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경전 : 아내 사랑하는 놈에게 죄를 물으신다면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15
김풍기 엮음, 김종민 그림 / 나라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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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사화와

중종과 경빈 박씨

그의 딸 연성 옹주

강제로 결혼하게 되는 윤지경과

그의 조강지처 최연화.

 

러브 스토리라고 여겼는데

전체를 읽어보니 기묘사화를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경빈 박씨와 복성군을 둘러싼 세력 다툼이 배경이다.

 

권력을 다투고 재주 있는 사람을 미워해

군자를 잡아들이려 사화를 일으켰기 때문에

심정, 남곤 등을 소인이라 한 것입니다.(98)

 

조선의 고전소설들은 참 다종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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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록 : 겨레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이라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16
장주식 지음, 한동훈 그림 / 나라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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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록의 사명당 부분을 문제풀이 시간에 자주 접했는데

전체를 읽어보니, <조선의 영웅들>이 맞다.

내가 읽은 2008년판의 제목은 <조선의 영웅들, 천하에 당할 자 없으니> 였는데,

이후에 <겨레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이라>로 바뀌었다.

 

임진왜란은 선조와 조선 성리학의 허구성을 여실히 증명한 역사적 사실이요

(그런데 아직도 지폐에 성리학자들이 있다는 우스운 현실이라니...)

봉건 왕조 국가에서 앞가림은 각자도생이라는 슬픈 현실을 깨닫게한 전쟁이었다.

 

이 책에서 지적하였듯, 이충무공을 과대포장하여

세종로 한복판에 세운 것은 군사독재 박정희의 아바타였을 뿐이다.

 

임금의 대가를 따라 도망가는 판부사에게 백성이 꾸짖는다.

"네가 힘을 다하여 이 성을 지키지 않고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느냐.?

노직이 중상을 입자, 평안 감사가 군사를 호령하여

소동을 부린 괴수를 잡아 목을 베고 나서야 흩어졌다.(60)

 

백성을 버리고 짓밟은 행태는 지난 두 정권이나 같다.

치졸하고 더럽다.

 

임진록에서 <김덕령>과 <사명당>에 대한 부분은

백성의 애정과 분기가 잘 드러나 있다.

백성들은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는 국가에 대하여 분노하면서

이런 인물들을 통하여 정신적 승리를 보였다.

 

유성룡의 징비록과 함께

두고두고 연구해야 할 책들이다.

 

111쪽의 유성룡이 이여송에게 말하는 그림이 틀렸다.

붉은 옷은 임금만이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신하는 주로 청색 등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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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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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쓸신잡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으나,

역시 나영석은 천재다.

시즌2도 만든다 하니 나영석의 기획력과 창의력은 굉장하다.

 

김영하가 거기 나온 모양이다.

이 소설이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유명해졌다.

소설의 아이디어는 신선한데, 그리고 술술 읽히는데, 좀 엉성하다.

 

치매는 늙은 연쇄살인범에게 인생이 보내는 짖궂은 농담.(35)

 

뭐 그리 치자면 인생 자체가 농담 아닌가.

어제 교통사고로 김주혁이 고인이 되었다. 그야말로 농담같다.

 

죄책감은 본질적으로 약한 감정이다.

공포나 분노, 질투 같은 게 강한 감정이다.

공포와 분노 속에서는 잠이 안 온다.

죄책감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인물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나는 웃는다.

인생도 모르는 작자들이 어디서 약을 팔고(44)

 

주인공은 늙은 연쇄살인범이다.

늙어 치매가 걸린다.

뭐, 치매가 걸렸다고 스토리가 엉망이어도 되는건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 반전이 영 엉성하다.

아직도 한국 장르 소설은 이런 부분이 약하다.

 

하긴, 지독한 도덕을 강조한 독재국가였으니

만화도, 영화도, 휴가조차도 즐기지 못했던 현실이었으니,

휴가지에서 장르소설 뒤적이는 외국인들 보면 신기할 따름이니, 수준은 아직 멀었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벽이 좁아지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98)

 

소설이라기보다, 수상록에 가깝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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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ErSider 2017-10-3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장르 소설은 마무리가 정말 약하죠. 적극 공감. 오로지 마무리의 층격을 위해서만 달려가는 외국 소설하곤 좀..

