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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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황만근이라는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성석제가 우리 시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 준다. 황만근은 모자란 사람이다.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모자란 사람을 이용하고, 그의 불행을 모른체하고, 그리고 즐겁게들 산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답은 없었다. 어떻게 말했다는 것인가. 온 몸으로 이 세상에 대해 술만 죽을 만큼 마시고 비를 맞으며 구식 경운기를 몰고 가는 것을 보여 준 것 일뿐 무슨 말을 했단 말인가.

성석제는 입담 좋은 이야기꾼이다. 그리고 그는 우리 주변의 가엾은 사람들을 쳐다 보고, 그려 낸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지는 못했다. 지금은 21세기다. 21세기의 사고 방식으로 21세기의 삶의 지표를 보여주기 바란다. 일요일 종일을 뭔가 나올 듯한 황만근을 붙들고 기다렸건만, 반근도 못되는 한숨만 소복하게 쌓였다. 성석제의 자장면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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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과 수필 태학산문선 301
윤오영 지음, 정민 엮음 / 태학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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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영 선생의 삶 자체가 곶감이었다. 꾸덕꾸덕하게 굳어서, 볼품없이 보여도, 한 입 물고 나면, 계속 자기도 모르게 입으로 가져가는 곶감 말이다. 글쓰기를 곶감 만들듯이 하라신다. 정성스레 좋은 감을 깎아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신경써 말린 후, 알맞은 모양새를 갖추었다가, 적당한 사람과 적당한 장소, 시간에 적절히 쓰이는 곶감의 정성, 인정, 인격.

얄팍하고, 별 노력없이 삶이 흥분되고 삶이 적나라해 지는 현대인의 정서에 십대 소년과 소녀의 발그레해 지는 볼을 떠올리고, 마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 소녀처럼 순수의 세대, 순수의 세기를 떠올리는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수필가들이 이 글을 읽고, 제발 붓을 꺾어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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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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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들은 읽기를 싫어합니다. 왜냐면... 책읽는 어른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거예요. 근데 이 책은 어린이들도 잘 읽습니다. 아줌마들도 잘 읽습니다. 꼭 연속극처럼 읽히거든요. 연속극처럼 적당히 유치하고, 적당히 눈물나고.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만화책도 있습니다. 어느 날 아들래미가 울면서 전화를 했더군요. 아빠, 보고싶어. 왜냐고 물었더니 가시고기를 읽고나니깐 아빠가 너무 보고 싶더라는 거예요. 적당히 멜로, 적당히 관조, 적당히 허구 그리고 글읽기 싫어하는 한국인을 꼬시는 감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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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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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소설이 나오길 엄청 기다렸다. 15년 전의 태백산맥의 숨막히는 시절(그 시절엔 전국이 최루탄 구덩이였다)부터, 7,8년 전 아리랑의 무대까지...그리고 수 년 전부터 한겨레 신문에 연재된 '한강'이 단행본으로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좀 아쉬움이 남는다. 태백산맥의 하대치와 염상구, 아리랑의 수국이처럼 전형적인 인물,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 절절한 마음이 드는 구석이 적었다.

형상화는 사라지고, 다큐멘터리가 거기에 있었다. 조정래씨가 가졌던, 열정은 높이 사야겠지만, 문학적 완성도를 조금 더 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늘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극찬하고 다녔는데, 한강은 계속 아쉽다.그의 소설이 다시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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