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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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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허준의 얼음골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는 첫 이야기부터 일정한 역사의 순서 흐름에 관계 없이 물 흐르듯 글을 적고 있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바탕이며, 결코 유폐되거나 은닉되어서는 안되며 현재의 주제와 연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언뜻 난해해 보이는 그의 가치관, 사상에 홀연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우리의 조국에 대해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건가...

책장을 넘기면서 부끄러워지기 시작한 나는 책장을 덮으며 많은 반성과 그 동안 소홀히 해 왔던 '조국의 역사'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았다... 수 많은 영광과 아픔으로 점철된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이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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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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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위의 글에 이끌려, 아니 에느로라는 작가의 명성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다. 집에 와서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숨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마치 내가 사랑의 열병에 걸린 것 마냥 가슴이 슬픔으로 가득 찬 채...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아니의 경우처럼 '금지된 사랑'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지독한 집착과 의심과 끓어오르지만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단순한...열정.

작가이자 대학 교수인 아니는 연하의 유부남인 동구권 직원과 사랑에 빠진다. 미친듯이 '그'에게만 빠져든 아니는 정말 '그'와 상관이 없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랑의 증거를 온 몸으로 기억하려고 하며 탐닉과 질투와 집착에 사로잡혀 오직 '그'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점점 다가오며 아니의 목을 죄는 이별의 시간은 아니로 하여금 점점 더 '그'에 대해 집착하게 했고 그런 안타까운 집착은 결국 '그'가 떠남으로서 '단순한 열정'이란 소설로 화해 버렸다.

오직 한 남자만 보는 맹목적인 사랑.... 집착과 미망에 사로잡혀 끝까지 유예의 시간을 벌어보려 애쓰던 아니의 노력은 '그'의 귀환으로 인해 산산히 부서져 버린다. 아니는 이미 끝나버린 사랑에 미련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다만 그와의 사랑이 만들어 준 추억들을 반추하며 이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의 이야기도 아니고 다만 그와 나누었던 사랑이, 추억이, 그 가슴 아팠던 기다림들과 행복, 그리움, 집착, 맹목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글의 끝에 여운처럼 적혀 있던 4문장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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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2-0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이 문장, 저에게도 참 좋았답니다.
저의 장서입니다.
저역시 이책에 관한 간단한 리뷰를 올렸답니다.


꼬마요정 2007-05-0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 보러 달려갑니다~~^^
 
여자의 일생 혜원 월드베스트 40
기드 모파상 지음 / 혜원출판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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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처음엔 화가 났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잔느는 너무나 나약하고 세상 물정 모르고 철저하게 남자와 자식에게 이용 당하다 버려진 여자였다. 게다가 내용이 끝나가면 갈수록 처음에 가졌던 잔느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은 사그라져갔다. 그 시대의 프랑스에서 살던 대부분의 여성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났다.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자들의 지배와 속박 아래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억울했다. 따지고 보면 남자들은 모두 여자의 뱃속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여자가 없었더라면 남자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든 거의 대부분이 여자는 '물건' 취급을 받아왔다.

이 여자의 일생이라는 책은 여자가 물건처럼 거래 되다시피하던 그런 사회에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하지 못하고 끝내 버려진 잔느라는 여성을 아니, 그 시대의 대부분의 여성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잔느의 아들은 왜그리 지 아버지와 닮았는지.. 놈팽이 같은 사람이다. 잔느를 괴롭히는) 하지만 어느 시대든 선구자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자신의 의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헤쳐가는 그런 사람으로 이 책에는 잔느의 하녀 로잘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은 읽고 난 뒤 답답함을 안겨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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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책사 - 조선시대 편
신연우.신영란 지음 / 생각하는백성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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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나폴레옹과 싱크탱크들이라는 책을 읽고 독자 서평을 쓴 적이 있다. 그 때도 이런 기분을 느꼈다. 제목과 다른, 의도와는 다른 단지 위인전인데 약간 참모들의 이야기가 섞였구나...라는 기분 말이다. 이 책은 그 책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확실히 읽고 난 뒤 괜히 샀다는 생각을 했다. 고려 시대편이랑 삼국 시대편 다 샀는데 말이다.
이 책은 의도는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내용이 의도에 따라 주지 못하여 어중간한 역사책이 되버리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주로 왕이 즉위하여 펼친 정책이나 내지는 그저 이 왕이 왕좌에 있을 때 있었던 일이나 그런 것들을 나열해 놓고 있다. 그러고 한참 설명한 뒤 나중에야 이 왕이 이렇게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신하 누구누구 때문이었다. 이 신하와 왕의 콤비가 멋졌다. 뭐 이렇게 적어 놓고 있다. 그저 한 번 정도 읽고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면 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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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김별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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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단지 내가 여자여서도 아니고 성에 관심이 많아서도 아니었다. 다만 비뚤어진 성의식이 난무하는 우리 사회를 강타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들었기에 선택했었다. 사실 조금 그런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안 그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 정도의 소설을 발표할 정도라면 우리 사회도 성의식이 많이 성숙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성의식 신장에 큰 역할을 하고 이런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조금씩 이런 책들이 나오고 평가를 받고 이러면서 우리의 성의식이 성장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저런 많은 칭찬과 비판을 받았지만 사실 우리가 뭐라고 이야기할만한 그런 내용은 아니다. 김별아 씨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느낀 성에 대한 것들을 적어 놓았고 또 경험들에 살을 붙여 전개한 다분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별아 씨 개인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녀가 느낀 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의 사고방식에 우리가 칼을 댈 필요는 없다. 그녀는 그녀가 느낀 삶 그대로를 나열했으니... 이 책을 읽고 많이 느꼈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성의식은 많이 성숙했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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