글샘 2017-10-31 11:51   좋아요 0 | URL
네. 미국이나 일본, 독일이나 북유럽의 장르 소설에 비하면...
뭐, 노는 문화가 없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좀 그렇죠. ^^
 
임경업전 우리고전 다시읽기 37
구인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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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고전 소설을 가르치다 보면

조선 후기 참 많은 작품이 있었단 걸 알게 된다.

그런데 문제 부분만 읽었지, 전체를 읽은 적이 드물어

이번 기회에 정주행을 해보려 하고 있다.

 

임경업전은

병란 이후 김자점에 의해 죽어간 임경업에 대한 종교적 신앙이 생겼을 정도로

사랑스럽던 캐리터였음을 알게 한다.

어느 시대나 제 배 부르기만 신경쓰는 인간이 있는가보다스.

 

박씨전은 박씨부인전이라고도 하는데

내가 어릴 적, 별당아씨라는 드라마로 본 일이 있다.

작년에 '503 박씨'가 권세있을 때 이걸 수능에 냈다. 헐~이다.

조선 후기 소설 중 여성 영웅은 박씨와 '홍계월전'이 있다.

흥미진진 재미난 소설이다.

 

홍경래전은

실제 기록과 같다.

 

철산 첨사 김인후가 항복을 하고 한 말이 명언이다.

 

여러분들은 의인이요 의병인데

어찌 감히 항거할 수가 있겠습니까.(158)

 

어사 박문수의 손자 박종일이 서울에서 난을 일으켜 내통하고 성공했으면

조선 후기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1811년 12월 20일부터 1812년 4월 19일까지 싸웠고,

체포된 성인 남성 1917명이 처형을 당한다.

정조가 죽은 것이 1800년이니,

순조 12년만에 일어난 난리다.

 

어느 정부든 10년 정도 탐욕을 부리면

이런 난을 당하게 된다.

지난 9년의 폐악을 소쇄하는데 한 5년 이상은 걸리지 싶지만,

그걸 쓸어버리고 청소하지 않으면

다시 더러워진다는 교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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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 - 박남준의 악양편지
박남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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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고각하...

照顧脚下

 

발 아래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할 나이.

남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는 쉽지만,

제 발 아래를 돌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꽃 피는데 다뜻한 햇살이나 오줌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주 바라봐주는 눈길이다.

기다림이다. 대화.

그러니까 말 걸기다.(30)

 

식물을 길러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하물며, 애완동물이나 사람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환하다 봄비

너 지상의 맑고 깨끗한

빗자루 하나(32)

 

자기 시 구절이 교보 간판에 붙었다 자랑한다. ㅎㅎ

자랑할 만 하다.

 

부추밭에 핀 흰 민들레

너는 누구를 꾀자고(43)

 

풀과 대화를 나누는 걸 넘어서서 애정 행각이 유난스럽다.

그런 순한 눈과 부드러운 생각을 가진 시인이라도

도저히 갈앉힐 수 없는 시간도 있다.

아무리 묵직한 첼로 소리로 가슴을 눌러 놓아도...

 

운명으로 체념하기에는 너무 슬픔의 무게가 가혹하다.

세월호 뿐이겠는가

폭격당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과

말레이 항공기 뿐이겠는가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듣다가

불쑥불쑥 뒤틀린 세상의 일들이 튀어나온다

고요한 수면이 깨진다

내 얕은 강물의 깊이가 파문에 휘청거린다.(순하고 독한 생각, 140)

 

그래, 이런 것이 인간이다.

조고각하... 중으로 살기에는

세상은 너무도 독하니까...

 

공지영의 <시인의 밥상>의 바로 그 시인이다.

밥상만큼이나 부드럽고 순하다.

책도 맛깔스럽다.

잘 덖은 햇차 맛이다.

사진도 글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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