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선덕여왕
정진영 지음 / 징검다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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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내가 역사를 너무 좋아하고, 특히 신라의 총명하고 지혜로운 여왕이었던 선덕여왕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선덕여왕은 위대한 왕이었다. 특히 당태종이 보내 온 모란꽃의 향기에 관한 일화는 누구나가 다 아는 유명한 이야기이며, 선덕여왕의 지혜를 알게 해주는 일화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많이 실망했다. 여자가 아닌 위대한 지도자로서 여왕을 알고 있고, 흠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여왕이  사랑을 꿈꾸는 여자임을 보여주었고, 여왕의 위대함이 바로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신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에서 비롯됨을 보여 주었다. 즉, 역사소설이라기엔 뭔가 부족하고, 연애소설이라기엔 어딘가 어설프다는 말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선덕여왕의 사랑이야기만 다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설이기 때문에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사실인 것도 아니다. 선덕여왕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알고 싶다거나 혹은 여왕으로서의 그녀를 알고 싶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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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홍신 엘리트 북스 10
E.M.헤밍웨이 지음 / 홍신문화사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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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헤밍웨이 자신이 겪은 사랑을 경험으로 하여 지은 책이라고 한다. 자신이 실패한 가슴 아픈 사랑을 헨리에게 그대로 짐지워놓은 것이다. 그래서 헤밍웨이가 곧 헨리이고, 헨리가 곧 헤밍웨이가 아닐까...


"love and war"라는 영화가 바로 그 헤밍웨이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그 영화와 이 책을 비교해 볼 때, 어쩌면 헤밍웨이는 그의 사랑을 남에게 보내는 것이 죽을 만큼 싫었던 모양이다. 책에서는 아예 캐서린을 죽여 버렸으니 말이다.


이 책은 1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한 중위 헨리 프레드릭은 영국인 간호사 캐서린 버클리를 만나게 된다. 헨리는 전선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어 밀라노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 여기서 캐서린을 만나게 되고 둘은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은 결국 스위스로 도망치지만 캐서린은 아이를 낳다가 아이와 같이 죽고 만다.


헤밍웨이의 문체가 간단하고 감정 없어서, 이 책을 읽을 때 마치 남의 이야기를 냉정하게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난 결국 눈물을 짓고 말았다.


헨리가 혼자 쓸쓸히 호텔로 돌아가는 장면은 캐서린이 죽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 주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버린 것처럼, 그들의 사랑도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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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잭 캔필드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푸른숲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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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무척 감동적이고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정말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로 아름답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들이다.

