - 구순이네를 통해 바라본 우리네 이야기 보리 만화밥 1
김금숙 지음 / 보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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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봉건 조선이 일제 강점기의 수탈 구도로 무너져 내려앉고,

식민지는 다시 미국의 지배하에서 남북 분단과 전쟁을 겪었다.

그 속에서 태어나고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이 한국인으로 사는 일이다.

 

그리하여 이 나라의 온갖 부조리 속에서도 살아 남아야 했으며,

또한 눈도 감지 못할 한을 품고 죽어 가야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나라의 모성들은 제 자식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각자 가르치고 먹여 살리려 들었으며,

어른이 된 자식까지도 뒷수발을 하여야 하는 것이 이 나라의 삶이다.

 

이 만화에는 '구순이'라는 이름의 아홉번째 딸이 등장한다.

전라도에서 서울로 이사오게 되는 과정과

어느 집에나 하나쯤 있다는 만무방 삼촌들이 떼로 있어 어머니의 삶은 늘 팍팍했으며,

또 어느 집에나 하나쯤 있다는 병든 이슬 언니의 죽음까지...

스토리가 사뭇 가장 한국적인 '서사'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림도 아주 빠른 붓선을 이용하여

그 사이에 인물들을 배치함으로써

만화도 가장 동양적인 재료를 활용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리의 책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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