사랑만큼 이 세상을 아름답고 포근하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반대한 사랑들이 얼마나 멋지고 안타깝게 이루어졌는지를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사랑이란 것이,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이 만나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죽음이라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설사 죽음이 그들을 갈라 놓는다 하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고 사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서로의 무덤 옆에 묻히길 원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아름답고 간절하고 영원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다정하고 진실되게 행동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설사 이 사랑과 헤어지더라도 사랑하던 순간만큼은 진실이었을테니까...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 운명처럼 사랑을 되찾을 수도 있을테니까... 사랑은 일회용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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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100가지 명상
인드라 초한 지음, 이상영 옮김 / 경성라인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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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명상이다. 아름답고 경이로운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아름답고 경이로운 문구들은 사실 우리가 이미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웠던 아니, 실천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이 책은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베풀고 사랑하고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당연한 일에 시기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그런 비열한 마음을 지녔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까지도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멋진 말이다. 모두들 자신의 치부는 감추려 들고 미워한다. 하지만 결국 그 치부는 자신의 것이 아닌가... 나는 이 문구 밑에 이런 말을 적어 놓았다. '그리고 그 비열한 마음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돌려내야 합니다. 그 마음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그 부분을 밝음으로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인상깊은 구절]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지혜로운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합니다. 하나의 끝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과거의 결과는 현재 발생하는 일의 원인이고 현재의 결과가 미래에서 발생할 일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미래를 알려면 우선 과거를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과거 속에 현재의 원점이 있고 현재 속에 미래의 현상이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신의 현재는 지난날의 행동의 대가입니다. 현재 처한 상황이 불만스럽다면 과거를 후회하기보다 현재의 궤도를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 것인가 고민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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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인가
유종호 지음 / 민음사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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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란 무엇인가? 라는 커다란 화두 아래 이 강의의 마지막 디딤돌은 바로 한 권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전문서적을 독파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배운 공부를 버팀목 삼아 애써 글을 읽다보니 이번 강의와 많이 닮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일탈의 시학. 시나 산문을 읽을 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기호내용 즉 기의(signified)이다. 다시 말해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고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글자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그래서 시를 쓸 때 어떻게 하면 글이 더 생생하고 즐겁게 전달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그 문제에 대해 유종호 님은 좋은 시는 기호내용보다도 기호표현의 에너지로 홀로 서면서 우리의 주의력을 당긴다고 말한다. 주어진 기호체계에서 수직적으로나 수평적으로나 최상급의 선택이 이루어진다면 그 작품은 더할 나위 없이 교훈적인 시가 된다. 한가지 더 살펴보자. 문학에서 표현이 너무 친숙하거나 낯익은 것이라면 물리기 십상이다. 사람에게는 낯선 말에 대한 어느 정도 관심과 선호도가 있다. 낭만주의 시에서 멀고 생소한 것은 그 자체로서 미적 기능을 발휘한다. 생소한 낱말의 사용은 기의보다 기표가 순기능을 발휘하는 시 언어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가령 사투리를 넣은 시, 일상의 진부함을 벗어나고픈 출발충동의 시 등은 시행을 기표대로 기억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또한 독자를 즐겁게 해준다.
    숨어있는 부호. 사람들의 말속에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관습과 가치관이 베어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많은 것이 묻어있는 언어는 시인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모든 낱말에는 무수한 선인들이 발음하고 발언했다는 뜻에서 보이지 않는 인용부호가 숨어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인용부호를 시인은 작품 속에 되살려서 자신의 언어에 더욱 풍부한 울림을 보탤 수 있다. 관습덩어리인 말을 덧붙임으로써 아무도 써보지 않은 진귀한 어휘로  변용된다. 즉 낯익음에서 낯섦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텍스트성, 대화이론으로 검토되고 있는 시가 시를 낳고, 말이 말을 낳는 현상은 시인들이 기대고 있던 전통적 소양이기도 하다. 시인들은 먼저 나온 시를 비판하기도 하고 인유를 사용해서 자신의 작품에 울림을 가하기도 한다. 경험을 중요시하거나 사실을 덮어버리는 수사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표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편의 시속에 시인의 사상과 이념이 물씬 풍겨 나오는 게 아닐까.
    세 번째 시와 은유. 시의 비유적 표현에 대해 쉽게 알기 위해 시 한편을 살펴보자.
      
        네가 가던 그날은
        나의 가슴이
        가녀린 풀잎처럼 설레이었다

       하늘은 그린 듯이 더욱 푸르고
       네가 가던 그날은
       가을이 가지 끝에 울고 있었다.
 
       구름이 졸고 있는
       산마루에
       단풍잎 발갛게 타며 있었다.
                               ― 김춘수, 「네가 가던 그날은」
   
    김춘수 님의 이 시는 비유적 표현이 아주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다. <가을이 가지 끝에 울고 있었다>는 은유는 딱 보기에도 매우 독특하고 창의적이라 느껴진다. 이 행은 작품 전체와도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며 그 효과에 기능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파란 가을 하늘과 가을 나뭇가지의 어울림이 빚어내는 은유 효과는 절묘하다. 그러나 <구름이 졸고 있는>, <단풍잎이 발갛게 타며 있었다>와 같은 은유에서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구름'과 '존다', '단풍잎'과 '탄다'는 유사성이 너무 밀접해서 시적 긴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죽은 비유인 것이다. 비단 시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들 중에도 죽은 비유는 허다하다. <네가 다 말아먹었어>, <목에 힘주지 마>, <여자 치마폭에서 놀고 있네>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렇듯 비유는 언어의 장식이나 생각의 의상이 아니라 언어의 구성요소이다. 언어 자체가 은유적이요 말이 은유이다. 따라서 은유의 구조는 다양하고 다채롭다. 첫째 구상화의 은유이다. 문명의 횃불, 별리의 고통처럼 추상적인 것에 구체성을 부여하며 신체적인 특성을 부여하는 은유다. 둘째 애니미즘 성향 은유이다. 즉 무생물에 대해서는 생명 있는 것의 특징을 부여한다. 성난 파도, 산허리, 노한 바다 등이 그것이다. 셋째 인간화 은유다. 인간 아닌 것에 인간의 특징을 부여하는 은유로 정다운 고향, 황소 웃음 따위를 들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감각적 은유는 청각적 의미를 시각적인 의미로 옮겨 쓰는 것처럼 감각영역의 의미 전이를 꾀하는 것이다. 요란한 색깔,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등이 있다. 은유는 단순한 장식이나 충격어법이 아니라 취지와 수단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특유한 진실과 통찰을 전달하며 의미를 창출하는 것이다. 은유적 표현에서 상징하는 무엇은 독자들에게 신비감을 제공한다. 표현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독자의 몫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시적이라는 것. 산문시는 시일까? 즐거운 비명, 소리 없는 아우성과 같은 비유는 모순어법이다. 조화되지 않고 언뜻 모순되는 낱말이나 의미를 특정 효과를 위해 결합한 것이다. 이런 모순어법은 우리의 일상적 지각이나 상식을 파괴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진리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시와 산문은 흔히 정반대 되는 것으로서 대조적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산문시는 모순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시이지만 산문의 꼴인 시. 산문시는 내용의 깊이를 얻는 대신 시 고유의 음률성은 소홀히 된다. 그렇다고 시가 아닌 것은 아니다. 산문 쓰듯 하면서도 길이가 비교적 짧고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행갈이를 한다면 운문이라고 명명하기에 무난하다. 거기다 시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산문과는 다른 운문의 느낌이 명백할 것이다.

        아배는 타관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뒤로는 어늬 산골짜기에서 소를 잡아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       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백석 님의 이 작품은 꼭 산문 쓰듯이 써내려 간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독특한 소재 처리방식이 우리로 하여금 이 글이 운문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게 한다. <시적인 것>을 조성하는 산문시는 우리 시의 매력 중 하나지만 소리와 음률성을 지나치게 멀리한다면 불필요한 소음이 발생한다. 소리와 뜻, 음률성과 의미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을 통해서 세상과 사람살이를 노래한다면 시의 자리가 우뚝 설 것만 같은 기대는 내 어리석음일까.
    여태까지 화두에 접근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살펴보았다. 책의 일부이지만 강의내용과 맞물려 그나마 잘 이해된 부분을 간추린 것이다. 독특한 글 쓰기 방식인 시를 이해하고 내 나름의 시 세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시'라고 하면 보통 소재가 특별한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작 시인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 사소하고 소박한 것에 정을 두는 경우가 많다. 사태나 이데올로기, 정치적 상황들조차도 이러한 작은 것에서부터 찾아 넓혀간다. 그런 눈을 가진 모든 이는 시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문장력과 감성의 소유자만이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잘 쓸 수 있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많은 시를 접하면서 점점 시를 보는 눈을 넓혀 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태 살펴본 것은 기본적인 이론 그러니까 시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제일 처음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다. 이제 출발은 여기서부터다. 시가 과연 무엇인가를 알 때까지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끝으로 교수님께서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이야기하시던 별꽃이 그리도 궁금해 허리를 굽혀 그 앙증맞고 예쁜 꽃을 찾았다.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둘러 쌓인 나에겐 아주 값진 선물이 아닌가 싶다.

       일찍 찾아온 너를
       영접하지 못해서 미안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꿈을 짓밟아서 미안해
       너를 아프게 해서 미안해
       꽃처럼 웃고 있는 너를
       별처럼 울고 있는 너를
       미안해
                               ―조달곤, 「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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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16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꼬마요정님 이책을 읽으니 시가 오히려 더 어려워 지는것같아요 ^^ 우연히 리플보고 왔는데 다른 것 몰라도 별꽃이란 시 정말 잘 감상하고 갑니다 ㅋㅋ
본책에는 실려있지 않던 시인데 요정님이 직접 저자의 강의를 들었나 보네요~
한번 더 읽어보고 저도 시를 감상할 수 있는 교양(?) 좀 길러 볼랍니다
수고하세요~